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시아버님 80회 생신이지만, 어제 일요일에 모여 축하드렸다. 지난 5월 20일 대장암 수술을 하셔서 노인들 건강은 어쩔지 모르니 아이들 데리고 기차타고 다녀왔다. 

초상권 보호차원에서 아들은 읽고 있던 100도씨를 위로 올리고 막내는 고개를 숙였다.^^ 
요즘엔 자가용으로 다니니까 의외로 기차를 못 타본 아이들이 많던데, 우리 애들은 어려서부터 아빠가 동행하지 못할 땐 기차를 타고 다녀 익숙하다. 송정리에서 목포까지 KTX는 1인당 12,000원에 30분 타기엔 비싸서, 4,200원짜리 무궁화호 시간에 딱 맞춰 다닌다. 기차표 구경하세요~ 내가 읽은 책 위에 놓고 찍었어요.^^

  

하늘바람님이 만들어 준 가방을 인증샷 하느라 아들녀석이 찍었다.^^ 책이 많이 들어가 좋아요!
 

우리가 갈 때마다 변함없이 반겨 주는 목포역~~


목포역 건너편에서 시내버스 13번을 타고 어린이집으로~ 유난히 반짝이는 아침햇살에 이뻐보였다.^^



전날 철원에서 내려온 둘째 동서와 아버님집 청소도 해놓고 음식도 장만해놔서 나는 전을 부치고 탕수육을 튀겼다. 그리고 막내 시누이 부부가 와서 상차리고 둘러앉으니 11명이었다. 광주 사는 큰시누이는 만삭인 딸이 출산기미가 있다며 새벽 두시에 내려와 못 왔는데, 오후에 아들을 낳았다고 연락이 왔다. 서울 사는 둘째 시누이는 아버님 수술할 때 다녀가고 이번엔 못 내려왔다. 6남매중 넷이 모였으니 절반 이상이다.^^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렸는데 결정적으로 '김치'를 안 놨다는~~~ㅋㅋㅋ 어제 싱싱한 병어회가 인기 만점이었다. 여름이라 떡을 안하고 막내시누이가 가져온 기정떡에 초를 꽂아 축하했다.  

 

우리 아들은 17일에 모의고사, 막내는 30일에 기말시험이라고 가방을 둘러메고 가더니만, 아래층 어린이집 교실에서 공부는 쬐끔하고 신나게 컴퓨터만 두들겼을 듯... 안 봐도 비디오지만 정신만은 삭발투혼이다!^^



점심을 먹고 모두들 아버님 댁으로 몰려가 집안팎을 정리해 버릴 건 버리고 말끔히 청소했다. 5월 17일에 입원해 수술하고 퇴원 후 몸조리까지 거의 한달만에 당신 집으로 가셨다. 깔끔히 정리되니 내심 좋으신 듯... 그저 내집이 최고라 편안히 쉬고 싶은 듯하여 저녁 드실 것 가져다 드리고 일찍 물러났다. 오늘부턴 가사도우미가 오기로 했으니 청소와 빨래및 식사수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어머님이 대장암으로 돌아가시고, 곁에 큰아들네가 있으니 만 5년을 혼자 계셨는데 앞으론 다른 조치가 필요할 듯...  

 *음력 5월에 남편과 나, 친정엄마와 아버님까지 생일이 줄줄이 굴비지만 이젠 다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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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6-15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이 아버님이시지요? 수술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정정해 보이셔요. 결과가 좋아서 건강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정떡에 검은 포인트는 건포도일까요? 기정떡이 어떤 떡인지 감이 안 오는 거 있죠. 백설기랑은 찰기가 달라보이는데 말입니다...;;;;
사각 접시에 담긴 게 순오기님 담당 탕수육일까요? 정말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어요.
매주 정신 없이 바쁘신 순오기님, 에너지 여사가 아니었다면 당해낼 수 없는 스케줄이에요.

