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다면? 또래 상담소! 행복한 책꽂이 23
임지형 지음, 차상미 그림 / 키다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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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지형 님은 어렸을 때부터 고민 상담을 잘 했다고 해요. 어른이 돼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나 봅니다. 근데 고민 상담을 잘 하게 된 이유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겪었던 힘든 일 덕분이라고 하니 왠지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경험을 귀하게 여기는 버릇이 생겼다고 하니, 작가에게는 모든 경험이 플러스로 작용하나 봅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사실이지만요.

"사실 사람들은 힘든 경험을 싫어하지만, 어딘가에는 늘 쓸모가 있기 마련이에요."

우리의 주인공 박사강은 2학년 등교 첫날 겪은 사건으로 인해 새 학기 트라우마가 생기고 말아요. 일명 '새학기병'이죠. 그렇게 2학년과 3학년을 보내고 4학년이 된 사강이는 새로 온 전학생 '오소리'의 제안으로 <우리끼리 또래 상담소>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실 사강이는 전학생 오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어찌어찌 시작하게 된 고민 상담소! 둘은 고민 상담소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요? 둘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친구가 있기는 할는지? ㅎㅎ

사실 전학생 오소리가 갑자기 사강이에게 상담소를 하자고 해서 이건 무슨 전개지? 했어요. 오소리라는 캐릭터는 그전까지 저에게는 약간 재수 없게 다가왔거든요. 짝꿍이 된 사강이에게 자리를 옮기라고 하질 않나, 다른 친구들에게도 좀 세게 말하는 편이라서요. 하지만 책장을 다 덮고 나니 아하!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네요. 그나저나 우리 아이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지 엄청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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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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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어린이에서 나온 동화집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를 읽어보았어요.

표지가 참 산뜻합니다.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산책하다가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 곁 어딘가에 있을 동물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이곳은 서울과 거리가 좀 있다 보니 밖으로 나가면 금방 야생을 살아가는 동물과 만날 수 있어요. 아이들 학교 가는 길에서 뱀을 보았다는 제보가 잇따르기도 하고요. 다들 뱀을 어떻게 좀 처리해 주길 바라며 민원을 넣곤 하지만요. ^^;;

그때는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그 뱀에게 미안해집니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사진이 학부모 단톡방에 올라왔는데 다들 아이들 걱정만 했더랬죠. 자신이 사는 곳에 갑자기 도로가 생겨 길이 없어져 버린 뱀은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무슨 마음으로 건넜을까요?

얼마 전에는 광교호수공원을 걷고 있는데 정확히는 모르지만 너구리 가족이 단체로 산책로에 나와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고 보면 정말이지 지구라는 곳에는 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모두 당연하다는 듯 땅을 측량기로 나누고 등기부등본을 만드니... 참 우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섯 작가님은 동물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동물의 입장에서 그려내고 있어요. 들쥐와 햄스터 그리고 실험쥐의 이야기를 담은 <용감한 녀석들>, 뜬장에 갇혀 팔려갈 위기에 처한 코점이의 이야기를 그린 <코점이>, 코점이는 사고로 다리도 잃게 되는데, 너무 애처로웠어요. 버림받은 하늘다람쥐 쉬웅이의 이야기를 담은 <쉿! 쉬웅>, 그리고 유튜브를 찍는 형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출한 회색 앵무새의 이야기를 그린 <땅콩이 가출 사건>, 마지막으로 별별 아파트의 동물 입주자 이야기를 담은 <별별 아파트에 일어난 별별 일>.

이렇게 모두 다섯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신기하게도 각 이야기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조금씩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어요. 그 점이 참 인상적이네요. 근데 두 번째 이야기 <코점이>는 다른 이야기와 딱히 연결되지 않고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 일상 속에는 뜬장에서 삶을 시작해 생을 마감하는 동물은 나와는 전혀 아무런 상관도 없게 느껴지잖아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주변의 애견숍부터 시장 어느 골목에 있을지 모를 보신탕 가게까지... 생각해 보면 <코점이>도 우리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는 '생명'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고로 다리를 다친 코점이가 신나게 뛰는 모습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나 키우고 싶은 친구라면 꼭 읽어야할 책인 것 같아요. 그리고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 누구나요....

