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볼프강 카이저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모르문디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로테스크의 시작은 흥미진진한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로테스크라는 말에 대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전에는 영화나 문학에서 얼핏 들어본 것 같았으나 그다지 관심은 두지 않았었다. 앞에 실린 그림들이 엽기적이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어느 시대나 이런 요소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서문에서 앞장의 그림을 보고 벌써 질려버렸을지 모르겠다는 글을 읽을때 내 경우는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되었다. 서론 : 문제의 제기에서는 [정의로운 세 명의 빗 제조공]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단숨에 그로테스크 문제의 제기로 빠져들었다. 이제는 그로테스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본격인 것이다. 문학에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로웠으나 자꾸만 글속에서 몇쪽을 넘겨서 참고를 하란다. 하긴 참고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자꾸만 그런 것이 나의 집중력을 떨어 뜨렸다. 주석도 괜찮았는데 참고가 나의 발목을 잡고 늘어져서 읽었던 쪽을 4-5번을 읽었다. 참고하지 못하고 졸고 말았다. 솔직히 문제 제기편에서 재미있었다. 아 이런 책이, 지루할 줄만 알았는데 놀라웠다. 그로테스크인데 재미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는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고귀함의 맞은편에 섬으로써 그로테스크는 비로소 심오한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고귀함이 - 아름다움과 달리 - 현세로부터 한차원 높은 세계를 보게 해 주듯이, 그로테스크에 나타난 우스꽝스럽고 왜곡된 것, 괴기스럽고 섬뜩한 것은 인간 세상을 벗어난 심연과 나락의 세계를 엿보게 해 준다. (105쪽)
116쪽부터 다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문학속에서 그로테스크를 풀어 나간다. 낭만주의 시대의 그로테스크~ 그렇다. 그로테스크의 정의에서 조금 주춤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의라는 것은 참으로 고리타분하기 때문이다. 내게 정의는 그랬다. 하지만 기본으로 알고는 가야하기에 더이상 투정은 부리지 않겠다. 생각보다 내용이 길지 않다. 참고와 설명이 길어서 그렇지. 글씨도 작지 않다. 정의를 뛰어 넘으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앞장의 그림들도 설명에서 자꾸 거론되어 살펴보면 참 다양한 형상들을 볼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의 군상이 그 그림안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속에서 그로테스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여러 작품속을 해집고 그 안에서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였다. 시적이기도 하고 극적이기도 했다. 잠정적 그로테스크라는 카프카의 작품 세계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익살스러움이 넘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하나의 단어가 별안간 나를 경악에 빠뜨리는 일이 종종 있다. 세계에 관념을 부여하는 언어의 극단적인 자의성이 순식간에 드러나면서, 우리의 세계관이 얼마나 자의적인지도 더불어 드러나기 때문이다. (254쪽) 정의의 늪에 빠지지 말고 그로테스크에 대해서 진지하게 읽어 보자. 지금 읽어봐야 할 듯하다. ’세상이 그로테스크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