해마를 찾아서 - 인간의 기억에 대한 모든 것
윌바 외스트뷔.힐데 외스트뷔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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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친구가 좋은 이유는 공유하는 추억이 많기 때문이다. 무르익는 술자리에 현재의 이야기들이 바닥나고 나면, 하나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지듯 그때 기억나 시작하는 말이 늘어간다. 10년을 함께 친구들이고 한떄는 24시간을 공유한 사이였다고 해도, 이따금 기억의 톱니바퀴가 어긋나는 순간들이 있다. 사건을 두고도 모두 함께 사건을 겪었음에도 객관적인 사실의 기억이 이렇게나 다를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저 삶의 파편들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시각으로 다른 면을 보았나보다 하였다. 기억이 나의 지배 아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20년이 넘는 나이를 먹어가고 날마다 조금씩은 다른 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기쁜 일은 기쁜 일이라 기억이 나면 좋고 나쁜 일은 나쁜 일이라 잊을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결국 기억을 소유하는 것도, 꺼내어 회상 하는 것도 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윌바와 힐데의 <해마를 찾아서>에서의 결과는 그렇지 않다. 기억을 바라보는 우리의 한계를 확장시키고 그저 신의 선물이라 생각했던 망각의 원리까지 알게 된다면, 더해 기억을 통해 미래까지 바라볼 있다면. 우리는 과연 기억을 소유하는가 , 기억에 지배 당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몰려온다.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고삶을 돌아봐야 한다면 무슨 기억을 선택하겠는가?


 언젠가부터 했다는 것이 잦아지기도 하고, 어느 누군가는 그런 어떻게 기억하느냐고도 묻는다. 혹자는 출국길에는 향수를 하나 사서 냄새로 여행지를 기억한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여행지에서 귀걸이 한쪽을 잃어버리는 편인데, 여행지와 아주 어울리는 것이라 자주 끼고 다녔던 것일 때가 많다. 그렇게 귀걸이를 잃어버리면 마치 다신 곳에 가지 못할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따금 지도에 꽂아놓은 귀걸이를 보면서 나라를 추억하는 매개체로 삼고는 한다. 이렇듯 누군가에게는 후각으로, 시각으로 . 늦은 오후의 저녁 우연히 들은 풍경 소리로 고향집에 들어가 맡게되는 엄마의 요리 냄새로 다가오는 기억들의 이야기가 과학으로 풀어졌다. 케이스를 다루며 구체적인 상황의 설명과 실험의 방법들을 읽다 보면 몇번이고 페이지를 돌아가 다시 읽어봐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인간의 기억이, 이렇게 단순하게 조작될 있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인생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에도 탓을 부모에게서 찾는 경우가 있어요.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어딘가가 부족했을 뻔하니까요.완벽한 부모는 없잖아요.사람들이 어린시절에 나쁜 경험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사소한 사건에 과중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들이 있죠.p.115 - < 해마를 찾아서 >


깊숙한 , #해마 닮아 이름 붙여졌다는 기억 중추의 발견부터 기억의 위치를 설명하는 흐름은 실제로 #해마 라는 신비한 생물에 빗대어져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진짜로 나는 문과에 어문학과니까 믿어도 좋다. 이후로 흘러가는 #트라우마 이야기나, #허위기억. 기억력의 한계 실험은 자체로 흥미롭다. 실제로 기억을 바탕으로 해마는 가짜로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으로 불리는 #허언증 아니라도, 주변인들로부터 개인의 이야기를 수집해 그랬잖아, 맞잖아 맞아 하는 식의 반복을 통해 있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그저 우연히 영화의 장면이거나 어린시절 잠깐 상상을 통해서도 당신의 기억은 가짜 추억을 만들어 있다고 한다. 혼란스럽지 않은가? #메멘토 따로 없을 지경이다.


