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아직 멀리
세오 마이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자살을 원한다.
죽어야만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차근차근 정리하고 있던 곳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난다.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민박을 찾았다.
수면제를 하나하나 삼켜 본다.
두렵다. 그러나 이제 힘든 것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잠드는 것이다.

아주 상쾌한 아침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밝은 기분으로 번쩍 뜬 눈 앞엔 낯선 풍경들 뿐이다.
앗!!
'난' 죽었는데...? 얼라?
살.아.있.다!!!

자살은 소동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민박집의 주인 아저씨인 다무라와의 일상 생활이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산책하고 산책길에서 마주친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문이 닫혀 있는 빵집을 기웃거려 보며 민박집으로 돌아온다.
20여일 동안 같은 생활을 하며 다무라와 함께 닭장도 치워 보고 바다로 낚시도 가보고 술 마시고 길바닥에 드러 누워 쏟아지는 별들을 감상하기도 한다.

조금 느리게 이어지는 일상은 많은 것을 쉬게 한다.
치즈루는 변해간다.
무엇이 변하는지도 모르게 변해 가는 치즈루 곁엔 무뚝뚝하면서도 자상하게 신경써 주는 다무라가 있다.

분명 치즈루는 자살했다.
과거의 어눌하고 자신감 없는 그림자같던 치즈루의 모습을 자살시키고, 치즈루는 눈을 뜬다.
기대를 해본다.
미래의 치즈루 곁에 다무라가 마음 넉넉하게 자리하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