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파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8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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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우면 두꺼울 수록 좋다. (The thicker, The better)

 

올 초 [스노우맨]이 들이민 충격이 아직까지도 손에 잡힐 듯 남아 있다. 나는 [스노우맨]을 통독한 후, "소중한 눈 보호법 리스트 중에 '1시간 독서후에는 10분간 눈에 휴식을 주세요'라는 말이 있다. 이 문구를 무색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눈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저히 그 10분을 쉴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라고 썼다. 그만큼 다른 모든 일을 제쳐 두고 몰두하고 읽은 책이었다. 그리고 요 네스뵈의 다른 작품이 이 작품보다 재밌기는 아마 힘들지 않을까,하는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7개월 후, 해리 홀레가 [레오파드]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무려 784페이지에 이르는 두께이다. 그리고 내가 처음에 가졌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음을 읽는 내내 절감했다.

 이 작품은 [스노우맨]을 능가한다. 이 책은 치명적인 재미로 가득차 있다. 그러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중량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렇게 빨리 읽게 되는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주요 캐릭터 외에 다른 등장 인물들의 부차적 줄거리(subplot)마저도 흥미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어떤 평자는 다른 조연급 인물들의 디테일한 삶의 궤적을 훑은 것 때문에 지나치게 작품이 길어졌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요 네스뵈는 각 인물들에 공평하게 분량을 배분함으로써 독자가 범인을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해버린 것이다. 작가가 주인공 외의 어느 한 특정 인물만의 과거 묘사에 공을 들이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범인이 노출되어 김이 빠져버리는 경우는 얼마나 허다한가.

 

수년 전 나는 일본 홋카이도 여행 중 쿠로다케 산 중턱까지 가기 위해,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러 갔었다. 로프웨이의 출발점 승강장에 케이블카를 지탱해주는 어른 팔뚝 굵기의 케이블을 잘라서 자랑하듯 전시해 놓은 것이 기억이 난다. 그때 내가 받았던 느낌은 안전을 위해선 철심을 꼬아 만든 케이블이 굵으면 굵을 수록 좋다,라는 것이었다. 여기 또 다른 의미로 두꺼우면 두꺼울 수록 좋은 것이 있다. 이 정도로 거역하기 힘든 재미를 준다면 이 보다 더 두꺼워도 좋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은 길고 추운 겨울로 인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구를 신경써서 고르기 때문에, 튼실한 명품가구들이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어둡고 추운 겨울 밤을 함께 지새울 양질의 스릴러를 그들은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 처럼 일급 스릴러라면, 마땅히 두꺼워야만 한다.

 

 

 

 

 

 

 

 

 

 

 

 

 

 

 

 

(비채 표지의 빨간 색 책등은 사과의 색깔을, 아니면 피의 색깔을 상징하는 듯 보인다. 정면의 당구공처럼 생긴 빨간색 물건은..두 말할 것도 없이 '레오폴드의 사과'를 나타낸 것이다.)

 

 

(레오폴드의 사과의 생김새. 24개의 날카로운 바늘이 튀어 나온다.)

 

레오폴드의 사과(Leopold's Apple)

 

콜탄

 

'이것은 사실 고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효율적인 도구는 아니다. 입에 들어간 사과 때문에 죄수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과에 달린 줄을 두 번째로 잡아당길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목격한 원주민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그 다음 사람은 입을 벌리라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다이아몬드의 위치를 술술 털어 놓았다.(p.224)

 

많은 독자들을 소름끼치게 했을 '레오폴드의 사과(Leopold's Apple)'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머리속에 오래도록 돋을 새김되어 남아 있을 이 고문 기구는, 우연의 일치일까, 묘하게도 '레오파드(Leopard)와 음성학적으로 유사성을 보인다. 실제로 몇몇 영미 독자들 중에서 레오폴드의 사과를 '레오파드의 사과'로 잘못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이 작품을 읽어 본 독자는, 레오파드, 레오폴드..이 비슷한 발음의 두 단어가 스릴러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으로 콩고가 등장하기 때문에 콩고를 개인사유지로 만들었던 벨기에의 '레오폴드 왕'의 이름이 이 고문 기구로 붙여 진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지만, 그것 외에도 '레오폴드'가 식민지배 당시 수백만명 이상의 콩고인을 학살했던, 잔인한 왕이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잔악무도한 왕의 이름이 들어간 소름끼치는 고문 도구. 네스뵈는 절묘하게 콩고의 가혹하고 어두웠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과 자신의 발명품을 포개어 놓았다. 식민지 시절 상아와 고무, 다이아몬드가 풍부해서 참혹한 역사를 겪었던 콩고는 이제는 콜탄(Coltan)으로인해 신음하고 있다. 콜탄은 핸드폰과 노트북 컴퓨터의 핵심적인 재료(정련하여 탈탄룸으로 만든다)로, 이들 기기의 증가에 따른 수요급증으로 인해 비싼 값에 거래되는 광물이다. 누군가는 이 광물이 콩고에 이득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 반대 편에 있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콩고(DRC)는 세계 콜탄 매장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도상에서 해리 홀레가 찾아간 고마(Goma)지역에 대부분의 콜탄이 매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지역은 반군이 장악하고 있다.)

 

 

(콜탄(coltan). 핸드폰과 같은 소형 전자제품의 주재료로 쓰이기에 중요한 광물로 부상했다.)

 

콜탄 매장량이 많은 콩고는 이로 인해 내전이 장기화되고(반군은 콜탄을 팔아 무기를 구입했고,1998년부터 시작한 내전은 4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콩고인의 노동 착취, 그리고, 자연환경파괴라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피를 부르는 새로운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콩고에서 불법으로 채취된 콜탄은 구 식민지배국인 벨기에가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유럽에 판매되어 실제적으로 콩고는 가난하게 지내고 있는 형편이다.핸드폰과 노트북, 각종 콘솔 게임기의 사용자들은 궁극적으로는 이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위해 자금을 대고 있는 셈이다.

