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 적에 이웃집 오라버니가 썰매를 만들어 주어서 동생과 함께 논에서 썰매를 타던 추억이 떠오른다. 동네 친구들과 웃으면서 누가 이기나 내기도 하고... 어린 동생이 썰매를 잘 못 타면 뒤에서 밀어주면 좋아서 웃던 남동생. 추워서 얼굴이 빨갛고 손이 얼어서 호호 불면서도 신나게 썰매를 타던 추억. 논으로 썰매 타러 갔으면 좋겠다. 

2. 여름에 동네 친구들과 서리를 많이 했었다. 오이, 토마토, 참외 등을 서리해서 먹었던 추억. 혹시나 주인이 올까봐 친구 한 명이 망을 보고 나머지 친구들은 열심히 서리를 했었다. 어쩔 땐 과수원에 가서 사과까지 서리해서 먹었었다. 서리해서 먹어서 그런지 어찌나 맛이 나던지... 한 번은 토마토 서리를 해서 집에 가져 갔는데... 할매한테 심한 꾸중을 들었다. 남이 힘들게 농사 지어 놓은 걸 왜 서리를 하느냐고. 그래서 난 할매는 왜 옆집 감을 서리 했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할매는 웃으면서 그 집 할망구가 얄미워서 그랬다는. 요즘은 서리를 하면 벌금을 문다는 조카들 말에 놀랐다. 예전 같지 않은 시골. 옆지기랑 시골에서 자그만한 집을 짓고 텃밭을 만들어 오이, 고추, 깻잎, 상추, 배추, 호박, 등을 심을 것이다. 만약에 이웃 아이들이 서리를 해도 가만히 둘 것이다. 

3. 나에게 여자 친구들보다 남자 친구들이 많았다. 그리고 어릴 적에 난 동네 골목대장을 했었다. 할매는 나를 보면서 차라리 가스나로 태어나지 말고 머슴애로 태어나지. 그랬었다. 친구들과 철, 구리를 주워서 엿이나 강냉이로 바꿔 먹었던 추억.  

4. 냉이도 캐고, 쑥도 캐고, 달래도 캐고.. 산에 가서 산딸기, 머루, 다래, 등을 따서 먹었던 추억. 특히 난 다래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요즘도 있을까...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삐삐! 뽑아서 친구랑 함께 먹었던 추억.  

5. 친구들과 탱자를 따서 집으로 가져 가면 할매는 탱자를 자루에 담아서 시장에 내다 팔곤 했었다. 그리고 돌 미나리와 말린 쑥도. 시장에 가면 할매는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몇 시간도 안 되어서 다 팔고 내가 좋아하는 순대와 반찬들을 사 갖고 오는 할매.  

6. 아빠와 함께 고사리 캐러 갔다가 뱀들이 어찌나 많던지... 놀라서 울었던 나였다. 뱀들도 내 고함소리에 놀라서 도망을 가는데... 생각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 난 뱀이 정말 싫다. 

7.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빠랑 밤 낚시 간 적이 있었다. 밤 낚시를 구경하다가 졸음이 왔었는데 아빠가 텐트 안에 들어가 자라고 했지만 난 무서워서 텐트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빠가 나를 데리고 텐트안에 들어가더니 팔 베개를 해 주면서 노래를 부르는 아빠. 아빠 노래 소리에 잠이 들었던 나... 많이 잡은 물고기를 할매는 얼큼하게 매운탕을 끓여 주셨다.

8. 서울에 있을 때 지인님 덕분에 닭발, 산낙지를 먹어 보았다. 징그러워서 손이 안 갔는데 얄미운 지인님이 자꾸 약을 올려서 결국 먹어 보았는데... 산낙지 먹은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없음. 닭발은 양념이 맛 있었다. ㅎㅎㅎ 옆지기는 나를 만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낙지를 먹어 봄. ㅎㅎ

덧) 좋은 추억들이 더 많은데 여기까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02-1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추억들이네요.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랑은 확연히 다른 추억들... 좋았겠어요.
철, 구리 주워서 바꿔 먹었다는건, 진짜 책에서만 읽었던.. 그런데 후애님이 산증인이군요.

봄빛이 오고 있어요, 좋은 주말되세요.

후애(厚愛) 2011-02-17 17:55   좋아요 0 | URL
어릴 적에는 이쁜 추억들이 참 많았어요.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도시보다 시골이 더 좋아요.
엿도 맛 있었고 강냉이도 맛 났는데... 요즘은 엿장수가 없겠지요..

봄이 빨리 왔음 좋겠어요. 마녀 언니도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