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 제2회 스토리킹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1
천효정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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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제 2회 스토리킹 대회 수상작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비룡소에 몇 개의 문학상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스토리킹 대회 수상작에 관심이 많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을 어린이들이 읽어보고 수상작을 결정하게 되는데,

어린이들의 선택은 정말 믿을만 하기 때문.^^

그리고 어린이들이 뽑은 작품은 어른들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굉장히 신선한 재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인 어린이들이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뽑는 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천효정 작가님은 수상 소감에서 독서록 마저 숙제처럼 해야하는 요즘 상황에서

아이들이 잠시나마 아무런 부담감 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읽게 해주고 싶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작가님은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데,

그만큼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잠깐이라도 짬이 날 때 재미있는 책 한 권으로 머리를 식힐 수 있다면..

너무나 공감이 되는 얘기다.

 

 

작년 수상작이었던 스무고개 탐정도

초등학생 탐정과 그 친구들이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했었다.

벌써 3권이 나올 정도로 인기도 많았고.

 

올해 수상작은 어떤 작품인지 궁금했는데,

제목이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란다!

오, 제목부터 확~ 땡긴다~~^^

건방이 스타일은 바로 이런 것.

좀 삐딱하지만 솔직하고 당돌한게 매력인...

 

 

 

 

 

 

심사위원이 된 친구들은 정말 신나겠다!

심사위원 위촉장도 받고,

책 뒷부분에 심사위원단으로 자기 이름이 실리기도 하니까.

응모할 수 있는 대상은 4학년~6학년이라고 한다.

 

 

 

수련을 제대로 받고 있는 건방이의 모습^^

 

오방도사와 건방이.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허물없는 할아버지와 손자 같은 관계 같기도 하다.

유머러스하고 스스럼 없이 나누는 대화가 이야기의 포인트라고 해야할까?

티격태격 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은 충분히 느껴진다.

또 다른 가족의 모습 같은...

훈훈함도 느껴지는 인물들.

 

건방이가 오방도사의 제자라면..

초아는 설화당주의 제자.

연검술을 기가 막히게 쓰는 건방이네 반 미모의 전학생

그렇다면 오방도사와 설화당주의 관계는??

면상이의 인상도 만만치가 않아 보이는데...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는 권법과 검법 등 무술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무협동화라고 해야할까 보다.

작가님도 이 작품을 최초의 어린이 무협동화..라고 하셨으니

그렇게 불러도 좋을 듯^^

 

건방이를 건방지게만 봤지만,

오방도사가 지어준 '건방'이란 이름엔 꽤 그럴듯한 의미가 있다.

하늘 건(乾), 방위 방(方)

'건곤감리의 가장 첫째가는 하늘 건에 오방권법을 익힌 제자.'

오방권법도 水, 金, 火, 木, 土 등의 자연의 힘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토속적이고도 전통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걸?

수련은 고사하고 스승님의 도우미격으로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하다니!

고기반찬과 안마가 뽀인트~~

 

수련이라는 건 본디 일상적인 훈련에서 비롯되는가 보다.

건방이가 익히게 되는 권법 중 하나는 다년간 스승님 안마를 해드리면서 기본기가 쌓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스승님과 건방이는 티격태격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가족과도 같은 정이 들게 된다.

 

시시때때로 고기반찬을 요구하시는 스승님.

그러나 가난한 스승님을 모시는 건방이로서는 가계를 이끌어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어린 나이에 빡빡한 살림살이를 경험한 건방이는 M자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스스로 머니맨이 된다.

머니맨이란 머니맨을 부르는 자들에게 달려가 그들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는 그야말로 슈퍼히어로인데다,

저렴하지만 요금을 받아 돈을 벌기도 하는 존재다.

돈을 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 보다,

 스승님을 모시고 가계를 이끌어나가기가 녹록치가 않다는 점이 엄마인 나의 입장에선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빨간 원피스에 긴 머리가 참 잘 어울린다.

 그러나 새침해 보이고 차가운 눈빛을 가진 이 소녀는

보여지는 이미지대로 연검법에 능한 설화당주의 제자다.

