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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묘인간 -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ㅣ 탐묘인간 시리즈
SOON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고양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고양이의 매력을 알 수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에 이토록 매력적인 생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다니. 나 역시 동물을 머리로만 사랑했을 뿐 귀찮고 바쁘다는 이유로 키워볼 엄두를 내 본일이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집에 동거냥 한 마리가 생기면서 그 매력을 알아가게 되었는데, 하루에 18시간 이상 잠을 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출했다가 일찍 들어오게 되고 집 안의 가구배치나 먹거리 역시 "나" 위주에서 "너"위주가 되는데도 행복함을 느끼게 되는 이상한 현상. 고양이는 그런 생명체다. 그러면서도 개처럼 주인을 섬긴다거나 충성을 맹세하기 보다는 무엇을 요구해도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이런 고양이처럼 살아가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나 위로 받을 일이 있으면 나는 어김없이 내 고양이 품(?)을 파고든다.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고 잠을 나누어 주는 고마운 존재이면서 별거 아니야.를 몸소 보여주는 내 고양이.
내 고양이와 나의 일상이 [탐묘인간] 속에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 털도 날리고, 옷에 묻은 털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어야 하며 사료에 간식에 나날이 얇아지는 지갑, 우다다가 심해지면 시끄럽고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는 자꾸 배위에 올라와 잠드는 통에 무겁기 그지 없고, 화장실도 자주 치워줘야하지만 전혀 귀찮지가 않다. 게으른 나를 부지런하게 만드는 요녀석들...!!!
매주 업데이트 되는 웹툰에 달린 공감 댓글들을 보면 그렇게 느끼는 이가 비단 나뿐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고양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세상 모든 고양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나보다. 그림이 때로는 거칠게도 느껴지고 때로는 그 단순한 터치가 정겹게도 느껴지는데 컴퓨터로만 작업하는 요즘의 그림들과 달리 콩테를 재료로 해서 손으로 직접 그린다고 하니 그 아날로그 적인 느낌에 더 작품이 좋아져버렸다.
1쇄에서는 뉴발란스 사료를 함께 주더니 벌써 2쇄에 돌입해 가방이 경품으로 걸려있다고 벌써부터 사람들이 난리난리였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갖고 싶은 욕심이 마구마구 생겨난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책도 소장용으로 쟁겨두고 또 누구에게 선물주면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나눌 수 있으까 싶어진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그 매력을 몰라 망설이는 이들도 있으니까. 그들에게 이 행복함을 함께 느껴보자고 자꾸 권하게 된다. 어쩔 수가 없다. 웹툰에서는 볼 수 없는 초기 작품들을 책으로 엮었다기에 얼른 책을 사들었는데, 보고보고 자꾸봐도 즐겁다.
탐묘인간이라는 제목과 함께 어우러진 그림조차도 귀엽고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