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큐어 메이즈 러너 시리즈 3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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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러너]를 처음 읽고 영화화 된다길래 목빠지게 기다렸다. 특히 헐리우드 신예 꽃돌이들이 가득 캐스팅 되었다는 말에 환호를 지르면서. 사실 메이즈 러너는 단 한문장으로 요약될만큼 간단한 스토리 라인의 소설이다. 기억을 잃은 소년들이 살아남기 위해 달리는 이야기. 미궁 속에서 괴물에게 잡히지 않고 탈출구를 찾아 헤매는 그들에게 여러 시련이 닥치는 이야기가 이토록 두껍게 쓰여질 수 있을 지 몰랐는데 작가가 글을 만들어 내는 힘이란 역시 일반인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제임스 대시너의 3부작 중 [데스큐어]는 첫번째 이야기가 영화로 나오는 달에 손에 쥐어졌다. 젊은 세대가 세상을 바꿀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usa투데이의 극찬이 꼬리표처럼 달려 있지 않아도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쏠쏠한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마지막까지 그 궁금증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게 만든다.

 

탈출한 소년들은 자신들이 실험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악'이라는 단체가 애초의 선한 목적을 상실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며 생명을 실험대 위에 올려 놓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 토머스는 죽음의 슬픔을 겪어야했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으며 자신 역시 실험에 동참한 인물이었다는 진실과 마딱드려야했다. 그리고 이제 사악의 모든 실험들이 끝났나 싶은 순간!이야기는 영화 [레지던트 이블]에서처럼 계속이어지며 독자들의 숨골을 죄어나간다.

 

인류를 덮친 플레어 병의 원인은 플레어 바이러스로 전염성이 강한 인공 전염병이다. 인간의 뇌에 침투해 살아 있는 인간을 좀비처럼 만들어 버리는 끔찍한 병으로 치료법이 딱히 없는 상태여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었따. 그래서 사악은 면역체계를 갖춘 소년들을 데려다가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갖가지 실험을 행해왔다. 하지만 [데스큐어]의 마지막 보고서에서는 소름끼치는 진실과 마딱드려야만 했는데, 이 모든 시초가 고의적인 행동의 결과였음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사악이 선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 읽고나서도?

 

1권과 2권을 100미터 달리기 하듯 단숨에 읽어냈다면 3권은 약간 루즈한 느낌으로 마치 마라톤하듯 읽어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3부작의 이어달리기를 끝까지 다 읽어냈고 이제 그 첫번째 이야기의 영화를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글의 상상력을 얼마나 채워줄 것인지....기대하고 있다!



 
 
 
스피드 경영 첫걸음, 한 장 보고서
정보근 지음 / 시간여행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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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자들이 원하는 것은 짧고 명료한 보고다. 하지만 보고자들은 구구절절 설명하는 우를 범한다. 사회 초년생 때 나 역시 많은 실수를 범했다. 빼자니 뭔가 중요한 내용 같고 붙이자니 너무 구구절절 설명논조라 보고 형식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보고서를 쓰는 일은 어렵다. 단 한장, 한 문장, 한 줄로 줄여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하지만 빠른 판단을 위해 보고서는 역시 짧고 심플한 쪽이 훨씬 알아보기 편하다. 관리직급으로 승진해서야 눈에 보이기 시작한 일이다.

 

 

[스피드 경영 첫걸음, 한 장 보고서]는 그래서 내게 약이 되는 책이었다. 2012년 구미 공단에서 불산 가스가 누출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고 누락이 도마에 오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1시간에 1장 쓰는 보고서의 위력을 주무 담당자들이 알고 있었다면 우발적인 사고에 대처하는데 우왕좌왕할 일은 없었을텐데.....회사원이나 공무원이나 보고서를 잘 쓰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핵심 추출형 한 장 보고서는 이미지, 수익성, 사내 의사소통,ceo의 관심사 이 4I관점에서 작성되어져야 한다. 효율적으로 조직을 움직이기 위해서이며 탄력적으로 회사가 운영되어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결론부터 정리된 보고서는 참 쉽게 읽힌다. 실행하기도 쉽고 호불호를 판단하기에도 적절하다. 스피드한 조직을 보면 그 사이 불필요한 보고체계가 줄여져 있다. 사내 의사소통을 위해 대하소설격의 보고서를 첨부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또한 보고 시간은 1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책의 내용이 전부 나의 업무와 맞닿아 있지는 않았다. 주로 사내 보고용인 책내용과 회사 외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나는 실어야하는 그 내용과 길이부터 다르기 대문이다. 하지만 그 줄기는 같았다. 장황하지 않고 눈에 보기 좋게. 1시간안에 쓰는 한 장 보고서, 실무를 위한 긴급조치형 한 장 보고서등의 내용들은 대표자에게 보고할 때 유용한 충고였고 스탭을 위한 핵심추출형 한장 보고서와 기획을 위한 요약형 한 장 보고서는 내 업무와 일부분 겹쳐지기 때문이다. 그 마음 가짐을 배웠다고나 할까.

