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atshare (Library Binding)
Beth O'Leary / Thorndike Press Large Print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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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는 진부할수록 즐겁습니다. 뻔하디 뻔하다는 말이 목끝까지 차오르지만, 누군가가 누군가를 만나 눈 깜빡할 순간에 반해버리는 대목이라던가, 두 사람이 은근하게 손을 맞잡는 부분. 책을 덮을때까지 반복되는 로맨틱 코미디 멜로의 클리셰 속에서도 사랑은 언제고 그 분홍을 빛내는 듯 합니다.. 이제 코끝으로 느껴지는 겨울의 시작에서, 조금 색다르지만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영국의 한복판에서 침대를 나눈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낸 베스 올러리의 소설, #셰어하우스 입니다.



침대를 나눈 남녀의 이야기라니,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책의 제목과 같이 두 주인공 리언과 티파니는 집을 임대하고 임차한, 셰어 하우스라는 철저한 이해관계 속에서 만남을 시작합니다. 야간 근무를 해야하고 주말에는 다른 일정으로 바쁜데다 돈은 필요한 집주인 리언과 낮 근무를 하고, 돈은 없는데 집도 없는 형편의 임차인 티파니는 2교대로 ,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며 #동거 를 하게 됩니다. 


 생활에 필요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위해 시작한 포스트잇 쪽지의 대화는 조금씩, 조금씩 더 서로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기 마련입니다. 전화나 메세지로 1초만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21세기에, 한글자 한글자 눌러쓴 쪽지로 통하는 마음은 조금 더 강할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천천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티파니와 리언의 시작.  그들은 씁쓸한 서로의 처지와 상처를 바라보게 됩니다.


냉장고 문에 이마를 잠시 얹었다가 종이 쪼가리와 포스트잇 노트들을 손가락으로 훑어본다. 


엄청난 양이었다.


농담, 비밀, 이야기들. 


두 사람의 인생이 천천히 펼쳐지고 있는 광경.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뀌어 가는 광경.



아니면 뭐랄까, 


동시에 똑같이 바뀌는 장면이랄까.


다른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분홍 분홍한 사랑의 이야기 속에, <셰어하우스> 가 가지는 또다른 매력은 사랑의 상처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것입니다. 최근 대두대는 #데이트폭력 중 비교적 눈에 띄지 않아 그 심각성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은 더 많은. #가스라이팅 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이 책을 읽어온 분들도. 가스라이팅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이해를 돕기 위해 정의를 덧붙입니다.


가스 라이팅 Gas-lighting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피해자가 스스로 그 상황을 의심하게 만듦으로서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오랜 기간 누군가와 사랑과 이별을 반복해왔던 여주인공 티파니는 어느 순간 자신이 자기 스스로를 격하시키고 있으며, 사실도 아닌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해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또다른 사랑을 시작하기에도 겁이 날 정도로 스스로를 황폐화 시켜온 그 관계를 끝내기 위해, 그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마침내 스스로를 위한 결정을, 스스로만의 생각으로 이뤄내기에 이릅니다.

사랑이 뻔한 이유는, 아름다운 사랑에는 ​공통적인 요소들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정한 누군가와, 더욱 사랑스러운 당신. 서로를 믿는 신뢰와, 그보다 더 강한 각자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치유되는 서로의 상처들. 그동안은 조금 막연하게 첫사랑의 누구누구로, 필연적인듯 우연적인 듯 한 사건들의 발단으로 치부되곤 했던 사랑의 장애물들은 사실 우리 마음의 불안정함이었던 건 아닐까요?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한발자국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티파니와, 최악의 상황에서도 모두를 보듬기 위해 너른 어깨를 기꺼이 내어주는 리언의 관계에서. <셰어하우스>는 사랑보다 더 큰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해결 방법에만 집중해. 


시도 때도 없이 쳐들어오는 기억이 힘겨울거야. 


하지만 이 일은 중요해. 있는 힘을 다해야 해.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지만, 나와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올바르게 사랑하는 법을 찾아 헤메이기도. 적어도 나에게 맞게 사랑하는 방법이라도 알기 위해. 혹은 내가 나를 사랑하고 보듬는 법을 알기 위해 사랑을 배우기도 합니다. 서로 함께 살아가면서 그 모든 과정을 함께 해 나가는 리언과 티피를 통해, 그리고 각자의 상황과 마음을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그 개인을 통해 조금 더 곧은 마음으로 서로를 위한 사랑을 하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절박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열리는 법.


