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를 사랑해 주자
나츠오 사에리 지음, 김미형 옮김 / 열림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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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마음이 지쳐 있을 때에는 세상도 눅눅하고 흐릿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
아무래도 내 마음 상태와 내가 보는 세상은 쉽게 동화되어 버리는 것 같다.
p.24

이 책의 전체적인 주제문에 가깝지 않은가 싶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느긋하게, 안되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

세상사 결국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밖에 없으니...
내 마음이라도 편하게 돌려서
내 육신과 마음이라도 보듬으며 살라는 것이 아닐까...

소확행 이라거나
욜로 라거나
미니멀라이프 라거나...

뭔가 가지려고, 이루려고, 갈망하고 애쓰다 굴복하지 말라는 메세지들이 많은 요즘이다.

별 수 없이 이렇게 마음을 톡닥이기라도 해야겠지 싶다가도...
조금은 쓸쓸하기도...


부정적인 마음은 메모지 같은 데에 쓰게 되었다. 그걸 잘게 찢어 버린다.
반대로 행복했던 일은 일기에 쓴다.
p. 42

물리적 가이드로 눈에 확 들어왔던 방법이다.
부정적인 기분, 생각들은 어떻게든 꺼내주지 않으면 계속 머리속을 맴돈다.
그런데, 일기장에 적어두자니...
일기장이 퀴퀴하다.
꽤나 현실적인 팁이다.

'왠지 마음이 편안하다'라고 느껴진다면 그 상태야말로 '진정 나다운 것'이 아닐까?
......
모두가 자신에게 '편안한 것'을 찾아내 살아갔으면 좋겠다. 여기가 아니라고 지금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오래 멈춰 서서 고민하는 것도 아니라, 천천히 나의 취향과 편안함을 모아 간다는 느낌으로.
p.55,56


'내 재능은 다른 사람이 발견하는 것'
p. 63

그렇다는 건 다양한 활동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해야한다는 건데...
그런 상황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나기 어려운 사람은 어떻게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까?

마음의 서걱거림에 민감해졌으면 좋겠다. 첫인상과 첫 느낌은 빗나가는 법이 별로 없다.
p.75

얼마전에 읽은 [서늘한 신호]라는 책이 생각난다.
직감을 믿고 위험에 대처하라는 이야기였는데...
많은 걸 경험하고 보고, 알아만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내가 싫은 건 그냥 내가 아는 거다.
그런 나에게 솔직한 것이 '제일 좋은 거겠지.
그러려면 나에게 민감해져야 한다.
내가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잘 캐치해줘야 한다.
사실 습관이 되지 않으면 쉽지 않아. 익숙해질 때까지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나와 대화하는 습관.

'싫으면 관두지 뭐'
p.109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구절이였다.
조금은 이런 자세로 살았던 거 같은데...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주저함이 늘었다.
다시 하고싶은 일이 떠오르면 작게라도 시작하는 무모함과
꼭, 완주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나 자신에게도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는 거라고 나는 믿는다.
p.123

나와 친해지고 나를 아껴주고, 나를 가꿔주는 일에 인색하다. 나는.
거울 속의 나는 참 낯설다.
잘 모르는 사람으로 버려두지 말고 나를 좀 더 자주 마주해야하는데...
어렵다.

이름이 붙기 전과 이름이 붙은 다음에는 눈앞 세상의 정보량과 친밀도가 달라진다.
p. 180

내 주변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되면,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지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름을 알고 싶은 호기심과 찾아볼 수 있는 여유를 먼저 가져야겠지만.


어찌보면 하나마나한 소리같은 이야기들이지만...
(받아들이지 않으면 세상 책들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조금은 편해져도 괜찮다고 거듭거듭 말해주는 건
작게나마 위로가 된다.

이래저래 구절구절을 살피며 이야기를 나누는 여유도
나를 위한 다독임일테니
좋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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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원의 로봇
데보라 인스톨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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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가까운 느낌.

읽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인간들은 왜 자꾸 로봇한테 인간성을 있기를 바라지???
아직은 본격적으로 도래하지 않기는 했지만
각종 영화, 드라마, 애니, 소설, 만화 등등을 통해서 이미 마음의 준비 중이며
과학 기술의 발전도  
로봇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의심하기는 어려운 단계로 계속 나아가는 추세인 듯한데...

인류가 기대하는 로봇은 
가끔 인간 이상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곤, 그 기대를 두려워하고.
왤까? 왜 그러는 걸까???


사람은 잘 안 변한다고들 한다. 고쳐쓰는 거 아니라고.
그런데, 쓸모없는? 로봇 탱과 함께 하며 벤은 변화한다.
탱에게 쓸모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벤은
쓸모있는, 쓸만한 어른이 된다.
납득이 갈만한 에피소드와 경험과 관계가 그려져 있기에 
억지스럽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인공적인 훈훈함의 여운이 남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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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Zero - 나의 모든 것이 감시 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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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미 세상은 개개인의 데이타를 다방면에 이용하고 있고
판매, 교환하고 있는데...
뭐 좀 더 본격적인데다가 개인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결코 먼 이야기는 아닌 느낌적 느낌이랄까...
거기에 별 수 없지 않나? 라는 패배감? 같은 것도.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도록 정신차려야 한다는 말일테지만...
될까????
자본을, 시스템의 지배욕과 거대화를 개개인들의 자각으로 막을 수 있을까?