 

앙골라, 잠비아, 짐바브웨,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모두 암울한 과거와 한층 더 암울한 미래를 가진 나라들이었다. 하지만 방금 해리가 물어본 나라보다 더 암울한 나라는 없었다. 콩고. 그곳에서 마침내 금광을 발견했다. 다이아몬드와 코발트, 그리고 콜탄의 형태로. (p.222)


"한번은 콜탄을 찾아 헤매느라 눈이 뒤집힌 남자가 족장의 딸을 사슬에 묶어 분화구 속으로 집어넣은적이 있다네. 족장이 그들 영지에 있는 광산을 그에게 인도한다는 서류에 서명하지 않았거든."(p.243)

 

'레오폴드의 사과'의 재질이 콜탄이라는 점은 이 기구가 만만치 않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에 설득력을 덧대어 준다.

자네도 알다시피 저건 온갖 스프링과 바늘이 달린, 꽤나 복잡하게 작동하는 물건이잖나. 특수 합금으로 만들었지. 콜탄 맞네. 맞아. 아주 귀한 물건이지. (p.224)

 

 

('레오폴드의 사과'는 요 네스뵈의 어린시절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사과나무 밭에서의 일화에 유래한다. 네스뵈의 영감은 '유년시절의 공포'로 부터 기인한다.)

 

 

작가는 콩고로 조사하러 가는 여행 중에 다양한 고문 도구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술회한다. "고문에 관한한 사람들은 지나치게 창의적 인 것에 언제나 놀라곤 합니다. 헝가리에 있을 때 성난 시민들이 부다페스트의 대주교를 가운데가 불룩한 술통에 넣은 후 큰 바늘들을 박아 넣고 언덕에서 굴려 죽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 종류의 발명품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레오폴드 사과의 유래- 유년의 상상물


네스뵈는' 레오폴드의 사과'는 유년시절 여름 휴가 때 할머니의 사과 나무 밭에서 남동생과 놀던 때의 생각에서 유래한다고 말한다.

비교적 행복했던 유년을 보냈던 작가에게 유일한 슬픔은 오슬로를 떠나 몰데(Molde)로 이사했을 때였다. 이 무렵 작가는 생애 최초로 많은 시간을 홀로 보내며, 이야기를 머리 속으로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때론 이때 생각했던 상상력의 산물이 이 처럼 작품에 등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유년 시절의 공포였다고 밝히며, 그는 그것을 '순수 혈통의, 백색의 공포'라고 칭한다.

 

"우리 할머니는 큰 사과나무 밭을 가지고 계셨는데, 우리에게 사과를 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사과를 '먹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사과나무에 올라가 손으로 따지 않고 먹곤 했습니다. 우리는 반쯤 먹어치운 사과가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어느날 동생은 저에게 "누가 가장 큰 사과를 더 크게 입으로 베어 물수 있는지"를 도전했습니다. 저는 큰 사과를 골라 따지 않은 채(여전히 나무에 매달려있는 사과를) 입에 집어 넣었지요. 사과를 입에 넣을 수는 있었지만, 도저히 그것을 입 밖으로 빼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큰 사과를 입에 넣은 채 사과나무의 가지 위에 누워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만약 3주 동안 여기에 머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사과는 여전히 크기가 커지면서 자라는 중이니, 내 머리는 결국 폭발하게 될까? 무슨 일이 생길까? 그 후 저는 그 사과에 대한 악몽을 꾸었지요. 그것이 바로 '레오폴드 사과'가 탄생하게 된 아이디어였습니다."

 

작가는 헝가리에서 들은 고문기구의 이야기와 유년의 상상물을 결합시켜 이 끔찍한 레오폴드 사과를 탄생시킨 듯 싶다.

 

희생자의 입에 넣은 그 가공의 잔인한 고문기구는 [레오파드]의 무시무시한 요소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작가 스스로도 이 책을 제일 힘을 많이 쏟은 작품이라고 꼽는 동시에 가장 잔인한 책이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몇몇 독자들은 이 책의 잔인성과 폭력적인 장면을 지적했는데, 다음의 말에 작가의 고민이 엿보인다.

"저는 특히 '레오폴드의 사과'가 실제로 존재하느냐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것을 생각해 냈느냐?" 그 말의 숨은 뜻은, " 어떤 종류의 병적이고 변태적인 인간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는 것이었죠. 저는 제 책에 있는 그 폭력이 목적을 위해 적절하게 눈금이 매겨졌는지 아닌지를 묻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폭력 이면에 있는 등장인물을 말하기 위한 바로 그 목적 말입니다. 아니면 선정주의(sensationalism)의 유혹이나 효과를 위한 효과, 그리고 고통에 대한 무감각한 매혹에 휘둘린 것인지 아닌지를 내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다시 '레오폴드의 사과'로 되돌아가면, 네스뵈는 이 고문기구에 콩고의 쓰디쓴 '과거'의 잔영들이 어른거리게 만드는 상징적 인물의 이름 (레오폴드)을 박아 넣었고, 그것의 재질에는 현재의 피비린내를 상징하는 콜탄을 사용했다. 막다른 골목에 도달해 버린 콩고의 현 사정은 지극히 당대적인 문제이다. 어찌보면 고통스런 역사적 기억의 반복체험이랄까. 네스뵈는 과거와 현재를 '레오폴드의 사과'를 이용하여 연결시킨다. 어두운 과거의 그늘이 현재의 시간 위에도 드리워져있다. 반복되는 폭력의 역사. 그것은 비단 콩고의 문제만은 아닌것이다. 레오폴드의 사과는 인간의 탐욕이 불러일으키는 폭력의 거듭됨을 반영하는 것이라, 증폭된 비애감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레오폴드의 사과'는 인간의 야만적 폭력성의 표징이기에 묵시록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므로 이 책이 담지하고 있는 잔인한 폭력성은 분명 독자에게 한동안 얼얼할 정도의 충격을 주지만, 그것이 결코 도저한 폭력에의 탐닉도, 자극적인 선정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가공의 이야기보다 더 잔인한 현실에 대한 작가의 준열한 의식을 집약시켜주는 도구로서 사용된 것이다. 이렇게 '레오폴드의 사과'라는 은유적 표상에 작품의 주제를 의탁하는 네스뵈의 솜씨는, 독자들에게 몸에 익은 독법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작품을 볼것을 드세게 요구한다. 작가는 소설밖의 독자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콩고에서는, 아니 세상 도처에서는 '레오폴드의 사과'를 입에 물게 하는 것처럼 잔혹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파괴적인 탐욕을 지니고 타자를 고문하는 인간이란 존재가 새삼 섬뜩하고 생생한 질감으로 육박해 온다.

