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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교과서 - 시대가 변할수록 빛을 발하는 불멸의 경영법칙
고미야 가즈요시 지음, 현창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책의 저자는 경영이란 대단한 일이 아니라 말한다. 경영자가 하는 일이란 3가지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방향 설정, 자원의 배분, 사람 움직이기. 경영은 이 3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3가지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문제는 실천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경영학을 아무리 공부해봤자 실천에 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3가지를 어떻게 하는가는 오직 해봐야만 알 수 잇는 것, 즉 훈련의 영역이다.
“경영학과 경영은 전혀 다르다. 경영학은 우리가 실천하는 경여에 참고가 될 뿐이다. 경영학은 과거에 성공한 회사나 실패한 회사의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학은 과거를 분석하지만 경영은 미래를 향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다.
경영은 실천이다. 미래를 향해 행동하는 것이다. 경영이 어려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미래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 타당성한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이 경영자의 실력이다.”
그 실력은 오로지 훈련으로만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경영자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영자에게 필요한 훈련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먼저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학과 심리학이다. 방향 설정과 그 외에 경영자의 업무에 이 두 가지 지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경제학은 학문으로서 경제학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의 움직임, 사람의 움직임,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막연한 말이다. 어떻게 세상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인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이책은 올바른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다. 저자가 경영과 경영학은 다르다고 말하지만 이책에서 말하는 구체적인 경영업무는 사실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저자의 말은 무슨 뜻인가? 허언장담인가?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려는 것 같다. 경영과 경영학이 다른 것은 철학이다. 경영학은 학문이다.그렇기 때문에 경영학은 증명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려 한다. 그러나 경영을 경영답게 하는 것은 증명할 수 없는 미래에 관한 것이며 어떤 미래여야 한다는 철학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지식들을 경영철학의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철학을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피터 드러커의 인본주의 경영철학에서 따온다.
경영자는 많은 독서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상 위에 마쓰시타의 ‘길을 열다’를 언제나 올려놓는다고 말한다. 100번은 더 읽은 책을 말이다. 저자는 서론과 에필로그에서 밖에 마쓰시타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책은 마쓰시타의 경영철학을 교과서 식으로 체계화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마쓰시타는 경영에 관해 많은 말을 햇지만 가장 많이 기억되는 몇가지는 ‘기업은 공기(公器)이다’ ‘댐 경영’ ‘순수한 마음’ 일 것이다. 이 3가지는 학문으로서의 경영학의 입장에선 증명할 수 없는 가설이며 철학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철학과 상반되는 입장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한 회사도 많고 많다. 아니 대다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나의 일이어야 한다. 돈은 그 결과라고 생각해야지 돈을 목적으로 경영해서는 안된다. 좋은 기업이 되라. 좋은 기업이 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좋은 경영자란 겸허해야 한다. 교만한 자를 기다리는 것은 멸망 뿐이다.
마쓰시타의 경영철학이며 이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마쓰시타의 지론 중 몇가지이다.
마쓰시타의 경영철학은 올바른 경영이란 무엇인가를 말한다. 그러나 학문으로서 경영학은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란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올바른 경영이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고 경영을 말할 수 있을까? 경영을 할 수 있을까? 경영학과 경영이 다르다고 말할 때 저자의 내심일 것이다.
올바른 경영에 관해 몰라도 성과를 낼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올바른 것이 무엇인가를 말하지 않을 때 그 성과와 성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의문에 공감한다면 이책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책은 쉽다. 그러나 다른 서적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책의 가치는 경영의 의미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쓰시타의 경영철학에 공감하는 사람에게 가치가 있을 것이다.
평점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