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진 Bluzine : 02 고양이 - 2017
블루진 편집부 지음 / 자작나무숲(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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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매력의 고양이들이 가득한 미니북 <블루진>. 포켓 매거진처럼 출간된 블루진의 두번째 주인공은 '고양이'였다. 집사들이라면 홀딱 반할만큼 고양이들 사진이 가득한데다가 내맘 같은 글들도 빼곡하다. 어디 그뿐인가. 귀여운 그림들도 한가득. 눈호강에 읽을거리가 가득해서 심심하지 않은 이 미니북 가격은 6천원. 가성비 또한 최고다. 그래서 구매해놓고 '참 잘한 소비'라고 스스로를 칭찬해줬다(?).

 

 

동서양 명화 속 주인공들을 고양이로 바꿔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김소영씨의 작품은 어디선가 봤던 그림들이라 반가웠는데 고양이를 그리는 그녀의 반려동물이 강아지라는 점은 참 아이러니했다. 당연히 반려묘들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그녀의 노견이 예민해서 고양이를 반려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 말에서 책임감이 느껴져 그녀가 더 좋아졌다. 언젠가는 유기동물을 데려오고 싶다는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그림이라 다시 보이기도 했고.

 

하.탄.미.심, 율무보리, 금보,루나로즈,날라 등 유명한 고양이들의 예쁜 모습 또한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다른 분위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또한 이 책이 읽을거리가 충분하다는 반증이기도 해서 맘에 쏘옥 들었다.

 

그림으로 고양이사랑을 표현하는 사람, 아기와 함께 키우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집사, 고양이가 친구가 되면서 인생이 바뀐 남자, 고양이들이 사랑받는 동네, 나이든 고양이, 길 위에서 살아가는 녀석들, 작품 속 고양이들까지....고양이로 인한/고양이에 의한/고양이로부터 시작된 사연들이 가득한 책. 주머니에 쏙 넣어다니면서 지난 주 부지런히 읽게 만든 한 권의 책. <블루진 두번째 이야기 고양이편>을 소개합니다.

 

 

집사라면 절대 눈 뗄 수 없는 고양이들이 가득한 미니북. 오랜만에 예쁜 고양이 책 한 권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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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와 치히로 - 시바 개와 아비시니안 고양이의 한집 생활
배지환 지음 / 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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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귀요미들이 떴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 하루종일 이녀석 둘만 보고 있자면. 시바견 '하쿠'와 아비시니안 '치히로'는 어릴적부터 주욱~ 함께 커온 가족. 집사이자 견주인 아빠는 '무심한 개와 다감한 고양이가 같이 삽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애교만땅의 표정들이 즐비한 하쿠는 무심한 개가 아니었고 시크한듯 찍힌 치히로는 다감하기만 한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사진으로는 다 알 수 없다는 말. 온리 사람 식구인 아빠가 털어놓는 그들의 일상은 <하쿠와 치히로>를 꼼꼼하게 읽어야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시바견과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이웃도 있고 아비시니안 고양이들을 반려하고 있는 집사도 있다. 하지만 모든 강아지, 고양이의 성격이 다 다르므로 그들의 일상이 동일할 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동물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머금으며 공감지대를 형성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 그랬다.

 

나 역시 고딩때부터 베프였던 친구가 애지중지하며 개를 키우고 있었지만 지금의 이 마음을 짐작하지 못했다. 입맛이 까다로워 꼭 먹는 사료만 먹는다며 녀석의 사료를 사러갈 때마다 동행하곤 했으면서도 어떤 강아지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뭘 좋아하는지 물어본 일이 없다. 무심한 건 아니었는데도 잘 몰랐다. 지금이라면 귀찮을만큼 꼬치꼬치 캐 물으면서 녀석을 위한 간식이나 선물도 준비했을텐데......!

그때와 다른 마음이라 <하쿠와 치히로> 가족소개편을 넘기는 순간 "꺄~"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눈도 못뜬 꼬물이 고양이가 우렁차게 울어대는 사진을 보고. 내 생애 첫 반려묘인 꽁이가 아기 고양이들을 낳는 순간, 아기 호랑이(고양이 이름)를 들고 저렇게 찍은 사진이 있다. 똑같은 포즈, 똑같은 표정.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치히로를 모르지만 내 고양이와의 추억이 오버랩되어 한껏 업된 기분. 이전 상황이 어땠는지 드러나있진 않지만 어미와 형제들이 떠난 후에도 치히로는 곁에 남았다.