푸들 '보리' 그리고 커먼 머스크 '팔팔이'와 '여름이'를 키우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강력 추천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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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끼야콩! 웅진 우리그림책 86
황은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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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핑크한 그림책 『안녕, 끼야콩!』을 소개합니다.

『안녕, 끼야콩!』은 황은아 님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황은아 님은 한국과 영국에서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고 해요. 괴상한 소리를 내고 요상하게 움직이는 시커먼 괴물들도 머릿속에서 같이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는 그 괴물들을 쫓아가는 아이의 이야기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으로 2018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안녕, 끼야콩!』 이라는 그림책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형식이 참 독특한 그림책이에요. 표지에는 커다랗게 타공이 되어 있고 속표지가 시작되기 전까지 4장이나 되는 그림과 이야기가 들어있어요. 요 네 번째 그림에서 여자아이의 분홍 이불을 훔쳐 가는 까만 손이 등장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사실 저는 이 그림책을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아이의 말로는 한바탕 잘 논 거 같아고 하는데 저는 몇 번이나 읽고 나서야, 아 그렇구나 했어요. 또, 꿈속에서 일어난 일을 그려 놓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으흠,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러네요. 침대에서 이불이 사라졌으니까요. 그런데 괴물은 왜 아이의 이불을 가져갔을까요? 아이는 이 책처럼 분홍색 표지의 책을 읽고 있어요. 아이가 책을 읽으며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들어 괴물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그런데 『안녕, 끼야콩!』의 작가 황은아 님은 이 통로가 아주 잘 연결되어 있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꿈속으로, 무의식의 세계로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분인 것 같거든요. 책에서 아이는 분홍 이불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여행합니다. 드디어 이불을 되찾는가 싶더니 아이는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고 말아요. 그곳은 구불구불 미로와도 같죠. 하지만 어두컴컴한 곳에 갇힌 아이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하는 짓이 참 귀여워요.

마음속 우주로 무의식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나를 상상해 봅니다. 그렇게 하면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내가 될 거라는 이재복 선생님의 말이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실감이 납니다. 분명 그 통로가 활짝 열려있는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감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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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노래
레스 벨레츠키 지음, 데이비드 너니 외 그림, 최희빈 옮김 / 영림카디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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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즈음 아침이면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요 며칠 날이 따뜻해지는가 싶더니 또다시 추워지고 날씨가 왔다 갔다 하네요. 추운 겨울 동안 모든 게 움츠러들어 있는 것만 같더니 입춘이 지나고 새들도 요즘에는 좀 부산해진 느낌입니다. 무슨 새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다양한 새소리도 부쩍 많이 들려오고요. 그렇게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는 그 순간이 참 좋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멋진 책이 나왔네요. 책을 받아든 저는 정말 탄성을 지르고 말았어요. 속으로 '헐 대박! 이런 책이 나오다니!' 하면서요. 물론 괴성인가 싶은 새소리도 있긴 하지만 그건 정말 드물고 대부분의 새소리는 참 청아하잖아요. 맑은 시냇물이 조로롱 흘러가는 소리만큼이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감탄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새소리를 사랑하지 아니할 수 있겠어요. 새소리 하면 숲에서 듣는 새소리가 최고지만 이 책과 함께라면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숲속입니다.

저자는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대륙의 새소리를 접할 수 있게 세계 곳곳에 사는 새의 모습과 함께 소리까지 책에 담아 책을 펴냈어요.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새 200종이 담겨 있는데요, 사진이 아니라 세밀하게 그려낸 일러스트와 함께라는 사실에 한 번 더 놀라게 됩니다. 새소리를 귀로 듣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해 주는 책이라니!



