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계속 오르는 이유?


1. 인플레이션

“물가가 완만히 지속 상승하면 기업 이익은 증가한다. 기업은 남의 돈을 빌려 원료와 기계설비, 노동력을 산다. 그래서 만든 물건을 판 금액으로 물건을 만드는 동안 빌린 돈을 갚기 마련이다. 완만한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동안 상품을 만들어서 팔면 자동적으로 이익이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완만한 물가상승은 대부분 기업 이익으로 직결된다.


인플레이션은 채무 가치를 떨어뜨인다. 오늘의 1,000원이 1년 후 불과 100원 가치로 축소된다면 돈을 빌리면 빌릴수록 유리해져 경제가 과도한 채무의존형으로 바뀌고 기업들은 외형확대 위주의 경영형태를 보이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불확실성은 모든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이나 경제활동을 단기 관점에서 이루어지도록 한다. 자금을 빌려주는 측에서 미래 불확실성을 보상받기 위해 과도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하며, 사람들은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을 선호하게 되어 부동산 투기가 만연할 가능성이 커진다.


레닌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정부는 국민들 부의 상당 부분을 알지 못하게 그리고 눈치 채지 못하게 빼앗아 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빼앗아 갈 뿐 아니라 자의적으로 탈취하게 되면 많은 사람이 빈곤해지는 반면 일부 사람들은 부유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진행되어 화폐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가장 사악하고 확실한 수단이다. 파괴하기 위해 경제법칙에 내재된 비밀스런 힘들이 모두 동원되지만 아무도 이를 간파할 수 없다.”


2. 디플레이션

“1930년대 루즈벨트 대통령은 경제학자 케인즈 자문을 받아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1937~1938년 경기후퇴(recession)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 경제가 ‘대공황’ 그늘에서 벗어난 것은 뉴딜정책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반발에 따른 ‘전쟁 특수’ 덕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이례적인 충격요법이 필요했을 만큼 대공황의 영향력은 컸다.


과거 영국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제1차 세계대전 채권, 이른바 ‘전쟁채권’을 사는 사람이 늘었다. 영국은 나라를 살리자는 애국심에 호소했고, ‘싸울 수 없다면 5%짜리 채권에 투자해 나라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광고 문구였다. 이는 만기가 없는 영구채권으로 3.5% 쿠폰금리를 제공하는데, 투자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19억 파운드(29억 달러) 어치를 보유하고 있고 발행 이후 90년간 이자를 받고 있다.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6년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일종의 저축채권인 ‘전쟁채권’을 만들었다. 당시 역시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사실 미국과 유럽은 항상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데 노력을 집중한 결과 막상 디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수단이 부족하다.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에게 가장 고질적인 경제문제는 인플레이션이었다. 이는 대부분 국가들이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화폐공급 과다로 인한 인플레이션 발생이 더 현실적인 걱정거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경제의 디플레이션은 일본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 독일에는 일본의 디플레 초기와 같은 자산 버블이 없었다. 독일 문제는 물가하락이 아니고 높은 임금비용과 높은 세금, 비싼 사회복지시스템, 경직된 노동시장 등의 구조적인 문제들이다. 따라서 독일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저자는 독일이 경제를 구조개혁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독일 노동자의 높은 임금은 누구에게 나쁜 것일까? 사회복지시스템이 잘 되어있기에 세금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 누구에게 불리한 것일까? 퇴직수당이 많고 노동자를 함부로 해고할 수 없는 관련 규제들이 잘 정비되어 있기에 노동시장 경직성이 크다면 과연 누구에게 나쁜 일일까? 독일은 높은 임금과 훌륭한 복지시스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디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경제학자가 없을까? 분명 독일 사회는 자본주의 경제학 교과서와는 다른 지향점과 철학이 있다는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위스 물가수준이 높은 것은 냉전시대 건물마다 핵방공호를 건설하고 환경오염도 엄격하게 통제하느라 각종 비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일본 물가가 높은 것은 다단계 유통 때문이다. 미국은 각종 제품이 생산자에게서 바로 슈퍼마켓에 배달되나, 일본은 각종 도매상, 창고업자 등을 거쳐서 소매상에게 배달되므로 유통단계를 거칠 때마다 가격이 상승한다. 일본의 높은 물가는 또한 높은 땅값에도 기인한다. 일본에서는 자민당이 장기 집권했는데, 그 표밭은 농촌이었다. 농민 보호를 위해 농토의 도시용지 전환을 적극 억제했다. 그 결과 각종 도시용지 부족이 극심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생활비가 개발도상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이유는 대표적인 두 가지 설명이 존재한다. 발라사에 의하면, 경제성장 과정에서 수출산업은 주로 제조업이기에 생산성 향상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반면, 내수산업은 주로 서비스산업이기에 생산성 향상이 더디게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선진국 내수산업의 제품가격이 개발도상국보다 높게 된다. 이 결과 선진국 물가수준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반면 크라비스와 립시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비해 노동보다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더 풍부하기에 노동 한계생산성과 실질임금이 높게 된다. 일반적으로 내수산업은 수출산업에 비해서 노동집약적이다. 따라서 노동이 비싼 선진국에서 내수산업의 제품가격이 높을 것이며, 내수산업의 제품이 비싼 선진국 물가수준이 개발도상국보다 높을 것이다.

