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원숭이와 꽃
우사 글.그림, 최순희 옮김 / BF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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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BF북스

2012.08.01

5

꼬마 원숭이와 꽃

글과 그림 우사

부모를 잃고 외로운 꼬마 원숭이는 자기처럼 관심을 못 받고 밟힌 채 다친 꽃 한 송이를 발견한다.

상처 입은 그 꽃 한 송이가 자기와 비슷하다고 느낀 것일까?

꼬마 원숭이는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그 정성에 보답하고자 꽃도 건강하게 살아난다.

그 후 언제나 꽃과 함께 지낸다. 꼬마원숭이 옆에 몸을 기대는 꽃과 원숭이의 모습이 정답다.

그러나 꽃의 생애는 원숭이의 생애보다 짧은 법!

꽃은 자신의 생명이 다해서 꽃잎이 지기 시작한다. 꽃잎의 개수가 조금씩 줄면서 마지막까지 떨어지고 꽃대만 앙상하게 남아서 원숭이를 바라보는 장면은 너무도 마음이 애처로웠다.

사랑하는 이를 통해 얻은 충만감과 행복감이 클수록 이별은 더욱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그 상실감의 절정은

꽃이 죽고 없는데도 여전히 새 아침이 밝아오다니요.” 라는 문장으로 나타난다.

우리 아이는 그 문장의 의미를 잘 모른다. 내 감정이 이렇게 깜깜한 구멍처럼 침잠되어 있는데 내 고통과 상관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공허함은 경험한 자들만이 알 수 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전혀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듯한 깊은 괴리감을 맛본다. 그런 상실감을 간결하면서도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다.

밤에는 통곡의 눈물을 흘려서 볼 수 없었지만 어김없이 찾아온 아침으로 원숭이는 꽃이 떨어진 자리에 새잎이 돋아난 걸 발견하고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꽃의 마음을 알았기에 꽃이 남기고 간 소중한 선물을 받아서 행복해 진다.

사랑과 교감을 너무도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원숭이가 슬퍼하리라고 생각해서 꽃씨를 남기고 간다는 설정이 너무도 아름답다.

꽃 한 송이가 남기고 간 새싹들은 원숭이와의 사랑의 결과물이다.

꽃 한 송이와의 진정한 교감과 우정이 꽃밭으로 확산되고 넓어지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외로움을 행복으로 채워가는 방법은 다른 이와의 따뜻한 교감일 것이다. 그런 친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다. 원숭이처럼 관심을 들여 애정을 쌓는 인내의 시간들 말이다.

원숭이가 행복을 얻어가는 과정 속에 들인 인내와 정성을 잊고 사랑만 바라고 투정만 부린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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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제주도에 있니? 우리나라 문화 탐험 그림책 1
허수경 글, 김재홍 그림 / 밝은미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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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미래

2012.07.31

5

너 제주도에 있니?

글 허수경 그림 김재홍

 

 

제주도는 우리나라 섬이지만 내 평생 딱 두 번가 본 곳이다.

두 번밖에 가지 못해서 단정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이국적이고 낯선 문화와 풍경을 갖고 있다.

늦가을에 가면 춥고 매서운 바람으로 온 몸에 냉기가 스며들고 봄에 가면 변덕스런 날씨와 아름다운 유채꽃의 정취에 흠뻑 취한다.

구멍 뚫린 돌과 바람이 많은 곳 제주도

아이들은 제주도를 너무도 사랑한다. 갔다 오면 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제주도의 무엇이 아이들을 이곳에 흠뻑 빠지게 하는 것일까?

제주도 출신 방송작가 허수경씨가 2년 동안 공들여 쓴 [, 제주도에 있니?]는 제주도 내부의 한라산과 바다와 인접한 해변가를 따라 섬의 외곽의 풍경들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꼬마 돌하르방은 우리가 잘 가보지 않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을 소개해주며 풍경 속에 숨어있다.

숨은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돌하르방 소년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구석구석 그림을 찾아보면서 미처 우리가 못 가본 제주도 지역을 탐방하게 된다

척박하고 거친 제주도에 대문, 도둑, 거지가 없다니 지금도 그럴까?

