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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택시 아프리카에 가다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9
난부 가즈야 지음, 사토 아야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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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택시 아프리카에 가다

난부 가즈야 글
사토 아야 그림
김미영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톰이라는 고양이는 랜스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고양이다. 이 작품 속의 톰은 '톰과 제리'나 '말하는 고양이 톰'이라는 앱의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얍삽하고 교활하거나 어리석고 능청스러운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 인간을 이해하고 그 말을 알아들으며, 서로 도울 수 있는 아주 싹싹하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바람직한 동물이라고 해야 할까. 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가 보아도 표정이 밝고 귀엽고 착해 보인다.

톰은 택시 드라이버다. 어느 날 톰은 '이상한' 손님 한 분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는 바로 톰의 아버지였다! 톰의 아버지인 존 박사는 생물학자이자 모험가인데, 톰에게 느닷없이 아프리카에 있는 원숭이 왕이 보낸 초청을 내민다. 원숭이 왕이 고양이 톰을 초대한 것.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의 존재에 얼떨떨한데 아프리카에서 보낸 초청장이라니.. 톰은 그야말로 것. 빠지는데...

존 박사는 매우 적극적이고 아는 것이 많다. 게다가 가끔 던지는 말에는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고.. 자신과 다른 동물들과 대화가 가능하고 그들의 특성도 잘 파악하고 있다. 가령 새들에게서 어떤 소식들을 듣는 다든 지, 원숭이 왕이 보낸 초대장을 해독한 다든 지. 어쨌든 존 박사가 가져온 초대장 덕분에 톰은 랜스 할아버지와 함께 아프리카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랜스 할아버지는 모험을 한다는 것에 대해 쑥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모험은 젊은이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하지만 이렇게 늦게라도 모험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던 것.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아프리카. 게다가 원숭이 왕을 만나러 가게 되다니...

이 작품은 일본 작가인 난부 가즈야라는 분의 작품인데, 이 분은 1950년생의 수의사이다. 특히 고양이 전문가로 고양이 병원을 운영하고 계시 단다. 의사이면서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쓰신 걸 보면 동물을 사랑하고 다정한 분이신 것 같다. 고양이와의 친근한 교감을 하게 된 경험에서 톰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톰은 아주 싹싹하고 상냥하다. 작가에게 고양이란 이런 존재이지 않았을까. 싹싹한 톰은 이 작품에서 랜스 할아버지와 우정을 나누는 소중한 존재로 그려져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아프리카로 모험을 떠나자, 예상했던 대로? 혹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들을 만나게 된다. 책에는 이렇게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지도가 주어졌지만, 그들에게는 지도가 없다. 망망한 바다를 지나면서 지루함을 달래야 했고, 과연 원숭이 왕이 있다는 고롱고롱 고원에 갈 수 있을지 막막한 기분도 들었다. 아프리카 땅에 근접했을 때부터 톰과 랜스 할아버지는 동물들을 만난다. 처음엔 톰을 혼자 보내기가 걱정되어 따라온 랜스 할아버지지만, 모험을 할수록 랜스 할아버지는 톰에게 의지를 한다. 톰은 만나는 동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 만나는 동물들마다 가는 길의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가령 '하마 냄새가 나는 곳으로 가보라'든지, '발이 빠른 타조를 타고 가라'든지.. 또 어떤 동물들과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들어주며 따뜻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친구가 된다.

"무리에 섞여 있으면 언제나 대장이 정한 대로 따라야 하거든. 나는 내 일은 내가 결정하고 싶어. 그런데 모두들 내가 버릇없다고 화를 내."

"고양이는 자기 일은 자기가 결정하니까 대장은 필요 없어요. 하지만 당신의 대장이 훌륭한 분이라면, 말을 듣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너처럼 인간이랑 살면, 배우는 것이 많은가 보구나."

"저는 인간들을 좋아하지만, 가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어요. 돈이라든가 보석이라든가, 없어도 될 것 같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거든요."

