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로봇 라임 어린이 문학 8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지음, 줄리아나 뉴펠드 그림 / 라임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라임 어린이문학 8. 내 동생은 로봇

  

제임스 패터슨·크리스 그레벤스타인 글

줄리아나 루펠드 그림

박은정 옮김

라임 펴냄





라임 어린이 문학 시리즈 여덟 번 째, 『내 동생은 로봇』

라임의 어린이 문학 시리즈를 솔솔 재미나게 잘 읽고 있다. 『화장실 몬스터』 , 『시간 사용법』,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등,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외국 작가들의 좋은 작품들을 선별하여 국내 출판사들이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책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 여건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독자들이 많이 읽어주고 책을 읽는 환경이 활성화되어야 출판사의 재정이 선순환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적극적인 독서 활동을 하여 좋은 책을 찾아 읽고 피드백을 하는 만큼 우리 나라 출판 문화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책은 대부분 부모님들이 구매를 하여 아이들에게 권해주게 되니, 어린이들도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 부모님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로서의 힘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강요나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책을 좋아하며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라임 어린이 문학시리즈가 아니, 각 출판사의 문고 시리즈가 앞으로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인지라... 서두가 길어졌네...


가끔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책들이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의 제목을 보면, 재미있다! 그 제목이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고른 딸아이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단박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이들이 고르는 책은 따로(?) 있다.^^ 간혹 자기가 아는 출판사나, 시리즈 물 중에서 골라오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많은 경우 제목에서 임팩트가 느껴지는 것을 골라온다. 딸내미의 경우도 선호하는 단어(소재)가 몇가지 있다. 밝히지는 않겠지만.(사실은 매우 유치하기 때문...ㅋㅋㅋ) 이 책 역시 '걸려 들었다'. 이 책이 배송되었던 날, 테이블에는 몇가지 책들이 놓여있었다. 그런데 딸내미의 레이다망에 들어 온 책은 바로 이 『내 동생은 로봇』이란 책이다! 앉은 자리에서 다 본 뒤 아주 재미있다면서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주더라.(만점 주는 경우는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딸내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먼저 제목에 눈길이 확~ 갔을 것이다. '로봇'은 사실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내 동생이 로봇이라는 데서 구미가 당겼을 것 같다. '동생'이라는 존재는 원래 나와는 애증의 관계가 아니던가. 내 동생이 로봇이라고? 오호, 그것 참 재미나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들춰봤을 것이다. 또 표지를 보니 스마일~~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로봇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시크~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있는 남자 아이를 봐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겠지.

 

 

 

로봇의 이름은 'E', 옆에 있는 소년의 이름은 새미.

새미의 엄마는 로봇을 만드는 박사다. 즉, 로봇'E'는 엄마가 만드셨다. 엄마는 E를 통해 중요한 실험을 해야하기 때문에, E를 새미와 함께 학교에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로봇 티를 팍팍 내며 잔소리를 하는 E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 잘난척이냐고... 게다가 나보고 형이라니...

 

 

 

E의 이름에 대한 설명 중.

소심한데다가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을 꺼리는 새미는 아주 곤란한 지경이다. 그런 새미의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떠드는 E가 맘에 들지 않는다. 카툰 스타일의 삽화에 말풍선이 친근하고 재미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꼬리를 자르고 눈치 없이 알고 있는 내용을 줄줄이 말하면서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E.


아.. 이런 아이를 내가 데리고 다녀야 하다니!!! 새미는 정말 절망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E가 점심시간에 음식을 던지고 이런저런 소란을 피워서 학교에서  엄마를 호출하여 회의까지 하게 된다. 엄마는 그 후  E의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가셨고,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로봇스러운 기계적인 말투를 쓰지 않고 구어체를 구사하고, 분위기를 파악하여 눈치껏 행동하게 되었다. 새미는 반신반의 하면서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씩 놓이게 되고, E와 말이 통하게 된다!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새미를 악당 쿠퍼에게서 보호해주기도 하며, 새미의 좋은 점을 부각시켜 그동안 존재감 없던 새미가 재평가 받는 상황으로까지 이끌어 준다. 결국 새미는 이렇게 사려깊은 E를 동생으로 받아들여주는데, 어느날, E가 사라져 버린다! 정들자 이별이라고.. E가 없어지자 새미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를 납치해간 범인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며 사건의 단서를 찾는데...

새미의 집에는 여러 종류의 로봇이 함께 지낸다. 특히 그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게 아침 상을 차려주는 '든든 아침 식사 제조기'였는데, 시리얼 버튼을 누르면 시리얼을 그릇에 담아 우유를 부어주고, 바나나까지 썰어서 얹어주는 기계다. 주부로서는 탐내지 않을 수 없는 로봇이다.^^ 이 작품에서는 로봇이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E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로는 마음까지도 나눌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멀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TV에서 로봇에 관한 프로그램에서 들은 말이 기억난다. 우리 나라는 로봇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고 상도 많이 탔지만, 국내에서 아직은 저변 확대가 미미하다는 내용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개발된 기술이 상당부분 제품화 되어 판매가 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 중에서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과학적인 소재를 다룬 SF(Science Fiction) 영화나 책들이 많이 나와서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해보는 것도 과학의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동안 상상했던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기술이 뒷받침되어 많은 부분 실현되었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로봇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읽으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그만큼 내용이 재미있다는 얘기다.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는데는, 내 생각에는 번역과 일러스트의 힘이 컸다고 본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읽을 때 아주 편안했다.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단어 선택도 좋았던 것 같다. 때때로 외국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초반에 몰입이 되지 않아서 지루할 때가 있다. 그 특유의 분위기와 어감이 낯설어서 그런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한국 독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번역이 매끄럽게 잘 된 것 같다. 이야기 내용과 궁합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코믹한 일러스트도 좋았다!

원작 얘기인데, 작가 제임스 패터슨은 나에겐 생소한 이름인데, 미국에서 꽤 인기가 있는 작가더라. 나이가 70이 다 되었는데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제임스 패터슨의 작품 중 어린이 문학으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소개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가 있으신데도 이런 재미난 스토리를 지어내신걸 보면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보다. 실제로도 재미있는 분일 것 같다!

교실에 교육용 로봇이 같이 앉아 공부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고, 선생님을 도와 수업을 진행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설명해 준다면 어떨까. 아니 로봇과 친구가 된다면...  상상은 현실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