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지식채널 - 가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본의 모든 것
조양욱 지음, 김민하 그림 / 예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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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한 책은 이미 여러 권이 출판되었다. 그 중에는 깊이있는 사고를 요하는 책들이 많아서인지 이 책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총 108개의 소제목과 관련 내용이 책 한 권에 다 들어있으니, 심도 있는 내용이 들어갈 공간이 애초에 부족하다. 저자 역시 제 3자의 관점에서 전달 형식으로 써내려간 부분이 많아 일본에 대해 갑론을박할 여지가 주어지지 않는다. 간혹 저자의 생각이 나타나 있는 부분은 있지만, 그 분량은 적다. 대신, 일본의 생활, 정치, 사회 등에 대해 건성으로라도 한번씩 훑은 느낌은 난다. 간간히 있는 작은 사진과 그림은 글로서 표현하기 힘든 것을 보여주어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제일 기억나는 내용은 일본의 건축 양식 중 도코노마에 대한 것이다. 빈 공간 찾아 활용하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의 집안구조 때문인지 도코노마라는 별거 아닌 사진이 약간 생경하면서도 부러웠다. 도코노마는 바닥면을 살짝 높이고 벽에 족자나 그림을 걸어놓은 후 앞에는 화병과 같은 장식품을 올려 놓은 곳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도코노마와 비교되는 공간은 벽장으로, 방마다 잡동사니와 이불을 넣어놓는 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도코노마는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좁은 영토에서 일반인들이 누리기엔 쉽지 않은 공간인 듯 싶다.

책을 읽고 난 지금 벚꽃과 불꽃놀이와 같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인에 대한 잔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러나, 대하소설 '겐지모노가타리'나 닌텐도처럼 알고 싶었던 내용은 짧은 설명으로 만족스럽지 못해 아쉬움이 든다.

깊이 생각할 여지를 제공하지 않은 채 빠르게 훑어내려간 내용 때문인지 책을 읽고 나서도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람마다 일본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야는 다를텐데, 다루는 분야는 넓은데다 내용은 단편적이고 짧기 때문에 궁금점이 해소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어쩌면 일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본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고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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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의 역사 - 마음과 심장의 문화사
올레 회스타 지음, 안기순 옮김 / 도솔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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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표식으로 널리 자리잡은 하트는 알다시피 심장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책은 마음과 심장에 대해서 철학과 문학, 역사를 가로지르는 감탄할 만한 저술로 가득 차있다. 마음과 심장의 관점에서 다시 보는 리어 왕,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 이야기 등은 색다르고 흥미로웠으며, 데카르트와 몽테뉴, 루소의 철학적 이론들조차 하트의 관점에서 읽게 되는 희귀하고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책의 1부에서는 심장과 영혼이 여러 문화들 속에서 어떻게 동일시되었는지를 살펴본다. 각 문화의 독창성과 고유성을 인정하는 입장에서 서술되었기 때문에 일정 문화에 대한 우월의식이 없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아스텍인의 심장문화, 즉 인간을 제물로 삼아 박동하는 심장을 태양신에게 바쳐 훗날 스페인이 아즈텍문화를 흔적도 없이 파괴하는 빌미를 주었던 잔인성조차 상대적으로 판단한다. 아스텍인은 심장의 멎음을 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심장 공양을 함으로써 내세의 삶을 보장받는다 생각했다. 즉,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는 관점은 다른 시대에서의 사고방식과 매우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이집트와 그리스, 그리스도교, 이슬람, 노르웨이, 그리고 한국판에 추가되었다고 하는 아시아적인 관점에서 심장의 역사가 기록되어졌으며, 그것은 각 시대의 문화를 존중하고 성찰하는 측면에서 관찰되어진 결과물이다.