 

초아가 전학을 오고 호길이, 건방이, 면상이 등 같은 반 친구들이

태권도, 수석술, 수검술, 연검법 등을 겨루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위기가 닥칠수록 건방이가 일상적으로 외웠던 오방구결의 핵심 구절이 힘의 근원이 된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주의 중심인 흙의 기운, 즉 나 자신을 믿는 '신(信)'의 마음가짐이다.

​몸의 수련에 앞서야하는 것이 마음의 수련인 것.

 

딸아이에게 이 책을 읽고 인상적인게 뭐냐고 했더니 바로 위의 구절을 짚는다.

나 자신을 믿는 믿음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뭔가 재미있고 웃긴 점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에 제법 많은 내용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이들이 재밌게 느낄만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술술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꽤 많은 이야기가 잘 배치되어 전개가 굉장히 깔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작가님이 하고 싶으신 얘기를 재미있게 다 하신 것 같다^^

 

머니맨 외전도 에필로그 처럼 못다한 얘기로 읽을 수 있어 재미있었고,

특히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오지랖(오지만)의 새로운 등장으로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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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2 - 위대한 탐정 뽑기 대회 456 Book 클럽
스테판 파스티스 글.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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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티미 2가 나왔다!

지난 겨울 빨간색 표지로 만났던 <명탐정 티미>는

여름을 맞이하여 파란색 표지로 산뜻하게 다시 돌아왔다.

반갑다, 티미!! ♡

그는 언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고,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상상력을 통해

엉뚱함을 창조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지하고, 자신감 넘치며, 시크하다.

이렇게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티미는...

사실은 너무 귀엽다는게 치명적인 매력!이라고나 할까...ㅋㅋㅋ

복잡다단한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티미같은 캐릭터는

잠시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캐릭터들 또한

그의 천지난만함과 귀여움을 돋보이게 하는 또다른 귀요미들이니,

만나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주요 캐릭터

 

 

 

위대한 탐정으로 다시 돌아온 명탐정 티미!

 

 

 

 

북극 출신인 티미의 동업자 몽땅이

티미에게 구박받지만 동료로서 믿음을 주는 아이

 

 

 

착하고 똑똑하지만 티미에게는 늘 무시당하는 모범생

 

 

 

 

 

티미의 광팬인 귀여운 소녀!

그러나 티미는 왜 그녀에게 그토록 무관심인건지...

 

 

 

 

1권에서 티미에게 우주적인 사악함의 근원이라 불리던 그녀는

2권에서는 이렇게 불린다.

 

2권에서 그녀의 별명은 진.짜.천.재

진짜 짜증 나고 천하에 재수 없음.

 

 

 

2권에서 주목해야할 등장인물!

티미의 이모할머니.

전혀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

롤러 스케이트가 아닌 롤러를 타고 다니심.

그래서 자주 넘어지신다.

 

 

 

 사라진 지구본의 비밀을 풀고,

몽땅 실패 주식회사의 세계 진출을 위해 상금을 받는 날!

최고의 전략을 가진 남자답게 승리의 깃발을 들고 나타난 티미.

아...

 

그러나 이게 왠말이랍니까?

답안 제출 기한이 지나버렸네요!

바로 5분 전에 12시 30이었는데, 벌써 1시 10분이라니요~~~~ㅋㅋㅋ

 

 

 

티미는 대회에 불참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다!

그는 이 외에도 수많은 이유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학교마다 대회 마감일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내고,

현재 다니는 학교에서 퇴학 당한 뒤

마감일이 지나지 않은 글로버만 학교에 가기로 결정한다!

 

 

 

 

학교를 반드시 옮겨야만 하는 티미는 기가 막힌 작전을 사용한다.

불량답안 3종세트!

정말 이 부분에서 딸래미와 빵터졌다는...^^

 이제는 신경쓰지 않는다.

편지도.

암살자도.

탐정일도.

한때 내가 몸담았던 세계와 작별한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탐정을 포기하려는 티미.

그의 상징이던 독특한 스카프를 쓰레기통에 넣고야 만다....

그런데 티미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격려하는 지원군이 나타난다!

그건 바로 티미의 이모할머니.

티미는 이모할머니를 닮은 듯하다^^

할머니 같이 않으시고 철 없어 보이시던 그분은 티미에게 꿈을 잃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쩌면 결국 네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진실은 이런거야.

인생의 아름다움이란, 싸움 그 자체에 있단다.