본문 118, 119p 리카온과의 대화

 

 

 

톰은 리카온에게서 소개를 받은 타조를 만난다. 타조는 톰이 고롱고롱 고원으로 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친구인데, 고양이 택시를 목에 걸고? 빠르게 달려준다. 드디어 고롱고롱 고원에 도착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랜스 할아버지를 만난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랜스 할아버지는 원숭이와 대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숭이 왕에게 큰 오해를 산데다 원숭이 왕은 랜스 할아버지의 택시를 달라고 한다. 원숭이 왕이 씩씩거리고 있는데, 톰은 조곤조곤 친절하게 눈치를 살피며 설명을 하여 원숭이 왕의 용서를 받아냈지만, 택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준비되어있었으니, 그건 바로 '아주 곤란할 때 읽는 편지'! 존 박사가 모험에서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읽어보라며 주었던 것인데, 아주 귀엽고도 결정적인 해법이 담겨 있다. 자신보다 큰 것과 작은 것을 돌아보라는 둥, 빙글빙글 돌아보라는 둥.. 이 귀여운 해법은 쓸 때마다 확실한 효력을 보인다. 동물과 인간, 어느 쪽과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능력자 톰은 평화적인 해결사로 보이기도 했다. 서로를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화합하게 하는 매우 소중한 능력 말이다.

모험이라는 것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지만, 여정 가운데 친구라는 소중한 존재를 만나기도 한다. 그들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들이 있기에 모험은 그리 낯설고 두려운 것만이 아니다. 또 이 작품에서 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아주 곤란할 때 읽는 편지'가 있기에 절대 해결하지 못할 어려운 상황은 없다. 게다가 친절하고 싹싹하고 지혜로운 친구 톰이 곁에 있다면 말이다. 나이 든 랜스 할아버지에게도, 중년을 지나고 있는 나에게도 뭔가에 머뭇거리는 많은 독자들에게 모험은 해볼 만한 것이라는 도전을 준다. 고롱고롱 고원까지 가는 길이 힘들고 때론 곤란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해도 엉뚱하고도 심플하게 해결되는 이야기의 전개는, 우리의 삶도 서로 간의 관계도 사실은 그리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는 용기도 준다. 밝고 긍정적이며 소통에 능한 고양이 톰의 캐릭터는 지금 당장 우리 곁에 아주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모험이 끝난 뒤에 알게 되는 법이지.

- 톰의 아버지 존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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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직업은 범인?! 푸른숲 어린이 문학 15
린샹 지음,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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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직업은 범인?!

 

린샹 글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이 작품은 린샹이라는 타이완 작가의 작품이다. 타이완 교육부 인권 교육상을 받았다. 작가의 약력을 보니 연극과 영화를 공부하고 드라마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사건이 속도감 있게 전개가 되고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야기 한 장면 한 장면이 긴장감 있게 전달된다. 사건들이 연결되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빠의 직업은 범인?!>이라는 제목에서 내용이 궁금해졌다. 주인공인 초등학생 신즈는 아빠의 얼굴을 모른다. 주위 어른들의 얘기로 아빠의 생김새를 전해들은 게 전부. 엄마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요우즈 이모와 산다. 멀리 일하러 가셨다는 아빠를 드디어 만나는 날!  신즈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아빠를 만나러 가는데, 도착한 곳은 교도소 앞.

 

저 멀리서 걸어오는 아빠는... 놀랍게도 자신과 비슷하다! 검은 피부, 검은 곱슬머리, 두툼한 입술... 신즈가 상상을 해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신즈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받았던 상처는 '잘생긴 아빠'를 만나면 해결이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아빠의 모습에 마음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올라온다. 아빠가 나와 똑같이 남들과 다른 비호감의 외모를 가졌다는 것은 신즈에게 엄청난 절망감을 안겨다 주었다. 게다가 전과자라니!!

 

미군이 타이완에 주둔하고 있을 때 할머니는 흑인이었던 미군을 만나 신즈의 아빠를 낳게 된다. 신즈의 아빠 역시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 신즈와 같은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를 다치게 한 불량배들과 폭력이 오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다치게 해 감옥에 가게 된다. 다시 시작해보려는 마음과 같지 않게 어릴 때 부터 살았던 정든 고향에 정착하기란 쉽지가 않다. 아빠가 감옥에서 나오게 된 뒤로 신즈 역시 아빠의 과거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누명까지 쓰게 된다.

