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교과서 인물 : 세종 대왕 - 소통, 융합, 혁신의 지도자 이야기 교과서 인물
이재승 외 지음, 이고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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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융합,혁신의 지도자 세종대왕

이재승, 이희철, 우종민 글
이고은 그림
시공주니어 펴냄




지은이를 살펴보니 세 분이다. 모두 국어교육을 전공하신 분들이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분들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셨으리라 생각이 되고 그에 대한 내용이 책 속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느꼈다. 위인전이라 하면 보통 '업적'에 중점적으로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그야말로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즐겼는지, 뛰어난 재능이나 자질은 무엇인지, 성품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딱딱하지 않게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아버지 태종 이방원과 형님이자 세자였던 양녕대군 등과의 관계에서 효와 우애를 실천했던 점 등을 살펴보면서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살펴볼 수 있었다.

소통, 융합, 혁신의 지도자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세종은 '조선'이라는 당대에서 보기 힘든 뛰어난 지도자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하들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백성들과의 소통을 했을 만큼 그의 따뜻한 인품도 느낄 수가 있다. 그가 노비출신의 장영실을 등용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재를 보는 눈 또한 가졌던 것을 알 수 있다. 한글 창제,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명, 영토 확장, 음악에 있어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것과 같은 여러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셨다. 그의 이러한 다방면에 있어서의 안목과 지도력과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해왔던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백성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세금제도를 고쳤으며, 의학책과 농학책까지 펴 냈던 것을 보면 그가 어떤 분이었는지 다시 한 번 느껴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 분과 관련된 유적에 대한 소개와 '역사 한 고개'라는 코너를 통해 당시의 관련된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해 놓은 부분은, 이 분의 이런 면모를 살펴보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세종대왕 위인전'은 이전에도 많이 읽어보았겠지만, 이 책을 통해그의 인간적인 성품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역사책을 접하게 되는 초등 4학년 이상 친구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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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의 비밀 후원 작전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67
힐러리 매케이 지음, 지혜연 옮김, 김영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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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의 비밀 후원 작전

힐러리 메케이 지음
김영미 그림
지혜연 옮김

나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은 <책벌레들의 책 없는 방학>의 후속 작품이라고 한다. 루스, 나오미, 레이첼, 피비 네 명의 자매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만들어내는 '사건, 사고'들이 기발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참 재미나다. 작가인 힐러리 메케이는 이 작품 서문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했는데 '나는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여러분은 그 이야기를 읽으며 내 우스갯소리에 웃어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함께 어느 가족을 방문하고 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며 독자들과 공감대를 맺기를 바람을 전해왔다. 맞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작가가 내보인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작독자가 그 세계에 놀러가고 서로가 만나는 것이 아니겠나. 유쾌한 경험일 수도 있고, 슬프고 아픈 경험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경험을 하게 해준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궁금했었다. 비밀 후원 작전이라니? 뭘까...
맏이인 루스는 개학 첫날 잠옷을 입은 채 학교에 가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지고, 그래서 도서관에 틀어박혀 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자는 후원 광고를 보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던 루스는 한 달에 10파운드를 후원하는 일에 동참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미성년자인 루스는 사실 이 후원에 동참할 수 없는 규칙이 있다. 18세가 되어야 참여할 수 있는데, 아직 13세인 것. 루스는 13이라는 숫자를 교묘하게 18처럼 써서 신청서를 낸다. 마침내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단 부모님에게는 비밀로 하는 일인지라, 수두에 걸린 루스는 둘째인 나오미에게 관련 우편물을 몰래 받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조섹이라는 아프리카 남자아이를 후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네 명의 자매가 공동의 후원자가 되어 아기 돌보기, 잔돈 찾아내기, 용돈 아껴쓰기, 이웃의 정원 가꾸기, 개 집에서 샌드위치 만들어 팔기 등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돈을 모으게 된다! 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기특한 일인지...! 한 명의 딸내미를 키우는 것도 손이 가게 마련인데, 네 명의 자매들이 함께 어울려 자라는 데는 그 네 배 이상의 '사건 사고'가 있게 마련. 그들이 뿜어내는 재치와 유머와 충돌?은 독자들이 함께 깔깔거리기에 아주 충분했다!

