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구 - 로마의 열병 / 다른 두 사람 / 에이프릴 샤워 얼리퍼플오키드 2
이디스 워튼 지음, 이리나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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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환상이야기' 가운데 '귀향길'은 단편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의 시대>를 읽을 때만 해도 단편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안했는데... '귀향길' 덕분에 다른 단편들이 궁금해졌다. 단편집 가운데 먼저 고른 건 '징구'다. 제목만 보면 오타가 아닌가 싶어,더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징구를 포함해서 총 4 편이 실린 아주 짧은 단편집이었다.
 그러나 '징구'...는 정말 무조건 읽어 보라 주변에 마구마구 말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주변사람들에게 농담처럼 지적허영을 채우고 싶어 책을 읽었을 때도 있다고 했다. 지금은,과거형(?)으로 말할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책을 읽고 함께 토론도 할 수 있는 클럽이 있다면 좋겠지만..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런치클럽 같은 모임을 만나게 될까 특히 두렵다.^^ 아는 것에 대해 교만을 부리는 것도 문제지만,모르는 것을 아는척 하는 건 얼마나 더 허영에 가까운일인지..책을 읽는다면서..책을 읽는 것인지..책의 주변의 무언가를 채우려 하는 것인지... '징구' 가 바로 정리해 주었다. 진심으로 책을 애정하는 이들이라면 모를때는 모른다고 말할줄 알아야 하고..남들과 의견이 다른 것은 지극히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시종일관 웃음 터지는 이야기란 생각을 했다.'로마의 열병' 시간이 흘러도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사랑에 대한 열병'일까..그것도 이루지 못한 것일수록..오랜만에 로마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친구의 우정과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는 정도의 이야기라 생각하면 큰일난다. 막장에 가까운 결말처럼 보일지라도 뭔가 강렬한 한방 맞은 기분...사랑과 우정은 공존할 수 없는 문제인걸까...'다른 두 사람' 오래 전에 씌어진 이야기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을 정도로 진취적인..아니 어쩌면 또다른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은 아닐지..여자보다 남자사람들이 더 수긍할 수 없을 것 같긴한데..이런 비슷한 상황이 영화 맘마미아..에서 그려진 걸 보면..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에이프릴 샤워' 작가를 꿈꾸고 있는 이들과,작가의 꿈을 좌절한 이들이라면 특히 격하게 공감하며 읽게 될 이야기가 아닐까...개인적으로는 출판사의 배려심 없음에 화가 나서 울컥했다는...^^


ps... <실크 스타킹 한 켤레>단편집에 실린 이디스 워튼의 '다른 두 사람'을 읽으면서, 어디선가 읽은 듯한 기억이 났는데..<징구>에서 만났다는 사실. 다른 책과 착각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했고, 2021년과 다른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게 된 건..얼마나 재미난 즐거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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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이야기 - 영미 여성 작가 단편 모음집
루이자 메이 올콧 외 지음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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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남>을 읽고 나서 <그녀들의 이야기>도 읽어보려 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때는 여러 작가의 단편집이란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윌라 캐더의<루시 게이하트> 덕분에..'그녀들의 이야기' 가 궁금해졌다.단점이라 생각했던 이유가, 골라 읽는 즐거움을 선물했다는 아이러니(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윌라 캐더의 '폴의 사례' 다음으로 '이부형제'(번역이 좀...) 를 골랐다.지난해 북과 남을 읽고 <고딕 이야기>를 구입만 해 놓은 상태로 있었던 것이 내내 미안함으로 남아 있었던 이유가 크다.(올해는 '고딕 이야기'도 읽어내리라!!)

