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반엔가 눈이 떠졌다. 일요일이고 바깥도 아직 어둡고, 해서 잠깐 게으른 맘이 들었더랬다. 이럴 때 내가 쓰는 동기부여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뜬금없이 자신을 무자수행중인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닮고싶은 인물을 떠올린다.  아니면 일단 옷을 추려입고 gym으로 가버리는 것도 좋은데 아무리 밍기적거리다가도 gym에 들어가면 운동을 열심히 할 마음이 생기고 몸도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진짜배기라면 장소나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겠지만 지극이 노태우사람인 나는 딱 보통사람만큼의 모든 feature를 갖고 있기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독려해야 겨우 하루를 보낼 수가 있다.  


나이가 들고 무릅이 아픈 관계로 뛰는 건 조심하면서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넘기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cardio는 필요하고, 근육운동과는 다른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사이클링기계로 이걸 대체하고 있는데, 칼로리소모는 달리기와 걷기를 적당히 섞은 long distance + long hour가 최고인 것 같다. 이걸 대체하는 건 내가 볼때 수영이 유일한데, 계속 가야지 하면서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Golds Gym에서 운동을 하면서 24 Hour Fitness에 애초에 등록한 이유도 사실 이런 이유였는데 아직도 수영은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준비물이 너무 많고 끝나고 씻고 등등 하는것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둘 다 합해서 한달에 56불 정도라서 큰 부담은 없지만 덜 쓰게 되는 24 Hour Fitness가 아깝긴 하다.  레크리에션으로 운동하긴 좋은데, 농구풀코트인도어, 수영장, 스쿼시코트도 많아서 이쪽에 친구들이 많았더라면 잘 활용했을 것이다.  하기야 이 동네에 사실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널린게 파크와 농구코트, 운동장, 테니스코트라서 역시 같이 할 사람이 없는게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쓴다는 행위를 예술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꽤 심한 한국이나 일본의 풍토에서 작가라는 것을 직업으로 규정하고 생계를 잇는 수단으로 보는 관점에서 성공한 작가가 20년간의 출간 대비 수입을 분석하여 던지는 다소 생소하지만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덕분이 이 작가가 특정시리즈로 꽤 유명한 것을 알게되어 시리즈구매를 예약하게 되었으니 결국 판촉물을 써서 돈을 버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성공한 작가라는 전제가 붙겠지만, 다작이라면 평균치 이상의 판매부수로도 얼마든지 작가로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큰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베스트셀러의 기준이 10만부로 떨어졌다는 요즘, 책 하나에 5만부이상을 파는 건 마치 옛날 100만부시대에 50만부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만약 다른 직업이 있다면 간간히 책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책은 넘치고 진짜 잘쓰고 못쓰고를 떠나 책이 많이 팔리지 않고 읽혀지지 않는 풍토에서 이것조차도 쉬운일이 아니겠지만, 왠지 예술이 아닌, 그리고 감성이나 감동을 던져주는 목적보다는 아주 순수하게 재미있는 소설을 써서 돈을 벌겠다는 취지라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지노선은 대본소판타지나 대본소무협지수준보다는 높은 책으로써 사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여야 하겠지만, 왠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모락모락 피어나다가 그런데 창작은 아무나하나 라는 생각에서 모든 것이 무너지더라.  '박람강기'시리즈는 꽤 좋다.


원래 트릭을 풀기보다는 이야기를 즐기는 편이라서 평소에 추리를 푸는 노력도 하지 않지만, 번번히 엘러리가 던지는 도전에 무너지고 만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guessing game을 했지만, 귀납적인가 연역적인가 하는 추론방법을 사용하지도 못했고 그저 모호한 단서를 갖고 도전했으나 역시 망.  

추리소설은 그냥 재미있게 즐기는 수준이 나에게는 무난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오전의 일정이 없는 일요일. 아침운동을 마치고 마시는 커피와 책향기는 언제나 힐링 그 자체이다. 여기에 비견할 수 있는 건 자연속에서 맞는 아침커피향기인데 캠핑엔 문외한이라서 기회가 좀처럼 없다.  그저 도시속에서 이런 소소한 만족을 즐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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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10-0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무자수행중인 사람 롤플레잉 괜찮은데요. 아침잠 많은게 평생 고민인데 내일부터 한번 써먹어 봐야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transient-guest 2017-10-09 02:44   좋아요 0 | URL
적당한 롤플레잉은 좋은 방법같아요 즐거운 밤 되시길

blanca 2017-10-09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새 무릎이 아프더라고요. --;; 조금 뛰었다 싶으면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려서. 이렇게 빨리 몸에서 노화가 진행된다는 게 받아들이기 힘들 때도 있어요. 마음은 아직 대학교 1학년인데 말이에요.^^;; 저도 요새 커피 마시는 낙이 너무 크답니다. 지금 운동할까 말까 망설이는 중인데 님 글 읽으니 해야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7-10-09 02:52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살면서 임밸런스가 생기는게 그리 나타나는 듯합니다 ㅎㅎ 즐거운 운동 하셔요 ㅎㅎ

jeje 2017-10-09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속 커피향기. 상상만으로도 기대되고 즐거운 장면이에요.

transient-guest 2017-10-09 06:25   좋아요 0 | URL
언젠가는 즐길 날을 기다리고 있지요 ㅎ

감은빛 2017-10-10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6시 반이면 무조건 더 주무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ㅎㅎ
아침 운동 후의 책과 커피라~ 좋네요!

transient-guest 2017-10-11 00:18   좋아요 0 | URL
아침에 눈이 떠져요...-_-; 저도 늦잠이 자고 싶은데 말이죠.. 아침에 일찍 운동하고 9시에 서점 열 때 나가서 마시는 커피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