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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ㅣ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이소영 그림 / 이마주 / 2022년 5월
평점 :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등 많은 동화를 써 온 황선미 작가님의 동화 『고작해야 364일』을 읽어보았어요. 황선미 작가님의 작품은 믿고 보는 작품이죠.
책에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다 핵가족 위주잖아요. 그런데 이 가족은 할머니, 엄마, 아빠, 아들 둘(윤조, 명조), 이렇게 다섯 가족이에요. 다섯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지만, 이들 사이에 뭔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먼저, 명조는 할머니를 미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고작(!) 364일 일찍 태어난 형 윤조만 이뻐하는 할머니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가 집에 오시기 전까지는 윤조와 명조 사이도 이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는데 말이에요. 형 윤조만 이뻐하는 할머니 때문에 둘 사이도 멀어지고, 자기도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은데 윤조만 챙기는 할머니가 밉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명조가 신고 싶어 하던 파란 캔버스 운동화를 사와서는 윤조에게 며칠만 신다가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합니다. 흠, 명조가 신고 싶어 한 운동화를 사 왔으면서 할머니는 왜 꼭 윤조에게 며칠이나마 신어보고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하는 걸까요? 명조는 정말이지 너무나 억울하고 이해불가입니다. 그렇게 명조는 억울한 마음에 운동화 한 짝을 베란다에서 아래로 떨어뜨리고 맙니다. 정신을 차린 명조는 운동화를 주우러 밖으로 나가지만 운동화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도대체 운동화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의문은 며칠 후 운동화가 떨어졌던 그 자리에서 분홍색 운동화 한 짝을 발견하면서 더욱 커져만 갑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요?
저는 처음에는 윤조만 이뻐하는 것 같은 할머니가 이해가 안 갔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이해를 할 것도 같아요. 어리숙하고 맹해 보이기까지 하는 윤조를 자꾸만 챙겨주고 싶었던 건 아닐지.... 어쩌면 윤조는 할머니와 아빠의 아픈 손가락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근데 윤조는 그렇게 약한 아이가 아니었어요. 형 노릇도 톡톡히 하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멋진 아이였지요.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한 거 같아요. 간섭이나 잔소리 말고 누군가의 든든한 사랑과 맛있는 밥만 있으면 어쩌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멋지게 자라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명조와 윤조 파이팅! 그리고 장하늘과 장나리도 파이팅! 그리고 또, 찬준이와 승준이도 파이팅!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