'이부형제'라는 제목이 주는 올드한 느낌.그러나 내용은 전혀 올드(?)하지 않다.(아니) 어쩌면 초큼 뻔한 스토리에..조금 더 뻔한 결말이란 생각을 할 수 도 있겠다. 그런데 고루하단 느낌보다,인간은 왜 그토록 어리석은 존재인걸까..라는 탄식을 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존재의 소중함을 사라지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그레고리 형(카프카 소설이 생각났다) 에 대한 동생의 기록이 담긴 형식을 취한다. 일인극을 보는 듯한 기분...도 살짝 들었다.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그레고리 형과 나는 아빠가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상상해 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작가가 주는 교훈은 정신이 번쩍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왜 그토록 어리석은가...그 이유는 끝임없이 누군가를 탓하는 것과,비뿔어진 사랑의 결과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남을 탓하기 보다 나에게 먼저 문제가 있음을 인지했다면, 모두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었다면..우리는 지금 보다 덜 어리석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눈에 띄게 어리석은 인간은 오로지 그레고리의 새아빠에게로 향하게 되지만..가만가만 들여다 보면..모두 조금씩...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우리는 불행하고, 아프고, 후회가 남는 삶을 살아가게 되는 모양이다. 새아빠의 유언이 공허하게 느껴진 이유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고려했을 때 어쩌면 그의 참회의 깊이를 그 무엇보다 잘 보여 주는 것은 이것이었다.아버지가 죽은 후 우리가 발견한 유언장에는 불쌍한 그레고리 형이 어머니 곁에 잠들어 있는 무덤의 발치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적혀 있었다"/14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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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과 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9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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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의 이해가 빠지게 되면 그 계획은 즉시 생명력을 잃고 삶을 멈추게 될 겁니다. 사람들은 공동의 이해가 있어야 서로를 만나고 서로에 대해 심지어 성미나 말투까지도 알아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찾기 마련이거든요.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해야 하며 그러면 서로를 더 좋아하게 될 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692쪽


조금 건조한 제목이라 생각했다. 소설에 대한 시대상을 어느 정도 알고 읽게 되었기 때문에, 영국의 북부와 남부의 차이에 대한 시선을 통해 교집합을 끌어낼 거란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흥미롭게 읽혀졌다.물론  개인적인 이유가 있기도 했다. (놀랍게도, 장미엽서를 챙겨 나간 순간..내내 장미가 언급되었고, 소음소리로 인해 여러 생각을 하는 순간 소음이 언급되었다. 더 놀라게 된 건, 마거릿이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그 순간..엄마의 기일이였기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 훗날 스토리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도, 장미와 소음과 엄마..에 대해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잘 읽혀진 거에 비하면 내용은 무거웠다. 과거에 씌어진 소설이란 생각도 들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여전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상황은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들이 오버랩된 탓인 것 같다. 마거릿이란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분투기일거라 생각했으나...그 이상이었다. 마거릿의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 듯 하면서 드러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북쪽에 사는 이들은, 남쪽에 사는 이들의 삶을 모른다. 그건 남쪽에 사는 이들이 북쪽에 사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갈등은 '이해' 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왜 실천 하기는 어려운 걸까... 영원히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는 남녀의 사랑이 그렇고, 노사의 갈등이 그렇다. 인간대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 왜 어려울까..소설 도입에서 손턴이란 인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가 하는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인간대 인간으로..가는 여정이 쉽지 않은 이유를 그는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공동의 이해' 최근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을 넘어 숨이 막힐 지경인데... 공동의 이해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북과 남>>을 읽으면서 마거릿의 로맨스와 영국의 격동기를 마주할 거란 기대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고전이 놀라운 건 과거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시대상이 촌스럽다는 느낌보다 당시의 시대를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줄거리 자체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플하다. (줄거리가 복잡하지 않다는 느낌...) 그런데 2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헤일가의 이야기에서...작가는 공동의 이해가 필요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녹여주고 있다는 기분을 갖게 했다. 해서 앞서 읽어 보려 했던 <고딕이야기>와 <크랜포드>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야기>단편집에 실린 그녀의 이야기 '이부형제'를 읽으면서 지난해 읽은 <북과남>의 리뷰를 다시 찾아 보게 되었다. 여전히 <고딕 이야기>는 구입만 해 놓고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이부형제' 단편을 읽으면서..<고딕이야기>도 어서 읽어야 겠다는 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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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이야기 - 영미 여성 작가 단편 모음집