 

 

([레오파드]의 속표지와 실사판 레오파드. 우연의 일치로 표지 모양과 똑같은 모습 일때 찍었다. 초점은 책에 맞췄다.)

 

(매섭게 응시하는 표범. [레오파드] 표지의 뒷면이 피를 연상시키는 빨간색이라서 약간 흥분한 듯하다. 보호 유리엔 날카로운 발톱으로 긁은 자국이 선명하다.)

 

 

(이빨을 드러내는 레오파드. 해 질무렵이 되자 야행성 맹수 특유의 모습으로 변했다.)

 

 

(낮에 망원으로 잡은 레오파드. 한낮에는 활동성이 둔해져서 움직이기 싫어하지만, 눈매만큼은 압도적이다.)

 

 

(저 녀석을 잡기란 불가능해요. 서식지는 넓어도 숫자는 많지 않아요. 밤에만 사냥에 나서고, 낮에는 주위 환경에 몸을 잘 감추고 있죠. 아주 외로운 동물 같아요. (p.237))

 

 

왜 레오파드인가?

 

"나도 그랬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이 [레오파드]는 전작인 [스노우맨]과는 달리 이렇다할 "레오파드(표범)"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에 의아해 할 듯 싶다. 심지어 이 작품에서 연쇄 살인마의 윤곽이 드러난 이후에 경찰들은 범인을 '다른 별명'(그것이 무엇인지는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으니 함구한다)으로 부른다. '표범'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울 것이라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간다. 심지어 작가가 '표범'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쓴 것은 첫 장이 유일하다. " 그녀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표범 같은 존재. 표범은 워낙 소리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먹잇감의 코앞까지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숨소리마저 먹잇감의 숨소리에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상대가 숨을 죽이면 그들도 숨을 죽인다고 했다. 그녀는 분명 그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대체 뭘 기다리는 거지?(p.12)" 이 문장이 전부다. 이 책의 제목을 영어 판본에서 원제(Panserhjerte-갑옷을 두른 심장)와는 달리 [레오파드]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 책에서 쓰인 표범을, 매우 조용히 다가와 가까이 존재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위험스런 존재의 은유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해리가 콩고를 방문했을 때, 죽은 표범을 보고, 운전사가 해리에게 아주 외로운 동물이라며 말하는데, 그것은 이 작품 전체에서 풍기는 '레오파드'의 속성을 잘 드러내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장면에서 'cat'이 '고양이 속(屬)의 동물(사자,호랑이,표범 따위)의 뜻이 있기 때문에, 고양이보다는 표범으로 번역되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알아보니 미국인들도 이 부분을 죽은 표범(dead leopard)에 관한 묘사로 인식하고 있고 있었다.)

 

네 발이 막대에 묶인 커다란 고양이를 매고 가는 두 남자가 차옆으로 지나갔다. 아이들은 죽은 고양이 주위에서 춤을 추며 환호했고, 핀으로 고양이를 찌르기도 했다. 주황색 털의 얼룩무늬 고양이였다.

"사냥꾼인가?"해리가 물었다.조는 고개를 저으며 백미러를 힐끗 보더니 영어와 불어를 섞어 대답했다. "차에 치인 것 같네요. 저 녀석을 잡기란 불가능해요. 서식지는 넓어도 숫자는 많지 않아요. 밤에만 사냥에 나서고, 낮에는 주위 환경에 몸을 잘 감추고 있죠. 아주 외로운 동물 같아요." (p.237)

 

 

아래의 문장들도 표범의 존재가 느껴진다.

 

순간, 열어둔 침실 문이 생각났다. 문을 닫았어야... 그는 숨을 죽였다. 누군가 그와 함께 숨쉬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다. 짐승이다.그는 뒤를 돌았다. 입이 딱 벌어졌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움직일 수가 있지? 어떻게 이렇게....가까이 올 수가 있지? (p.428)

 

늘 무언가 있었다. 지금처럼. 동물인가? 아니면 그놈일까? 유령일까? 밖에 무언가가 있었다. 확실하다. 그는 문을 보았다. 문은 잠겨 있고, 안쪽에 빗장까지 걸려 있었다. 창고에는 라이플도 있었다.여기서 밤낮으로 입고 다니는 두툼한 빨간색 체크 셔츠 아래로 그의 몸이 떨렸다. 거실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인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p.426)

 

위에 발췌한 부분은 '표범'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첫 장에서 작가가 표현한 표범의 특징이 반복된다. 분명 있다고 느껴지지만 보이지 않고,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공포스런 존재. 이것 외에도 '레오파드'를 연상시키는 구절이 몇 번 더 등장한다. ("우모트는 왜 총을 가지고 다니죠? 지금은 사냥철이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맹수 때문이라고 했어요. 자기방어라고.""이 동네에 맹수가 있어요? 늑대?" "어떤 동물인지 정확히 말한 적은 없어요."(p.257)) 이러한 야수 같은 존재를 사냥하는 해리 홀레를 떠올릴 때, 그림자처럼 날쌔게 다가오는 맹수의 상징인 '레오파드'로 정한 영문판의 제목 (그리고 한글 번역판의 제목 역시)은 매우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목으로부터 출발한 스노우맨

 

여러모로 이 작품의 제목은 '스노우맨'이란 구체적인 느낌의 악인이 등장하는 [스노우맨]과는 대조적이다.