우리가 경험했다고 믿는 언제나 사실인 아니다. 티끌만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다른 사람의 기억을 '훔치게' 수도 있다.p.147 - < 해마를 찾아서 >


우울증의 대표 증세로 꼽히는 건망증을 예시로 망각을 설명하는 흐름이나, 현재를 알지 않고서는 미래의 트렌드를 읽어낼 없다는 뉴욕의 건축가들의 입을 빌려 진행되는 기억의 미래 구축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는 재미를 선사한다. 숨쉬는 것을 인식하면 갑자기 들숨 날숨이 어색해진다. 놓는 위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순간 혀는 안을 공회전 하듯, 어느 순간부터는  머릿속에 당연히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추억하고 멍하니 공상하던 순간들을 어색하게 생각하게 된다.


젊은 사람들의 기억이 피해를 입는 경우, 이는 아주 뜻밖의 일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기억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망각은 점점 흔해진다학습이 느려지고 이름이 생각 나는 등의 흔한 형태의 망각은 우리를 점점 자주 괴롭힌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져도 그떄까지 평생 모은 지혜를 앗아가지는 못한다. 모든 지식과 인생의 경험들은, 비록 이들이 자리잡는 점차로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커다란 지식 저장고가 된다.…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몰락이 아니라 변화이다.


 수많은 기억의 만큼이나 다양하게 등장하는 현존 인물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그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연구들은 '과학' 이라기 보다는 '관찰' 가깝고, 따라서 읽는 이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알츠하이머의 시작과 , 기억하지만 추억하지 못하는 이들의 대화를 읽어내리다 보면 너무나도 당연해서 굳이 고민하지 않았던 기억을 어떻게 남겨왔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필자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을 본다거나 실물을 보면서는 이름을 부르고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기억하지만, 혼자 앉아 사람의 얼굴을 말해보라고 하면 이목구비가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듯이 떠오르지가 않는다. 이건 어제 만난 사람이나 15년지기 친구이나 마찬가지이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 원하지 않는 마저 알아가는 삶의 여정 속에서는 잊지 않아야 것도, 잊어야 것도 많은 같다스스로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지, 기억이 단순한 오감의 조각들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과 인생을 이어오는 점이라는 것을 있는 순간들에 책이 함께할 있다면 조금의 논리를 더해줄 있겠다

어린 시절을 꽤 잘 보냈는데 인생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도 탓을 부모에게서 찾는 경우가 있어요. 무언가를 잘못했거나 어딘가가 부족했을 게 뻔하니까요.완벽한 부모는 없잖아요.사람들이 어린시절에 나쁜 경험을 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지만, 사소한 사건에 과중한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들이 있죠.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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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블랙독 - 친애하는 나의 우울에게
김늦가을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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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인생은 그래서 재미있고, 그러므로 난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삶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갈고 닦습니다. 스스로의 몸에 무언가를 그리기도, 자존감을 위해 무던히 내면의 지식을 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따금 찾아오는 #우울 감정이 나의 밖으로 흘러 넘쳐 다스리기 어려워질 때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하염없이 젖어드는 옷을 바라만 때가 있습니다. 감정이란 본디 나의 표현 수단이 되어야 것인데, 감정에 잠식되어 버리는 경험은 유쾌하지 않은 법인가 봅니다. 어린 시절에는 우울한 마음이 들면 '원인' 찾기 위해 파고 들었습니다. 이것, 저것 마음의 구석들을 찔러보다가 심장이 발치까지 떨어지는 , 하는 부분을 찾고 해결하는 식이 나의 우울을 대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삶이 켜켜이 쌓이다 보면 바빠서, 예전에도 그랬던 적이 있어서 혹은 정말 몰랐어서 지나쳐 우울이 터집니다. 그럴 때는 우울의 원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 곤란함을 여러번이고 겪은 지금에서야 , 우울은 해결할 없는 문제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지만, 우울이라는 놈을 막연히 적으로 간주한다면 무한한 자괴감의 굴레에 빠지기 쉬운 같습니다. 우울은 대체로 갑자기 찾아오지만, 때로는 비오는 중의 친구처럼 다정하기도, 가끔은 나를 옥죄는 감옥처럼 옥죄일 때도 있으니까요. 정도에는 괜찮았던 였는데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오늘, 스스로의 우울을 기꺼이 끌어안고 쓰다듬기로 마음이  #디어마이블랙독에 담겼습니다.



