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재밌다. 내가 즐겁게 일하는 걸 어떻게 아느냐 하면, 하루가 정말 빠르다. 시간은 상대적이어서 내 상황에 따라 다른 속도로ㅈ흐른다. 학창 시절 야자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갔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것처럼, 요즘 내시간은 정말 빛의 속도다.
시끌벅적한 틈바구니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이거는 요렇게 저거는 저렇게 하나씩 배우다 보면, 금방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다 보면 토요일이고, 어느새 한 달이 훅 지나간다. 이거면 됐지, 뭘 더 바라겠어.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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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너~무 아픈데 누굴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순도 100퍼센트 내 잘못이라, 화풀이할 곳이 없다는 사실탓에 더 아픈 기분에 사로잡혀야 하는 고통이랄까. 망치로 자기 손때린다는 건, 그런 고통이다. 휴우.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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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이라는 게 결국 부대끼면서 살 수밖에 없는 거고, 그냥 그렇게 부대끼면서 살아가면 된다는 선생 말씀이, 그 어떤 말보다도 따뜻한 위로로 느껴졌다. - P119

나는 내 삶만이 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비로소 강박 비슷한 걸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래, 평범하게 일하고 평범하게 먹고 싸고 잠만 잔대도 누군가에겐 짐일 수 있다. 그걸 자각하면서 살아가면 될 일이었다. 내 삶이 누군가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은, 남의 짐을 흔쾌히 나눠들 수 있는 용기의 다른 말이기도 할 테니까. 그러면 되는 거였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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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삶은 서로에게 짐이 되면서 사는 삶이다. 가난한자와 함께 사는 것이 무엇인가, 가난한 자라면 구름 낀 볕뉘마저도 쬐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선하고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으로 그들 위에 군림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삶과 생명을 같이 나누면서섞여 사는 것을 뜻한다. 같이 의논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서로가 서로에게 짐이 되면서 사는 삶이다. 서로서로가 착한이웃인 동시에 귀찮은 이웃이 되는 것이며 서로의 삶에 짐으로사는 삶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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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나무의 기본적인 물성은 양 이다. 나무는 빛을받고 자란 덕에 양의 기운이 가득하다. 내장목수 작업장에 들어가면 산뜻하고 따뜻한 나무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다. 틀림없는 양기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는데, 내장목수 따라 일할 땐 어쩐지몸도 마음도 가벼운 느낌이었다.
양의 기운이 가득한 나무는 다듬을수록 부드러워진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부드러움은 철의 매끈함과 또 다른 질감이다. 샌딩기(나무 표면 갈아내는 전동공구)로 곱게 갈아낸 나무를 만지면 ‘아~‘
하고 느낄 수 있을 거다. 나무 속살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또, 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단단해진다. 나는 이걸 깊어지는 과정이라 표현한다. 말하자면 나무는 뿌리가 뽑히고, 밑동이 잘려도 죽는 게 아니라 자연과 조화하면서 거듭나는 거다. 이것 또한 분명 양기의 흐름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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