 

 

한편 빅셀은 자연이자율(만일 화폐가 사용되지 않고 모든 대부가 실물자본재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면, 그 수급에 의해서 결정될 이자율)과 화폐이자율의 괴리가 누적되어 물가변동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통화당국(은행)은 두 이자율이 불일치하도록 화폐자본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 물가변동의 원인이다. 그리고 화폐이자율은 은행의 자금공급과 기업가의 수요로 결정되며 자연이자율에서 더욱 괴리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물가변동은 은행과 기업가의 합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 경제학자 피셔는 1933년 ‘부채-디플레이션’이라는 개념을 통해 장기 경기 사이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로 대출(leverage) 때문에 발생하는 공황을 꼽았다. 그의 설명을 쉽게 바꾸면 이렇다. “경제 호황이 지속되고 금리가 낮을 때 풍부한 자금 유동성으로 주택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한다. 그 과정에서 대출에 대한 의존도 또한 과도한 수준까지 높아진다.

 

 

호황 국면 막바지에 이르러 주택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 그 동안 가격이 충분히 오른 주택 매각이 필요해진다. 오랜 주택가격 상승기간 이후 나타나는 갑작스런 주택가격 하락에 대출로 주택을 보유한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래서 그들도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급히 보유주택을 매각하려 나선다. 사려는 사람은 없고 갑자기 팔려는 사람만 많아진다. 투매가 나타나는 것이다. 투매는 주택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주택보유자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이미 주택가격 폭락으로 보유주택을 매각해도 대출을 갚을 수 없는 경우가 여기저기 속출한다. 호황기에 대출로 투기했던 투자자들의 상환 부담은 점점 커진다. 누가 파산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을 빌려주지도 빌려줄 사람도 없다. 금융시장이 마비상태에 빠져들면서, 일부 금융기관들도 지급불능상태에 빠진다. 이것이 경제 침체와 물가 하락 확산으로 이어진다. 이런 공황 상황 때문에 대출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대출자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이는 등 대출 상환을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이로 인해서 다시 경제 침체와 물가 하락이 더욱 확대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러한 공황 상태가 되면 기업체는 낮아지는 물가수준에 맞게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외 저가 제품의 수입을 늘려야 하기에 제조업 기반도 서서히 약해지면서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안전 자산으로 국채에 대한 지나친 선호경향과 함께 주식을 기피하는 행태가 강해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주가배당률도 낮아진다. 기업 매출이나 근로소득이 감소하여 국가 세수도 급격히 위축되어 재정적자 누적 금액은 증가한다. 주택 자산의 버블 형성과 붕괴는 금융경색 심화라는 ‘부채-디플레이션’ 발생의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시기는 호황기에 있다. 지나친 호황은 위험하다. 호황 원인은 ‘토지’에 있다고 보인다. “싱가포르는 물조차 수입하지만 토지정책을 잘하여 물가수준이 낮은 나라로 유명하다. 토지정책을 잘해야 물가상승 요인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서울은 서비스산업 도시인데, 각종 서비스의 생산비는 땅값에 의하여 좌우된다. 집세 때문에 음식값을 많이 받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언제 끝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 후 디플레이션은 오게 되어 있다.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겨울호랑이 2019-04-17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가 생각나네요...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부자가 된 아빠가 지금도 잘 살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4-18 20:30   좋아요 1 | URL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버블이 터졌는지 여부를요. 아직 안 터졌다면 엄청난 폭발력을 계속 응축하고 있을 거 같습니다. ^^
 