티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며 이해하고 공감해준 이모할머니가 하신 말씀에 감동이 된다...

이 이야기는 명탐정 티미가 모든 속임수와 음모를 극복하고 이뤄 낸

위대한 승리의 기록이다!

 

이 포스팅은 시공주니어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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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의 아이들 네버랜드 클래식 42
에디스 네스빗 지음, 찰스 에드먼드 브록 그림, 정미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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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42

 

기찻길의 아이들

The Railway Children

 

에디스 네스빗 지음

찰스 에드먼드 브록 그림

정미우 옮김

 

 

 

 

네버랜드 클래식 시리즈의 신간이 나왔다.

나와 딸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라서 더욱 반가운 마음!

요즘엔 좋은 어린이 책 신간들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고전의 가치는 늘 인정받게 마련이다.

 

<기찻길의 아이들>의 작가는 에디스 네스빗.

생소한 이름이지만 책의 서두에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무렵까지 아동 문학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에서조차 아이들은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의 동화를 읽으며 자랐다. 에디스 네스빗은 1899년에 발표한 《보물을 찾는 아이들》을 통해 아동 문학 사상 처음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진짜 생활과 속마음을 생생하게 그려 냈고, ‘아이들을 위한 최초의 현대 작가’이자 ‘처음으로 아이들만을 위한 모험 이야기를 쓴 작가’로 평가받았다.

출처 - 시공주니어 홈페이지

아동문학사의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19세기 중반까지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아이들의 입장이 아닌 어른들의 입장에서 책을 통해 교육을 하고자 하는 목적이 컷으리라 생각된다.

아이들의 마음, 생각, 느낌 등이 표현되지 못하던 시대에 에디스 네스빗은 '아이들만의 이야기'를 짓게 된다.

문학성이 다소 떨어진다해도, 세 아이들이 펼쳐내는 순수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은 의미가 크다.

네스빗의 이야기 중 가장 널리 읽히고 재미있다는 이 작품은 TV 드라마, 영화,

최근 2005년에는 뮤지컬로도 제작이 될만큼 영국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다복하고 유복하게 지내던 가정이 갑자기 한 순간에 무너진다.

런던의 훌륭한 저택에서 안락한 삶을 누리던 가족들은 시골의 낡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갑자기 바뀌어 버린 어려운 환경에서 실망하고 의기소침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밝고 명랑하다.

 

 

여기엔 엄마의 영향이 크다고 말하고 싶다.

아빠는 모함을 받게 되어 어려움을 겪으시느라 집에 오지 못하시고,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엄마도

생계를 위해 글을 쓰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진정 아이들의 입장에서 마음을 읽어주고 다독이며 시를 지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한결같이 따듯한 모습이다.

긍정적이고도 환한 엄마의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이들 역시 서로를 이해하고 우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은 밖으로 나가 자연 속에서 마음껏 그들만의 놀이를 즐기며 즐겁게 지낸다.

 

 

가끔씩 이렇게 세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재미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

외동인 딸래미가 왠지 보기에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형제들과 어울려 마음껏 놀며 아쉬움 없이 발산하는 모습이 부러워지기도 하고.. 

다행히 사촌들이 한 동네 모여 살아 자주 만나는 편이라 서로들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참 보기가 좋다.

이 작품에서 기차역은 그들의 새로운 놀이 무대가 되는데,

아이들은 신기하기만한 기차를 구경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찰스 에드몬드 브록의 고풍스럽고도 잔잔한 삽화가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다정한 모습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세 아이들이 이웃들과 펼치는 인정 넘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에 감동을 받게 되었다.

아이들이 매일 아침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바라며 손수건을 흔들던 그 기차역에..

드디어 아빠가 오시게 되는 장면은 마음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아이들의 간절하고도 아빠를 향한 사랑이 전해졌다는 생각때문이다.

스마트하고 자기 주장이 확실한 요즘 아이들에게

너그럽고 다정하며 지혜롭고 재치있는 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

시골 기차역을 배경으로 이웃과 친구들과 형제자매와 함께 어울려 ​지내는 이 푸근한 이야기를 꼭 권해주고 얘기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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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 골목의 비밀 일공일삼 92
조경숙 지음, 전금하 그림 / 비룡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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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숙 지음

전금하 그림

비룡소 펴냄

 

 

영국 옥스퍼드, 천문대, 그리고 별...