 

 

 

 

한여름에 태어난 하쿠는 그 다음, 가족으로 입성했다. 이미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보통 둘째로는 고양이를 고려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치히로의 아빠는 퉁실퉁실한 시바견을 식구로 맞았다. 그의 표현처럼 큰 결심을 하고. 1~2년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야하는 소중한 가족이므로 신중할 수 밖에 없었으리라.

처음에는 덩치가 치히로 만했던 하쿠는 성큼성큼 자라났다. 고양이 방석에 좁게 끼여잠든 모습만보면 더 안자랄 것 같은 녀석들이 성묘, 성견이 되었다. 중성화 수술을 하고, 고관절 수술을 하고....사이가 좋은 듯 아닌듯 냥펀치를 맞고 함께 저지레를 하면서 귀여운 악동들이 자라났다. 페이지가 앞에서 뒤로 이동했을 뿐인데, 시간이 흘러버렸다.

 

25개월 차 하쿠, 28개월 차 치히로는 마지막장에 사이좋게 쇼파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찍혔다. 아빠만 빼고. 아마 이 사진도 사진작가인 아빠가 예쁘게 찍어준 것이리라. 렌즈너머 둘을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이 너무나 따뜻해서 훈훈하게 읽힌 <하쿠와 치히로>. 그 옛날 너무나 좋아해서  극장에서 7번이나 봤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이름을 따 온 것이 맞겠지? 하쿠랑 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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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깔끔한 아이 괜찮아, 괜찮아 8
마릴리나 카발리에르 지음, 레티지아 이아니콘 그림, 이경혜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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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말 잘듣는 아이. 엄마 입장에서는 키우기 참 쉬운 아이가 아닐까.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도 행복한 걸까?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마릴리나 카발리에르의 동화 <지나치게 깔끔한 아이> 를 통해 그 답을 내어놓았다.

 

 

어린이의 이름은 '파보르 녹투르누스. 낯설고도 긴 이름을 가진 파보르는 약간 겁쟁이지만 아주 깔끔한 아이였다. 특이하게도 어른들을 곤란하게 만들거나 떼를 쓴다거나 해야할 일을 미루거나 하지 않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아주 잘 생활하는 아이였다. 혼자 마당에 나가지도 않고 낯선이에게 현관문을 열어주지도 않으며 처음 본 사람 앞에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는 파보르가 가장 조심하는 건 옷을 더럽히지 않은 일. 어린이 여럿을 만나봤지만 세상에 이런 아이는 없었다. 적어도 이 나이때 아이라면.

결벽증이 있는 걸까? 싶을 정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도 여러 번 하는 파보르는 엄마에게 '집 밖이 얼마나 위험한지' 늘 들어왔기에 갑자기 나쁜 병에 걸리지 않도록 친구들과도 멀리 떨어져 늘 혼자 있는 아이였다.

어른이 통제하기 쉬운 아이임에는 틀림없어 보이지만 파보르 이대로 괜찮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슬슬....

 

겨우 여덟 살인 파보르에게 이상 징후들이 찾아왔다. 밤마다 가위에 눌리는 파보르를 병원에 데려간 엄마에게 의사 선생님은 이상한 처방을 내렸다. 어떤 책에도 나오지 않는 병에 걸린 파보르에게 약도 주사도 주지 않은 채 ,


1. 친구 사귀기
2. 작은 동물 돌보기
3. 눈 뜨고 꿈꾸기
4. 모든 물건들을 자기 좋을대로 바라보기


의사 선생님 만세! 파보르에게 알려준 '파보르 병'을 낫게 만드는 방법이었지만 이 모든 과정은 엄마도 함께 동참해야하는 과정이었다. 돌팔이라고 치부하며 아이를 예전처럼 대했다간 도리어 아이를 망치게 될 뿐일테니까.