<셰어하우스> 중


 밤낮없이 남을 위하느라 스스로의 행색을 살필 틈도 없던 리언과 형형 색색의 독특한 옷을 걸치는 180센티의 티피가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이 순간들은 #베스올러리 특유의 익살스러운 문체와 만나 더욱 유쾌하고, 즐겁게 다가옵니다.


부쩍 느껴지는 겨울 냄새로 옆구리가 조금 시려워진 요즘. 외로움에 시작하는 관계 보다는 , 스스로의 마음을 한번 더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진정 필요한 사랑의 요소들을 발견하고 싶은 당신에게, 셰어 하우스는 뻔하디 뻔하지만 가슴 따뜻한 #연애소설 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절박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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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 상처받지 않고 웃으면서 써먹는 진상 격퇴술
엔카와 사토루 지음, 서라미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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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 라는 말을 요즘은 조금 다른 의미로 쓰는 합니다. 역으로 * 해줘야 사람들은 지가 잘못한 깨닫는다.. 정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만나는, 역지사지가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조금 통쾌한 마음으로 기꺼이 *랄을 하겠으나, 가끔 * 해줄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마주치는 상황에는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 같습니다. ​ 

솔직한 당신의 마음은 고맙지만,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나를 당황스럽게 하고 퇴근 이후까지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진상 만났을 때의 노하우를 풀어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입니다. ​


 인사란 상대방을 두루 살피며 안부를 묻고 마음을 쓰는 일입니다. 애써 인사를 해도 상대방이 행동을 형식적으로 느낀다면 의미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


수년 동안 고객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하며 온갖 종류의 클레임을 받아본 저자의 이야기들은 예의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하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난 학원에서 상담 업무를 보던 , 환불이 바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양해의 부탁에 어금니를 물고 빨리 처리하세요. 라고 말하던 학생분의 얼굴이 지나쳐갑니다

상담 직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어느 고객센터의 안내말이 그저 지나가는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심해야 점은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려 하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빨리 해결할 목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면 오히려 사태가 악화됩니다.​​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문장마다 등장하는 고객을 친구나 부모님, 연인 이나 직장 동료 혹은 상사로 치환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인간관계의 조언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의 인생에 있어, 이외의 사람들은 인생에 어떤 의미의 고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거나 사회적 인간관계를 가짐에 있어 조금 부당한 경험을 누군가라면 책을 읽어내리는 내내 맞장구를 치며 다음을 위한 예비책을 강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감성으로 촉발된 클레임은 정중하게 사과하는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감성을 부정하거나 그것에 대해 논쟁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공감하는 또한 위험합니다


이제는 조금만 불편한 기색을 내보여도진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을까 오히려 조심스러운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개선되어야 인식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한 고객 센터에서의 진상에 대한 고찰을 넘어 인생에 등장할 있는 불친절한 고객에 대한 대응책을 위해. 그리고 가운데에서 굳게 살아 남아 기꺼이 소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자격이 있는 당신을 위해 가끔은 말이 필요합니다.

 ​< 해도 해도 너무하시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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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우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월구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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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조언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인생에 대한 대단한 조언이 아니더라도 당장 어디에서나 펼쳐지는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 지에 대한 작은 고민들에까지도 우리는 조언을 묻고 추천을 받는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고민이던간에, 자주 묻게 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가족들이 그렇고, 누군가의 경우에는 가까운 친구, 은사님이 수도 있겠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게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것이다. 다정한 조력자들의 말들을 듣는 밤에는, 어떤 고민도 결국에는 끝날 것만 같은 든든한 마음이 든다. ​

 그렇게 따뜻한 아버지의 조언들이 딸에게 닿는 편지가 <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 담겼다. 사회에 발을 내딛은 1달이 되던 책은 나에게 너무나 다정하고 배려깊은 조언으로 남을 같다.​​


아버지가 보내는 편지에는 역사가 담긴다. 기억도 나지 않는 유년기의 순간들에서 이미 나의 성격을 보았다는 아버지의 장난스러운 서문, 그런 기억의 조각들에 묻어 나는 어머니의 사랑까지 느껴지는 편지에는 그저 순간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딸의 고민에 대해 조심스럽게 그림을 함께 그려보자는 배려어린 조언이 담긴다. 때로는 마디의 보다, 줄의 글이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모든 것에 말을 아끼는 아버지가 적어내린 글이라면, 더욱 그렇다. ​​