제주도민의 성실함과 도민들의 친밀함이 느껴진다.

춥고 거친 환경에 맞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삶을 이어온 제주도민들의 손길이 닿아 검은 현무암의 바위틈 속에 나무와 꽃을 심어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어 낸 제주도.

제주도가 아름답다면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과 험한 자연을 이겨내고 삶을 가꾸어 온 제주도민의 강한 생명력 때문이리라.

 

쇠소깍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사진처럼 세밀하게 제주도의 풍경을 담아낸 유화의 그림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잘 담아내고 있다.

코끼리 코처럼 길게 뻗은 성산의 일출봉, 동양화의 수묵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쇠소깍 주변의 경치,

제주도의 옛모습을 볼 수 있는 성읍 민속마을, 배를 띄울 만큼 큰 천년의 호수를 품고 있는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갈 기회가 있다면 이 책의 코스대로 쭉 따라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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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뒹굴며 읽는 책 33
윌리엄 재스퍼슨 지음, 정한벗 옮김, 앤서니 아카도 그림 / 다산기획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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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산기획

2012.07.30

5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윌리엄 재스퍼슨 /그림 앤서니 아카도

아이들은 엄마 배속에 든 동생이나 씨앗, 동물의 알의 부화를 통해서 가끔 철학적인 질문을 한다.

우리들은 어디서 왔는지, 씨앗 이전은 무엇인지 지구의 생물의 근원을 묻는다.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는 그런 아이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어느 정도 답해주고 있다.

흑백의 영사기를 통해 오래 전의 퇴고적 기록물을 보듯 지구의 생명의 진화이야기가 그림 속에서 흑백의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한 사람의 생애는 고작 길게 잡아도 100살이기에 우주의 시작인 빅뱅이 발생한 140억년 전, 45억년 전의 지구와 태양의 탄생, 20억년 후의 원시적인 세포출현에서 보듯이 억년의 단위는 내 머리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현생인류가 나타나기 수 억년 전부터 지구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품어왔는지를 우주의 빅뱅부터 보여준다.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식물세포에서 동물 세포로 점차 복잡한 구조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종의 출현과 지구환경의 역동적인 변화, 공룡처럼 특정 종의 멸종, 인류의 출현과 발전사를 알기 쉽게 압축하여 보여준다.

중간중간 질문을 던져 작가가 제공하는 정보와 지식을 좀 더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 인류만해도 20만년 전의 호모사피엔스와 다르다. 직립보행 이후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점차 두뇌를 키워왔고,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자연을 이용하여 독자적 문화를 만들며 진화 성장해왔다.

한 때는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들처럼 사리질 수도 있고 인류가 아닌 인류보다 더 지구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종이 출현할지도 모른다.

지구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다양한 종의 생명들이 적응하고 성장하도록 자극하였다.

단순히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신비롭고 정교한 지구생명의 진화의 과정을 한권의 그림책으로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자신들이 지구환경에 적응해 온 진화의 산물임을 깨닫게 된다.

엄마 배 속에서 열 달을 채우고 나오는 태아의 발달과정은 20억년 전의 원시세포로부터 인류에 이르는 진화과정을 그대로 응축하여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경의롭고 신비한가?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구생명의 기원을 몸 속에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계속 변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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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타로의 생각 그리기 고미 타로의 생각 그리기
고미 타로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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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어린이

2012.07.30

5

고미타로의 생각그리기

· 그림 고미타로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모든 아이들이 화가 재능을 타고난 듯이 적어도 글씨를 잘 쓰기 전부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고 즐긴다.

그런데! 아이들도 그림을 좀 더 다양하게 그림을 그리면 좋은데 그리는 패턴들이 있다. 언어표현은 다양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정해져 있듯이 말이다.

생각은 점점 커지고 많아지는데 우리 아이가 그리는 유형은 제한되어 있어 좀 더 끄집어 주고 싶은데

어떻게 자연스럽게 생각을 표현해줘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번에 신간 [고미타로의 생각그리기]를 만나게 되었다.