 

 

 

 

 

 

 

 

 

 

 

 

 

 

 

 


루프양자중력이론 개념은 간단하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이 유동성 있는 거대한 연체동물과 같아서 압축될 수도 있고 비틀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한편 양자역학은 모든 종류의 장이 ‘양자(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랑 단위: 전자와 쿼크, 광자, 글루온, 중성미자, 힉스)로 이루어지고’ 미세한 과립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물리적 공간 역시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양자는 공간을 채우고는 있지만 자갈 같은 물체가 아니라 기본적인 ‘장’에 상응한다. 예를 들어 광자가 전자기장의 양자인 것처럼 말이다. 이 입자들은 기본적으로 여기(excitation, 勵起) 상태에 있으며, 흐름이 있는 작은 파동이다.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신비로운 양자역학의 법칙에 따라 다시 나타난다. 이 묘한 양자역학 법칙 속에 존재하는 것들은 절대 안정적일 수 없다. 여기서는 하나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또 다른 상호작용으로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간 중에서 원자가 없는 빈 영역을 관찰해보면 이러한 입자들이 무리를 형성한다. 그러니까 진짜 빈 공간, 완벽하게 빈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본 입자들은 모두 하루살이 같은 짧은 삶을 불안해하며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또 파괴되고 있는 셈이다.

 

 

루프양자중력이론 핵심은 공간은 연속적이지 않으며 무한하게 나누어지지도 않지만 알갱이로, 즉 ‘공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간 원자 크기는 가장 작은 원자핵보다 수십, 수천억 배나 작은 아주 미세한 크기다.  ‘루프’ 즉 고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모든 원자가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슷한 것들과 ‘고리로 연결’되어 공간 흐름을 이어주는 관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연속적이지 않은 공간이라는 개념에 따라, 사물과는 별개로 흐르는 기본적, 기초적인 ‘시간’에 대한 개념도 사라진다. 공간과 물질 입자를 설명하는 방정식들이 더 이상 ‘시간’ 변화를 수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시간 흐름은 세상 안에 있고, 세상 안에서 그리고 양자간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양자간 사건들이 곧 이 세상이고 그 자체가 시간의 원천이다.

 

 

루프양자중력 이론은 블랙홀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별을 구성하던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물질 자체 무게에 짓눌렸다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런데 어디로 사라진 걸까? 물질은 무한한 어느 한 지점에서 실제로 붕괴될 수 없다. 무한한 지점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에 존재하는 것은 유한한 영역뿐이다. 자신 무게에 짓눌린 물질은 밀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양자역학이 반대 압력을 발생시킬 필요 없이, 스스로 무게를 상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이처럼 수명이 다한 별의 마지막 상태를 ‘플랑크의 별’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서는 시공간의 양자 파동에 의해 발생한 압력이 물질 무게 균형을 맞춘다.

 

 

만약 태양이 연소를 멈추고 블랙홀을 만든다면, 블랙홀 지름은 약 1.5킬로미터 정도가 될 것이다. 그 안에서 태양을 구성하던 모든 물질이 계속 가라앉아 결국 플랑크 별이 된다. 이때 태양 물질, 곧 플랑크의 별 물질 전체가 원자 하나의 공간 속에 응집된다. 이처럼 물질이 극단적인 상태가 되면 플랑크 별이 만들어진다.

 

 

플랑크 별은 안정적이지 않다. 일단 최대로 압축되면 튕겨 올라 다시 팽창하기 시작하고 블랙홀을 폭발 상태에 이르게 한다. 만약 블랙홀 안에서 플랑크 별을 관찰한다면 이 과정은 한 순간의 점프처럼 매우 빠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 외부에 있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오랜 시간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랙홀은 바깥에서 보면 매우 느린 속도로 도약하는 별이기 때문이다.

 

 

스티브 호킹은 양자역학을 이용해 블랙홀이 항상 뜨거운 상태라는 것을 증명했다. 블랙홀은 난로처럼 열을 방출한다. 블랙홀 열이 중력의 특성을 지닌 블랙홀에서 양자 효과를 발생시킨다. 열이 개별적인 ‘공간 양자’의 기본 입자, 곧 진동을 하면서 블랙홀 표면을 뜨겁게 만들어 블랙홀에 열을 발생시키는 ‘분자’인 것이다."

