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과 남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9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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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의 이해가 빠지게 되면 그 계획은 즉시 생명력을 잃고 삶을 멈추게 될 겁니다. 사람들은 공동의 이해가 있어야 서로를 만나고 서로에 대해 심지어 성미나 말투까지도 알아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찾기 마련이거든요.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해야 하며 그러면 서로를 더 좋아하게 될 거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692쪽


조금 건조한 제목이라 생각했다. 소설에 대한 시대상을 어느 정도 알고 읽게 되었기 때문에, 영국의 북부와 남부의 차이에 대한 시선을 통해 교집합을 끌어낼 거란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흥미롭게 읽혀졌다.물론  개인적인 이유가 있기도 했다. (놀랍게도, 장미엽서를 챙겨 나간 순간..내내 장미가 언급되었고, 소음소리로 인해 여러 생각을 하는 순간 소음이 언급되었다. 더 놀라게 된 건, 마거릿이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그 순간..엄마의 기일이였기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 훗날 스토리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도, 장미와 소음과 엄마..에 대해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잘 읽혀진 거에 비하면 내용은 무거웠다. 과거에 씌어진 소설이란 생각도 들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여전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상황은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들이 오버랩된 탓인 것 같다. 마거릿이란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의 분투기일거라 생각했으나...그 이상이었다. 마거릿의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 듯 하면서 드러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북쪽에 사는 이들은, 남쪽에 사는 이들의 삶을 모른다. 그건 남쪽에 사는 이들이 북쪽에 사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갈등은 '이해' 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왜 실천 하기는 어려운 걸까... 영원히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는 남녀의 사랑이 그렇고, 노사의 갈등이 그렇다. 인간대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 왜 어려울까..소설 도입에서 손턴이란 인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가 하는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인간대 인간으로..가는 여정이 쉽지 않은 이유를 그는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공동의 이해' 최근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안타까움을 넘어 숨이 막힐 지경인데... 공동의 이해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북과 남>>을 읽으면서 마거릿의 로맨스와 영국의 격동기를 마주할 거란 기대는 어느 순간 사라졌다. 고전이 놀라운 건 과거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시대상이 촌스럽다는 느낌보다 당시의 시대를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줄거리 자체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심플하다. (줄거리가 복잡하지 않다는 느낌...) 그런데 2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헤일가의 이야기에서...작가는 공동의 이해가 필요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녹여주고 있다는 기분을 갖게 했다. 해서 앞서 읽어 보려 했던 <고딕이야기>와 <크랜포드>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야기>단편집에 실린 그녀의 이야기 '이부형제'를 읽으면서 지난해 읽은 <북과남>의 리뷰를 다시 찾아 보게 되었다. 여전히 <고딕 이야기>는 구입만 해 놓고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이부형제' 단편을 읽으면서..<고딕이야기>도 어서 읽어야 겠다는 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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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이야기 - 영미 여성 작가 단편 모음집
루이자 메이 올콧 외 지음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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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게이하트'를 읽으면서 그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그냥 흘려 보냈던 두 권의 단편집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실크 스타킹 한 켤레'에 실린 단편 보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실린 폴의 사례'가 조금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물론 비교할 생각은 없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는 식당으로 날라지는 신기한 음식들과 일요신문 부록에 실린 만탄 사진에서 본것처럼 얼음 버킷에 꽂은 초록색 병을 상상했다. 그때 갑작스레 돌풍이 몰아치며 비를 세차게 쏟아붓기 시작했고 폴은 자신이 여전히 질퍽거리는 자갈 차도에 서 있다는 사실에(...)"/67쪽



