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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잘 먹었습니다 - 성북동 소행성 부부의 일상 식사 일기
윤혜자 지음 / 몽스북 / 2023년 3월
평점 :
맛있게 먹고 사는 일, 삶을 살아가며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저의 삶에서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과 좋아하는 순간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는거에요. 삶에 중요한 것들이 누구에게는 성공이나 좋아하는 일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순간의 행복이 참 중요하고 지금을 즐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지금의 행복을 느끼기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맛있는 식사를 하는것이더라구요. 그래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편이에요. 책을 보자마자 부부가 둘 다 잘 먹었다는 제목에 너무 포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책 속에 제가 너무 좋아하는 그 분위기의 행복을 만나고 찾을 수 있을것 같아서 바로 읽고싶어지더라구요.
요즘은 유투브나 다양한 영상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혹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먹방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컨텐츠로 자리 잡았어요. 물론 저도 너무 좋아하는 사람중에 하나이지만 글로 만나는 음식과 그 준비 과정은 분명히 조금 다른 느낌이 있어요.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제가 알고 있던 기억들 냄새 그리고 맛들이 글속에서 피어나고 생각나고 상상하게 되며 더욱 즐겁기도 한것 같아요. 철에 맞는 국이라던가 정말 지구 최고의 조합이라고 할수 있는 칼국수와 김치라던가 이런것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읽는것만으로 침이 고이는것 같아요
3월이 시작되며 봄이 되어가고 봄에는 또 어떤 향긋한 맛들이 나를 기다릴까 생각하며 확실히 음식이 주는 계절감은 다른 어떤것에 비할 수 없게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나 간단해보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딱 알맞은 달걀프라이라던가 너무 좋아해서 자주 먹지만 또 먹을때마다 새로운 라면이라던가 음식에 관한 이야기는 참 소소하고 평범한것 같지만 그 속에 향과 맛이 있어요. 차가운 겨울바람에 통통한 굴을 먹는 행복이나 매일 먹는 김치지만 그 시원한 한입과 흰 쌀밥을 오물거리며 씹을때의 행복이라던가, 뜨거울때 먹어야 맛있는데 바로 먹으면 입천장이 다 데어버려도 맛있는 매생이가 들어간 국은 모든 행복을 말해주는것 같아요.
여름의 아삭한 오이, 서늘한 계절의 변화에 함께하는 수제비처럼 음식에는 기억과 추억이 있어요. 요리를 하는 과정과 맛있는 한상은 참 저를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시간을 선사해준것 같아요. 사진만 보며 입맛을 다시는것으로 끝이 아닌 상상의 맛을 현실로 해먹을 수 있게 만드는 레시피, 혹은 팁을 공유해주는 김치칼국수는 아직 저에게는 차가운 이 바람에 국물과 함께 따뜻하고 든든하게 현실의 맛으로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은 꼭 김치칼국수를 먹어야겠어요. 또 언제나 꿈꿨던 장을 담구며 사는 삶이라던가 김치를 만들어 먹는 삶을 사는 그런 내 모습을 또 꿈꾸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맛있고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