밀려드는 우울에 잠겨 머릿속이 물먹은 스펀지처럼 무거워지면, 괴롭히는 생각들이 '사실에서 동떨어진 '들이라는 것을 잊게 된다.p/26 <디어마이블랙독



상실과 불운을 시작으로 우울증을 겪게 저자의 경험이 쓰인 <디어 마이 블랙독> 에서는 귀여운 그림과 함께 표현된 솔직한 표현들로 마음의 감기를 치유해 갑니다. 우울함을 위해 민간요법처럼 하곤 했던 친구들과의 모임, 연인에게의 요구.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여행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시작이 낯설지 않습니다. 어느 병에나 민간 요법이 통할 떄가 있지만, 쏟아지는 댐을 손바닥으로는 막을 없는 노릇입니다.


#우울증 진단받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자존감이 낮음으로서 잃어왔던 많은 사람들, 연인에게 의지했던 시간들. '남들도 이러고 살거야.' 라며 자신의 우울증을 반평생 무시하던 작가는 상담을 진행하며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우울함에 맞서는 법을 배워갑니다. 스스로의 과거의 문제점을 , 과거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솔직하지 않았던 사건들을 후회하며 '우울증의 원인' 묻는 작가에게 선생님이 건네신 질문 하나는 유난히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습니다. " 그걸 아는 중요한가요? “



내게는 중요했다. 분명 내가 잘못된 거니까, 내가 문제였으니까, 과거의 나를 책망하기 위해현재의 나를 과거에 묶어두기 위해그때의 나는 나를 계속 괴롭히기 위해 원인을 찾고 있었다.



상담을 통해 진실한 우울의 면을 바라보고, 자신이 집착했던 것들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고. 자신을 올바르게 바라보며 스스로의 기호를 되찾아가는 여정은 결코 짧지는 않았겠지만 우울과 함께 걸어갈 용기를 함께 나눕니다.


 기꺼이 우울을 감싸안을 용기를 담은 #디어마이블랙독 그저 #우울증 치료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라기 보다는 스스로의 우울을 발견하고, 잠식당한 '' 나의 감정을 다스리고 감정 또한 ''라는 것을 인정하는 현재 진행형의 일기와 같습니다. 우울한 밤의 침대 속에서의 나는  '타고났네' 라는 글자로 사람의 노력을 무시하기도 했고 '역시 안돼.' 같은 말로 나의 빛을 끄기도 했습니다. '' 우울하지는 않을지라도, 우울은 언제고 나에게 찾아와 나를 무너뜨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나의 방법으로, 나를 사랑하는 나로서 우울을 인정하고 사랑하고 싶습니다. 친애하는 나의 우울에게, 먼저 악수를 청해봅니다

슬픈 과거오 ㅏ불안한 미래 사이에서 우울한 오늘을 버티고 견딘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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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인문학 - 세계사 속 숨은 음주문화를 찾아 떠난 한 저널리스트의 지적 탐사기
쇼너시 비숍 스톨 지음, 임지연 옮김 / 오아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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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평을 쓰기 위해서 맥주를 사왔다고 하면 믿으실건가요..? 믿으시면 열정을 인정해주시고 안믿으시는 분들은 맞습니다. 그냥 마시려고 사온 거에요. 필요는 없는데 마시고 있으면 다한거죠 .. 술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이건 책이다 하고 신청해봤습니다. 논문 쓸때도 술을 마셨고 운동하고서도 술을 기꺼이 마실 아는 애주가인 제가, 책을 놓치게 된다면 그건 아주 실책이니까요. 어디가서 술로 부심 부리는 분은 안좋아하는데, 작가는 인정을 해줘야 겠습니다. 살아있는게 신기한 #쇼너지비숍스톨이 썼습니다. 숙취를 연구하기 위해 술을 마시다가 인문학과 역사까지 건드려버린 , #술의인문학 입니다.




빙빙 도는 사이, 아주 잠깐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영웅은 포기하지 않는 법이다.