순오기 2009-06-16 09:49   좋아요 0 | URL
수술결과는 좋아요~ 계속 관리해야죠.
기정떡 위에 검은 건 대추를 발라서 얹은 거고,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드는 여름떡인데 충청도에선 기주떡이라 했어요.^^ 화순 사평 기정떡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기정떡 원조(?)쯤 되지 않을까?
탕수육은 고기만 튀겼고, 소스는 둘째 동서가 했어요. 두 동서랑 조카까지 국가가 인정한 조리사라서 나는 언제나 조수예요.ㅋㅋ

프레이야 2009-06-1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수술 후 건강 잘 관리하시고 오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팔순 생신 축하드립니다.
상 위에 음식이 너무 맛나보여요. 떡 먹고 싶어라~ ^^

순오기 2009-06-16 09:51   좋아요 0 | URL
음식이 너무 많아서 탕수육은 찬밥신세였고 갈비랑 병어회가 인기였어요. 머위대나물이랑 강원도 철원에서 가져온 종합나물이 최고였어요. 진짜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나물인데 한 미식가 하는 식구들이라 다 알아봤지요.ㅋㅋ

hnine 2009-06-1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오랜만에 생신상 다운 생신상 구경을 했네요. 요즘은 이렇게 댁에서 손수 차린 생신상 드물잖아요. 아버님께서 80회 생신을 혼자 맞으시며 어머님 생각도 많이 하셨겠네요. 시험 앞둔 딸, 아들 까지 데리고 가시는 순오기님, 본받아야 한다니까요 ^^

순오기 2009-06-16 09:54   좋아요 0 | URL
지난 주말에 친정엄마 생신도 오빠집에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고, 아버님 생신상도 전라도 말로 '걸게~' 차렸지요.^^
학원다니는 애들은 휴일날도 못 쉬는데 우리애들은 학원을 안 다니니까 데리고 다니지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집에 있다고 애들이 공부하겠어요? 일욜에 공부 못하니까 토욜에 해라~ 했더니만 펑펑 놀더니 염치는 있었는지 공부한다고 가방을 메고 갔을 뿐이죠.ㅋㅋ

노이에자이트 2009-06-1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지방에선 기정떡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에요.간단하게 밥대신 먹기에도 좋지요.

순오기 2009-06-16 09:55   좋아요 0 | URL
저는 밥 제껴두고 기정떡 먹어요. 올때 듬뿍 싸줘서 오늘 아침까지 먹었어요.ㅋㅋ

행복희망꿈 2009-06-15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생신상을 보니 정성이 가득하네요. 전 떡이 먹고싶어요.
음력 5월은 순오기님께 참 많은 일들이 있는달 이군요.
그래도 이제 다 끝났다니 다행입니다.^^
수고 많으셨네요.^^ 이제 마음 편하게 푹 쉬세요.

순오기 2009-06-16 09:56   좋아요 0 | URL
음력 5월 20일 사이에 네 사람의 생일이 들어있어요.^^
우리 부부생일은 대충 지나가지만 어른들은 내년에 또 생신을 맞을 수 있을까 싶으니까 열심히 챙겨 드려야지요.

행복희망꿈 2009-06-16 11:1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른들께 1년은 참 긴 시간일것 같아요.
이렇게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드려서 좋네요.
어른께서도 참 행복하셨을것 같아요.

같은하늘 2009-06-1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에너지 여사님이십니다...
저는 집에서 치룬 아들 생일잔치 얘기도 못 올리고 있는데 목포까지 다녀오신 이야기를 이리도 생생하게 전해주시니...ㅎㅎㅎ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정성 가득하네요... 근데 노랑,빨강 파프리카 사이에 있는것이 무엇인지 급 궁금해지는...
모든 행사가 끝나셨으니 이제 마음 편히 책과 함께 하시겠네요...

순오기 2009-06-16 23:34   좋아요 0 | URL
상다리 휘어지는데~ 파프리카 사이의 동그란 것들은 양파예요. 보라빛 양파로 달콤해서 우리 막내도 한번 먹어보더니 줄곧 먹더라고요. 색깔 예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