[스노우맨]은 제목으로부터 시작된 작품이었다. 영화 제작자인 친구가 언어 감각이 좋은 네스뵈에게 앞으로 만들게 될 공포영화의 제목을 하나 생각해 달라고 부탁한다. 네스뵈는 그 내용(친구들이 스노우보드 여행을 떠나 차례차례 죽는다는 이야기)을 음미한 후, 완벽한 제목이란 생각에 "스노우맨"을 추천해준다. 하지만 단박에 퇴짜를 맞고 만다. 하지만 네스뵈는 눈사람의 이미지 자체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본다. 뭔가 사소하고, 심지어 아늑한 느낌을 주지만, 그러면서도 잠재적으로는 겁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스노우맨"이었다.

" 보통 저는 플롯을 시작하고 나서 작품의 개요(synopsis)를 씁니다. 그리고 그 구조로부터 아이디어가 나오지요. 하지만 [스노우맨]의 경우는 그 반대였습니다. 이 소설은 제목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멋진 제목이었지요. 저는 이야기에 관해 그 제목이 무엇을 암시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지요. 책의 제목은 집필 도중에 떠 오르기도 합니다. 특별한 규칙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측하건데, [레오파드]는 제목으로부터 출발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의 노르웨이판 원제가 [Panserhjerte]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제를 보면 아무래도 작가의 의도 좀 더 바투 다가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제목을 직역하면 panzer (panser) heart (hjerte)정도. 우리말로는 '장갑(갑옷)을 두른 마음'이나, '기갑을 두른 심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혹은 'Armoured Heart'로도 영역되는데 이것은 심낭에 석회물질이 쌓여지게 되는 상태를 일컫는 의학용어로도 쓰인다.(보통 수축성 심막염을 유발하는데, 이것과 비슷한 용어가 panzerherz다.)

 

아버지는 혹시 눈사태로 눈 속에 묻혀 수축성 심막염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리 남매에게 열심히 설명한 적이 있다. 수축성 심막염이란 심장 주위의 심낭이 굳어져서 심장이 팽창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심장(armoured heart). (p.204)

 

'갑옷을 두른 마음'이나 '석회물질이 쌓인 심장의 상태를 지칭하는 의학용어.. 그렇다. 요 네스뵈는 그의 스탠드 얼론 작품인 '헤드헌터(Headhunters)'라는 작품처럼, 이 책의 제목도 이중의미(double meaning)를 사용한 것이다. (이로써 영문판에서 제목을 "레오파드"로 바꾼 이유가 설명된다. 책 제목으로 전문적인 의학용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고, 마케팅을 위해, 기존 홀레 시리즈의 제목- the Redbreast, Nemesis, the Devil's star, the Redeemer,the Snowman -처럼 좀더 구체적인 이미지의 단순한 단어가 적절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

 

 

 

(노르웨이 판본의 [레오파드]. 원제는 Panserhjerte로 영어로 옮기면, Armoured Heart나 Panzer Heart다.)

 

 

 

갑옷으로 둘러싸인 심장 그리고 아버지 올라브와의 관계

 

노르웨이 판본의 장정 표지 그림을 보라. 갑옷(철갑)으로 둘러쌓인 심장 모양에 바늘이 나와 있다.군데군데 상처라도 입은 듯한 핏자국이 보인다. 말할 필요도 없이, '레오폴드의 사과'와 '갑옷을 두른 마음'이라는 제목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그림이다. 그렇다면, 은유적으로 심장의 철갑을 두른, 그리하여 피가 통하지 않아, 메마르게 석회화 된 마음을 가진 자는 누군인가?

 

 

주인공 해리 홀레는 특히 이 작품 [레오파드]에서 마음의 균열과 상처를 고통스럽게 되새김질 한다. 그 고통을 잠시나마 지우기 위해, 술과 담배, 그리고 아편까지도 손을 대지만, 영혼의 괴로운 뒤척임에서 해방되기 힘들다. 그 원인의 절반은 전작 [스노우맨]에서 받은 트라우마에 기인하며, 절반은 현 세계와의 관계 맺음의 실패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진술을 통해, 네스뵈는 홀레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네스뵈의 말에 의하면, [레오파드]가 자신의 캐릭터인 '해리 홀레'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 그 어떤 소설보다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모든게 얼마나 빨리 변했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이 파괴될 수 있는지 생각했다. 그것이 인생이다. 파괴되는 과정,시초의 완벽함으로부터의 붕괴. 갑작스럽게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냐, 천천히 무너질 것이냐만이 유일하게 마음을 졸이는 사항이다. 서글픈 생각이었지만 해리는 그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p.60)

 

 

 

작가는 암투병으로 임종을 앞둔 아버지와의 관계를 부각시키면서 해리 홀레의 내면과 과거를 보여주는 데 몰두한다. 1997년 암으로 돌아가신 작가의 아버지와의 기억이 이 작품에 투영되어 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자신이 경험했던 전쟁에 대해 글쓰기를 꿈꿨던 아버지였다. 그러나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더이

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작가는 얻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남겨두고 호주로 날아가 그곳에서 그는 첫 번째 작품을 쓴다.)

 

 

 

이 작품에는 작가(네스뵈) 아버지의 그림자가 이곳저곳에서 발견되는데, 그 중 한 예로 경찰 동료인 비에른 흘림이 좋아하는 '행크 윌리엄스'(홀름은 미국 컨트리 음악계의 전설적 인물인 [행크 윌리엄스 전기]를 옆에 끼고 산다)는 사실 미국에서 유년을 보낸 작가의 아버지가 굉장히 좋아하던 뮤지션이었다. (행크 윌리엄스는 말년에 알콜중독에, 몰핀과 진통제에 중독되었고,그로인해 실직하고 이혼을 당하는 이력을 갖고 있는데 이런 모습이 해리 홀레와 겹쳐진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에 스며있는 해리와 아버지 올라브와의 관계는 유달리 애틋하다. 해리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며 아들에게 자신과는 다른 길을 가라고 말한다.