모던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담긴 표지를 보고 이 책을 무척 읽어보고 싶었다.

두툼한 두께로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데다 천문대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하니, 

미스테리할 것같은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테두리가 살아있는 심플한 그림에, 톤다운된 컬러의 느낌이 모던하면서도 천문대의 신비로움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이야기와 정말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인 혜성이는 한국나이로는 12살.

아빠가 영국 주재원으로 발령이 나서 가족들 모두 영국으로 오게 되었다.

낯설기만한 환경에서 뭔가 내 생각을 표현하려면 머리 속에서 영어로 말을 배.열.해.내.야.하는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했다!

딸아이 또래인 혜성이의 이야기였기에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헬렌이라는 촌스런 이름에다, 영국에서는 만 나이로 얘기한다는 걸 모른 채 10살이라고 말해버린 상황에서 반 친구들의 우스꽝스럽다는 듯한 시선을 피할 길이 없다...

한국말을 할 줄 안다는 세라라는 친구가 진정 천사처럼 느껴졌으나, 선생님 앞에서만 친절하게 대해줄 뿐 혜성이의 줄 이은 질문에 귀찮다는 듯 쌩~하게만 구는데...

 

역시 정답은 가장 '나' 다운 모습에 있었던 걸까?

혜성이의 호주머니 속에 있던, 한국에서 가져온 시리얼 장난감.

그리고 반의 리더격인 줄리아나가 가지고 놀던 영국 시리얼 장난감인 동물인형.

둘은 말이 잘 통하진 않았지만 마음의 코드는 완벽히 맞았다!

 

 

 

 

혜성이의 방에서 천문대가 보인다.

우연히 천문대에 들어가 보게 되면서 비밀스럽고 미스테리한 상상을 하게 되는데...

 

혜성이는 눈을 감아 보았다.

오래전 왕과 귀족과 농민들이 있고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다니던 때를 상상했다.

그러고는 빙글빙글 돌았다.

"나는 까마득히 먼 동양에서 온 신비로운 소녀야.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롭고 슬픈 까만 머리 소녀지."

혜성이는 연극 속 주인공처럼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머쓱해져 눈을 뜨는 순간, 창밖으로 검은 물체가 소리엇이 스윽 스쳐 지나갔다.

혜성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숨이 막혔다. 꼼짝할 수가 없었다.

​700년 전 옥스포드에 남겨진 단 두 사람, 제임스와 메리.

신앙과 학문으로 성역이 되었던 옥스퍼드는 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영주와 성직자들의 보호를 받았다. 그러나 점점 그런 점들을 악용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학생들은 시민들과 시비가 붙게 된다. 더 이상 옥스퍼드에 머무는 것이 어려진 상황이 되자 모든 사제들은 케임브리지로 떠나게 되고, 젊은 사제였던 제임스​가 홀로 남아 필사본의 책들을 지키게 된다!

그런데 제임스 말고 한 명이 더 옥스포드에 남아있었는데, 그것은 옥스포드 성의 하녀였던 메리였다.

성 안에서 외롭게 지냈던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게 정말 행복했고,

메리는 제임스에게서 별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점점 시민들이 점점 성 안으로 들어오고 약탈이 시작되어 제임스와 메리 마저 이 성에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데...

그 옛날 외롭게 옥스포드를 지켰던 동양인 소녀 메리, 

​그리고 현재 낯설기만한 옥스포드에 와있는 혜성이가 오버 랩이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혜성이는 그 옛날 옥스포드의 비밀에 한걸음한걸음 다가가게 된다.

긴장감 속에서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좇아가지만 그 옛날 메리를 지켜줬던 옥스포드의 바람과 별들에게 묘하게 이끌린다.

낯선 곳에서 비밀스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험을 하면서 혜성이는 멘토와 우정을 얻는다.

밤하늘 별들의 이야기인 천문학이라는 소재가 주는 광활함 속에서 혜성이는 훌쩍 성장해 간다.

더이상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동양의 소녀가 아니다.

'동양의 작은 소녀가 옥스포드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것을... 메리가 알까?​'

라는 마지막 그녀의 독백에서 뿌듯한 성취감이 느껴진다!

