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 몸과 마음, 언어와 신체, 건강과 치유에 대한 한 회의주의자의 추적기
팀 파크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백년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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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후

2012.07.28

5

가만히 앉아 있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팀 파크스 지음

 

저자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만화 같은 표지와 강신주의 추천사가 있어서 읽게 된 책이다.

통증은 이전에는 의식하지 못한 나의 신체의 일부를 돌아보게 한다. 아니 이전에 의식하지 못한 무심함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통증이 시작된 그 후부터 하루 종일 통증부위만 매달리게 된다.

나에겐 치통이 그런 존재였다. 치통의 고통을 알고 나서 그전의 건치가 얼마나 감사했음을 알게 된다.

1부에선 저자는 전립선 질병으로 오는 몸의 통증의 감각과 느낌과 서구의학의 검진방법을 자세하게 묘사한다.

타인의 소변에 대한 이야기와 전립선관련 이야기가 집요하게 그 중심에 놓여있다. 저자의 신경질적인 집요함은 전립선이나 기타 질병으로 고통을 겪었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조차도 저자의 질병과 상호 치환되는 치밀함이 보인다.

질병에 예쁜 부위가 어디있겠냐마는, 타인의 고환, 방광,전립선 등의 이야기는 조금 거북했지만 내가 병원에서 검사 받을 때 느꼈던 살풍경스런 기분을 저자는 작가적인 감각과 문학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집요하게도 어떻게 자기 병과 비슷한 내용을 문학 속에서 잘 발견한다.

전립선과 관련된 모든 질병을 검사했지만 검사결과는 지극히 정상이었고 여전히 심한 통증을 느낀다.

2부에선 강한 회의를 느끼면서도 <골반의 두통>이라는 책을 통해 긴장이완을 위한 호흡으로 통증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호흡법에 이어 명상수련을 통해 느끼는 새로운 감각과 경험 그리고 신체 통증의 변화 등이 현대미술작품들과 문학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인문학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독특한 책이다.

자신의 현재의 상황에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의 구절을 자유롭게 끌어다 쓰는 저자의 인문학적 능력에 감탄하면서 책에 소개되는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단순하게 명상을 통해 통증을 극복한 체험기가 아니라 통증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성찰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병원에서 검사를 다하고 정상임에도 여전히 신체부위의 통증으로 고통을 느끼는 신경성 혹은 심인성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명상수련을 통해 긴장된 심신을 이완하고 삶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여타의 명상수련책보다 재미있으면서 분리된 마음과 몸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는지 생각해 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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