 

자세하게 알아야 할 것과 나중에 첨부해도 좋을 내용들을 선별하고 보고서를 정말 '보고하는 글'로 보이게 만드는 힘. 얇은 이 책 한 권 속에서 그 멋진 방법들을 쉽게 터득해내며 나는 그 옛날 '메모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고 나만의 방식을 정립해 나갔듯 이번에도 응용버전등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이쯤되면 책은 내게 사회생활의 건강을 위한 보약으로 치부해도 좋을 듯 싶어진다.

 

보고가 어렵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 힘겨운 회사원들에게 이 책을 두루 권해주어야겠다 싶다. 똑같이 따라하거나 자신만의 방법을 찾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어느 쪽이든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책이기에 널리 좀 입소문 내야겠다.



 
 
 
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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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전일 시리즈"의 원작소설인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쓰여진 점을 감안하지 않고 보아도 여전히 놀랍고 세련되고 재미나다. 그래서 그의 소설들을 좋아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추리소설은 읽으면서 흡사 그의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설레고 흥분되었더랬다. 정말 어느 페이지에선가 그 더벅머리를 긁적이며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할 것만 같아서 두근두근.......!

 

 

소장자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피에로 인형을 되찾기 위해 유명한 인형사 고조는 다케미야 산업의 일가를 방문한다. 동서남북으로 뻗은 십자가 모양의 저택은 사람들에게 "십자 저택"으로 불리고 있었는데 모두가 모인 밤, 창업자의 맏딸이자 가문을 이끌고 있는 요리코가 2층 발코니에서 떨어져 죽어버렸다. 사인은 자살로 판명되지만 어딘지 석연치 못한 구석들이 발견되기 시작하고. 드디어 49재의 날에 나타난 고조는 '비극의 피에로'에 대해 알려주면서 이 불행이 인형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음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소설은 중간중간에 인형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하는데 범인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라기 보다는 마치 텔레비젼 속에 비치는 것처럼 사건을 더 은밀하고 밀착적이지만 좁게 보게 만들어 아슬아슬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피에로 인형은 다 보았다. 저택에서 살인사건이 날때마다 현장에 있었으며 심지어 범인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인형은 다 보았으되 가려진 것은 가려진 채로, 각도가 안 맞는 것은 안맞는 채로 보았기에 긴장감만 더할 뿐 범인의 정체를 독자에게 속시원하게 알려주진 않는다. 요리코의 죽음도 무네히코와 미타 리에코의 죽음도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살인은 계속 일어나고......

 

다케미야가의 둘째딸의 딸인 미즈호와 고조가 설전을 벌이며 얽힌 사건을 풀어내었지만 살인을 막지는 못했다. 다만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고조의 손에 이끌려 다케미야가를 떠난 피에로는 더이상 '비극을 부르는 피에로'가 아니라 비극의 현장에 나타나는 피에로가 되었다. 그 피에로가 마지막으로 본 휠체어 소녀 가오리의 그 한마디. 찜찜하지만 그 한마디를 뒤로 하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더니 늦은 오후의 햇살은 어느새 슈퍼문이 뜬다는 밤시간으로 달려가 있었다. 탐정물에 너무 심취했던 영향일까. 사건이 사람에 의해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풀어지는 형태의 소설은 왠지 물에 휴지 풀리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잘 짜여진 조각들이 아직 덜 맞추어진 느낌이랄까. 깨끗하게 안 맞추어진 느낌이랄까. [십자저택의 피에로]는 재미나게 읽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을 많이 남겨버렸다.



 
 
 
터 : 우리가 몰랐던 신비한 땅이야기
민홍규 지음 / 글로세움(북스온)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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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인생은 성근 대숲의 바람과 같다. 지나고 나면 소리가 없다.

       일이 생기면 열심히 살고, 일이 지나면 마음도 비워야 한다

 

 

손석우옹의 [터]를 학창시절 신명나게 읽었다. 풍수지리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을 읽고 사람의 삶을 살피는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나는 이를 미신으로 터부하지도 않는 편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텔레비전에서 새로만든 국새에 문제가 있다고 떠드는 것을 보았는데 그 뉴스에서 이름이 언급되던 이가 동일한 제목의 [터]라는 책을 내었다고해서 꼭 구해 읽어야겠다 싶어졌다.

 

'세불 민홍규'는 국새를 산청에서 완성하려고 했다. 담긴 의미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땅이 바로 그곳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운융성과 국민화합의 뜻이 담긴 4대 국새 '태평새'는 세상풍파 앞에 던져졌다. 아이를 낳아도 삼칠일이라고 하여 금줄을 걸고 불운을 며칠이나마 멀리 하게 하는데 나라의 국새를 완성하는 일에 사람들이 협조하기는 커녕 너무나 태만하게 일처리를 행해버렸기 때문이란다. 산청군에서 사람 손 타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는 신신당부를 뿌리치고 펜션타운을 짓는다는 명목하에 산을 훼손해버렸디 때문이다. 재앙의 시작은 세불에게서 시작되었으나 끝없이 계속되어졌다. 공무원들이 터의 기운을 무시하고 자기들 멋대로 일처리를 해 버렸기에. 인간의 무지와 관료들의 안하무인의 끝은 대체 어디까지인지...이쯤되면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진다. 아, 대한민국이여!

