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비구역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1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강한 여자가 좋다.
특히나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신껏 헤쳐 나가는 강인한 정신을 좋아한다.
퍼트리샤 콘웰이 만들어낸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는 버지니아 주의 법의국장의 자리에 역임할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이다.
처음 [법의관]이라는 책으로 시작했던 스카페타 시리즈는 로빈 쿡 이후 의학 추리소설에 목말라 하던 나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롤링의 [해리포터]처럼 이 책 역시 많은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이없음에, 그들의 눈 낮음에 한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보석이었음을 알아봤다면 조금 더 일찍 이 책들을 만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어느새 이 책이 11번째 시리즈라고 한다.
왠지 다른 책들보다 더 비장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책 안에서 흐르는 무거움과 어두움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동안 조카 루시에게 큰 일이 닥치기도 했고, 연인이었던 벤턴 웨슬리의 죽음에 상처받기도 해 왔지만, 이번엔 스카페타 본인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전작 [흑색수배]에 연결되는 작품으로, 전작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기에 조금 벅찬 감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콘웰의 펜은 날카롭기만 하다.
그러나 난 독자의 입장에서 콘웰의 그 날카로움에 이번만큼은 쉽게 따라가질 못했다.
지금까지 시원시원하게 사건이 전개되었던 반면 이 책의 초반부는 이상하게도 탁구공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스카페타의 심리와 성격, 지금까지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그려지는 것 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의 그림이 흐릿해졌다고나 할까.
주인공에게 너무 치우쳐 스카페타만의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후반부에 들어서는 콘웰의 이전 시리즈들처럼 빠른 전개와 상황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때서야 나는 '아~ 이 맛이야!!'라며 웃음지을 수 있었다.
 
벤턴의 죽음과 루시의 성장 과정은 스카페타 시리즈에서 놓칠 수 없는 큰 줄기이다.
이번에도 벤턴의 죽음과 관련하여 비밀들이 등장한다.
ATF의 부당한 정직처분에 분노한 루시는 요원직을 그만두고 '마지막 경비구역'이라는 이름의 사설 경찰 기구를 세우려고 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마지막 경비구역'은 벤턴이 스스로 최후를 맞이할 곳이라 칭했던 곳이다.
과연 결코 조용한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벤턴의 미스터리는 무엇일까?
무엇이 남아 끝까지 스카페타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일까? 그들은 아직도 인연의 고리에서 풀어지지 않은 것인가..?
살인 대상자가 되었던 피해자에서 미워했던 다이안 브레이의 살인 용의자로까지 지목되지만, 또 다른 멋진 여성인 특수 검사 제이미 버거의 수사와 스카페타에 대한 무혐의판결로  스카페타는 명예를 지키게 된다.
 
이전의 책과는 달리 [마지막 경비구역]은 솔직히 작은 실망을 안겨준다.
깔끔한 전개보다는 너무 많은 설명과 너무 많은 그림들이 그려진다고나 할까.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했던 지루함이 살짝 감돌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카페타 시리즈는 만족감을 안겨준다.
지식과 정보와 흥미까지 겸한 책이기에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져 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제 스카페타는 늘 함께 일했던 마리노의 글썽이는 눈길을 뒤로 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과연 뉴욕에서의 스카페타는 어떤 활기를 보여줄까?
기대와 함께 마리노의 슬픔이 함께 느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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