 

 

 

 

 


우주 이미지는 우리가 만든 사고 속에서 존재한다. 우리가 가진 한정된 수단을 동원해 재구성해서 파악한 모습과 실재 현실 사이에는 우리 무지를 비롯해 감각과 지식, 특별한 주체로서 경험하게 하는 조건 자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과 장치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칸트가 상상한 것처럼 보편적이 않다. 유클리드 공간 특성과 뉴턴 역학까지 실재하는 것처럼 추론되는 모든 것이 왜곡된 것이다. 우리는 학습해서 얻는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개념 구조를 조금씩 바꾸는 것 뿐 이다. 우리가 만든 세상 이미지는 우리 안에, 우리가 갖고 있는 사고 공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이미지들이 우리가 속한 현실 세계를 어느 정도는 설명해준다. 그래서 이 세상을 조금 더 잘 설명하기 위해 그 이미지 흔적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이것이 과학이다.

아인슈타인은 중력도 전력처럼 일정한 범위, 곧 ‘장’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챘다. 다시 말해 전기장과 동일한 중력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중력장이 공간 속에서 확산된 것이 아니라 중력장 자체가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반상대성 이론의 개념이다.

초기 우주 전에는 어땠을까? 우주가 극도로 압축된 상황에 양자이론을 적용하면 빅뱅이 실제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이 세상은 현재 이전의 우주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다. 과거의 우주가 자체 무게 때문에 압축돼 아주 작은 공간 속에 짓눌리다가 결국 ‘재도약’을 한 후 다시 확장하기 시작해, 현재 우리 주위에서 관찰되는, 계속 확장하는 우주가 된 것이다. 빅뱅 순간, 우주가 호두 껍질만 한 공간 속에 압축되어 있을 때 진정한 양자중력의 왕국이 펼쳐진다. 공간과 시간이 모두 사라지고 세상이 수많은 가능성의 구름 속에 녹아들어 있는 순간인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4-1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9-04-18 20: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사진 봤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알면 알수록 정말 대단한 분인 것 같습니다. 그 옛날 생각만으로 블랙홀 실재를 예언했으니까요.
요즘 양자역학 과학자들이 은근 아인슈타인을 까고 무시하는데, 제 짐작은 언젠가 결국 아인슈타인 주장이 옳았다고 결론 날 것 같습니다. ^^
 

 

 

 

 

 

 

 

 

 

 

 

 

 

 

 

작년 저자의 다른 책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를 읽고 무척 놀랐다. 그의 책은 물리학자 글이 아니었다. 어떤 이웃님이 말씀하신 뜻처럼 ‘김상욱 교수의 글이 물리학 박사 과정 학생 정도의 글이라면 카를로 로벨리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완숙한 철학자 글이다.’ (김상욱 교수 글이 미흡하다는 것이 아니라, 굳이 비교하면 상대적 차이가 그렇다는 의미일 듯 하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가 좋았던 독자라면, 이 책 <모든 순간의 물리학>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이전 책보다 훨씬 짧지만, 여전히 한 문장 한 문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리학 책에서 철학 의미까지 곱씹게 하는 글을 만나기란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현재’란 무엇일까? "현재는 흐르고 있고, 사물들이 하나씩 차례로 존재하게 만드는, 이 세상에서 객관적인 것일까?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현재의 개념이 주관적인 것으로 증명되었기에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현재에 대한 생각은 환상이며, 보편적인 시간의 흐름은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생생하게 경험한다. 특히 시간과 열의 밀접한 관계, 곧 열의 흐름이 있을 때에만 과거와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과, 열이 물리학적 확률과 관련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느낀다. 세상의 미세한 상호작용이 하나의 체계(예를 들면 우리 자신)에 의해 시간적인 현상을 발생시키고, 이때 체계는 무수한 변수들의 평균을 통해서만 상호작용을 한다. 우리 기억과 의식은 이러한 통계적인 현상에 의해 만들어지고,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할 수 있다. 우리가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어서 아주 예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흐르는 시간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의식이 있는 존재인 우리 인간은 세상의 퇴색한 모습만 보기에 시간을 살게 된다.