 

이우혁의 소설을 비롯 일제시대 일본의 학자들이 우리 나라의 혈자리를 다 끊어놓은 것, 풍수지리를 기초로하여 국운을 바꾸어 버린 것을 읽으며 울분을 토하지 못했었는데, 이젠 타인들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가 우리스스로의 눈을 찔러대고 있는 형상이니 어찌 한숨이 나오지 않으리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한 일은 한숨을 내쉬는 일이었다.

 

믿고 믿지 않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굳이 해롭다는데 눈 앞의 돈 몇푼의 이익을 위해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의 선택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산청군수는 그 좋은 터에서 배출괴었으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결국 터의 화가 가족에게 미쳤다. 터의 울음을 듣지 못하는 나 같은 일반인이게 그 울음소리가 들리는 사람들의 경고는 그래서 예언이 되고 조언이 된다. 미신을 믿자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는 것인데, 고집센 사람들은 제 목 앞에 칼날이 다가와 있는 줄 모르고 자연을 밟고 이치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터' 같은 장르의 책을 읽다보면 참으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야 후회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걱정스러운 일은 그 터가 여전히 복원되지 않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흉흉한 사건은 계속되어지고 있다.

 

p14 무릇 아는 자에게는 책임이 따른다

 

 

하지만 아는 자에게 힘이 없다면 그 책임을 다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책을 읽은 결론은 그랬다. 한숨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 하다.



 
 
 
헬로, 미스터 찹
전아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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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10대의 눈으로 보면 어른이 되는 나이지만 사실 스무살은 아직 어리다. 철이 없고 경험이 없고 판단력의 잣대가 약하다. 줄곳 함께 살던 엄마가 죽은 지 열 흘, 주둥이가 까만 강아지를 사게 된 스무살 청년의 삶에 외로움이 가득 스며있다. 그런 그의 삶에 어느날 우연처럼 기이하게 생긴 난쟁이가 끼어들었다. 30센티밖에 되지 않지만 호통소리만큼은 쩌렁쩌렁한 "찹"의 모습을 떠올리자면 마치 쪼그라든 박명수 같은 느낌이랄까.

 

그들의 기묘한 동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찹과 강아지와 스무살.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스무살 청년은 아직 엄마가 그립다. 그녀가 사용하던 로션을 버리지 못했고 형체를 알 수 없는 바느질완성품인 쿠션인형도 치우질 못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남자로 성장한다는 의미가 어떤 것인지 닫혀져 지예와도 노출광과도 올바른 관계맺음이 어려웠고 윤식이라는 친구 외엔 만날만큼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었다. 감정이 잔뜩 실려 있지도, 묘사가 가득한 문체도 아니지만 심플한 문체사이로 그의 외로움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노출광과 기대하던 잠자리에 성공하고 지예와 사귀에 되고 아버지를 만나게 되어도 그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흘러가는 사이 조금씩 변해갈 뿐이었다. 물론 순간순간 따뜻했던 바람 냄새도 맡고 설레는 마음도 느끼는 등 그는 완전 정상인 스무살 남자다. 하지만 어른이기보다는 아이같은 구석이 많고 적극적이기보다는 망설이거나 내버려두는 편이 더 어울려보이는 남자다.

 

그의 이름이 '정우'라는 사실도 글의 중반쯤에 밝혀지는데 '치타'라는 닭을 키우고 '마리앙뜨와네트'라는 신경질적인 고양이를 키운 이력이 있는 특이한 삼촌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그는 정우를 조카나 정우가 아닌 정우군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노출광이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유부녀와 사귀던 윤식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연인과 헤어졌던 삼촌이나 짝사랑만 일삼던 아르바이트 가게 주인은 각자의 짝과 맺어졌지만 정우군의 삶은 그닥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우리도 풍랑을 만난 배처럼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봄 싹 틔우듯이 조금씩 성장해왔으므로.

 

당분간은 오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납골당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그날, 찹은 사라졌다. 기묘하게 나타났듯이 휘리릭 떠나갔다. 혹시 찹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을 위해 엄마가 보내준 "화해"의 메신저가 아니었을까. 사실 찹은 별로 간섭을 한다거나 이래라저래라 훈수 두지 않았다. 그저 옆에서 심심했을 일상에 잡음을 넣어주고 활기를 불어넣고 잠시나마 가족으로 함께 했을 뿐이다. 하지만 결과만 두고보자면 충분했다.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도록 만들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