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토머스 키다 지음, 박윤정 옮김 / 열음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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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항상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생각을 하고자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이 나만의 중심에 치우치지 않았다고 감히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생각하고 생각해도 오류에 발을 담근 후의 생각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하지 않는 한, 오류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그동안 행해져왔던 생각의 오류들을 알고자 책을 살펴보았다.

우리는 흔히 정리된 통계수치를 보고 현상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를 듣고는 숫자로 작성된 수치보다 더 큰 믿음을 주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객관적으로 증명된 자료보다 친구의 말 한 마디나 타인의 의견 한 줄에 쉽게 흔들리곤 한다. 첨단과학 시대에 살면서도 외계인의 존재를 쉽게 믿어버리고, 연구를 바탕으로 한 통계자료보다는 '~하더라'라는 말 한마디에 생각이 이끌리는 것은 그 한 예이다.
'진정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자가 되려면, 삶에서 적어도 한 번은 모든 것을 최대한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처럼 회의주의라는 비판을 받을지라도 과학성에 입각한 사고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가정을 살펴보고 검증이 가능한지의 여부도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무언가를 바라볼 때,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것조차 인간의 인식작용을 필요로 한다. 뇌가 지각하지 않으면 눈으로 본 것을 인식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보는 이미지가 실제와 똑같은 것은 아니다. 이러한 오인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다른 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인식을 해석할 때 주관적 성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상당히 애매모호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나 많은 이들에게 절대적 예언서로 추앙받고 있다. 주가지수나 경기 회복, 날씨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 생각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계는 무수한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므로 예측 가능하기가 쉽지 않다. 차라리 예측 불가능한 것을 빨리 깨닫고 대처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 더욱 현명한 일일 수 있다.

책에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신의 오류를 저지르거나, 불완전하고 잘못된 기억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소개된다. 또한 장점만이 부각되고 있는 집단논의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의사결정은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집단 결정의 문제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집단의 사고에 개인적인 판단이 묻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지극히 과학적인 생각에서 의심하고 또 의심할 것을 강조하는 이 책은 가끔씩은 즐기고 싶은 예측이나 우연의 들어맞음에 대한 재미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어 은근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새 빠질 수 있는 생각의 오류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느슨한 사고로부터의 달콤한 여유가 주는 유혹을 뿌리치고 판단과 사고의 인식을 할 때마다 책의 가르침을 되새겨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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