비밀 후원을 진행하면서 이웃인 토비 할아버지, 엠마 할머니와 우정을 나누게 되는 점과 또 이 네 자매를 사랑하고 늘 격려해주시는 왕할머니와의 교감이 참 따뜻하고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아이들을 잘 이해해주고 친구 같은 할머니로 늙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나이 들면서 배움의 문을 닫아버리면 꽉 막힌 꼰대밖에 더 되겠는가. 마음을 열고 열심히 운동하여 몸과 마음이 '젊은'할머니가 되는 것이 노년의 꿈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나 할까. 지각하는 자매들을 위해 매일 스쿨버스 출발을 지연시켜주는 마틴의 존재도 참 따뜻하고.. 이리저리 밀리고 밀리는 만원버스에서 덕선이를 지켜주려 팔뚝에 힘줄을 드러내던 응팔의 정환이도 생각나고..^^ 유쾌하고도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자매들이 많은 집의 아이들, 외동인 아이들 조금씩 느껴지는 바가 다르겠지만 재미있게 읽겠다 싶다. 음.. 근데 남자아이들보다는 여자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책이라고 해야할 듯. 남자 아이들도 아이들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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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도 퀸 1 - 세븐 링 서커스 괴도 퀸 시리즈 1
하야미네 카오루 지음, 정진희 그림, 김영주 옮김 / 비룡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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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클럽 30

괴도 퀸 1. 세븐 링 서커스


하야미네 가오루 지음

정진희 그림

비룡소 펴냄 



하야미네 가오루 작가는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 출신 작가다. 아이들에게 읽힐 책을 찾다가 스스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인데,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되어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로 인해 일정이 연기되면서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괴도 퀸 시리즈의 前作인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시리즈는 우리나라 초등 고학년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은 시리즈다. 학교 도서관 도우미로 봉사를 할 때, 고학년 친구들이 이 시리즈를 앞다투어 대출해 가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그 때 나는 초등 1학년 학부모였기에 그 책을 빌려가는 언니, 오빠?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시리즈가 있다는 것이 굉장히 멋져보였다! 고학년이 되면 탐정 이야기, 판타지 소설 등에 매니아적인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더라.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시리즈 우리나라에서 20만부가 팔렸고, 일본에서는 400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다.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시리즈가 14권,『괴짜 탐정의 두 번째 사건 노트』가 2권, 그리고 후속작으로 『괴도 퀸』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괴짜 탐정의 사건 노트』시리즈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하야미네 가오루라는 작가의 매력은 충분히 알 것 같다. 아이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탐정소설 매니아들 사이에서 찾아서 읽는 열풍을 일으킬만한 작품이랄까? 괴도라는 인물의 반사회적인 성향의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점, 조커와 RD라는 매력있는 파트너, 최면술사, 곡예사, 마술사 등의 흥미로운 등장인물이 뻔?한 것을 거부하는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았나 싶다. 엄마가 골라주는 책이 아닌, 내가 찾아서 읽는 시리즈. 아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그런 시리즈인 것이다.


옛날에 읽던 만화책만한 크기의 비교적 작은 판형이라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빽빽하지 않은 글밥에 이야기와 잘 매치되는 카툰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매력적이다. 중성적인 느낌의 퀸은 평소에 파트너인 까칠한 조커와 인공지능 RD에게 핀잔이나 듣는 허당 같지만, 변장이나 변신의 귀재로 희대의 괴도로 손색이 업는 인물이다.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느낌'을 준다!


이번에 훔치게 될 물건은 바로 이집트에서 전해내려오는 '린넨의 장미'라는 다이아몬드. 이것은 원래 26년 전에 카이로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네펠티티의 미소'이다. 시대에 따라 주인이 바뀌면서 어느 왕은 자신의 눈동자를 빼고 그 자리에 숨겨 둘만큼 소중하게 여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네펠티티의 미소'를 소유한 사람은 불행해졌다. 그래서 '네펠티티의 미소'는 저주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며 사람들이 꺼리는 물건이 되었는데, 이후 카이로 미술관에 전시되었다가 도난당한 후로는 저주도 사라지게 되었다는데... (p. 31)