 

 

우리는 에너지 전이로 과거와 미래를 구분할 수 있다. 좌우로 움직이는 진자운동을 지켜보면, 진자는 마찰 때문에 지지대를 약간 가열시키면서 에너지를 잃고 움직이는 속도가 줄어든다. 마찰은 열을 생산한다. 진자는 정지된 상태에서 출발해 왕복운동을 시작할 때 지지대의 열을 흡수해 얻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열이 있을 때만 발생한다.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현상은 열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왜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만 이동하고 그 반대로는 이동하지 않는 걸까? 이는 그저 확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많을 뿐이다. 통계적으로 뜨거운 물질의 원자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가 차가운 원자에 부딪히면서 약간의 에너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많고, 반대로 차가운 원자가 뜨거운 원자에게 에너지를 남겨줄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사실 열역학에서 말하는 가능성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우리 무지와 관련 있다. 분자들이 물체 안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지, 각각 분자가 정확히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지만 이런저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예상해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우리가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이 세상의 습성과 관련된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비이성적을 보일 수 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있든 없든, 찻잔 속에 잠긴 차가운 스푼은 뜨거워진다.

 

 

사물의 운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불가능성은 사물의 정확한 상태를 우리가 아느냐와 상관없다. 관련있는 것은 우리와 상호작용을 하는 사물의 한정적인 특성 수준이다. 특성 수준은 우리가 스푼과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예측 가능성은 사물 자체의 변화와도 관련 없다. 다만 사물이 다른 사물과 상호작용할 때, 사물이 가진 특성의 각 부분이 얼마나 어떻게 변하는지와 관계 있다. 차가운 스푼이 뜨거운 찻잔 속에서 따뜻해지는 이유는 차와 스푼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상태(예를 들면 온도)를 특징짓는 수많은 변화 가능성 중에서 단 몇 가지 요인들로 인해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이러한 요인들의 변화만으로 앞으로 일어날 사물 움직임을 예상하기는 충분치 않지만, 스푼이 따뜻해질 거라는 가능성은 최대한 높여줄 수 있다.

 


세상 사물은 꾸준히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그 과정에서 상호작용을 함께한 다른 사물의 상태를 알고 흔적을 얻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물은 서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환한다. 하나의 물리 체계가 갖고 있는 다른 체계에 대한 정보는 전혀 의식적이거나 주관적이지 않다. 물리학은 그저 어떤 무엇인가의 상태와 다른 무엇인가 상태의 관계를 규정하는 조건일 뿐이다. 사물이 주인인 세상이 아니라 사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로 인해 좌우되는 세상이다.

 

 

비 한 방울에는 하늘에 구름이 있다는 정보가 담겨 있고, 한 줄기 빛에는 빛이 나온 물질의 색상 정보가 들어 있다. 시계에는 하루 시간에 대한 정보가, 바람에는 근처 지역의 천둥 번개에 대한 정보가, 감기 바이러스에는 우리 코의 취약성에 대한 정보가 있다. 우리 DNA에는 우리가 아버지를 닮게 만든 유전자 코드에 대한 모든 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우리 뇌에는 우리가 경험하는 동안 쌓은 정보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대상의 상태는 ‘물질 그 자체'가 아닌 우리와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는 저자의 자연과학 관찰은 경제학자 칼 폴라니 책 <거대한 전환>의 다음과 같은 유사한 통찰을 떠오르게 한다.

 

 

“인간사란 워낙 깊게 얽히고설켜 있기 마련이라, 제아무리 지혜로운 자라 할지라도 그 인과 관계를 전부 다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나라 체제나 국제 체제도 그러한 자동적인 규제 장치에 의존할 수 없다. 균형 재정과 자유 기업, 세계 무역, 국제 청산소, 고정 환율제 같은 것들이 국제 질서를 보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폴라니가 강조하는 단어가 바로 ‘사회’(상호작용)다. “인간은 사회를 발견해야 한다. 사람들은 사회 단결과 유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 경제적 자유는 어느 정도 계획 또는 지도되는 규제에 종속되어야 한다. 인민과 집단의 권리 그리고 국가 사이에서 상대적 우선권이 다른 층위에서 결합되며, 그리고 전체적으로 개인주의적 가치와 사회적 삶의 필요성이 일반적 질서 내에 상호 종속하면서 결합되어야 한다. 경제를 정치에 복속시키고 지구 경제를 국제 협력의 기초 위해서 재건하는 노력에 함께 매진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