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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주의자 처녀자리 ㅣ 아스트로크리미스 범죄소설 9
가비 히프트 외 지음, 이군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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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혈액형 사랑학이 꼭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성격이나 궁합적으로 혈액형을 재미삼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일의 한 출판사가 혈액형별 소설들을 모아 출간한 시리즈는 단편간의 공통점을 혈액형에 두고 있다.
먼저 읽게 된 처녀자리는 양력 8월 24일에서 9월 23일 사이에 탄생한 사람들의 성격을 대변하며 이성적이고 돈을 다루를 재주가 뛰어나며 끝없이 현실적이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맞는 이도 있고 전혀 다른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정설로 삼아 인간 내면에 숨은 이상 심리를 코드화 하여 범죄 소설화 해냈다는 점에서 소설은 읽기도 전에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스트로크리미스 시리즈는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작가들이 진지하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집필했으며 12개의 별자리가 그들의 중요 소재가 된만큼 읽는내내 별자리에 대한 흥미도 놓치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다.
죽음의 활화산인 양자리, 무정한 폭군인 황소자리, 위험한 이중인격자로 분류된 쌍둥이 자리, 간교한 형식주의자인 게자리, 잔인한 승부사는 사자자리,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천칭자리, 비밀스런 처세꾼인 전갈자리, 오만한 사냥꾼 궁수자리, 냉정한 규제자로는 염소자리, 어두운 자유주의자인 물병자리, 불안정한 신비주의자인 물고기 자리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할지 망설여질 정도로 모티브는 흥미로웠다.
가비 히프트의 [물고기 알]을 쓴 가비 히프트, [처녀살인자]의 작가 아멜리에 프리트,[여자에게 최고의 친구 다이아몬드]의 마르가레트, [크로스스티지] 의 칼 빌레 등등은 작가 스스로도 처녀자리이며 그 밖에 천칭자리 쌍둥이 작가들이 모여 재미난 단편 6편이 수록되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쓰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그들은 각자 다른 창조물을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점은 별자리에 상관없이 작가에게 내려진 창작의 재능이 동일함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