현재 '린넨의 장미'는 일본인 부호인 호시비시 다이조의 손에 들어가 있다. 퀸은 당당히 도전장을 보내고 호시비시의 집에 당도하지만 이미 '린넨의 장미'는 누군가 먼저 훔쳐간 뒤였다. 퀸은 자신의 먹잇감을 채간 이가 세븐 링 서커스의 단장인 화이트 페이스인 것을 알아내고 당장에 쳐들어가서 '린넨의 장미'를 되찾아올 기세였지만, 서커스 공연에 감동을 받아 화이트 페이스와 '린넨의 장미'를 건 한 판을 벌이기로 한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오프닝에서 전쟁에 폐허가 된 마을과 상심한 마을 주민들이 묘사되었는데 무슨 의미일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화이트 페이스는 오프닝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공연을 하며 만난 소녀와 약속을 한다. 꼭 다시 와서 공연을 하겠다고. 화이트 페이스는 괴도의 능력을 빌리기 위해 '린넨의 장미'를 이용한 것이다. 괴도는 화이트 페이스가 소녀와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을 도와준다. 비행선 '트루바두어'에 서커스 단원들을 태우고 그곳에 데려다 준다. 보물 '린넨의 장미'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 속에 작가는 '전쟁'이라는 생각할 거리를 담아두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환경과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슬픔에 젖어 있는 사람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디서든 통하는 미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그렇다면 정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단박에 화이트 페이스를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서커스 공연이 퀸에게 감동을 주었던 점, 희대의 괴도인 퀸의 능력을 통해 작지만 소중한 약속이 지켜졌다는 점에서 작가의 마음이 읽혀졌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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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게임 마니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6
선자은 지음, 고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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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어린이문학 36

 위험한 마니또


선자은 지음

고상미 그림

푸른숲주니어 펴냄




김지율 죽어라

진짜 재수 없어!


시작부터 강렬하다!

초등 고학년 교실에서 시작된 마니또 게임. 선생님의 제안에 모두들 유치하다는 반응이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 누군가 나를 뽑아주길 바랄 만큼 약간의 설레임도 있었겠지. 남학생은 여학생을, 여학생은 남학생을 뽑았다. 남녀비율이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여학생을 뽑은 지율이만 빼고. 스포일러 같지만 지율이는 단짝 아름이를 뽑았다. 그리고 지율이를 뽑은 아이는 모모. 일단 여기까지. 그런 지율이에게 이런 충격적인 내용이 쪽지가 온 것! 등장인물 소개에서 밝혀진대로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이며 존재감이 없던 아이가 지율이다. 그러다가 지율이가 부회장이 된다. 소심하지만, 자기 할 일은 잘 챙기는 것이 이런 아이들의 장점이다. 부회장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 왔던 지율이. 누구에게든 허투루 보일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기에 이런 쪽지는 더욱 충격적이다. 하지만 지율이는 당황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 결코 소심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것.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 사실이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남들이 모른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부회장이 되어 그동안 쌓아왔던 나름대로의 모범생다운 이미지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


이 작품에서 언급되는 이 반의 주요 남학생들은 전은석, 황두진, 모모, 이렇게 세 명이다.

전은석은 학급회장으로 그야말로 나무랄데 없는, 남학생, 여학생 누구나 인정하고 좋아하는 엄친아 스타일이다. 황두진은 그 반대. 다혈질인데다가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늘 주먹이 앞서는 까닭에 따르는 몇몇 남자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모모는 존재감을 스스로 없앤 아이라고 해야할까. 한쪽 귀가 안들리는 것 때문에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모모는 그때부터 아예 없는 사람 처럼 처신을 한다.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게 지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지낸다. 그런 모모가 뽑은 인물이 지율이다. 존재감 없이 지내기를 바라지만, 자신이 뽑은 아이는 눈여겨보게 되는 법. 지율이는 끔찍한 첫 쪽지를 아무도 모르게 숨기지만, 점점 그 보다 더 심한, 공격을 받게 되고 반 전체 아이들이 알게 된다. 그럴 수록 모모는 자신이 지율의 마니또이기에 범인으로 의심을 받게 될까봐 촉각을 세우고 범인을 알아내려 애쓴다. 모모가 알아낸 바에 의하면... 범인은 전.은.석!


그렇다면 왜 전은석인가? 왜 전은석이 모모의 눈에 범인으로 보일만 행동을 한걸까? 지율이가 모모의 귀띔(은석이가 범인이라는)을 듣기 전에 지율이도 평소에 기대했던 은석이, 아니 회장이 모습이 아니어서 당황한 적이 있다. 지율이가 당한 일을 자꾸 덮으려 했던 것이다. 누군가의 장난일테니 일을 크게 벌이지 말자고 하면서... 지율이는 그런 은석이의 모습에 서운함을 느낀다. 그리고 은석이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서운함을 넘어선 복수심이 불타게 된다.


다음은 시현이.

연예인처럼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다. 시현이 역시 아이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그 멋진 이미지 때문에, 그 이미지를 지켜야하기에 안타깝지만 무리수를 둔다. 마니또가 보낸 선물인양, 자기 서랍에 스스로 산 물건들을 넣어놓는다. 지율이에게 부회장 자리를 뺏긴 질투심은 이 마니또 사건의 발단이 된다...