책의 원제는 Hungover 남자는 오직 완벽한 숙취 해소를 위한 연구를 이어갑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100 넘는 돈을 들여 #숙취전문의사 에게 진료를 받고, 숙취를 테스트 하기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합니다. 레이싱을 하고, 온천을 가서 노폐물을 빼는 시도를 합니다. 주종을 가리지 않고 와인과 위스키와 칵테일, 맥주를 때려넣고 숙취에 좋다는 알약과 온갖 허브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가운데에서 인문학이 펼쳐지는데 이게 어색하지 않게 구색이 들어맞는 것이 책의 묘미입니다. 대학 다닐 술자리에서 갑자기 전공 이야기 나오면 지식인 같고 그렇잖아요. 그렇게 기분 좋은 이야기로 풀어지는 인문학과 역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술과 님프의 섬을 떠나기 전날 , 엘페노르는 ... 지붕에서 미끄러졌든지 발을 헛디뎠든지 해서 떨어져 죽는다

숙취 역사상 흔치 않은, 발을 헛디뎌 죽는 극적 장면이다.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쇼너지가 캐나다와 라스베이거스, 네덜란드와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지역의 술과 독특한 문화를 찾는 과정을 통해 그저 잊기 위해, 놀기 위해 마셨던 술의 역사까지 엿볼 있겠습니다.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딘가로 여행을 때마다 지역의 맥주를 찾는다죠? 개인적으로 최악의 맥주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였던 같습니다. 아는 많은 , 그야말로 잡에 나와도 같은 주정뱅이 선배가 들려주는 온간 역사 이야기와 그리스 로마신화를 듣다 보면 어느 샌가 손에 한잔이 들려있을 겁니다


지역을 옮기면서 그가 자리하는 각기 다른 술자리 문화를 보는 것은 여행 다니며 친구를 사귀기 좋아하는 저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어느 칵테일 파티에서, 어느 경기장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과 목욕을 하면서도 나누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자꾸 술냄새가 납니다. 도서관에서 텀블러에 소맥을 말아 마시는 기분이라니까요.



그저 술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술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음주 문화에 녹아든 인간사와 문화를 , 그에 함께 동반되는 인문학들은 평소와 다르게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집니다. 숙취를 느껴보신 분들이라면 입에 미소를 머금게 숙취의 묘사는 물론입니다. 혹여 술을 좋아하시지 않으시더라도, ‘숙취라는 단어의 기원, 가득한 통을 껴안고 마시고 토하기를 반복했다는 로마 귀족들을 떠올리면서 근처의 술쟁이를 떠올려보세요. 이전에는 귀한 사람이었나봅니다


술의 나라 대한민국이 책에 등장하지 않은 것만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분은 #파워에이드해장 시도해보셨을까요? 헛개수에 상쾌환을 넘기고 #모닝케어 까지 빼먹지 않는 우리의 열정을 알았다면 알러지 반응까지는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자부심을 부려봅니다덧붙여 우리 모두의 건강하고 가치 있는 음주 문화를 위해, 품격있는 음주 지식을 원하신다면. 이왕 먹기 싫은 알고나 먹고 싶은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면, 책이 자리의 즐거움이 되어드릴 있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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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불만사이 - 이직,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커리어 생각정리
전준하 지음 / ceomaker(씨이오메이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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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일 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순서대로 착착 흘러가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생각을 비교적 늦게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한데 우선 필자의 경우에는 불과 1년전부터 그 고민을 시작한 것 같다. 10대에는 당연히 좋은 대학을 가면 모든 게 해결되는 줄 알고 열심히 공부한 죄요, 20대 때에는 달콤한 자유를 노는 곳에 쓴 죄로 25살에 들어서 졸업을 맞닥 뜨리고서야 , 이런 저런 일을 시작하고 나서야 어떤 일을 해야 잘 살고 있다고 소문이 날까, 하는 고민을 한 것이다. 취업을 하느냐 사업을 하느냐의 대단한 선택까지 가지 않아도 #사람인 에 들어가 직종별 공고를 누르는 데에도 숱한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수천 수만갈래로 뻗어나가는 직업의 분류와 멀미가 날 정도로 스크롤을 내려야 하는 기업들의 이름 사이에 ,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의 커리어를 꾸며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 전준하 컨설턴트의 경험과 연구를 담아 펴낸 책이 출간되었다. 씨이오 메이커 출판의 #불안과불만사이 이다.



