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는 만권책방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산다. 할아버지의 감기가 악화되어 구오 혼자 책방을 지키고 있을 때 송영감이라는 손님이 왔다. 할아버지의 단골 손님은데 귀신 책 전문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책정리를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책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이 소식을 전하면 아픈 몸으로 그곳에 갈 것이 뻔했다. 책방 보는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던 구오는 송영감을 따라 귀신책을 정리하러 갔다.

그런데 귀서각에서 나갈 통로를 찾지 못했다. 문을 열려면 처용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구오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처용의 얼굴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호랑이 창귀와 대치하며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귀서각이라는 이름에서 도서관 폐가실이 생각났다. 오래되거나 파손된 책을 보관하는 곳에는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배어있었다. 이곳에 한국적인 귀신들이 총출동했다. 귀신, 신령, 수비, 도깨비, 창귀, 보살 등이 등장하는데 무섭다기보다는 판타지의 느낌이 강했다. 귀신이 나오지만 무섭지 않은 이야기였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메시지와 한국적인 정서가 만난 이야기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그런데 한국 귀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니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이고 어디까지가 이름이 있는건지 궁금했다. 최소한 처용에 대해서는 알아야 이 스토리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하지만 아무리 맑은 물이라도 언제까지 맑으란 법은 없어.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면 바닥에 가라앉은 뻘이 올라와 금세 흙탕물이 되어 버리니까. 시간이 흘러도 가족을 잃은 슬픔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을 거야. 그 빈틈을 창귀가 파고든 거지.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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