 

 

 

" 네 엄마가 죽은 후에 난 그 죽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내 껍질 속으로 들어가,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았어. 마치 외로움이 네 엄마와 날 더 가깝게 해주는 듯 했지.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해리. 라켈과 헤어져서 네가 얼마나 힘들지 안다만, 넌 나처럼 하면 안된다. 숨으면 안 돼,해리. 문을 잠가버리고 열쇠를 던지는 것은 하지 마라."(p.70)

 

 

 

자신을 외로움 속에 내던지고 세상과 유폐된 채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비단 해리만이 아니었다. 아버지 역시 단절의 심연 속에서 괴로운 삶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에 대한 부채의식 속에서 이런 아버지에 대해 해리는 동질감을 느낀다. (왜 베개에 놓인 아버지의 적나라하고 황폐한 얼굴을 보고 있으니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을까? 아버지의 말이 왜 자신의 독백처럼 들렸을까?..그는 아버지의 판박이였기 때문이다.(p.72))

 

 

 

이 책에서 세상과 자신을 유리시키는 상징으로 모든 것을 차가운 눈으로 덮어 지워 버리는 눈사태가 사용되는데, 그것은 황폐한 외로움의 동공(洞空)이자, 타자와의 소통불능 상황에 대한 은유적 장치이다.

 

 

 

"눈 속에 생매장된다는 건..."그의 시선이 창밖으로, 눈보라로 향했다."그 어둠, 그 고독감, 꼼짝도 할 수 없죠. 눈이 강철 같은 손아귀가 되어 몸을 옭아매고, 빠져나가려는 내 시도를 번번이 비웃어요. 곧 죽으리라는 확신. 숨을 쉴 수 없을 때 느끼는 죽음의 공포. 패닉 그보다 더 처참하게 죽을 순 없을 겁니다."(p.256)

 

 

눈 사태로 인해 눈 속에 갇히면, 수축성 심막염으로 인해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진다는 설명이 작품 속에서 몇번이고 반복되는데, 그것은 관계속의 고립과 회복불가능 할정도로 차갑게 굳어버린 마음을 나타낸다. 생각해보면, 아버지 올라브와 홀레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수의 인물들이 딱딱하게 얼어붙은,철갑을 두른 듯한 마음을 갖고 있다. 대부분 유년의 상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영혼이 훼손된 삶을 살고 있다. 살아 있지만, 내면은 죽어서 매장된 사람, 생중사(生中死)의 상태. 홀레가 홍콩에서의 아편으로 고통을 잊으며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했던 삶이 바로 이런 삶이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이 뭉크 박물관에서 나누는 대화는 의미 심장하다.

 

 

 

 

 

 

<생명의 춤(Dance of Life)-뭉크>

 

 

대체 이 <생명의 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거야? 얼굴도 흐릿하잖아. 내 눈에는 꼭 좀비들 같구만."

"춤꾼들처럼 빙글빙글 돌지만 내면은 죽어서 매장되어 있고, 부패된 사람들 같은데요. 분명."(p.377)

 

죽음과 가까워진 아버지와 해리의 대화는 사랑과 미움은 결국 한 줄기에서 시작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작가의 전언을 보내오고 있다.

 

"넌 사랑이 많은 아이였어." "사랑이 아니라 미움이겠죠." "아냐, 사랑이다. 사랑과 미움은 같아.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하지. 미움은 그저 동전의 이면일 뿐이야. 난 네가 술을 마시는 이유가 네 엄마의 죽음 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했다. 아니면 네 엄마에 대한 사랑 때문이거나." "사랑은 살인자죠." 해리가 중얼거렸다.(p.202)

 

 

 

 

<뱀파이어(Vampire)-뭉크>

 

 

"뭐하는 것 같아?"

"여자가 키스하고 있는데요."

"여자는 남자의 목을 물고, 피를 빨아먹는 중이야."

"왜 그렇게 생각해요?"

"뭉크가 이 그림의 제목을 <뱀파이어>라고 했으니까."

"사랑과 고통. 그게 원래 이 작품의 제목이었지." (p.449)

 

 

위 대목은 [레오파드]의 노르웨이어 원제(Panserhjerte)에 마음(heart)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염두해 둘 때, 이 작품의 주된 테마중 하나는 '사랑'이고 그것은 '고통'과 '미움'을 수반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한때 뜨거웠던 마음이 식는 것은 고통을 수반한다. 흐르면서 모든 것을 불태우며 식어가는 용암처럼.

그렇다. 차갑게 식어 굳어버린 것을 녹일 수 있는 존재란 아주 뜨거운 것이야 한다. 이로써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배경적 요소인 니라공고 화산의 존재 이유가 설명된다. 분화구에 용암호가 있어, 뜨거운 마그마로 부터 분출된 용암이 끓고 있는 콩고 공화국의 고마 지역에 위치한 화산. 나는 니라공고 화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찾아 보면서 요 네스뵈가 8시간에 걸쳐 정상까지 올라가 뜨겁게 끓어 오르는 용암들을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했다. 화산이 분화할때 분화구에서 분출된 뜨거운 마그마가 식어서 굳은 것이 용암이라면, 이 책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고체의 용암은 '한때 뜨겁게 부글부글 솟아오르던 어떤 것'을 투영하는 상징적 도구로서 기능한다. 고체 용암은 '단단하게 굳어 버린 심장(Armoured heart-Panserhjerte)'의 다른 이름이다.

 

 

 

 

(프랑스어 판본의 [레오파드]는 니라공고 화산과 용암을 형상화 했다)

 

 

 

그러므로 해리 홀레가 치유를 위해, 이끌리듯 고체 용암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니라공고 화산으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여정인 것처럼 보인다. 사랑도 미움도, 선인도 악인도 모든 것을 녹여 버리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화산. 이 산위에서 과연 해리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을 용암처럼 뜨거운 피가 흐르는 마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 작품이 대단한 이유는, 차가움과 뜨거움, 눈사태와 화산, 사랑과 미움, 복수와 용서, 삶과 죽음과 같은 여러 대조되는 상징적 요소들로 빼꼭히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여담이지만, 비채에서 만든 표지의 빨간색은 앞서 말했던 사과와 피의 색상을 나타내는 것 뿐 아니라, 니라공고 화산의 용암을 표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스노우맨]에 등장하는 오슬로에 대한 해리 홀레의 감정을 보자.

