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리릿 2003-09-27  

내츄럴 시티...
작 품 성 : ★☆☆☆☆
흥 미 성 : ★★☆☆☆
완 성 도 : ★★☆☆☆
흥행예상 : ★★☆☆☆

수요일에, 내츄럴 시티 시사회를 갔다왔다.

미래와 SF라는 재미있는 주제와 쟝르에 끌려 '바쁨에도 불구하고' 갔다.(공짜니까.. ^^)
도입부 : 2080년 서울. MP(사이보그 단속반?)인 유지태. 매우 껄렁껄렁하다.
중간 : 유지태가 사랑하는 여자(서린)가 사이보그구나. 폐기일자가 얼마 남지 않았네. 그런데, 이재은은 왜 나왔지? 이재은은 옷만 '나디아'구나.
결국 : 잉? 좀 졸았자나.. 그런데, 그 나쁜 박사가 뭘 속인거지? 뭐야.. 도대체 유지태와 그 여자의 사랑은 뭐가 그리 깊은거야? 그리고 이재은은 무슨 역할을 한거지?

친구와 극장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SF 한국영화의 한계'에 대해서 쫑알거렸다. 작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보고 받은 충격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CG는 그런대로 괜찮았다(물론 새롭거나 '이야~'할만하지는 전혀...ㅠ.ㅠ.). 하지만 액션의 박진감도 SF의 신비감도, 상징성도 메타포도 없었다.

<블래이드 러너>가 바탕이 될 수 밖에 없었지만, 도대체 <블래이드 러너>를 본 SF 관객에게 감독은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인가?
유치하게 발달된 미래 과학 세계를 CG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텐데..
감독의 인터뷰를 잡지에서 보니, 5년을 공들이고, 공부도 많이한 작품이라는데, 도대체 그런 고민이 엿보이질 않는다.

사랑이야기를 SF라는 수단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 난 유지태와 서린에게서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무언가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냥.. 유지태는 만료일이 다가오는 사이보그 여자친구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려고든다. 왜... 왜...?

<동감>에서 보여준 순수하고 귀여운 막내둥이 지태가 터프한 전사가 되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건가? 서린은 대사가 없다. 일본 AV모델을 그냥 앉혀놓은듯한..

감독이 뜻하는 바가 무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영화. 이 영화가 맥스무비 9월 4주 예매 1위란다. 추석때도 재미있는 영화 하나도 안했고, 근래에 볼만한 영화가 아무리 없었서.. 배고파하겠지만.. 제발.. 너무 기대하고 관람석에 앉지마시라..

그런데 제목은 왜 <내추럴 시티>일까? 씹다씹다.. 제목까지 씹게되네.. ㅠ.ㅠ.

p.s.) 그래도 재미있었던 점..
- 무술감독.. 정두홍이 나쁜 사이보그로 나온다. 가장 무시무시한 전투 사이보그로. 그런데 하나도 나쁜 늠처럼 보이지 않는다. 왠지 유지태 머리를 한대 딱 쥐어박으면서 "야.. 똑바로 총 싸야쥐이.."할 것 같다.
- 유지태가 애인과 함께 자주 즐기는 놀이가 있다. 벤치에 앉으면 캡슐이 씌어지면서 원하는 장소로 변한다. 해변가를 좋아하는 모양인데.. 이걸 카메라에 담으니.. 참 멋있었다. 그뿐이었다.

 
 
digitalwave 2003-10-0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두번째 사진은 멋있는데? 왜 나는 파란 배경에 달이나 구름만 걸쳐져 있으면 사죽을 못쓸까... ㅠ.ㅠ

비로그인 2003-09-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츄럴 시티. 저의 감평은 특수효과도 비주얼도 모두 별 볼 일 없지만 은근한 로맨스만은 괜찮았다, 였는데... 다른분들은 미지근한 사랑에 대해 마이너스 점수를 주는군요. (내 취향이 좀...?)
찌리릿님 안녕하세요. 처음 뵈요. ^^ (은근슬쩍)

찌리릿 2003-09-2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벨벳님.. 저는 벨벳님 서재를 자주 들락거려.. 아주 낯익은 분이되었습니다.
R과 여성 사이보그(이름이 기억나지 않네요..)와의 사랑이 제일 주된 테마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들이 그렇게 사랑하고 있다(내지는 사랑하게 되는 계기, 과정)는 모습이 크게 와닿지 않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그런 과정 보여주는 게 좀 군더더기일수도 있는데, 조금이라도 보여줘서 관객에게 조금더 '절실한 사랑'을 설득력있게 보여주었으면 하는게.. 저의 아쉬움이랍니다.
벨벳님과의 첫번째 대면.. 방가워요~ ^^ 헤헤헤..

_ 2003-09-29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별로 이셨던가 보군요. 혹여나 중간에 주무셔서? ^^;;
중간에 잠깐 조셨다는 표현에 친구 생각이 나서..

시작할때 자더니, 끝날때 갑자기 깨어나서 버럭 하는 말이
아~ 이 영화 뭐야, 재미없잖아!!

zooey 2003-10-11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는 이 영화를 '뇌출혈시티'라 부르더군요. 으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