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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돌아온 소년 (반양장) - 6세 소년이 경험한 생생한 천국 체험 스토리
케빈 말라키.알렉스 말라키 지음, 유정희 옮김 / 크리스천석세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제프리 디버의 시리즈 속 주인공 링컨 라임은 목뼈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환자가 된다. 법의학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자 뛰어난 추리력으로 희대의 범인들의 발목을 잡는 그에게 전신마비는 고통이자 삶을 포기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기 보다 그렇게 살아야하는 것에 화를내고 있던 인물인데 그는 맘대로 되지 않는 몸에서 관심을 돌려 사건들을 처리하고 주변인들과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는데 더 의미를 두게 된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까닭은 스릴러성 범죄사건을 풀어나가는 뛰어난 지략에 있기도 하지만 반전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물, 링컨 라임. 그의 존재로 인해 소설은 다른 스릴러와 다른 아우라를 갖게 된다.
주인공 링컨 라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쉬고 있는 스스로의 신체에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살아있다는 것도 감사해야할 일인데 막상 자신의 일로 닥치게 되면 고마움보다는 원망이 드는 것이 인간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눈을 떴을때 몸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자신이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감탄한 소년이 있다. 그 애의 이름은 윌리엄 알렉산더 말라키인데, 모두가 알렉스라고 부르는 이 소년은 베스와 케빈 부부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며 기적의 의미를 다시 고민해 보게 만드는 기적의 증거였다.
2004년 11월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알렉스는 이미 자발적 호흡이 곤란한 상태였고 낙관하기 보다는 가망없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던 응급환자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건강한 10대 소년이 되어 있다. 아침마다 눈을 뜨고 호흡을 내뱉으며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 기적같은 회복 스토리는 간증을 너머 특별한 치유의 과정을 담고 있어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바로 천국에서의 시간을 허락받은 알렉스의 특별한 천국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살아있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 이후의 삶을 떠올려보지는 않는다. 계속 되던 삶이 어느날 갑자기 뚝 끊겨 어둠의 세계로 닫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천국행 티켓을 원하게 되겠지만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환상과 보지 않는 곳에 대한 믿음은 얕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얄팍한 믿음의 우리들을 위해 알렉스는 되돌아 왔던 것이 아닐까. 성경에 이르기를 보지 않고 믿는 이가 되라하지만 오늘을 살기 급급한 우리들이 이 말마저 잊고 살까봐 알렉스를 통해 천국의 이야기는 전해지는 듯 했다. 인공호흡기 없이 자발호흡이 가능하도록 돕는 “크리스토퍼 리브 수술“의 첫수혜자였던 알렉스. 이 사실로 그는 큰 혜택을 입은 아이로 보여지지만 사실 눈을 뜬 알렉스의 입을 통해 천국을 접하는 순간 그 기적은 그의 것이 아닌 우리를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보지 않고도 믿도록 만드는 힘! 알렉스는 우리에게 잊고 살았던 신앙심뿐만 아니라 믿음을 함께 나누게 된 것이다.
“천국은 정말 놀랍고 완벽한 곳”
이라는 아이의 고백은 끝을 향해 살고 있던 우리의 삶을 시작을 향해가는 삶으로 바꾸어 놓았고 지상의 삶과 영생의 삶을 연결시켜 놓았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땐 명배우 수잔 서랜든이 열연한 [로렌조 오일]에서처럼 부부가 만든 기적에 대해 감동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천국에서 돌아온 소년]은 읽는 내내 우리 모두가 기적을 믿게 만들고 있었다.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읽고 있었지만 나는 영화 [미션]의 삽입곡인 넬라판타지아를 들으며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기 시작했다.
감정이 복받치면 사람은 울기 마련이다. 내 가족의 이야기도 아닌데, 나는 알렉스와 케빈의 간증, 주변 가족 및 지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가족의 일인양 눈물을 글썽거리곤 했다.
2012년 12월 예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말들이 많다. 세계각국의 전시상황이나 지진, 이상 기후등 자연의 분노게이지도 평소와 달리 아주 높기 때문에 더 불안해진 것이겠지만 종말 유무에 신경쓰기 보단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내며 더 밝은 내일이 준비되어 있다고 믿으며 사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렉스를 통해 깨닫는다.
알렉스 가족의 기적스토리를 읽고나니 천국은 죽은 이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오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졌다.
보지 않고서도 믿고 사는 일!
돌아온 알렉스의 복음으로부터 나누어진 또 다른 기적의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