 

 

 

한때는 그의 도시였으나, 이제는 감정적으로 피폐해졌고 재산 분할도 끝났으며 서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옛 연인과 같은 존재였다. 발 아래의 도시는 사방이 산등성이로 둘러싸인, 움푹 파인 지대였고, 피오르가 있는 곳만 예외였다. 지질학자들은 오슬로가 죽은 화산 분화구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밤이면 해리는 상상했다. 도심의 불빛은 밝게 타오르는 용암을 간직한 지표면의 구멍이라고. 그는 반대편 산등성이에 조명을 받은 하얀 쉼표처럼 놓인 홀멘콜렌 스키 점프대를 기점으로 라켈의 집이 어디쯤일지 찾아봤다. ([스노우맨], p.90]

 

 

이렇게 이미 전작 [스노우맨]부터 해리의 마음이 굳어져 가는 조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기의 해리는 사랑하는 존재 라켈과의 문제로 마음에 생채기를 내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흥미롭게도 네스뵈는 뒷 작품인 [레오파드]의 주된 소재를 예고라도 하듯, 이 작품에서 이미 '용암과 화산분화구'에 대해 언급하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슬로를 '감정이 떠나버린 옛 연인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레오파드]에서 해리가 오슬로를 떠난 이유와 돌아오기를 한사코 꺼려했던 이유도 모두 납득이 가고, 죽은 화산(오슬로)을 떠나 살아있는 화산(콩고)으로 향했던 해리의 여정 또한 자연스러워 보인다. 오슬로는 굳어버린, 죽은 화산분화구 같은 마음의 거대한 상징이다. 오슬로라는 장소는 해리 자신의 삶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암담한 상태에 다름 아닌 것이다. 또한 그것은 해리에게 있어서 애증이라는 이중감정의 대상이다. 그러기에 그는 어쩔수 없이 오슬로에 떠나려고 하면서도 언제나 다시 오슬로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치 라켈에 대한 그의 마음처럼.

 

 

 

그녀가 누굴 닮았는지 생각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해리는 그녀가 누굴 닮았는지 알고 있다. 라켈을 닮았다. 세상 여자들은 죄다 라켈을 닮았다.(p.62)

 

 

해리의 전 여자친구인 라켈은 그가 어디에 있든 언제나 그의 마음 속에 떠나지 않는다. 그녀는 칠흙같은 어둠을 마음에 품은 남자가 돌아갈 수 있는 존재이자 굳은 마음을 격렬하게 떨리게 할 수 있는 대상이다.

 

 

 

 

(빨간색은 이 표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서 스타킹 색도 빨강으로..^^)

 

 

 

다양한 원체험에서 길어올려지는 글과 사실성

 

 

네스뵈는 몇가지 다른 진지한 직업에 관심을 갖고 나서야 비로소 홀레 시리즈를 썼다.

그는 축구를 시작했지만,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양쪽 무릎의 인대가 망가져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부상당하기 전까지 17살 당시의 본인은 EPL의 토트넘 핫스퍼에서 뛸것을 확신했다고 한다.그래서일까 작가는 지금도 토트넘 핫스퍼의 광팬이다.) 차선책으로 그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90년대 초에 주식 중계인으로 일했다. 그러나 창조적인 정신을 억누르기는 힘들었기에 밤에는 동생과 함께 결성한 록밴드에서 연주와 노래를 했다. "우리는 지역 클럽에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료나 공짜 맥주를 위해 공연했지요. 우리는 매주 밴드 이름을 바꿨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밴드가 연주하는 것을 알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형편없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이 '누가 연주해?'라고 물으면, '그 녀석들이야'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밴드명은 'Di Derre'가 되었습니다. 노르웨이 말로 Di Derre는 '그 녀석들(those guys)'이거든요."

 

Di Derre는 1년후에 음악 투어를 하기 시작했고, 네스뵈는 밴드에서 노래와 가사를 썼다. 그는 이무렵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게 된다. 네스뵈는 그 자신을 음악가라기 보다는 스토리텔러로 보았다. 그는 음악을 이야기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

밴드 결성 2년후에 발표한 앨범은 노르웨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갑작스레 팝스타가 된 네스뵈는 한 해에 180회의 공연을 할 정도로 음악에 시간을 쏟아 부었다. (한창 때의 Di Derre는 노르웨이에서 '아하(A-ha)'다음으로 존재감있는 밴드였다고 술회한다. 지금은 더이상 레코드를 발표하지 않지만 여름에는 취미로 공연한다고 한다.) 완전히 소진된 네스뵈는 휴식이 필요했고, 그래서 날아간 곳이 오스트레일라의 시드니였다. 이 곳에서 그는 최초의 소설을 쓰게 되고, 이것이 해리 홀레 사가(saga)의 시작이었다.

 

 

(만약 레오파드라는 CD가 있다면, 수록곡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스노우맨]에서처럼, 요 네스뵈는 [레오파드]에도 많은 음악들을 담았다. 대부분이 영미 음악들인 점이 주목할 만 하다.

 

Sex Pistols -No future (p.44)

Miles Davis - , (p.85)

Deep Purple - (p.129)

Martha Wainwright - (p.171)

Duke Ellington- (p.302)

Joy Division- (p.455)

Tracy Chapman- (p.540)

 

음악들을 찾아들으며 책을 다시 읽었는데, 네스뵈가 책을 쓸 당시의 분위기를 교감하는 듯 해서 좋았다.)