 

 

 

고상미 그림작가의 일러스트가 눈에 확 들어온다.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잘 드러내주는 흑백의 연필 스케치, 그리고 노란색의 컬러. 긴장감이 감돌고 스릴감 있는 사건들을 효과적으로 부각시켜준다. 『스무고개 탐정(비룡소)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그렸던 적이 있어서, 한번에 알아보았다.


갑자기 여자애들이 김지율을 동정하기 시작했다. 바로 지난 주까지는 김지율이 가식적이라고 흉을 보던 애들이 맞나 싶었다.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둘 김지율에 대해 이야기하더니 순식간에 반 전체에 김지율을 불쌍히 여기는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변덕스럽다. 단순히 흥미로운 일에 대한 관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거기에 맞춰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는 아이들, 그러고 보면 멍청하긴 해도 한결같은 두진이가 나은지도 모르겠다. 두진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김지율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김지율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단순한 식중독이 아닐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 분명히 초콜릿과 연관이 있다. (p. 85, 86 모모의 이야기 中)


초등 고학년 아이들의 이야기 치고는, 작가의 말대로 강렬하고 독하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른들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경쟁을 하는 가운데 느끼게 되는 질투심, 탐욕 때문에 이들은 가식적일 수 밖에 없다.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자신의 진짜 모습은 차이가 있고, 그 차이만큼 어쩌면 더 처절하게 감추려는 '노력'이 따른다. 이런 치열한 교실의 무대 뒤에는 어른들이 있는게 아닐까. '나다운 나'로 보아주지 않고 끊임 없이 자신의 의견대로 아이들을 이끌려 하는 어른들. 아이들을 치열한 경쟁 속으로 밀어넣는 어른들.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내 측은하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자아가 강해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어른들의 개입 없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희망적이고 대견하다고 생각되었다. 아무 존재감도 없다고 생각했던 모모에게 그런 아픔과 그걸 어떻게든 극복해보려는 자신만의 전략?이 있었다는 것을 보며, 사람을, 아이들을 그냥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만으로 이해하려 하면 안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모두 그들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소통이 필요한거고...


학급회장 은석이의 마지막 엔딩씬?에 한없이 감동되었다. 긴박하고 충격적인 일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범인의 마니또로서 어떻게든 그의 수호천사가 되어주려 노력했던 그의 모습에 독자인 나는 안심했다. 수호천사이기에 누군가 당했어야하는 고통을 자신이 받으면서도 감내해주었다는 것에 희망이 보였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각각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점이 스토리 전개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각 인물들의 입장이나 속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렬하고 독한 이야기일지라도 치열한 교실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에 공감이 된다. 이 또래 아이들은 읽으면서 자신들의 모습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아이들 스스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그 과정에 참여해보려 애쓰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어른인 나는 아이들 뒤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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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9-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정말 확 와 닿네요. 꼭 한 번 읽어 봐야겠어요.

큐브 2015-11-16 16:24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세계임에도 정말 강렬하고 치열하죠.. 그러면서도 그들 나름대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어요.
 
내 동생은 로봇 라임 어린이 문학 8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지음, 줄리아나 뉴펠드 그림 / 라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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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어린이문학 8. 내 동생은 로봇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글

줄리아나 루펠드 그림

박은정 옮김

라임 펴냄





라임 어린이 문학 시리즈 여덟 번 째, 『내 동생은 로봇』

라임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를 솔솔 재미나게 잘 읽고 있다. 『화장실 몬스터』 , 『시간 사용법』,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등,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외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선별하여 국내 출판사들이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책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 여건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고 책을 읽는 환경이 활성화되어야 출판사의 재정이 선순환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적극적인 독서 활동을 하여 좋은 책을 찾아 읽고 피드백을 하는 만큼 우리 나라 출판 문화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책은 대부분 부모님들이 구매를 하여 아이들에게 권해주게 되니, 어린이들도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 부모님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로서의 힘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강요나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책을 좋아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라임 어린이 문학시리즈가 아니, 각 출판사의 문고 시리즈가 앞으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라... 서두가 길어졌네...