​한국의 작은 소녀가 역사적인 배경을 밟아가며 낯선 환경에서 맞딱뜨린 일들을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글로벌한 긴박감에 나도 같은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던...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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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 하트
마리아 파르 지음, 김혜인 옮김, 도도 그림 / 시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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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 하트

 

마리아 파르 글

도도 그림

김혜인 옮김

시소 펴냄

 

<와플 하트>라는 제목이 친근하고 다정하다.

노르웨이의 작가 마리아 파르의 작품.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뒤를 잇는 재능있는 작가라고 한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의 아동문학상을 휩쓸었고, <와플 하트>는 TV로도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와플하트> 외에 <빨강 머리 주근깨 토냐>라는 작품도 주목할 만한 작품.

 

 

 

윌리엄 노벨과 그의 작은 이웃인 레나양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정이야기다.

목차의 제목들 처럼 자연에 둘러싸인 노르웨이의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이고도 때로는 짜릿한 모험들이 펼쳐진다.

작가는 아이들의 감수성에 맞는 눈높이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그들의 마음과 공감을 하듯 표현한 세세함이 돋보인다.

 

 

윌리엄 노벨이 1인칭 화자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윌리엄은 굉장히 젠틀하고 여린 감수성을 가진 소년.

바로 옆집에 사는 친구인 레나를 가장 친한 친구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 소년의 감성들이 잔잔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황순원의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과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목동이 생각나는 순수소년이랄까?^^​

그러나 윌리(윌리엄을 윌리라 부른다)의 ​작은 이웃인 레나양은

늘 짜릿하고 기발한 일들을 만들어내는 ​과격소녀!

순수소년과 과격소녀의 만남에서 즐겁고 유쾌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노아의 방주를 실험해 보기 위해 배 안에 동물들을 직접 데려다 싣거나,

아빠를 구한다는 광고를 써서 붙이거나,

썰매를 타다 뇌진탕에 걸리기도...

멀쩡한 라디오를 전부 땅속에 묻어 버리기도 한다.

 

 

 

고모할머니가 구워주신 와플하트.

 

윌리와 레나를 중심으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있는데,

바로 윌리의 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이다.

레나는 엄마와 단 둘이 살지만, 윌리의 가족은 대가족이다.

할아버지, 삼촌, 고모할머니까지..

이런 여러 식구들과 살아가기 때문에 윌리와 레나의 하루하루는 다채롭고 푸근하다.

 

 

 

 

 

하지만 즐겁고 유쾌한 일상 속에서 그들에게 아픔이 찾아오기도 한다.

가장 아끼는 친구와의 이별...

고모할머니의 죽음...

 

윌리와 레나가 겪게 되는 슬픔은 가족들, 특히 다정한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다독여진다.

가족들과 주고받는 따뜻함 가운데 아팠던 감정은 조금씩 아물며 성장하게 된다...



 

 

자연과 가까운 마을에서 다정한 이웃들과 나누는 우정과 따뜻한 일상이야기가 참 감동적이었다.

북유럽 동화는 어떤 느낌일까..하는 궁금함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국적인 배경과 이야기들이지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고,

유쾌하고 신나는 소동 가운데 잔잔하게 다가오는 윌리의 독백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진하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이 독자들이 읽는다면 한챕터 한챕터 읽어나가면서 어느 새 마음이 열리고

두 친구의 우정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 아이를 비롯한 이 책을 읽을 만한 초등학교 아이들은 너무 바쁘게 사는 것은 아닌가?

'짜릿하고 기발한 말썽'을 부리기엔 너무도 여유가 없는건 아닌지...

아니 아예 잊은 것은 아닌지...

아이들에게도 시간적인 여유와 마음의 여유가 둘다 너무 없다.

 

더불어 요즘 아이들 손에 들려진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가 있기에

잠시 동안의 쉬는 시간에도 진정한 소통과 교감은 없다.

디지털 기기를 통한 온라인 대화 말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부대끼며 느끼는 정감어린 교감이 그립다.

잠시 무엇을 향해 가고 있기에 그리 급한 건지,

조금 천천히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아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한번쯤 아이의 일기장에서 윌리의 고백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

 

내 인생에서도 이렇게 스릴 넘치고 비밀스러운 일이 생기다니!

그날 밤, 나는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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