 

밴드 생활을 통한 가사쓰기와 음악에 대한 관심은 그의 글쓰기의 밑바탕이 되었음은 당연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 [스노우맨]에서와 마찬가지로, 많은 음악들이 등장한다. 음악이 이야기를 몰고 가지 못한다면,작품에서 빼버린다고 할 정도로 음악은 그의 소설에서 중요하다. 음악은 그 사람이 누군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말해 준다고 믿고 있는 네스뵈이기에 선곡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한가지 주목 할만한 점은 그가 작품에 언급하는 음악들은 노르웨이의 음악이 아니라 대부분 영미의 음악들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미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아버지의 영향일 수도 있고, (아버지는 Jo Nesbo를 '요'가 아닌 '조'라고 미국식으로 불렀을 정도였다) 80년대에 미국 가수들의 오슬로 공연을 보아왔던 네스뵈의 경험일 수도 있다. 알아보니 Ryan Adams나 Neil Young같은 가수들은 그당시 뿐만 아니라, 요즘에도 오슬로에서 공연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해리는 거실로 가서 닐 영의 시디를 집어넣었다. 그러다 15분 후에 침울한 표정으로 다시 꺼내고 대신 라이언 아담스의 음반을 밀어넣었다.라이언 아담스의 '9번가의 약탈'을 방해하며 전화벨이 울렸다.[스노우맨]p.35') 개인적인 생각에 이러한 문화적 코드의 공감이 그의 미국에서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이유들중 하나가 아닐까한다.

 

 

 

    (레오파드의 두개골 위에 책을 올려놓고 찍어보았다.)

 

 

 

요 네스뵈가 이번 작품을 쓰기 위해서, 홍콩과 콩고를 직접 방문하고(홍콩의 경우, 이 작품을 쓰기 몇년 전에 다른 소설을 위해 조사를 떠났지만, 최종적으로 그 소설을 쓰지 않아 이번에 그 자료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눈사태 전문가나 스쿠버 다이빙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는 등의 사전 조사를 철두철미하게 했다는 것을 상찬하고 싶지는 않다. 제임스 미치너가 이야기했듯이 그것은 작가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니까. (작가에게 조사를 철저히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은 버스운전사에게 기어를 잘 바꾼다고 칭찬하는 것과 같다. 이런 단순한 기능을 잘하지 못하는 운전사가 어떻게 버스에 올라탈 수 있겠는가. -제임스 미치너) 다만, 그러한 사실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은 작품 전체에 안정성과 강력한 힘을 준다. [스노우맨]의 리뷰를 쓸 때도 언급했지만, 작가의 다채로운 이력은 그의 글에 핍진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의 작품 [헤드헌터]의 초반부분에 등장하는 인터뷰 장면은, 금융분석가로 활약하던 시절에 헤드헌터로 부터 인터뷰를 받았던 경험을 통해서 썼던 사실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마찬가지로 이 작품 [레오파드]에서 그런면은 예외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암벽등반에 대한 대목이었다. 요 네스뵈는 작가에게는 치명적인 손목 부상을 당하고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암벽 등반광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태국에 몇개월씩 머물며 암벽등반을 즐긴다고 한다.) 요 네스뵈는 잠시 글쓰기로부터 머리를 쉬게 하는 목적 외에도, 창조적 영감을 얻기 위해 암벽등반을 즐기고 있는 듯 보인다.

 

" 지하실에 내려 갔을 때, 유년에 느꼈던 공포..그런 것이 여전히 제 소설의 연료가 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등반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등반이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마도 자동차 운전보다 덜 위험할 거에요.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몸이 갖는 신체적인 공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몸은 등반에는 관심이 없지요. 몸은 오직 내려가고 싶거나 벽에 붙어 있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자신의 몸이 더올라 가도록 설득해야만 합니다. 당신의 움직임은 본능적으로 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직관과는 반대입니다. 매번 올라갈 때마다, 저는 여전히 공포의 간지럽힘을 느낍니다."

 

 

해리는 두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며 몸을 뒤로 기울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 수백만 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몸의 진화지향적 반발, 즉 인가이라는 종은 절벽에서 미끄러지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주장은 무시해야만 했다. 결국 머리가 한 끗 차이로 몸을 이겼다.(p.516)

 

 

그래서일까,두려움에 정면승부하는 무모한 매력이 있는 해리 홀레는 작가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대변해주는 분신처럼 느껴진다. 절벽위에 매달리며 아래를 내려다 보며 추락(하강)하며 순백색의 공포를 느끼는 장면은 필경 작가의 망막에 맺혀졌을 두려운 장면일 것이다.

 

 

 

 

 

 

총평

 

이 책을 붙잡고 있는 한, 마법처럼 시간은 흘러간다. 동거하기 쉽지 않은 '장르적 재미'와 '깊이'를 성취해 놓은 백열하는 걸작이다. 나는 책을 덮으면서, 힘과 열정이 최고조에 올라 그 열기때문에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는 작가를 상상해버리고 말았다. 방대한 스케일과 현기증이 날 정도의 복잡한 얼개 속에서도 작품은 방향성을 잃거나 느슨해 지지 않는다. 마치 정글 속에서 언제 독사가 튀어나올지 모를 것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다. 작가의 모든 것을 이 작품에 쏟아 부었다는 느낌이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자꾸만 다음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콩고의 콜탄 문제로 인한 황폐화 같은- 당대의 구체적 역사성이나 현실 조건을 치열하게 음각해 놓았다는 점이 놀랍다.

 