 

다행히도, 신즈와 신즈 아빠에겐 어렵고 힘든 과정 가운데에서도 자신을 믿어준 선생님과 친구가 있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이렇게 외모와는 상관 없이 진심을 알아봐주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즈는 아빠의 진심을 알았고, 죽어가는 아이를 구하는 아빠의 용감하고 멋진 모습을 보고 얼어붙은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신즈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되자 신즈를 놀리고 따돌리며 도둑으로 몰았던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신즈 아버님, 모든 사람은 하늘의 뜻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각자 맡은 임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경찰이 나쁜 사람을 붙잡고, 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에요. 신즈 아버님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임무를 맡으신거에요."

"피부색이 검든 하얗든, 노랗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하나같이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예요! 그거 아세요? 그 아이를 살려내셨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렸는데요! 저랑 신즈 역시 아버님이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그렇지, 신즈?"

 

주디 선생님의 말에 아빠와 신즈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떠오른다. 늘 소외당하고 주눅들었던 두 사람의 마음에 환한 햇살이 비춰졌다. 아빠와 아들은 고기국수 한 그릇씩을 먹으면서 따뜻한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사람의 모습과 달라 자격지심을 주었던 그들의 외모에 대해서도 이제는 당당하다.

 

"아빠가 알아낸 건데, 하느님이 우리한테 까만 피부를 주신 건, 일부러 그러신거야!"

"왜? 왜 그런 건데? 혹시 하느님이 초콜릿을 좋아하셔서 그런 거야?"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 주려고 그러신거야. 까만 피부가 얼마나 특별한지, 얼마나 보기 좋은지 알려 주려고."

"맞아, 맏아!"

 

글로벌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구 상에는 여전히 인종차별과 다문화 사회에서 소수의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그로 인한 갈등이 있음을 목격한다. 사실 누구나 환경에 따라 아웃 사이더가 될 수 도 있는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어느 편에 서서 그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조금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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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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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강정연 지음

김효은 그림

푸른숲주니어 펴냄

 

와.. 표지그림이 정말 발랄하고 귀엽다!

'개구랄라의 탄생'이라는 문구와 초록색의 개구리 손을 보니 개구리와 연관이 있어보이는데...

아이들의 귀여운 표정이 만화영화<개구리 왕눈이> 캐릭터들 같은 느낌.

 여자 아이가 '진짜 영웅이 되는 법'이라는 제목을 움켜잡은 것을 보니

뭔가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표지 일러스트에 일단 반했다...^^

 

작가는 강정연.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 분이다.

<위풍당당 심예분 여사>라는 작품에 눈길이 간다. 시공주니어 문고 리스트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읽어보진 못한 작품.

어린이문학상을 여러 번 수상하신 기록도 인상적.

 

 

 

 

대대로 개굴맨을 배출한 가문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장을 펼치니, 개구리를 닮은? 집이 나온다.

얘기인즉, 이 집안은 대대로 개굴맨이 탄생한 집안이라는 것.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개굴맨으로 활약을 하시다가 집을 나가시거나 돌아가신...

이런 '운명' 같은 스토리에 대해..

 할머니께선 받아들이셨지만,

룰루와 랄라의 엄마는 이런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자신의 아이들만은 지켜내야만한다고 생각한다.

할머니와 엄마는 이런 대립적인 관계에서 갈등을 겪게 되는데...​

 

 

황금알을 먼저 본 자가 대를 이을 개굴맨이 된다!

룰루는 쌍둥이 중 남자아이인데,

그 아이는 자신이 개굴맨이 되고 싶어서 온갖 노력을 다 한다.

룰루의 노력 덕분에 집에는 개구리 알과 알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천지다.

엄마의 잔소리와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굴맨이 되겠다는 일념 하에

개구리 알을 애지중지 보살핀다.

그러나 할머니는 황금개구리에 먼저 손을 댄 것이 랄라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

역시 개구리에게는 관심도 없다던 랄라가 황금개구리알을 먼저 발견하게 되는데...