처음에는 학교생활에 적응(?)못하는 폴이 안쓰러워 보여서 호밀밭..과 같은 결의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속단은 얼마나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의 남루함을 재미나게 상상한다고 생각했다.(생각하고 싶었다) 푸쉬킨의 저 유명한 말을 떠올렸으니 말이다.삶을 노여워 하지 말라던.... 그런데 소설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고통 속에 예술이 줄 수 있는 위안에 폴은 한참 벗어나 있다. 누군가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다. 수많은 사례가 모여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까...물론 시작점으로 돌아가 생각하면 폴이 망상과 거짓으로 점철된 것들로 들어가게 된 이유는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문제는 고통속에 예술이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 누군가는 그것이 망상과 거짓..으로 돌아올 수 도 있다는 사실일게다... 결말에서 조차 뻔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열린 결말이란 느낌을 받았다. 믿고 싶은대로 폴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준 느낌...폴 이란 인물 자체만 놓고 보면..아주 아주 많은 문제적 인간이겠지만, 반대로, 어떠어떠한 사례를 ..어떠어떠한 유형으로 만들어 놓게 되는 것도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한 경고는 아니였을까. 예술이란 세계 속에서 그는 분명 황홀한 모습을 보였지만...정말 황홀함을 느낀 것인지..황홀한 모습에 취해 황홀하다고 느낀 것인지..조차 해석하기가 어려웠다..결론은 윌라 캐더의 글이 참 매력적이구나 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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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스타킹 한 켤레 - 19, 20세기 영미 여성 작가 단편선
세라 오언 주잇 외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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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
"어느 날 아침 토미는 조 엘스위스와 함께 그의 마차를 몰고 햇볕에 바싹 메마른 절벽을 따라 군데군데 자리한 작은 미루나무 군락 사이를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128쪽 <루시 게이하트> 덕분에 알게 된 윌라 캐더.다른 작품을 찾아 보다..예전에는 크게 관심두지 않았던 단편모음집을 읽게 되었다. 한 편씩 읽어 보고 싶은 마음까지..해서 첫 주자로 선책한 작품은 윌라 캐더의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 되겠다.  남성느낌이 물신 나는 이름의 토미는..여성이다. 앞서 읽은 소설에서 날씨로 인생을 녹여낸 작가답게..'햇빛; 과 '메마른 절벽' 이란 표현에서 그녀가 하퍼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퍼가 얼마나 문제적 남자인줄 알면서도..하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진짜 마음이 점점 궁금해질 수 밖에..그때마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라는 제목에 뭔가 모순되는 감정이 느껴졌다. 감상적이진 않지만, 감정 적인 것 같고..그래서 나는 그녀가 무서운 토미..같다는 생각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멍청한 것들.절반은 저녁에 뭐 먹나,그 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데 아, 그런데도 왜 이렇게 좋은지!" /135쪽  나중에 다시 읽게 되면 토미가..이성적인 여인이었다고 생각할 수 도 있을까? 지금은,그녀가 하퍼를 위해 한 행동이 인류애적인 시선으로만 읽혀지진 않았다. 감상적이지 않은 토미라면..하퍼를 위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무튼,소설 주인공의 이름을 '토미'로 설정했다는 것 부터가 매력적이긴 했다.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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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용연 그림, 권숯돌 글 / 레드리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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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은 나몰라라하고 도망간 임금(리더)에 대해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부끄러워졌다. 지난 역사에 대해 나 역시도 잘 모르고 있었으면서..다르지 않다는 반성. 귀동냥으로 들은 것이 전부라  진주성전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승리를 거두기도 했고, 패하기도 했다는 정도.그리고 저 유명한 김시민장군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전부다.(물론 그 부분도 이름정도만 기억하고 있었으니 잘 알고 있다고 말할수..는 없겠다)

이미 전쟁은 벌어졌고, 쪼그만 성하나 지킨다고 어찌 되겠는가..라는 왜구의 회유는..도망간 임금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진주성 전투에 대한 개략적 설명은 책 뒤부분에 짧게 정리해 준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물론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타임 머신을 타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경험을 하게 해주려는 것에 방점을 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간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도망치는 자와 지키려즌 자의 모습. 진정한 리더라면 책임감없이 도망치려 하지 않았을 게다. 리더가 도망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왜구가 어떻게 침략하지 않겠는가..만만하게 보일게 뻔할 터..그럼에도 지키려는 자들이 있어,또다시 지켜낼수 있다는 사실..그러나 역사는 아이러니해서 지키려 애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는다.도망쳤던 이들에 대해서는 두루뭉술 넘어가고.... 김시민 장군이란 훌륭한 리더가 있었기에..그를 따르는 백성들이 있었다. 농사를 망치는 것보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백성들...진주에 가보고 싶은 이유는,애정하는 시인의 고향이 진주라는 점과, 진주성에서 남강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였다. 정작 진주성전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진주성전투를 읽으면서, 진주성 전투에 대한 역사적 사실보다,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목숨을 기꺼이 내놓고 싸울 만큼 나라는 나에게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가?임진란 발발후 조선이 수성전에서 일본군을 완벽하게 물리친 첫 전투가 진주성 전투였다는 사실보다, 2차진주성 전투의 실패보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으며..잔인한 전쟁은 현재까지 왜 멈출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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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용연 그림, 권숯돌 글 / 레드리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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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지켜낸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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