커리어 방향성을 고민하는 3가지 이유

1. 하고 있는 직무가 명확하게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렵다.

2. 짧은 기간동안 여러가지 직무를 수행하기 대문에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

3. 직무는 명확하고 몇 년동안 안정적으로 해왔지만,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있더라도 그것이 직업으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나이를 막론하고 직업에 대한 고민은 늘 존재하기에 우리는 친구, 교수, 은사님을 비롯해 최근은 유튜브, 컨설턴트까지 숱한 조언들을 습관처럼 구한다.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어떤 일을 할때 가장 보람을 느끼니 의 질문들이 식상해진 요즘에는 아예 "견딜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조언까지 등장한다. 이정도로 뭐라도 해보는 말이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그저 숨만 쉬는 것도 벅찬 때이니 모든 걸 놓아버리는 사람들도 이해가 갈 만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취직을 희망하고. 은퇴를 결정한 누군가들을 위해 전준하 컨설턴트는 상당히 구체적인 방법과 전문적인 커리어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막연하게 견디고, 버티고, 젊음이라는 패기로 열정을 바치라는 말 보다는 전문적인 직업을 위해, 직업에서 찾아야 하는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를 말해줌으로서 이 길이 맞는지, 어느 방향을 바라보며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도 함께 찾아주며 다독여준다.

책은 크게 7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장인을 위한 방향 설정과 불안한 회사 생활에서 이직을 준비하는 법에 더해 MBA창업의 결정 기준까지 확장된다. 뿐만 아니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면접을 준비하는 방법과 커리어 컨설팅을 실제로 진행하고 있는 저자의 상담 사례등을 보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책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일의배움 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늘 일이 지겹고 재미가 없다는 20대의 고민에 대해 그래프화 된 시각 자료로서 표현되는 그 한계가 한번에 이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단지 재미가 없어서, 같이 일하는 상사가 맘에 들지 않아서 라고 투덜대던 말들에 현실반영지수를 대입하고 전문성의 항목등을 더하다 보면 그간의 숱한 불만들이 그저 흘려들을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왜 회사는 나에게 지속적인 배움의 기쁨을 제공하지 못하는가?

회사도 성장, 정체, 쇠퇴를 반복하는 유기체라고 가정할 경우, 지속해서 성장하는 산업은

없기 때문이다.

p.83. <불안과 불만사이>


부드럽고 겸손한 말로 전하는 조언에 이어 따끔한 충고가 빠질 수 없다. 흔한 주중의 술자리에서 나올 법한 투덜거림들에 저자는 스스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며 막연한 이직과 퇴직을 꿈꾸는 것은 위험하다고도 전한다. 진정 일의 비전을 찾고 싶다면, 당신이 나서서 먼저 회사의 비전을 찾아라. 배울 것이 없는게 아니라 당신만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나를 좀먹는다 느껴졌던 자기비하 대신 실질적인 자기 개발의 끈을 잡을 수 있을 것 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너무 커서 회사의 장점을 과소평가해 버리거나 정확한 정보없이 다른 회사에 대한 기대감과 과대평가만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안과 불만사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먼저 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파악이 있은 뒤에, 목표를 세우고 방향을 잡아간다면 올바른 커리어를 만들고 언제든지 기꺼이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00세 시대, 살면서 평균 4회 이상 직업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 20대의 중반에서 바라보는 미래는 어떤 때에는 창창하고 어떤 때에는 막막하기만 하다. 언젠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을 듣고 부터는 그저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집중하고 조급함에 휘둘리지 않는데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따금 주변을 돌아봄에 자신이 없어질 때.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때에 <불안과 불만사이>는 우리의 커리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줄 지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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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 -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Philos Feminism 8
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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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의비밀상담소 라는 넷플릭스의 드라마의 에피소드에는 10대의 메이브 낙태 클리닉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담긴다. '신청서' 작성하는 그녀 앞으로 40대의 , 씩씩한 , 아이를 엄마가 말을 걸어온다. 처음으로 아니라며 간호사의 도움도 거절하는 그녀는 낙태 수술이 끝난 메이브에게 ' 낳지 못한 애들 보다 낳은 애들에 대한 죄책감이 심해.' 라는 말과 함께 메이브가 건네준 초콜렛 푸딩을 떠먹는다. 드라마에서는 낙태에 대한 이야기도,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학교 생활은 탈없이 흘러갈 뿐이다. 죄책감도 미안함도, 후회도 없이 흘러가는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낙태는 그저 10대의 소녀가 있는 최선의선택 이었던 같다는 여운만이 남는다. 단순한 여성의 신체를 넘어 종교적인 문제로도, 생명의 문제로도 번질 있는낙태 이야기는 조심스럽기만 하다. 키보드를 눌러쓰는 손가락이 조심스럽지만, 문제를 용기있게 다룬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명사 Abortion 임신중지 옮겼다. , 의료적 과정 일부로 언급된 경우인공유산으로 옮겼다. 임신 중지 진영이 펼치는 수사 속에서 여성을 주어로 하지 않고 쓰인 동사 abort 대한민국 형법에 남아 있던 낙태의 언급함에는낙태 옮기고 썼다


