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음악에 빠져들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인간이면 누구나 음악성을 타고난다는 전제를 각 사례 속에서 풀어낸다. 음악은 뇌의 특정 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작용을 한다고 책은 말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음악은 감정의 언어라는 점이다.

심리 상태가 먼저 있고 그에 어울리는 취향이 있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15-25세를 음악 취향이 형성되는 시기라고 했는데 이 때 들었던 음악을 뒤적여보게 됐다. god, 파란, 해이, 박혜경, 웨스트라이프, 이루마, 유키구라모토, 양방언, 제임스 골웨이, 미칼라 페트리 등과 나의 연관성은???

음악 기억이 안정적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그리고 짧은 소절만 들어도 지난날을 회상하게 한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냥 이 작가 통찰력이 굉장히 좋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과학 저널리스트 출신이라 그런지 설명이 탄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을 내서 들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되버렸다. 멀티가 안되는 스타일이라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내 감정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을 조금씩 갖는다면 더 풍요로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가님 책을 더 만나보고 싶다.

요컨대 심리 상태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그 상태에 어울리는 음악 취향이 있다. 또한 이미 언급했듯이 타인이 듣기에 우울한 음악이 그것을 듣는 당사자를 반드시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음악이 우울증 극복에 이로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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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오는 만권책방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산다. 할아버지의 감기가 악화되어 구오 혼자 책방을 지키고 있을 때 송영감이라는 손님이 왔다. 할아버지의 단골 손님은데 귀신 책 전문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책정리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책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이 소식을 전하면 아픈 몸으로 그곳에 갈 것이 뻔했다. 책방 보는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던 구오는 송영감을 따라 귀신책을 정리하러 갔다.

그런데 귀서각에서 나갈 통로를 찾지 못했다. 문을 열려면 처용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오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처용의 얼굴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호랑이 창귀와 대치하며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귀서각이라는 이름에서 도서관 폐가실이 생각났다. 오래되거나 파손된 책을 보관하는 곳에는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배어있었다. 이곳에 한국적인 귀신들이 총출동했다. 귀신, 신령, 수비, 도깨비, 창귀, 보살 등이 등장하는데 무섭다기보다는 판타지의 느낌이 강했다. 귀신이 나오지만 무섭지 않은 이야기였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메시지와 한국적인 정서가 만난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그런데 한국 귀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니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이름이 있는건지 궁금했다. 최소한 처용에 대해서는 알아야 이 스토리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하지만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언제까지 맑으란 법은 없어.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면 바닥에 가라앉은 뻘이 올라와 금세 흙탕물이 되어 버리니까. 시간이 흘러도 가족을 잃은 슬픔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을 거야. 그 빈틈을 창귀가 파고든 거지.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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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박사의 꿈이 가장 좋았다. 발길을 붙잡는 시, 멈칫하게 되는 시들이 좋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도 생각났는데, 나비의 움직임에 관한 의태어들이 들어가 있어서 눈앞에서 살랑이는 것 같다. 똑바로 날아가는 나비는 생각만해도 노잼이다. 춤추는 나비가 사랑스럽다. 그림도 귀여워서 따라그려보고만 싶다. 문학동네 동시집을 훑어봐야겠다.

변두리의 존재를 우리 눈 앞으로 데려오는 것, 이 또한 시인의 책무일 것이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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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이 있는 작가들의 글은 그대로 노련함이 묻어나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처한 현실과 거리가 멀어보여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어떤 시작이던 첫 만남이 긍정적이어야 흥미를 붙이기 좋은데 그런 점에서 김개미의 시가 좋아보인다. 일상을 담고 있고 유머러스하기 때문이다. 김개미의 시를 더 만나보고 싶다.

가끔은
완벽한 밤이 필요해요
먹물 같은 어둠에
완전히 잠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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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작품이 친절한 이유는 동생과 주고받은 편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를 알고나면 생각의 폭이 축소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나처럼 스포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누구보다 친절한 해설이다. 이수지 작가의 작품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동화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동화도 좋았지만 이 글도 좋았다. 예술계에서 작가 호칭이 붙은 사람들 사이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눈여겨보게 된다.

어떤 것들의 ‘사이‘는 항상 많은 것을 품고 있지요. 실재와 환영의 사이, 낮과 밤의 사이, 잠에서 막 깨어나는 순간 혹은 문득 잠드는 순간...... 잡힐듯 잡히지 않는 ‘사이‘는 흥미롭습니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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