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레터 -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영선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책의 질감은
그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변하기도 한다.

투 더 레터는 편지지 여러 장을 묶어 손에 든 듯한 느낌이 든다.
처음 받아봤을 때는
낭창낭창한 겉표지가 쉽게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는데
만약 하드커버지로 꽁꽁 덮어두었더라면
'편지'의 질감이 전해졌을까?

강한 힘에도, 물기에도 약한 편지가 온갖 이야기를 담아
개인을,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녔듯이
그런 이야기를 담는 모습으로서 안성맞춤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겉표지를 열어 살펴본 속표지 또한 맞춤하다.
오랜 노트 모양의 디자인은 가볍게 편지를 써서 찢어 사용하던 것은 아니였을까.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편지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부제를 붙일만한 이 책은
나오기 전에는 몰랐지만 
막상 손에 드니 왜 이제 나왔을까 싶은 책이다.

중간중간 편지쓰기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확고부동한 편지의 종말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편지라는 존재의 실체를 아는 이들이 사라지기 전에
꼭 한 번 나와줬어야 하는 책인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면 내용에 대한 감상이나 놀라움, 즐거움이 있기도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은 도대체 이 많은 이야기들을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시간을 들여 모으고 수집하고
이해했던 것일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우선한다.

차마 흉내낼 생각도 안드는 독자로서는 감탄과 존경, 박수를 보낼 밖에.

편지작가라는 개념이라거나
편지에 대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거나
개개인간의 편지가 이렇게 역사적 자료가 되어버린 점들.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편지라는 걸 써보고 싶어진다.

차분히 손으로...
너무 빠르지 않게 시간을 들여 숙성될 이야기로 전달될 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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