선택이라는 주제로 전개되는 책은 5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정치적인 면에서부터 개인의 선택에 대한 수치감의 결과, 그로 인해 나아가야 하는 국가의 선택까지 논하고 있다. 민감하고 첨예한 주장을 다루는 만큼 다양한 주장을 펼치는 연합의 비교와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영국등의 다양한 국가의 법안과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더해 무게의 중심을 잡아주어 독자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여느 때보다 민감한 화두로 떠오른 #페미니즘 논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서사 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남성 중심의 서사, 가부장제에서 뿌리내린 서사, 여성에게 억압된 역사에서의 서사문장에서 보면 당연하게 맞는 말인데, 남성 중심의 서사를 대입하면 어색해진다. '임신중지' 여성의 선택이다 맞다. 원하지 않는 임신에 대한 '' 유일한 방패막이 되어줄 것이다. 현재의 '임신중지'  여성의 선택을 가장한 가부장적 남성 서사의 결과물일 뿐이다. 이건 백퍼센트 양진영간의 싸움의 시발이 이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여성은 선택을 부정당하고, 남성은 내가 잘못했나 싶다. 하지만 머리가 아프더라도 , 끝나지 않을 같은 싸움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 여성의 임신 중지의 권리를 논한 책은 당연히 페미니즘의 이야기가 담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임신중지의 합법을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낙태' 도덕성에 대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성' 의심에 대해. 불가분적으로 붙어다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낙태' '죄책감' '수치심' 관계의 의문에 대해 논한다


페미니즘은 불편함의 서사 일지도 모르겠다. 알기 전이 훨씬 편했다. 하지만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면서도, 임신중지에 대해서 당연한 찬성표를 던졌던 본인에게도 많은 의문이 들었다. 단순한 페미니즘의 논의를 넘어서도, 필요악으로,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치부되던 임신 중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바라보는 것은 긍정적인 사회의 변화가 있을 이다. 에리카 밀러는 임신 중지를 논하는 다양한 관점을 설명함으로서 독자의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어느 것도 완벽한 정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녀가 유일하게 강력한 주장을 펼칠 때에는 '여성의 모성' 대한 사회, 경제, 정치적 압박을 비판하는 순간이다. 더해 모성 바깥의 에서 풀어낸 그녀의 진솔한 맺음말을 통해, 무조건적인 임신 중지의 찬성 보다는 여성이 존재하는 이유가 단순히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라는 메세지를 읽을 있다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그저 콘돔이나 피임 기구의 사용에 대한 성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저럴거면 낳지 말지.' '책임질 일을 했어야지' 대신 '인생을 위한 선택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말을 자주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랄 뿐이다. 원하지 않는 일에 대해 , 그것을 피할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일을 선택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 되어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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