개굴맨이라는 것이 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닌가보다.

개굴맨이 될 운명은 따로 있단 말인가.​

룰루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의를 보면 참아라??

 

황금개구리알을 발견했지만, 개굴맨이 되는 건 싫다는 랄라.

악당을 무찌르느라 가족을 버리는 영웅은 싫다고 한다.

그러나 랄라의 몸은 이미 조금씩 개굴맨이 되어가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한 사이에 자꾸 불의한 일들이 눈에 띄고,

그것을 지나치지 못하는 랄라는 이미 악당들을 응징하고 있다.

두배로 커진 몸으로 한번의 점프로 8층 높이로 뛰어오르거나,

벽을 기어오를 수 있고,

손끝에서 강력한 독을 뿜어내고,

긴 혀로 사물을 단번에 낚아채기도 한다.

 

룰루와 랄라의 집에 황금 개구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훔쳐간 악당들의 소굴을 찾아가서

위에서 언급한 개굴맨의 '능력'으로 악당들을 제압하고 황금개구리를 되찾는다.

어른 서너 명과 한 판 대결이 붙은 랄라는 휙휙~ 샥샥~ 종횡무진 활약하며 그들을 물리친다!

과연 개굴맨이다. 영웅이다.

 

랄라는 불의에 맞서 싸우고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결국 4대 개굴맨이 된 랄라는 자신은 가족을 떠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족도 지키겠다고 한다.

자신은 개굴맨이 아니라 랄라다운 개굴맨, 즉 개구랄라라고 불러달라고 한다.

작가는 운명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일,

벗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운명이란 게 있을까?

주어​진 운명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매우 힘들고 고달픈 삶을 예고한다면?

작가는 이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비록 그 운명이 고약할지라도 주눅들지 않고

운명과 함께 자기 방식대로 씩씩하게 걸어나가는거야.

그 길을 응원할게.​

운명을 개척해나간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주어진 운명이 혹독하다해도, 운명에 맞서서 넘어지지 않고 헤쳐나간다면

언젠간 그 길을 즐기면서 가고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나만의 필살기랄까...

아이들에게 '운명'이라는 의미를 재미있게 설명해 준 책이라 생각된다.​

한 편의 다이나믹한 애니메이션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이 책을 만난 아이들은 마음 속으로 자신이 개구랄라가 되는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을 즐거운 상상 속으로 초대해주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 어른인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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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역사가 1년이라면 - 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알아가는 지식의 출발점 푸른숲 생각 나무 4
데이빗 J. 스미스 지음, 스티브 애덤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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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인류의 역사를 알아가는 지식의 출발점,

『지구의 역사가 1년이라면』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이 책은 시작됩니다.

'우주는 무한히 크다, 은하들을 겹겹이 쌓아 올리면 거리가 6,720,000킬로미터나 된다, 35억년 전에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났다.' 등의 설명은 아이들에게 환호성 내지는 놀람의 감탄사를 내뱉게 할 뿐이겠죠. 사실 어른들도 이런 크기나 숫자는 가늠이 어렵지 않은가요?

저자인 데이비스 J.스미스는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 동안에 쌓아온 가르치는 지혜를 발휘하여 '크리에이티브한 가정(假定)'을 떠올렸나봅니다. '아이들이 가늠할 수 있는 구체물이나 숫자로 바꾸어 말해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한 달로 가정해보았어요.

세계 각지의 인류의 역사를 한 달 단위로 살펴보니 인도의 싯다르타와 중국의 공자가 첫째 주 5일에 태어나셨고, 예수는 둘째 주10일에 태어나셨네요. 역사의 시간상의 흐름이 아직 잘 와 닿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달력의 형식은 순서의 개념이 확실하게 다가오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건들의 순서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축소를 하는 과정에서 생략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오차도 있겠지만 큰 흐름을 짚어보며 역사 공부를 할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아요.

 

 

 

이번엔 지구의 역사를 두 시간 분량의 영상으로 DVD에 담아 보았네요!

