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Halloween K-픽션 17
정한아 지음, 스텔라 김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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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의 정한아 작가의 표정이 의미심장하다.

K-Fiction Series17번째 이야기인 할로윈(HALLOWEEN)을 처음 읽었을 때는 책에 대한 느낌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인력있고 탄탄한 스토리가 단편소설임을 안타깝게 했다. 조금 더 이어졌으면 하는 궁금증이 세희는? 다니엘은? 군과의 관계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두 번째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처음 느낌과는 다른 책의 무게가 느껴졌다.

세희가 유부남인 군에게 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는 성장과정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할머니의 억척스럽지만 성당에서 올리는 간절한 기도에는 말할 수 없는 아픔이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할로윈은 단편소설이기에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된다. 장편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이다. 단편소설이기에 주인공의 심리나 행동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읽어야 한다.

할로윈속에 스며져 있는 주인공들의 상처들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세희의 성장배경과 다니엘.. 그리고 군.

 

세희는 관계맺기에 서툴렀고 밝고 안정된 현실이 불안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도피처를 생각한다. 자신의 삶으로부터, 자신의 과거로부터 도피처를 찾아 숨으려 하는 것이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어쩌면 세희는 다시 태어나게 되는지 모르겠다.

할머니의 죽음과 다니엘의 존재를 통해 어쩌면 세희는 군에서 벗어나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K-Fiction Series는 단편소설 중 흥미로운 작품을 선정하여 출간한다. 한국문학의 생생함을 국내외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기획된 작품들로 한국문학 번역 전문가들의 참여로 영어로 번역한 작품 두 가지를 한권으로 책으로 함께 만날 수 있는 시리즈이다. 앞으로도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들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 시리즈의 책을 읽을 때는 작품만을 두 세번 읽어보고 그 뒤로 이어지는 작가의 집필배경과 작품에 대한 해설, 그리고 비평의 목소리를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래야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한번만 읽고 그 뒤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아마도 해설대로, 작가의 의도대로 이 책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다음 작품들을 읽을때는 나만의 노하우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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