루이자 메이 올콧 외 지음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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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게이하트'를 읽으면서 그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그냥 흘려 보냈던 두 권의 단편집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 실린 단편 보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실린 폴의 사례'가 조금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물론 비교할 생각은 없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는 식당으로 날라지는 신기한 음식들과 일요신문 부록에 실린 만탄 사진에서 본것처럼 얼음 버킷에 꽂은 초록색 병을 상상했다. 그때 갑작스레 돌풍이 몰아치며 비를 세차게 쏟아붓기 시작했고 폴은 자신이 여전히 질퍽거리는 자갈 차도에 서 있다는 사실에(...)"/67쪽



처음에는 학교생활에 적응(?)못하는 폴이 안쓰러워 보여서 호밀밭..과 같은 결의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속단은 얼마나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남루함을 재미나게 상상한다고 생각했다.(생각하고 싶었다) 푸쉬킨의 저 유명한 말을 떠올렸으니 말이다.삶을 노여워 하지 말라던.... 그런데 소설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고통 속에 예술이 줄 수 있는 위안에 폴은 한참 벗어나 있다. 누군가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다. 수많은 사례가 모여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까...물론 시작점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폴이 망상과 거짓으로 점철된 것들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문제는 고통속에 예술이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 누군가는 그것이 망상과 거짓..으로 돌아올 수 도 있다는 사실일게다... 결말에서 조차 뻔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열린 결말이란 느낌을 받았다. 믿고 싶은대로 폴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준 느낌...폴 이란 인물 자체만 놓고 보면..아주 아주 많은 문제적 인간이겠지만, 반대로, 어떠어떠한 사례를 ..어떠어떠한 유형으로 만들어 놓게 되는 것도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경고는 아니였을까. 예술이란 세계 속에서 그는 분명 황홀한 모습을 보였지만...정말 황홀함을 느낀 것인지..황홀한 모습에 취해 황홀하다고 느낀 것인지..조차 해석하기가 어려웠다..결론은 윌라 캐더의 글이 참 매력적이구나 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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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스타킹 한 켤레 - 19, 20세기 영미 여성 작가 단편선
세라 오언 주잇 외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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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
"어느 날 아침 토미는 조 엘스위스와 함께 그의 마차를 몰고 햇볕에 바싹 메마른 절벽을 따라 군데군데 자리한 작은 미루나무 군락 사이를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128쪽 <루시 게이하트> 덕분에 알게 된 윌라 캐더.다른 작품을 찾아 보다..예전에는 크게 관심두지 않았던 단편모음집을 읽게 되었다. 한 편씩 읽어 보고 싶은 마음까지..해서 첫 주자로 선책한 작품은 윌라 캐더의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되겠다.  남성느낌이 물신 나는 이름의 토미는..여성이다. 앞서 읽은 소설에서 날씨로 인생을 녹여낸 작가답게..'햇빛; 과 '메마른 절벽' 이란 표현에서 그녀가 하퍼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퍼가 얼마나 문제적 남자인줄 알면서도..하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진짜 마음이 점점 궁금해질 수 밖에..그때마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라는 제목에 뭔가 모순되는 감정이 느껴졌다. 감상적이진 않지만, 감정 적인 것 같고..그래서 나는 그녀가 무서운 토미..같다는 생각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멍청한 것들.절반은 저녁에 뭐 먹나,그 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데 아, 그런데도 왜 이렇게 좋은지!" /135쪽  나중에 다시 읽게 되면 토미가..이성적인 여인이었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까? 지금은,그녀가 하퍼를 위해 한 행동이 인류애적인 시선으로만 읽혀지진 않았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라면..하퍼를 위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무튼,소설 주인공의 이름을 '토미'로 설정했다는 것 부터가 매력적이긴 했다.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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