달, 바다, 육지, 바다생물, 빙하시대를 거쳐 동물이 생기고 인류는 DVD가 끝나기 1초 전에 등장한답니다. 실감나는 일러스트와 함께 아이들이 정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번엔 100cm 줄자를 사용했어요.

인류의 발견과 발명품을 줄자에 순서대로 표시를 했습니다. 최초의 발견인 불의 발견을 시작으로 집을 짓게된 것, 활과 화살을 사용한 것, 도자기를 발명한 것, 등등. 줄자라는 구체물이 역시 흥미롭네요.
 

 

 

이번엔 물입니다.

지구상의 물을 100개의 컵에 담았어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몇 컵이나 될까요? 97컵은 바다와 호수의 소금물이라고 합니다. 나머지 3컵은 담수인데 그 중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1컵뿐! 그 아무리 물을 아껴야한다고 말을 해주었지만 이보다 더 절실하게 와 닿을 수 있을까요? 이 내용을 읽은 아이들의 다음 행동이 기대됩니다. 1컵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아껴써야한다는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거라 생각해요.

다음은 시간...

사람들이 대부분 보내는 시간은 학교나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의 생활을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보내는 많은 시간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이들 각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겠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피자 1조각 밖에 없는 여가와 취미활동을 하는 시간 역시 굉장히 소중하게 다가올거라 생각되구요. 주어진 시간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될듯합니다.

 

지은이 데이비드 J.스미스는 대상의 크기를 일정한 비율로 축소하는 방법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 연구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수리영역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축소를 통한 수리적 사고능력은 실생활에서도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사고력도 키워주리라 기대가 됩니다. 책의 뒷부분에서 축소의 개념과 모형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연표, 지도, 확대, 비례 등의 방법을 소개해주고 있는데, 저는 지도에 관심이 갑니다. 지도는 축소의 대표적인 예이고 사회과목에서도 지리적인 개념을 얻어서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지은이가 추천하는 바와 같이 동네지도를 그려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축척의 개념도 함께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축소라는 개념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지식책이지만 어렵고 딱딱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구체물을 사용하여 축소라는 효과적인 학습 개념을 흥미롭게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들은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해주었기에 앞으로 공부할 때 좋은 디딤돌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네요. 오랜 교사 경험에서 나온 '크리에이티브한 가정(假定)'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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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몬스터 라임 어린이 문학 5
사스키아 훌라 지음, 전은경 옮김, 마리아 슈탈더 그림 / 라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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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몬스터

​사스키아 훌라 지음

마리아 슈탈더 그림

전은경 옮김

라임 펴냄


아이들에겐 매우 흥미를 끌만한 제목이다 싶었어요. 표지를 보니 검정 구두를 신고 화장실에 나타난 몬스터에 관한 얘기 같았구요. 지은이인 사스키아 훌라는 오스트리아 빈에 사시는 선생님이자 동화작가이신 분이더라구요. 외국작가의 동화는 읽기 전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더 궁금해지곤 합니다. 오스트리아 빈이면 독일어를 사용하나봐요. 옮긴이가 독일어전문번역가이신걸 보니..^^


몬스터가 나타났어!


​오, 생각보다 초반부터 이야기가 긴박감 있게 진행되네요. 표지에서 짐작했던대로 화장실에 검정양복을 입고 검정구두를 신은 누군가가 나타났어요. 속닥속닥 소문은 일파만파. 현장을 가본 아이들이 바닥에서 피까지 보았다는 것까지 보태져서 더욱 무시무시한 소문이 되어버렸죠. 아이들은 두세 명씩 무리지어 화장실을 가야만했고, '절대로 죽고 싶지 않은 현명한 친구들'은 학교 옆에 있는 작은 카페를 몰래 이용하기도 했죠.