실제로 마음을 조종하는 것은 뇌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두뇌는 조용히 활동하며 그 자체에 어떤 감정도 실리지 않는다. 인간의 감성을 나타내는 곳은 심장이다. 두근거림과 빨라지고 이완되는 등의 신호를 받아들임으로써, 실상 감정이 심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지라도 상징으로서의 심장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머나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시대로부터 현재까지 영혼과 양심이 존재하는 곳으로 여겨졌던 심장의 문화와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안 지식의 반경이 넓어지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도록 팔과 다리 근육에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심장에는 그러지 못한다. 심장은 인간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심장의 숭고한 점이다.(p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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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이야기 1 - 미술이 태어난 날
조승연.앤드스튜디오 지음 / 세미콜론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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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을 이용한 미술사책이라는 점이 특색있는 '르네상스 미술이야기'는 1402년부터 1439년의 미술사를 다룬다.
미술사 책 중에서 처음 접해보는 방식인지라, 도입부분을 읽을 때에는 가상의 스토리 속에 파묻히는 미술사가 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었다. 귀족과 시민 계급의 시가전에서 카테리나의 오빠가 목숨을 읽는 숨가쁜 내용이 전개될 때에는 사건의 앞뒤 내용을 모르는 상태라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야기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차분히 전개되면서부터는 그런 걱정이 기우란 것을 알았다. 여러 그림과 사진 자료, 그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미술사는 평범한 미술사 책보다 한층 격정적인 감정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또한, 줄거리의 일정 부분에 대한 상세설명이 다른 책처럼 각주로 번호만 표시되어 있고 뒷부분에 따로 모아져 있는 형식이 아니라, 본문 속에서 그때그때 함께 전개되는 방식이어서 낯설면서도 신선했고 내용의 이해를 돕는 수단이 되었다.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는 총 4권이 발간될 예정이라 한다. 1권에서는 단순작업을 하는 노동자로 여겨지던 미술가가 레온 알베르티에 의해 예술가의 지위로 승격되기 시작하며 서서히 태동하는 르네상스의 기운이 감지된다. 내용 면에서는 서민의 편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던 메디치가와 타 귀족집안들의 다툼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집과 가족을 잃고 하락된 신분의 삶을 살아가는 카테리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가관이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던 시대였던지라 귀족들간의 암투는 종종 무질서한 충돌을 빚었고, 음모와 뒷거래가 난무하며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했었다.

당시의 화가들은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원근법을 중시해서 수학 이론을 미술에 도입하여 연구했다. 그런 경향이 너무 심한 나머지 파울로 우첼로의 그림 '산 로마노 전투'는 수학적 법칙에 따라 배열되어 있는 묘사방법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어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림을 배우려고 로마에 유학을 다녀오고, 비싼 재료를 써서 직접 물감을 만들어가며 연구하던 당시 화가들의 열정이 충분히 느껴졌다. 또한, 아름다운 건축물인 피렌체 대성당의 돔이 여러 책임자의 손을 거치다가 결국 부르넬스키의 이름 아래 어렵게 완공되었던 점도 인상깊었다. 책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중 돔의 건축방식을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생소하던 건축방식과 어려움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가 태동하기 한참 전이지만 루카 델라 롭비아와 같은 미술가는 성모상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 막대한 부를 쌓는다. 교회에 가지 않고 자기 집에서 조각상을 모시고 기도하고 싶어하던 당시 사람들의 심리와 딱 맞아떨어진 발상을 생산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읽은 상인의 면모가 보여진다.

