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조정래.조재면 지음 / 해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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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조재면이라는 친구는 좋겠다.
이제 고2인데 인세받겠구나.
물론 귀여니라거나 고등학생 신분으로 경제적인 성과를 냈던 친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의 경우 조정래라는 할아버지와 함께가 아니였다면 그닥 의미를 부여받지는 못했을테니까.

사람이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받고 공부를 하고, 변화해가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스스로를 만들어나가고 눈부시게 성장해나가는 시기의 영향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그런 측면에서 단지 인세를 받는 문제가 아닌
소설가 할아버지와 사회전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는 경험을 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거라는 부러움이 생긴다.

청소년기에 접하게 되는 음악과 책, 미술작품 그 밖에 수많은 문화적 자극들은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근간이 되게 한다. 
이 시기 풍부하게 쌓아둘수록 풍부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클래식을 즐기는 취미의 친구는 어릴 적 부모님이 클래식을 즐기셨고 
고전 영화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을 다녔다.

있는 집 자식들이 부러운 건
물질적 풍부함 위에 문화적 향유가 가능한 여유를 누리기 때문이다.

아들과 손자에게 논술 교육을 해왔던 조정래 작가님은 아주 좋은 아빠, 할아버지는 아닐 수도 있다.
바쁜 집필활동으로 소흘하고 깐깐한 존재였을 수도 있지만
논술글을 함께 나누었던 경험은 아들과 손자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어주었을터.

좋겠다.

 

 

 한 사안에 대해 손자의 글이 있고
조정래 작가의 글이 있고
손자의 글을 조정래 작가가 교정을 본 원고가 차례대로 실리는 구조다.

대부분 말하고자 하는 기조는 손자와 할아버지가 크게 다른 경우는 없어서 부딪치는 느낌은 없다.
다만, 조정래 작가의 글이 조금 더 자극적이란 느낌이다.
감정적으로 좀 더 격렬한 분위기랄까?

그런데, 읽으며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손자보다 길게 써야한다는 이유가 뭔지...
길게 쓰는 것이 논술의 요건은 아닐텐데...
 
논술학원의 난립에 분노를 표했던 만큼(?)
특별히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하는 팁같은 건 없다.
주장대로 좋은 글을 읽어 참고를 삼으라는 취지인 것 같다.
손자의 글에 첨삭한 것도
할아버지의 자랑대로 손자의 글이 좋아서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글쓰기를 제시하고 있지 않고
교정의 수준이라 역시나 논술 글쓰기의 팁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논술교재나 팁을 전하는 효과는 없고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는 글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사례 모음집 정도의 효용이 있겠다

 

 각각의 사안에 대한 작가와 손자의 주장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기초 인문학 교재같은 느낌도 있다.

가능하다면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생각을 나눠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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