학교 화장실 VS 카페 화장실


언제나 퀴퀴한 냄새가 나고 바랑이 숭숭 들어와서 몸이 달달 떨리는 / 누런 물 웅덩이에 발이 쑥 빠지고, 운이 나쁘면 양말까지 쫄딱 젖기도 하는 / 변기에 물 내리는 것을 종종 잊어버릴 때가 있는 / 손 씻는 물은 늘 얼음처럼 차가운 / 손 닦을 거라고는 지저분한 수건 뿐인 학.교.화.장.실 (p. 21)

따뜻하고 뽀송뽀송한 / 문에 귀여운 고양이 달력이 걸려 있는 / 세면대 옆에는 예쁜 서랍장이 있고 그 위에 말린 꽃다발이 놓여 있는 / 거울은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하고 물은 엄마손처럼 따뜻한 / 수건은 한없이 보드랍고 꽃모양 비누에서는 장미향이 나는 카.페.화.장.실 (p. 2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교 화장실은 거의 다를게 없나봅니다. 가고 싶은 화장실이 아닌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화장실. 카페 화장실에 한번 다녀온 반디는 보드랍고 따뜻한 카페 화장실에 반하여 앞으로도 종종 남 몰래 카페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올해 전학을 간 딸아이는 전학 간 학교의 화장실이 양변기라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고 말을 하더군요. 전학오길 정말 잘했다는 말까지 하는 걸 봤어요. 저의 경우도 학창시절의 화장실을 생각해보면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게 사실이구요. 이 이야기 속의 반디의 생각처럼 학교의 화장실도 보드랍고 따뜻해질 순 없는건가요?

 

 

 

몬스터 퇴치 대작전


화장실에서 본 검정구두의 주인공은 급기야 그 존재가 몬스터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페데리카와 반디를 중심으로 몬스터 몽타주 삼백 장을 그리게 됩니다. 안경을 썼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턱수염이 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머리가 대머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삼백 장을 어떻게 그리냐구요? 아이들이 검정양복 바지단과 검정구두를 그린 미완성의 몽타주를 삼백 장 복사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거죠. 각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몽타주를 그릴 수 있도록. 아이들은 지혜를 모아서 자기들만의 사건해결을 위한 노력을 펼칩니다!


자, 이제 복도와 교실 문에는 몽타주가 좌르륵 걸렸습니다. 그 다음 아이들의 행보가 궁금해지더군요. 선생님들은 화장실이 안전하다고 아이들을 설득하시지만 선생님은 사건의 진상을 모르실 뿐더러 선생님의 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체육관에 전교생이 모여서 그들만의 회의를 합니다. 아이들이 내 놓은 의견 하나하나가 어쩜 그리도 리얼하고 그럴듯하던지요! 이 중대한 사안을 앞에 두고 아이들은 가지고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됩니다.^^ 제가 너무나 웃겼던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하자면..

"사나운 개를 풀어서 쫓아내요!"

작전은 여기서 그치치 않습니다. 내놓은 의견들마다 '모둠'을 만들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세부안을 짜드는데 까지 이어진다는 것!


사건의 훈훈한 마무리


​사실 반다는 전에 장학사님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어요. 화장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들보들하고 쾌적하게 만들어 달라고. 이 외에도 편지를 보낸 적이 많지만 답장이 없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요. 그리하여 장학사님에게 보낸 편지는 학교 화장실의 실태 점검 차 학교에 오신, 검정구두를 신은 화장실 몬스터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으로 결실을 맺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눈치 채셨겠죠?^^ 장학사님은 최신식 설비를 갖춘 깔끔한 화장실로 고쳐주겠다고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보들보들한 화장실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미 몬스터 퇴치를 위한 모둠활동으로 그 조직력이 검증된 학생들이 있으니 걱정이 없을 것 같네요!


 

 

반다의 불쾌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화장실에 대한 문제인식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어 장학사님에게 편지를 썼고 그 결실을 맺은 것이죠. 몬스터를 퇴치하고자 아이들 스스로 계획하고 의견을 모아 실행에 옮긴 이야기 용감하고도 역동적으로 느껴져서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소신껏 사건의 해결을 위해 밀고 나간 점은 어른들에게도 배울만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성취감을 느낀 아이들에게 깔끔하고 보들보들한 화장실을 유지하는 것 쯤은 이제 일도 아니겠지요! 정말 우리 아이들의 학교 화장실도 이렇게 보들보들하고 깨끗한, 가고 싶은 화장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반디네 학교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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