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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안 1 - 큐 이야기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인생과 인생 사이에는 강이 흐릅니다. 내가 늘 이쪽에서 살아가듯이 그리고 마리가 저쪽에서 살아가듯이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볼 수 없습니다. 시작은 같은 장소였음에도 강은 시간과 함께 하류로 나아갈수록 점점 넓어져서 우리를 멀어지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우안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좌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같은 지구에 존재하는데도 나는 좌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릅니다. 인간의 수만큼 많은 강변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늘 강변에 서서 당신이나 만날 수 없는 가족, 친구들을 생각합니다. <우안 2 p.245>
처음엔 좌안 부터 읽었다. 하지만 지금 우완을 읽고 난 후의 생각은 먼저 우안을 읽고서 좌안을 읽었다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좌안에서는 마리의 인생 그 자체로만 , 한 인물을 중점으로 많이 나타내고 있는데, 좌안은 물론 큐의 생각과 인생항로에 대해서 나타내곤 있지만 마리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좀 더 충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우안과 좌안에서 동일상황에 처해서 마리와 큐가 만난 장면에서 같은 상황이라도 마리는 그저 겉돌기의 큐에 대한 생각을 나타낸 반면 우안의 큐는 자신의 마리에 대한 외기러기 사랑과 소이치로와의 영적인 소통이 좀 더 자세히 그려지고 있어서이다. 마리에 대한 큐의 생각이 읽는 동안 왜이리 설렁설렁 가볍게 지나칠까 하는 생각이 큐의 입장에서 나타낸 감정을 읽고 서로 짜맞추기 하듯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작가의 서술방식도 차이가 있어서지만 그것 또한 이 책들을 읽는 묘미가 아닌가 한다. 흔히들 영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들은 쉽게 일반인들과의 생활이 어렵다고 하는데, 큐 역시 자신의 초능력적인 힘에 의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둘 떠나고 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도 자신으로 인해 불행이 닥칠까봐 미리 멀리 두려는 마음을 볼 때, 이것 또한 어려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적인 사상이 많이 깃들여 있는것 같아서 읽는 동안 불교의 윤회, 토착신앙에 깃든 큐의 영적인 힘을 통해서 한 인간이 겪어온 인생을 다소 황당하지만(스포츠카 공중부양). 본질적인 인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같은 시기에 서로 이웃에 살았지만 결국 인생은 위의 구절처럼 인생과 인생 사이에 강이 있고, 서로 다른 길에 있지만 (한쪽은 좌, 다른 한쪽은 우) 만나야 할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어떤 인연이 됬든 만난다는 사실(사키와 아미)이 작가들이 나타내고자 한 것이 아닌가 쉽다. 비로소초능력의 힘이 떨어지고 마지막 인생길엔 마리와 함께 할 거란 생각이 드는 큐에게 잠시나마 그간의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평한한 삶을 살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