노르웨이 내의 두개의 경찰조직(크리포스와 강력반)이 연쇄 살인마를 잡기위해 서로 경쟁을 하며 벌이는 암투 역시 이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그래서 강력반인 해리 홀레가 살인마 뿐 아니라, 더 큰 조직인 크리포스와도 머리싸움을 벌여하는 이중의 압박감이 독자에게 재미를 두배로 안겨준다. 이 작품에선 무리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고독한 독불장군 스타일인 해리가 자신의 조직에 대한 의리와 책임의식을 시험 받는 중요한 무대가 되니 이 부분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캐릭터들도 모두 책밖으로 걸어나와 살아 숨쉰다. 플롯뿐 아니라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1년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네스뵈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점은 읽어 본 독자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는 이야기의 재미 뿐만 아니라,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는 작가다. 작가의 분신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해리 홀레의 캐릭터는 전편 [스노우맨]보다 좀더 구체의 옷을 입었다. 죽어가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그의 내면적 정서에 좀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리 홀레 시리즈 3편인 [레드브레스트(The Redbreast)]를 쓰면서 해리홀레가 누구인지를 작가 자신도 비로소 알았다고 했는데, 이 작품에 이르러서는 더욱 발전한 캐릭터로 살아있는 존재같은 인물의 생동감을 담아냈다. 일반적으로 뇌스베는 집필할 때 플롯을 가장 중시한다. 그래서 주인공의 사생활에 집중하는 것을 기피해 왔는데, 이번 작품만큼은 홀레의 개인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 불가피했음을 밝히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의 몇몇 장면은 작가가 다시 쓸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과도한 잔인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가 추구하는 소설의 본령은 결코 이런한 '피의 비명'에 있지 않다. (노르웨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크누트 함순(Knut Hamsun)이 주장한, "작가는 '피의 속삭임'과 골수의 기도를 묘사해야한다"는 말을 언급하며, 네스뵈는 [레오파드]의 일부분이 '피의 비명'에 가까운 면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 그가 글을 쓰는 이유는 악의 본질에 대한 진실되고 독창적인 무엇인가를 이전에는 말해지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이러한 폭력성은 필연적 속성처럼 보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작가를 둘러싼 외적 현실은 더욱 가혹한 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에 있는 오슬로와 유또야 섬에서 브레이빅(Breivik)이 저지른 학살극을 우리는 기억한다. 77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이 잔혹한 행위는, 세계적으로 안전한 나라로 유명한 노르웨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자국민 뿐만아니라 전세계를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작가는 '노르웨이의 잃어버린 순수(Norway's lost Innocence)'라는 장문의 기고문에서 예전에 존재했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지라도 앞에 놓인 길이 있기에 용기를 가져야한다며 이 사건 때문에 슬픔에 빠져 있는 자국민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이 끔찍한 사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관해 그는 "두려움이 없다면, 용기가 생길 수도 없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의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기본 테마일지도 모르겠다. 해리 홀레는 끊임없이 자신의 두려움과의 대화 속에 있는 사나이다. 그는 소름끼치는 악과의 대결에서,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번 두려워하지만 (평범한 우리들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해내는 인물이다.

 

 

 

[스노우맨]이 라켈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면,[레오파드]는 해리의 아버지 올라브와의 관계가 이야기의 한축이었다. 그러므로 다음 작품인 [팬텀]에서는 아버지로서의 해리가 주된 내용이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듯 싶다. (아버지의 역할.. 10대 딸을 두고 있는 네스뵈에게 있어서 지나칠 수 없는 테마인 셈이다.)

 

장르 소설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의 짜릿함에 가장 큰 점수를 주는 독자라면 바로 이 책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것인지 예측해 보려고 해도, 안대를 끼고 한 치 앞을 내다 볼수 없는 상태로 걷는 느낌을 받았었다. 작가는 이 책을 여러번 고쳐쓰면서 어떻게든 부피를 줄여 보려고 노력했다고 했지만, 이러한 압도적 재미라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이렇게 순도높은 재미만 보장해 준다면, 길면 길 수록 좋기 때문이다.

 

 

 

 

    (순도높은 재미,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로 독자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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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0-2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요네스뵈의 책이 치명적인 재미를 지니고 있다 해도, 에세르님의 리뷰만 할까요! 와우.

에세르 2012-10-28 23:06   좋아요 0 | URL
끄응.소이진님.. 너무 극찬이시라 저도 모르게 어디 숨을 곳이 없나 주변을 살폈네요..ㅠㅠ(감동의 눈물입니다)
요 네스뵈의 이 작품은 말씀처럼 '치명적'인 재미를 가진 책입니다.작가가 각고의 시간을 보낸 티가 팍팍납니다!

야클 2012-10-28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에세르님 서재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요? 글과 그림(특히나 사진...빨간색... -_-) 모두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사진 속 모델은 과연 누굴까 느무느무 궁금해 하면서... ^^

에세르 2012-10-28 23:09   좋아요 0 | URL
야클님, 반갑습니다!
즐겁게 감상하셨다니..그 말씀에 포스팅한 보람을 느낍니다~^^
이번 책은 빨간색이 매우 중요해서 주로 빨간색으로 도배를 하게 되었네요~ㅋㅋ 모델은 평생 모델입니다.ㅎ

Mephistopheles 2012-10-2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콩고가 등장하는군요. 최근에 읽었던 제노사이드도 주 무대가 콩고였는데.....
고문, 집단살육, 광기, 인간이기에 가능한 모든 행위라고 보고 싶습니다. 그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니 그건 참 아니올시다라고 보고 싶지만요.^^

에세르 2012-10-29 11:11   좋아요 0 | URL
올해의 화제작 [제노사이드]를 아직 못읽었습니다. 이상하게 절묘하게 못만나고 있는 책이네요. Mephistopheles님이 언급하시니, 조만간 주문해서 읽어봐야겠네요. 콩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었는지 덕분에 알았네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을듯해서 읽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프레이야 2012-10-3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이 책은 읽어보질 못했지만 이렇게나 알차고 성실하고
암게살 들어찬 것마냥 포실한 페이퍼는 처음 봅니다. 세상에 고수는 많아요, 역시!
좋은 글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사진도 아주 매력적이네요.

에세르 2012-11-01 00:03   좋아요 0 | URL
오오 프레이야님, 어쩜 그리 칭찬도 맛깔나게 해주시는지..놀랬습니다. 글을 잘쓰셔서 예상은 했습니다만,감사합니다! 고수는 전혀 저와 어울리지 않는말씀이구요..^^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루쉰P 2012-12-05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왠지 잡지사에서 일 하시는 듯한 포스가 느껴지네요 ^^ 세상에 리뷰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정도 스케일이면 책을 직접 출판하시는 곳 보다 더 강렬한 비주얼을 보여 주시는데요. ㅋㅋㅋ

아 정말 대박이시네요. ㅋㅋㅋ 반갑습니다. ㅋㅋ

에세르 2012-12-18 10:20   좋아요 0 | URL
루쉰P님 감사합니다. 잡지사라는 말은...ㅎㄷㄷ 대단한 칭찬이시네요~
좀 늦게 댓글 보았는데, 오늘 아침 기분이 루쉰P님 덕분에 아주 좋아졌네요.
저도 반갑습니다. 놀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