너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눈앞의 유혹에 수없이 흔들리게 거야. 유혹은 너무나 달콤해서 주변에서 하나둘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게 거란다. ​높은 경지를 추구하고 앞의 현실보다 곳을 바라본다면 그만큼 멀리 있다는 기억하렴.​


막막한 나에게 보내는 편지답게, 인생을 대하는 태도부터 돈을 바라보는 자세까지 구체적으로 분류된 이야기들은 막연한 사랑을 넘어 명확한 청사진 제시하는 하다. 모두의 조언들에 자신의 이야기가 빠지기 어렵듯,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아버지의 경험이 녹아든 이야기는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작가 조정래가 책의 추천사에 썼듯, 속칭으로 말하는 꼰대들의 이야기에 뜨거운 부성애가 더해져 그저 소중한 누군가를 위한 인생의 지침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을 같다. ​​


비록 우리의 최종 목표는 완벽에 가까워지는 것이지만 세상에는 원래 완벽한 것이란 없단다. 이것을 명심한다면 앞으로 살면서 완벽해지기를 기다리느라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하는 실수는 범하지 않게 거야.


 ​​대상이 누가되었던 간에 감히 조언을 건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혹여 감히 조언하는 조차 조심스럽고 건네는 말에 날이 있을까 걱정이 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저 책을 함께 읽어내리는 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 같다.


태도가 운명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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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스쿼드 - 내 마음에 불을 지른 역대 최강 여성팀 20
샘 매그스 지음, 젠 우돌 그림, 강경이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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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라서' , 모든  도전에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절대 참지 않고 서로에게 연대하여 세상 바꿔낸 여성들의 인생사는 단어로 함축될 있겠다. #걸스쿼드 !! 



 여자이기에 앞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 필자의 인생에서 , 당연하게 누려 것들의 보장이 불과 2세기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망각하기 쉽다. 투표할 권리는 물론 교육을 받을 권리, 누군가의 앞에서 의견을 말할 권리. 심지어는 부당한 상황에 싸움을 하거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 나설 권리까지 일생을 바쳐 기꺼이 쌈닭이 되어 여성들의 연대는 여느 무협 소설보다 신나고 박진감 넘친다. ​  


그들은 결코 슈퍼 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영리하고 의욕 넘치는 여성들로,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제도와 끝까지 싸우면서 안에서부터 밖으로 변화를 일궈냈다.   ​p. 135 


​​요즘에야여자라서 하는 일들을 조금 긍정적으로 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그나마도 굉장한 오해가 대부분 이겠지만) 역사를 파고 들어가다 보면 밖에 달린 하나 없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것에 한계를 두었던 하다. 저명한 철학자는 여성이 피를 쏟기에 이성과 지성이 부족하다고 말했고진화론을 주장한 과학자는 여성의 감수성이 뛰어나기에 이성적인 판단의 능력이 상실되었다 주장했다. (이런 부분들은 단어만 조금 바꿔서 현대 사회에도 통용되고 있는 같은 느낌이 드는 왜일까..)​ 


 옛날이라, 모를때라 그랬다는 변명에 호쾌한 펀치를 날리며 역사를 바꿔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 여자를 돕는 여자들의 이야기로 담아낸 < 스쿼드 >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는 여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 ​


기사도니, 고결함이니 하는 것들에 매달리지 , 여성을 비인간화 하는, 실현 불가능한 이상에 맞춰 여성을 평가하지 !​ p. 287



실존 인물과 신화를 넘나들며 정치, 예술, 스포츠와 과학 사회의 전반에 걸친 분야에서 활약해온 여성들의 이야기는 결국 그들의 도움으로 인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뜨거운 깨달음을 준다. 여성이 아니면, 누가 그들의 노고를 알아준다는 말인가? 처음 교육을 받으며 스스로의 논리를 글로 내려간 여성들, 안에서 자식들에게만큼은 최고의 의사이자 교사였던 여성들을 밖으로 꺼내 기꺼이 의사 가운을 입게 , 드디어 가르침을 설파할 있도록 여성들의 연대의 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중이다. ​ 여성들은 서로를 질투하지 않는다고,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는 일차원적인 변명이 아닌 실제로 모든 것들을 함께 이뤄내고, 장애물들을 같이 부숴버린 여성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메세지를 전한다



우리는 결국 여성으로서 살아야 하기에, 참지 않을 . 지지 않을 . 서로를 믿고 뭉쳐서 결국 바꿔낼 !! 