그동안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에 대한 정보는 많이 접할 수 있었지만, 기독교를 소재로 한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얻지 못했었다. 그래서 간혹 이런 종교적 그림을 그린 화가는 누구인지 궁금했던 적이 있다. 비로소 이 책을 통해 마사초, 부르넬스키, 도나텔로, 프라 안젤리코 등의 걸출한 화가를 만나고, 중세의 그림에 대한 이해와 감상하는 방법에 눈을 뜬 느낌이다.
성공적인 시도로, 잘 알지 못하던 시대의 미술사를 눈에 보이듯 펼쳐준 이 책의 다음 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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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다이어트 - 당신이 먹는 음식,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
앨런 C. 로건 지음, 서예진 옮김 / 수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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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먹는 음식, 그것이 바로 당신 자신이다!'
위의 글은 겉표지에 있는 구절로, 짧은 문장으로 책의 내용이 뜻하는 바를 명료하게 나타내고 있다.
'브레인 다이어트'는 음식과 두뇌 건강의 관계를 심도 있게 파헤치며,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의 질에 따라 두뇌의 기능이 좌우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다. 다이어트 관련 책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제목이라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는데, 책 소개를 꼼꼼히 보고 좋은 책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두뇌의 건강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사실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다가 이 책을 접하면서 비로소 건강한 두뇌와 각종 신경관련 질병들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항산화 물질은 두뇌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 섭취를 위해선 하루 다섯 번에서 열 번 정도 과일과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외에 당과 지방분을 첨가하지 않은 코코아, 견과류, 참깨, 해조류도 항산화물질이며, 계피, 정향, 겨자, 칠리 따위의 향신료조차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정향은 카레의 재료로 쓰이는 노란 성분으로 평소 카레가 몸에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이제 그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물질도 강황, 녹차, 생강, 견과류, 녹색, 보라색 음식 등으로 항산화 물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분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분이 단백질에 달라붙는 당화작용을 일으킬 때 몸에 좋지 않은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데, 그 과정에서 AGE라는 최종당화산물이 만들어지며 이 AGE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의 뇌질환을 유발시킨다. AGE가 적게 생기도록 하기 위해선 오븐에서 굽는 과정을 피하라 한다. 고열과 건조한 환경은 AGE가 많이 생기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높은 열에서 굽거나 튀기는 조리법보다는 끓이거나 삶아서 만들면 AGE의 농도를 많이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커피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커피에는 의외로 항산화 물질이 많아 하루 한두 잔의 커피로 하루치의 항산화 물질을 얻을 수 있단다. 요즘 커피를 끊으려고 시도 중인데, 커피를 끊기보다 블랙커피로 취향을 바꾸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전자파에 관심이 많아 휴대전화의 폐해에 대해 언급되어 있던 내용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휴대전화의 나쁜 점은 전자파가 혈액-뇌 관문을 열기 때문이다. 혈액-뇌 관문은 뇌 조직 속으로 독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그 관문을 열고 신경세포에 영향을 준다. 훗날 신경퇴행성 질환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면 아이들이 쓰는 휴대전화가 걱정이 된다.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도 좋지 않다 하니, 설령 휴대폰으로 알람 기능을 이용한다 할지라도 꼭 멀리 두고 자야겠다. 간혹 가전제품의 전자파와 휴대폰의 전자파를 동일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휴대폰의 전자파는 극초단파로서 전자렌지에서 방출되는 전자파의 성질에 가깝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책 속에서 특히 강조된 영양소는 오메가-3 지방산이다. 오메가-6 지방산은 우리가 평소 많이 먹는 식용유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과다 섭취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오메가-3 지방산은 생선기름에 많아 오메가-6보다 소량 섭취되고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신경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을 낮춰 주며, 성인 신경계의 성장과 보존을 담당한다. 결핍되면 우울증, 불안감, 알츠하이머 병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며, 일주일에 세 번은 등푸른 생선을 먹을 것을 권장한다. 주의할 점은 몸집이 큰 참치와 같은 생선이 오염된 환경상, 수은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 주의하여 어린이나 가임 여성이 참치를 많이 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복부비만이 많을 경우 다양한 신경정신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의아한데, 책의 설명을 읽어보면 납득이 간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복부에 지방이 쌓이게 할 뿐더러 혈액 속으로 들어가 두뇌를 손상시킨다는 이론이다. 

사람은 개개인마다 어떠한 질병에 걸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음식 섭취가 이러한 유전 요소에 영향을 주는데, 영양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면 치료 또한 음식 섭취 조절로 상당부분 치유될 수 있다는 책의 내용에 동의한다. 두고두고 보면서 건강의 길잡이로 활용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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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토머스 키다 지음, 박윤정 옮김 / 열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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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생각을 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이 나만의 중심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감히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생각하고 생각해도 오류에 발을 담근 후의 생각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하지 않는 한, 오류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그동안 행해져왔던 생각의 오류들을 알고자 책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흔히 정리된 통계수치를 보고 현상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듣고는 숫자로 작성된 수치보다 더 큰 믿음을 주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객관적으로 증명된 자료보다 친구의 말 한 마디나 타인의 의견 한 줄에 쉽게 흔들리곤 한다. 첨단과학 시대에 살면서도 외계인의 존재를 쉽게 믿어버리고, 연구를 바탕으로 한 통계자료보다는 '~하더라'라는 말 한마디에 생각이 이끌리는 것은 그 한 예이다.
'진정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자가 되려면, 삶에서 적어도 한 번은 모든 것을 최대한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처럼 회의주의라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과학성에 입각한 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가정을 살펴보고 검증이 가능한지의 여부도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무언가를 바라볼 때,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것조차 인간의 인식작용을 필요로 한다. 뇌가 지각하지 않으면 눈으로 본 것을 인식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보는 이미지가 실제와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오인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다른 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인식을 해석할 때 주관적 성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상당히 애매모호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나 많은 이들에게 절대적 예언서로 추앙받고 있다. 주가지수나 경기 회복, 날씨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생각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계는 무수한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므로 예측 가능하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예측 불가능한 것을 빨리 깨닫고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더욱 현명한 일일 수 있다.

책에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신의 오류를 저지르거나, 불완전하고 잘못된 기억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소개된다. 또한 장점만이 부각되고 있는 집단논의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의사결정은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집단 결정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집단의 사고에 개인적인 판단이 묻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지극히 과학적인 생각에서 의심하고 또 의심할 것을 강조하는 이 책은 가끔씩은 즐기고 싶은 예측이나 우연의 들어맞음에 대한 재미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어 은근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새 빠질 수 있는 생각의 오류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느슨한 사고로부터의 달콤한 여유가 주는 유혹을 뿌리치고 판단과 사고의 인식을 할 때마다 책의 가르침을 되새겨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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