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비밀편지
신아연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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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가혹했던 운명을 피해 도피처로 여기고 한 결혼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려 놓는다. 그렇게 망가진 인생을 남편과의 이혼이란 서류로 마무리를 하고 법적으로 이젠 남남이 되던 날 서인선은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지옥같은 남편에게서 벗어났다는 안도의 눈물이고, 자녀들에게는 가족의 흩어짐에 대한 책임의 눈물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를 두려움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인선은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00년전의 서인선은 만나게 된다.

우리에게 신사임당으로 알려진 서인선..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모양처의 이상향을 제시하는 사임당을 만나게 된다.

 

서인선이 만난 사임당은 우리에게 알려진 사임당이기 이전에 아내로서, 엄마로서,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마치 잘 포장된 선물 상자속에 낡고, 부러진 인형처럼 그녀의 삶은 어쩜 왜곡되고 후대사람들에 의해 정형화된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임당의 굴곡진 삶속에서 서인선은 지금 그녀의 삶을 투영해본다.

그리고 사임당의 위로의 말에 자신의 아픔을 위로받는다.

어쩜 서인선이 한발 물러서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아픔에서 조금은 벗어나려는 것이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타난것이리라.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전개에 조금은 당황한 것이 사실이지만, 소설이기에 허구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라도 생각하고 싶다. 사임당의 외도라니....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그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고 좀 더 앞으로 향해 한걸음 내딛을수 있는 서인선의 모습에 사임당의 모습이 겹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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