고미타로의 그림책은 단순하고 간단하며 예측하기 힘든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고미타로의 생각그리기]는 아이들의 릴레이 그림처럼 작가가 그림 일부를 그려 넣고 나머지 그림을 채워가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심심해 보이고 심플해서 고미타로의 독특한 유머적 그림체가 아니라 처음에는 다소 실망했고 많은 양에 아이들이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그의 어린애 같은 편한 그림은 아이들 나름의 상상을 이끌어내었다.

아이는 고미타로의 그림을 일부를 매개로 예전에 경험하거나 일상의 내용을 별 부담 없이 쓰윽쓰윽 그려 넣는다.

이 책은 그리기 종류가 많고 채워 넣을 양이 많다.

산 속풍경이나 도시의 풍경을 아이들이 그릴 때도 낮밤의 변화나 주변의 계절을 조금씩 변화시켜 자연과 풍경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실수하거나 자신의 처음의도와 다르게 그려도 동일 소제로 제공되는 그림들이 많아서 부담이 없고 한가지 테마를 여러 날에 걸쳐 그려볼 수 있다.

테마도 다양하다. 얼굴표정, 옷 디자인, 먹고 싶은 음식, 하늘모습, 탈것 등등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작가가 처음 실마리만 던져주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들로 채워질 수 있다.

오히려 회색의 심심한 그림이 아이들의 생각들을 쉽게 그림에 더 채워 넣어 준다.

또 그리기가 많아서 하루에 다 그릴 수 없고 여러 날에 걸쳐 그리게 되어 있어 아이들의 그림유형들을 수집해볼 수 있고 아이들 일상의 특징들을 찾아낼 수 있다.

부담 없으면서 아이들 그림같이 편하고 귀여운 그의 밑그림이 아이들 그림 그리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생각주머니의 생각들을 쉽게 꺼내게 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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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
팀 파크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백년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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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후

2012.07.28

5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팀 파크스 지음

 

저자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만화 같은 표지와 강신주의 추천사가 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통증은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한 나의 신체의 일부를 돌아보게 한다. 아니 이전에 의식하지 못한 무심함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통증이 시작된 그 후부터 하루 종일 통증부위만 매달리게 된다.

나에겐 치통이 그런 존재였다. 치통의 고통을 알고 나서 그전의 건치가 얼마나 감사했음을 알게 된다.

1부에선 저자는 전립선 질병으로 오는 몸의 통증의 감각과 느낌과 서구의학의 검진방법을 자세하게 묘사한다.

타인의 소변에 대한 이야기와 전립선관련 이야기가 집요하게 그 중심에 놓여있다. 저자의 신경질적인 집요함은 전립선이나 기타 질병으로 고통을 겪었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조차도 저자의 질병과 상호 치환되는 치밀함이 보인다.

질병에 예쁜 부위가 어디있겠냐마는, 타인의 고환, 방광,전립선 등의 이야기는 조금 거북했지만 내가 병원에서 검사 받을 때 느꼈던 살풍경스런 기분을 저자는 작가적인 감각과 문학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집요하게도 어떻게 자기 병과 비슷한 내용을 문학 속에서 잘 발견한다.

전립선과 관련된 모든 질병을 검사했지만 검사결과는 지극히 정상이었고 여전히 심한 통증을 느낀다.

2부에선 강한 회의를 느끼면서도 <골반의 두통>이라는 책을 통해 긴장이완을 위한 호흡으로 통증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호흡법에 이어 명상수련을 통해 느끼는 새로운 감각과 경험 그리고 신체 통증의 변화 등이 현대미술작품들과 문학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인문학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독특한 책이다.

자신의 현재의 상황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의 구절을 자유롭게 끌어다 쓰는 저자의 인문학적 능력에 감탄하면서 책에 소개되는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단순하게 명상을 통해 통증을 극복한 체험기가 아니라 통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성찰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병원에서 검사를 다하고 정상임에도 여전히 신체부위의 통증으로 고통을 느끼는 신경성 혹은 심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명상수련을 통해 긴장된 심신을 이완하고 삶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여타의 명상수련책보다 재미있으면서 분리된 마음과 몸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지 생각해 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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