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내 생애 바람 불지 않은 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 했다


기다리는 그 순간 때문에

내 삶은 더뎌졌고

그 더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늘 허덕거렸다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분다고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에게 바람은 더 드세게

몰아닥칠 뿐이라는 것을


바람이 준다는 것은

헤쳐 나가라는 뜻이다

누가 나가떨어지든 간에

한 판 붙어보라는 뜻이다


살다보니 바람 아닌 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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