 

 

 

121센티미터 / 24킬로그램 / 8살 / 수면 불안증

 

 

파보르에겐 어떤 일이 생겼을까. 어떤 일들을 했길래 이젠 날마다 좋은 꿈을 꾸며 지저분한 개랑 한 침대에서 잠들게 된 것일까.
엄마의 지나친 보호와 간섭에서 벗어나 '어린이답게'살게 된 파보르의 이야기는 사실 아이들보단 엄마들이 읽어야할 내용의 동화책이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런 오류를 범하는 엄마들이 많지 않을까. 학대하는 부모에 대한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사실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숨막히게 만드는 일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 간엔.

엄마가 잘못했네! 아이가 너무 참았네! 라는 결론이 아닌 파보르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의사선생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거나 수줍음이 많아 많은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라는 소리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너는 사랑받고 있단다"라는 믿음이 전해진다면 아이는 스스로 길을 찾으며 자라나지 않을까. 파보르 역시 엄마가 알려주는 삶의 방식 외에 다른 방법들을 더 터득했다. 그리고 더 행복해졌다.
이 동화의 마지막 장을 웃으면서 덮을 수 있게 된 건, 바로 이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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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엉덩이를 좋아합니다
나나옹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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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노란 고양이 한 마리. 궁뎅이 팡팡 해주고 싶은 뒤태. 집사라면 심쿵할만한 내용. <고양이 엉덩이를 좋아합니다>는 집사가 아니었어도 분명 반했을만큼 재미난 일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귀여운 그림들과 유머러스한 일상 플러스 약간은 변태적인가? 싶을 정도의 상상. 왜 고양이 엉덩이는 이토록 사랑스러운 것일까. 뉘집 고양이 할 것 없이 모든 고양이의 엉덩이는 사랑스럽다. 물론 만화가처럼 막 만지고 싶다 ~ 가까이 가서 관찰하고 싶다~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고양이 엉덩이를 좋아합니다>를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내 고양이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두드리며 구경했다. 여섯마리의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지만 궁디팡팡을 좋아하는 녀석은 딱 절반 정도다. 모든 고양이는 다들 너무 달라서 때로는 '고양이스럽다'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책, 고양이 만화를 보면서 '어쩜, 이렇게 똑같지'라고 감탄한다. 이상하게도 그렇다.

 

 

스스로 변태만화가라고 칭하고 있는 그녀의 비밀스런 애묘생활은 남다르지 않았다. 비가 쏟아지던 날 엔진룸 속에서 울고 있던 기름이 잔뜩 묻은 아기 고양이를 구조해서 키우게 된 한 아줌마와 구조당시부터 손발이 커서 거대묘가 될거라고 예상됐던 노랑고양이 '토토'는 가족으로 함께 살고 있다. 제 밥그릇에 두 발을 담그고 있어도 '귀엽다'라고 칭찬받고 냄새나는 장화 속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어도 '귀엽다'고 허그 당한다. 세면대/세탁기/냉장고 속에서 반견되어도 웃음이 터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자는 노랑둥이만은 싫다고 선언했던 애묘인이었다. 먼저 키우고 있던 삼색의 나짱이 살아 있을 때 늘 괴롭히러 왔던 옆집 고양이가 노랑둥이였던 것. 설상가상으로 집사도 고양이도 스트레스 만땅 상태인데 옆집 할머니는 '우리 데쓰오는 그런 짓 안해'라고 모른 척 해 버린 탓에 미운 털이 더 박혀 버린 듯. 하지만 3개월령의 300g 토토를 냥줍하면서 노랑둥이 집사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집사가 토토를 사랑하는 건 분명한데, 토토는 어떨까.

보는 내내 궁금했다. 스카치테이프로 날짜별 고양이 수염을 스크랩하고, 따라다니면서 엉덩이를 관찰하는 집사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토토의 생각은 알아내지 못했지만 녀석이 하루하루를 얼마나 신나게 보내고 있는지는 페이지마다 빼곡했다. 행복한 고양이, 토토.

