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밤부터 눈이 많이 온데... 고속버스 타고 오지말고, 꼭 기차타고 내려와. 좌석 없으면 설날 당일 날 기차타고 오더라도 버스는 타지마래이~"

난 그냥 고속버스 타고 가면 괜찮다고 했지만...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려야쥐... 그리고 한편으로는 설 전날을 혼자 자취방에서 마음 편하게 뒹구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혼자 맥주마시면서 인터넷하다가... 잠이 들어 오전 10시 넘어 일어나.. TV를 보니.. 고향길 가는 사람들 보이고, 아무 할일도 먹을 것도 없으니.. 참으로 처량하다.

안동행 새마을호 밤8시10분...
아직.. 8시10분은 멀었고, 난 그동안 재미있고, 보람찬 설 전날을 혼자 보낼 수 있을 것인가?

부엌에 라면은 있던가? 아.. 이 눈온 추운날 스리퍼 끌고 슈퍼마켓까지 라면 사러 가기는 증말 싫은데.. 아...

영화나 한편 땡기로 밖으로 나가볼까...

암튼.. 남들 다 하는 건 해야지, 특별하게 할 것도 없이 괜히 혼자서 뭘해야지 하다가는 딱 궁상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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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리릿 2004-01-21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라면이 있었다. 첨에는 없는 줄 알았다.

부엌을 다 뒤지다가 결국 냉동실에서 외롭게 얼어 있는

무파마 한개를 발견했다.

왜 무파마는 냉동실에 들어가 있었을까..

얼마나 오랬동안 있었던 것일까....?

아침도 못 먹고, 저녁에도 별로 뾰족하게 먹을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아...

계란을 2개나 넣었다.

물론 난 계란을 풀지 않는다... 예리하게 반숙을 ^^



파나 매운 고추, 고추가루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김치도 없는 내게.. 그건 지독한 환상이다.

맛있었다. 역시 난 라면을 잘 끓인다.

빨리.. 집에 가서.. 맛있는 떡국을 먹고 싶다. 쩝..


stella.K 2004-01-2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이 최고죠! 그래도 모처럼의 연휴입니다. 행복하게 보네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로그인 2004-01-2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에 집에 안 내려 갈 작정하고 있었는데요. 글쎄, 일어나 보니 건물 전체 상수도가 얼어버렸더군요. 뜨악~
씨리얼로 대충 아침 챙겨먹고, 원룸 관리하는 사장님이랑 둘이서 쇼를 벌이다가 12시쯤 포기하고 기온이 올라가 저절로 녹기를 기다렸어요. 여기 한층에 5세대씩 3층 건물인데요. 모두다 집에 가버리고 저 밖에 없더라구요.
점심은 피자 시켜먹고, 찬찬히 생각해보니 왜 이렇게 궁상을 떨어대는지 스스로도 이해 못하겠더라구요. 집에 가면 맛난 것 많을 텐데 말여요.
결국 철도청 예약 사이트 가서 2시간쯤 삽질했습니다. 나 같은 인간들이 많은지 사이트 무지 느리더군요. 표 나오는거 보고 예약 버튼 누르는 사이 계속 티켓이 없어지는 거예요. 나중엔 목록 보는거 포기하고 아예 예약 버튼만 계속 눌러댔어요. 겨우 성공했어요. -_-V
기분 좋네요. 엄마한테 전화하고 나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중. ㅎㅎㅎ

찬바비 2004-01-2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쯤 안동행 기차를 탔겠군요? 4시간 동안 시간 죽이려면 심심하겠다. 저도 중앙고속도로가 뚫리고 기차 타본지 정말 오래네요. 밤이라 눈이온 바깥 풍경을 못보는 게 아쉽겠지만, 조심해서 오세요. 오랜만에 안동공기 실컷 마시고 가고요, 선배...연휴동안 심심하면 연락하시구...

starla 2004-01-2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궁상맞다...
저는 오전 7시 30분에 서울에서 차 타서 부산에 오후 5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_- 10시간... 그래도 생각보다는 빨리 왔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팀장님 잘 쉬입쇼 ㅋㅋ 돌아오시면 다시 함께 빡세게 일합시다 -_-;;;

진/우맘 2004-01-28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안동분이셨군요. 저는 <안동남자>에 대한 상당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찌리릿님으로 인하여 그 선입견이 조금 깨질 것 같아요.^^

찌리릿 2004-01-2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동 남자. 그런 이야기를 꽤 들었습니다. '안동'이 주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면, 그리고 우연찮게 만났던 안동남자 중에 그런 분이 계셨다는 이야기도 들었구요. ^^
하지만... 안동에 사는 남자들... 서울에 사는 남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저의 경험 결과입니다. 목소리 큰 것과 버럭 화내는 것 등 안동 남자들이 좀 더한 면이 있긴 하지만요.. ^^
여튼... 제 주위분들은 저(안동 남자)와 서울 토박이 남자를 어떻게 비교하실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저도 안동남자가 지닌 특성을 분명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 아니 남자들이 지닌 마초성... 그것이 문제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