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 -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Philos Feminism 8
에리카 밀러 지음, 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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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의비밀상담소 라는 넷플릭스의 드라마의 에피소드에는 10대의 메이브 낙태 클리닉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담긴다. '신청서' 작성하는 그녀 앞으로 40대의 , 씩씩한 , 아이를 엄마가 말을 걸어온다. 처음으로 아니라며 간호사의 도움도 거절하는 그녀는 낙태 수술이 끝난 메이브에게 ' 낳지 못한 애들 보다 낳은 애들에 대한 죄책감이 심해.' 라는 말과 함께 메이브가 건네준 초콜렛 푸딩을 떠먹는다. 드라마에서는 낙태에 대한 이야기도,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학교 생활은 탈없이 흘러갈 뿐이다. 죄책감도 미안함도, 후회도 없이 흘러가는 드라마의 전개 속에서 낙태는 그저 10대의 소녀가 있는 최선의선택 이었던 같다는 여운만이 남는다. 단순한 여성의 신체를 넘어 종교적인 문제로도, 생명의 문제로도 번질 있는낙태 이야기는 조심스럽기만 하다. 키보드를 눌러쓰는 손가락이 조심스럽지만, 문제를 용기있게 다룬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명사 Abortion 임신중지 옮겼다. , 의료적 과정 일부로 언급된 경우인공유산으로 옮겼다. 임신 중지 진영이 펼치는 수사 속에서 여성을 주어로 하지 않고 쓰인 동사 abort 대한민국 형법에 남아 있던 낙태의 언급함에는낙태 옮기고 썼다


선택이라는 주제로 전개되는 책은 5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정치적인 면에서부터 개인의 선택에 대한 수치감의 결과, 그로 인해 나아가야 하는 국가의 선택까지 논하고 있다. 민감하고 첨예한 주장을 다루는 만큼 다양한 주장을 펼치는 연합의 비교와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영국등의 다양한 국가의 법안과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더해 무게의 중심을 잡아주어 독자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여느 때보다 민감한 화두로 떠오른 #페미니즘 논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서사 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남성 중심의 서사, 가부장제에서 뿌리내린 서사, 여성에게 억압된 역사에서의 서사문장에서 보면 당연하게 맞는 말인데, 남성 중심의 서사를 대입하면 어색해진다. '임신중지' 여성의 선택이다 맞다. 원하지 않는 임신에 대한 '' 유일한 방패막이 되어줄 것이다. 현재의 '임신중지'  여성의 선택을 가장한 가부장적 남성 서사의 결과물일 뿐이다. 이건 백퍼센트 양진영간의 싸움의 시발이 이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여성은 선택을 부정당하고, 남성은 내가 잘못했나 싶다. 하지만 머리가 아프더라도 , 끝나지 않을 같은 싸움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 여성의 임신 중지의 권리를 논한 책은 당연히 페미니즘의 이야기가 담긴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임신중지의 합법을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낙태' 도덕성에 대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성' 의심에 대해. 불가분적으로 붙어다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낙태' '죄책감' '수치심' 관계의 의문에 대해 논한다


페미니즘은 불편함의 서사 일지도 모르겠다. 알기 전이 훨씬 편했다. 하지만 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면서도, 임신중지에 대해서 당연한 찬성표를 던졌던 본인에게도 많은 의문이 들었다. 단순한 페미니즘의 논의를 넘어서도, 필요악으로, 최악의 경우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치부되던 임신 중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바라보는 것은 긍정적인 사회의 변화가 있을 이다. 에리카 밀러는 임신 중지를 논하는 다양한 관점을 설명함으로서 독자의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어느 것도 완벽한 정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녀가 유일하게 강력한 주장을 펼칠 때에는 '여성의 모성' 대한 사회, 경제, 정치적 압박을 비판하는 순간이다. 더해 모성 바깥의 에서 풀어낸 그녀의 진솔한 맺음말을 통해, 무조건적인 임신 중지의 찬성 보다는 여성이 존재하는 이유가 단순히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라는 메세지를 읽을 있다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그저 콘돔이나 피임 기구의 사용에 대한 성교육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저럴거면 낳지 말지.' '책임질 일을 했어야지' 대신 '인생을 위한 선택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말을 자주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랄 뿐이다. 원하지 않는 일에 대해 , 그것을 피할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일을 선택하는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이 되어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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