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 엄마가 되다 - 개성 강한 닭들의 좌충우돌 생태 다큐멘터리
김혜형 지음, 김소희 그림 / 낮은산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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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시절 에도 봄이면 어김없이 병아리를 파는 할머니를 학교 정문앞에서 만나고 했다. 삐약삐약하는 노랗고 조그마한 병아를 사고 싶었지만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다는 말에 항상 아쉬움을 달래곤 했던 기억이다.  이러한 나의 유년시절을 똑같이 답습하는 우리 딸아이들..학교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키우고 싶다고 졸라대더니 친구의 병아리가 죽었다는 말에 포기한듯 하다.

하지만 이 책이 또 다시 분란을 일으킬줄이야.. 이 책을 읽던 딸아이들은 우리도 닭을 키우자고 계란이 병아리가 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한바탕 난리다. 그만큼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책이다. [암탉, 엄마가 되다]는..

마치 한편의 생태 다큐멘타리를 보듯 지수가 나레이션을 하듯 이 책은 그렇게 마음으로 머리로 읽혀지는 책이다. 3년여동안의 생생한 관찰과 기록과 그리고 사진들이 멋진 하나의 작품이 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뭔가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든다.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도시에 산다는 이유로, 어쩜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그리움, 미련등 복잡함이 한참을 나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새삼 유년시절의 추억속에 빠져드는 나를 본다. 엄마가 되고 싶은 지수네 암탉들의 이야기이지만 나에게는 무언가 잊고 살아가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한 책이다. 생생한 사진들이 무엇보다도 가장 돋보인 책이다.

아이들을 다독인다. 나중에 우리도 시골에 가서 닭을 키우고 살자고. 우리도 귀농하자고 자연과 벗삼아 살자고.. 믿을리 없는 아이들이지만 나의 마음의 한 부분은 벌서 앞마당에 닭들에게모이를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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