가끔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이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의 제목을 보면, 재미있다! 그 제목이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고른 딸아이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단박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들이 고르는 책은 따로(?) 있다.^^ 간혹 자기가 아는 출판사나, 시리즈 물 중에서 골라오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많은 경우 제목에서 임팩트가 느껴지는 것을 골라온다. 딸내미의 경우도 선호하는 단어(소재)가 몇가지 있다. 밝히지는 않겠지만.(사실은 매우 유치하기 때문...ㅋㅋㅋ) 이 책 역시 '걸려 들었다'. 이 책이 배송되었던 날, 테이블에는 몇가지 책들이 놓여있었다. 그런데 딸내미의 레이다망에 들어 온 책은 바로 이 『내 동생은 로봇』이란 책이다! 앉은 자리에서 다 본 뒤 아주 재미있다면서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주더라.(만점 주는 경우는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딸내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먼저 제목에 눈길이 확~ 갔을 것이다. '로봇'은 사실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내 동생이 로봇이라는 데서 구미가 당겼을 것 같다. '동생'이라는 존재는 원래 나와는 애증의 관계가 아니던가. 내 동생이 로봇이라고? 오호, 그것 참 재미나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들춰봤을 것이다. 또 표지를 보니 스마일~~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로봇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시크~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남자 아이를 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겠지.

 

 

 

로봇의 이름은 'E', 옆에 있는 소년의 이름은 새미.

새미의 엄마는 로봇을 만드는 박사다. 즉, 로봇'E'는 엄마가 만드셨다. 엄마는 E를 통해 중요한 실험을 해야하기 때문에, E를 새미와 함께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로봇 티를 팍팍 내며 잔소리를 하는 E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 잘난척이냐고... 게다가 나보고 형이라니...

 

 

 

E의 이름에 대한 설명 중.

소심한데다가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을 꺼리는 새미는 아주 곤란한 지경이다. 그런 새미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떠드는 E가 맘에 들지 않는다. 카툰 스타일의 삽화에 말풍선이 친근하고 재미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꼬리를 자르고 눈치 없이 알고 있는 내용을 줄줄이 말하면서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E.


아.. 이런 아이를 내가 데리고 다녀야 하다니!!! 새미는 정말 절망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E가 점심시간에 음식을 던지고 이런저런 소란을 피워서 학교에서  엄마를 호출하여 회의까지 하게 된다. 엄마는 그 후  E의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가셨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로봇스러운 기계적인 말투를 쓰지 않고 구어체를 구사하고, 분위기를 파악하여 눈치껏 행동하게 되었다. 새미는 반신반의 하면서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씩 놓이게 되고, E와 말이 통하게 된다!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새미를 악당 쿠퍼에게서 보호해주기도 하며, 새미의 좋은 점을 부각시켜 그동안 존재감 없던 새미가 재평가 받는 상황으로까지 이끌어 준다. 결국 새미는 이렇게 사려깊은 E를 동생으로 받아들여주는데, 어느날, E가 사라져 버린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E가 없어지자 새미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를 납치해간 범인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며 사건의 단서를 찾는데...

새미의 집에는 여러 종류의 로봇이 함께 지낸다. 특히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게 아침 상을 차려주는 '든든 아침 식사 제조기'였는데, 시리얼 버튼을 누르면 시리얼을 그릇에 담아 우유를 부어주고, 바나나까지 썰어서 얹어주는 기계다. 주부로서는 탐내지 않을 수 없는 로봇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봇이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E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로는 마음까지도 나눌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TV에서 로봇에 관한 프로그램에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 우리 나라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고 상도 많이 탔지만, 국내에서 아직은 저변 확대가 미미하다는 내용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개발된 기술이 상당부분 제품화 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 중에서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과학적인 소재를 다룬 SF(Science Fiction) 영화나 책들이 많이 나와서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해보는 것도 과학의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동안 상상했던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술이 뒷받침되어 많은 부분 실현되었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읽으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만큼 내용이 재미있다는 얘기다.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는데는, 내 생각에는 번역과 일러스트의 힘이 컸다고 본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읽을 때 아주 편안했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단어 선택도 좋았던 것 같다. 때때로 외국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초반에 몰입이 되지 않아서 지루할 때가 있다. 그 특유의 분위기와 어감이 낯설어서 그런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한국 독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된 것 같다. 이야기 내용과 궁합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코믹한 일러스트도 좋았다!

원작 얘기인데, 작가 제임스 패터슨은 나에겐 생소한 이름인데, 미국에서 꽤 인기가 있는 작가더라. 나이가 70이 다 되었는데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임스 패터슨의 작품 중 어린이 문학으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가 있으신데도 이런 재미난 스토리를 지어내신걸 보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보다. 실제로도 재미있는 분일 것 같다!

교실에 교육용 로봇이 같이 앉아 공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고, 선생님을 도와 수업을 진행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설명해 준다면 어떨까. 아니 로봇과 친구가 된다면...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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