 

 

가족의 성향은 비슷했는지 그녀의 시댁에서는 도도한 흰 고양이 '나나'를 반려중이었는데 친칠라 실버인 나나는 열 아홉살의 노령묘였다. 그래서인지 시댁에서는 사람 먹는 것도 탐내면 그냥 주곤 했는데 그런 나나의 식욕이 사라질때마다 온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혈압이 상승되곤 했다는 부분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별은 피할 수 없다지만 근 20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을 하루 아침에 볼 수 없게 되다니......두려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만화가 끝날때까지 나나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몇번의 고비는 있었지만.

 

 

고양이 집사로 살면서 깨닫게 된 몇가지가 있다. 인생을 너무 빡빡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그 누군가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무일로도 채워지지 않은 오늘도 함께라는 것만으로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이다. 내 고양이들이 알려준 것들을 이 만화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참 따뜻한 만화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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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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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기억의 잔상으로 오랫동안 남아 '전쟁소설'이나 '전쟁영화'는 피하는 편이다. 물론 범죄소설이나 스릴러물 역시 잔인하다. 하지만 궁금해서 탐구하며 읽게 되는 장르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는 장면들을 지켜봐야하는 쪽의 괴로움은 분명 다르다. 적어도 내겐. 그 상처의 깊이와 기억의 시간이 달라 전자는 회피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하지만 후카미도리 노와키 작가의 <전쟁터의 요리사들>은 좀 가볍게 시작할 수 있었다. 함께 잠들었던 전우가 오늘은 시체가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전장에서 요리를 해야하는 '조리병들'의 레시피는 어떤 요리들일까. 그 양은 어떻게 맞추며 삼시세끼를 다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주둔하는 땅은 안전했을까. 전쟁터에서 조리병들은 그 어떤 훈련도 없이 요리만 하다가 돌아오는 것일까. 전장에 가 본 적이 없는 내게 <전쟁터의 요리사들>이라는 제목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토리는 예상밖으로 진행된다. 놀랍게도...

 

 

1941년 12월, 일본군이 진주만을 폭격했다. 이듬해인 1942년 '지원병 모집 공고'가 붙여졌을 때 열일곱이던 티모시 콜은  지원병이 되었다. 처음부터 '조리병'으로 입대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콜의 친절한 잡화점'에서 인기있는 반찬들을 요리하고 판매하던 할머니의 레시피 노트 한 권을 가지고 들어오긴 했지만. 선견지명이었을까. 일반병으로 훈련받던 그는 '조리병'으로 보직을 변경했고 그곳에서 '에드','디에고','라이너스' 같은 동료를 만나 특별한 사건들을 함께 했다.

전쟁이라는 배경을 빼고 보아도 매력적인 이들 캐릭터들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추리하고 진실에 다가서면서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남자들. 이들은 동료 일반병들에게서 무시당하고 미움받는 '조리병'들이었다.

 

 

평화롭다. 이게 바로 평화다. 우리는 이것을 위해 싸웠다
p500

 

 

사실 일본작가가 쓴 책임을 확인하고는 '일본이 전쟁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뭐가 있지?'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첫장을 넘겨보기도 전에 전쟁을 미화하는 내용일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대전에서의 일본군인들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들이 아시아를 침략하고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여자들과 침략국에 저질렀던 만행을 미화하는 이야기로 쓰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같은 망설임으로 책을 펼쳐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걱정없이 읽어도 좋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강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전쟁터의 요리사들>은 참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라고 살짝 귀뜸해주면서.

600상자 정도의 계란이 사라지고, 하나만 있으면 될 낙하산을 계속 모으는 동료가 보이고,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기간 동안 살인사건이 발생하고...전장에 나서면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서만 혹은 적을 죽이기 위해서만 혈안이 되어 있을 법한 병사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생각보다 다채로웠다. 어쩌면 영화속 전쟁장면들보다 이 소설 속 에피소드들이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1989년이 되어 예순네 살의 노인로 살고 있는 티모시는 '콜의 친절한 잡화점'을 접고 '키드의 맛있는 식당'을 운영 중이다. 조리병시절 그의 별명이었던 '키드'를 본따 만든 식당은 2호점(지점)을 고민할만큼 성업중이었고 전쟁 중 부모를 잃은 로테와 테오는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순간을 위해 그의 젊은 날이 전장에 바쳐졌던 것이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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