QR코드로 찍으면 붉은아메리카솔새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200종의 새소리는 코넬대학교 부속 조류연구소에서 제공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소는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설명하고 보존하려는 사명감을 가진 비영리 기관으로 새를 연구하고 관련 교육을 하며, 아마추어 과학자들도 새를 연구할 수 있게 지원한다고 해요. 연구소 안에 있는 매콜리 도서관은 전 세계 새의 67%에 해당하는 새소리를 포함한 야생의 소리를 16만 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이 도서관이 개관한 이래 80년 동안 수집한 소리라고 합니다. 이 중에는 이제 자연에서 더는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겠지요.... 따뜻한 봄이 오면 더 많은 새소리를 들으러 산으로 들로 나가고 싶네요. 그리고 책에서 들은 새소리를 진짜 자연 속에서 만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렇게 잠깐 듣는 새소리에서도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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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 놀라는 소리 - 개정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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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건 님의 시집 『아! 깜짝 놀라는 소리』가 푸른책들의 임프린트 '끝없는이야기'에서 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노란 띠지에 감싸인 책이 무척 감각적입니다.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에 깜짝 놀라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불꽃놀이를 구경할 때는 깜짝 놀랄 것을 알면서도 부푼 마음을 안고 어떤 멋진 불꽃이 피어오를지 두근두근하며 기다리지요. 그러곤 아! 탄성을 지르게 되지요.

저는 이 시집을 읽으며 자꾸만 탄성이 나오더군요. 시집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시인들은 어쩜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까?! 감탄을 금치 못하겠어요. 시인의 그 시선이 정말 부럽습니다. 어린아이 같은 그 감성이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 늙은 호박을 수도 없이 봤더랬죠. 황금마차처럼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늙은 호박! 나중에 엄마가 맛있는 호박죽 끓여주시겠거니 하는 생각만 했지 '푸짐한 엉덩이가 가을, 이 가을엔 가장 무거워' 하는 생각은 한 번도 못 했네요. 또, 잠자리 노래를 부르다 나뭇가지에 앉은 잠자리를 잡으려고 살며시 다가간 게 수백 번은 될 겁니다. 잠자리를 손가락 마디마디에 끼우고 자랑을 하다가 죽기 전에야 하늘로 날려보내주곤 했는데.... '투명한 날개가 가을, 이 가을엔 가장 가벼워'라니.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시집만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건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메마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이 이런 시집을 읽고 자연과 세상 밖으로 나가 세상의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 참 좋겠지요. 그리고 어린아이의 감성이 부러운 누구나 이런 시집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그 시절의 감성이 되돌려 보길 바라봅니다.

차츰 나이가 들면서 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을 많이 잃고 말았습니다. 안타깝게도 한동안 흐릿한 눈으로 지냈습니다. 시를 잘 쓸 수도 없었지요. 그래서 아주 어렸을 적에 처음 말을 배울 때처럼 "아!" 깜짝 놀라는 소리를 내 마음에 되살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문득 그 소리야말로 가장 짧은 시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시인의 말 중에서

추가로 시인 신형건 님은 참 독특한 이력과 매력을 가지신 분인 거 같아요. 시인은 경기도 화성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해요. 1984년 <새벗> 문학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하는 한편 경희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치과 의원 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네요. 1998년부터는 출판사 대표로 <푸른책들>과 임프린트 <보물창고> <에프> <끝없는이야기>에서 다양한 책을 펴내며 틈틈이 번역도 하고 계세요. 펴낸 시집으로는 『거인들이 사는 나라』, 『바퀴 달린 모자』,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여행』, 『엄지공주 대 검지대왕』 등이 있고요. 저는 저자가 치과의사를 하면서 출판일도 하시는 줄 알았는데 책이 너무 좋아서 책과 함께 시를 쓰는 삶을 선택하신 걸까요. 갑자기 신형건 선생님의 삶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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