그들은 결코 슈퍼 히어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영리하고 의욕 넘치는 여성들로,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제도와 끝까지 싸우면서 안에서부터 밖으로 변화를 일궈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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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그저 못생긴 화학물질 덩어리일 뿐인 뇌가 어떻게 행복을 만들까?
딘 버넷 지음, 임수미 옮김 / 생각정거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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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행복 에 관해서는 바야흐로 춘추 전국 시대쯤에 접어들지 않았나 하는 요즘이다. 서점의 가판대에는 사자가, 수달이 행복을 찾는 법과 행복해지는 법을 말한다. 행복한 일들은 늘 있으니, 그 작은 행복을 놓치지 말라는 조언들에 가끔은 행복이 의무가 되어버린 것 같아 부담스러울 정도다. "행복하다" 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은 모두에게 제각각이겠지만 행복 그 자체가 가지는 긍정적인 느낌은 모두에게 비슷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영원한 행복은 가능한 일일까? 행복이 인생의 목표가 된다면, 단순한 쾌락과 명예의 성취 중 무엇을 추구해야만 하는가?  유쾌한 뇌과학자 #딘버넷 은 행복에 대한 고찰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과학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행복이 뇌에서 비롯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자면 모든 것이 다 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p.17 < 행복할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마음이 느끼는 행복의 감정을 어떻게 머리로 이해할 수 있겠냐는 회의를 품는 낭만주의자로서, 책의 시작에 함께 하는 도파민이니, 아드레날린 이니 하는 말들은 그저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에서 들었던 진통제 정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예시들을 통해 과학에 심리학을 더한 책의 전개는 부드럽고 깊은 통찰을 담는다.  



딱히 보상이 없는데도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뇌가 그 일을 불쾌하게 인식하게 만드느 아주 확실한 방법이다. 현대 많은 직업의 특성 상 노력에 대해 보상이 따르지 않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그렇다면 대체 우리는 왜 일을 하는 걸까?

p. 120 < 행복할 때 뇌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왜 우리는 행복하지도 않은 일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존 욕구에 기대 이어가야 하는지와 같은,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유쾌한 글들을 읽어 내리다 보면 성취를 느끼기 어려운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는 작은 팁들을 얻을 수도 있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의 자극적인 장면들을 보며 은근하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부터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느껴지는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까지도  사실 뇌라는 화학 물질 덩어리에서 벌어지는 호르몬들의 각축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행복도 별 것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 마저 스친다


추상적인 단어는 구체적인 경험들과 결합했을 때 비로소 그 힘을 발하는 것 같다. 성을 통한 패배감과 성취감은 우리를 어떻게 중독시키는지와 같이 누군가는 공감하고 누군가는 궁금했던 소재들이 유머러스하게 서술되었다. 막연하게 행복을 동경하며 우울함에 질려 무의미한 코미디쇼를 시청하는 어느 날 저녁 , 과학의 힘을 빌려 유쾌하게 써내려가는 딘 버넷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결국 행복을 결정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라는 것. 그저 인생의 한 단계에 위치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다양한 관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향수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애통함이 아닌 자신이 이뤄낸 것에 대한 인정에 가깝다.

p.431 < 행복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과학이 주는 위로는 생각보다 엄청날 지도 모르겠다. 잘 살아보자는 구호를 외치던 과거에도, 소소한 것에서 확실한 행복을 찾는 지금에도. 우리는 모두 결국 행복을 위해서 각자의 성을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 행복할 때 뇌 속에서일어나는 모든 것> 과 함께 집, 직업과 성공, 사랑과 성. 재력과 웃음과도 같이 행복의 척도로 여겨졌던 것들이 실제적으로 어떻게 뇌에 작용하고 있는지, 여행과 집을 동시에 사랑하는 나의 마음에 어떤 화학적 결합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비로소 "나"의 행복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준을 세워볼 수 있다.  

행복이 뇌에서 비롯된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건 아무 의미 없는 말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자면 모든 것이 다 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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