...... 저자의 의도에 반하는 반응일까???
프로미를 이용해보고 싶더라는.
나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을 조언을 해주는 인공지능이라. 
...... 거기에 매겨지는 가치에 매달리게 될 나를 생각하면 좀 끔찍하기는 하지만...
어떤 조언들을 해줄지는 궁금하기는 해서.

가끔, 새롭게 나타날 시스템, 기계 등을 다루지 못하는 노년의 나를 생각할 때가 있다.
지금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어른들이 스마트폰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배제당하고 있듯이
나도 그러겠지. 
사실상 폰만 스마트폰이지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사용하는 기능의 반의 반도 모른다. 

작중의 이야기처럼 그들은 그 속에서 자라기까지 하는 걸...
아예 다른 세상이다.
 
내가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 변화의 속도에서 비켜나는 사람들도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는 사회라면...
제로의 불안을 조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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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조정래.조재면 지음 / 해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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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조재면이라는 친구는 좋겠다.
이제 고2인데 인세받겠구나.
물론 귀여니라거나 고등학생 신분으로 경제적인 성과를 냈던 친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경우 조정래라는 할아버지와 함께가 아니였다면 그닥 의미를 부여받지는 못했을테니까.

사람이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받고 공부를 하고, 변화해가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스스로를 만들어나가고 눈부시게 성장해나가는 시기의 영향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그런 측면에서 단지 인세를 받는 문제가 아닌
소설가 할아버지와 사회전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는 경험을 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거라는 부러움이 생긴다.

청소년기에 접하게 되는 음악과 책, 미술작품 그 밖에 수많은 문화적 자극들은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근간이 되게 한다. 
이 시기 풍부하게 쌓아둘수록 풍부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클래식을 즐기는 취미의 친구는 어릴 적 부모님이 클래식을 즐기셨고 
고전 영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을 다녔다.

있는 집 자식들이 부러운 건
물질적 풍부함 위에 문화적 향유가 가능한 여유를 누리기 때문이다.

아들과 손자에게 논술 교육을 해왔던 조정래 작가님은 아주 좋은 아빠, 할아버지는 아닐 수도 있다.
바쁜 집필활동으로 소흘하고 깐깐한 존재였을 수도 있지만
논술글을 함께 나누었던 경험은 아들과 손자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어주었을터.

좋겠다.

 

 

 한 사안에 대해 손자의 글이 있고
조정래 작가의 글이 있고
손자의 글을 조정래 작가가 교정을 본 원고가 차례대로 실리는 구조다.

대부분 말하고자 하는 기조는 손자와 할아버지가 크게 다른 경우는 없어서 부딪치는 느낌은 없다.
다만, 조정래 작가의 글이 조금 더 자극적이란 느낌이다.
감정적으로 좀 더 격렬한 분위기랄까?

그런데, 읽으며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손자보다 길게 써야한다는 이유가 뭔지...
길게 쓰는 것이 논술의 요건은 아닐텐데...
 
논술학원의 난립에 분노를 표했던 만큼(?)
특별히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하는 팁같은 건 없다.
주장대로 좋은 글을 읽어 참고를 삼으라는 취지인 것 같다.
손자의 글에 첨삭한 것도
할아버지의 자랑대로 손자의 글이 좋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글쓰기를 제시하고 있지 않고
교정의 수준이라 역시나 논술 글쓰기의 팁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논술교재나 팁을 전하는 효과는 없고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글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사례 모음집 정도의 효용이 있겠다

 

 각각의 사안에 대한 작가와 손자의 주장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기초 인문학 교재같은 느낌도 있다.

가능하다면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생각을 나눠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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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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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질감은
그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변하기도 한다.

투 더 레터는 편지지 여러 장을 묶어 손에 든 듯한 느낌이 든다.
처음 받아봤을 때는
낭창낭창한 겉표지가 쉽게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만약 하드커버지로 꽁꽁 덮어두었더라면
'편지'의 질감이 전해졌을까?

강한 힘에도, 물기에도 약한 편지가 온갖 이야기를 담아
개인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녔듯이
그런 이야기를 담는 모습으로서 안성맞춤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겉표지를 열어 살펴본 속표지 또한 맞춤하다.
오랜 노트 모양의 디자인은 가볍게 편지를 써서 찢어 사용하던 것은 아니였을까.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편지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부제를 붙일만한 이 책은
나오기 전에는 몰랐지만 
막상 손에 드니 왜 이제 나왔을까 싶은 책이다.

중간중간 편지쓰기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확고부동한 편지의 종말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편지라는 존재의 실체를 아는 이들이 사라지기 전에
꼭 한 번 나와줬어야 하는 책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면 내용에 대한 감상이나 놀라움, 즐거움이 있기도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은 도대체 이 많은 이야기들을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시간을 들여 모으고 수집하고
이해했던 것일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우선한다.

차마 흉내낼 생각도 안드는 독자로서는 감탄과 존경, 박수를 보낼 밖에.

편지작가라는 개념이라거나
편지에 대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개개인간의 편지가 이렇게 역사적 자료가 되어버린 점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편지라는 걸 써보고 싶어진다.

차분히 손으로...
너무 빠르지 않게 시간을 들여 숙성될 이야기로 전달될 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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