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여우! 넌, 꼬리가 몇 개니?
연제은 지음 / 무한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 전에 무척이나 심기가 상해 있던 차였다.
명품남을 작정하고 꼬신다니..
이 무슨 발칙하다 못해 괘씸한 발상인 것인지...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던 건 도대체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한 것인지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미 처음부터 삐딱한 시선이었던 난 책읽기의 신중함이라는 것은 저멀리 던져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아뿔싸!!!
신중함을 상실하고 편견어린 시선으로 이 책을 바라봤던 나의 실수를 미안해 하고 민망해 해야했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부자 남자, 명품 남자를 작정하고 꼬신다는 것을 이렇게 공식적으로 내보이는 것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기 딱 좋으나, 이 책은 그렇게 값싸다는 시선으로 바라볼 만한 책이 아니었다.
다른 자기계발서 서적보다 훨씬 정직한 말솜씨로, 간단명료한 안내 명구로 나 자신의 생활방식을 뒤돌아 보게 만든 책인 것이다.
저자의 생활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명품남 꼬시자는 부분을 제외하곤 나의 허리를 곧추세우게 만드는 것이다.
내 생활의 게으름이 어디서 나오는지, 내가 나답게 생활하기 위해서 어느 부분을 좀 더 철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저자는 자신의 생활방식을 설명하며 나에게 길을 보여 주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부자남자를 만나기 위해 지정장소에서 조깅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충 아무 옷이나 걸치고 아무 운동화나 신고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운동복 하나라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도록 하고, 헤어스타일도 깔끔하게 보기 좋게 만들고, 운동화도 부티나는 것으로 신으라고 충고하고 있다.
물론 명품남을 만나기 위해...라는 목적이 있긴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일들은 나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운동이 목적이긴 하지만, 그에 앞서 '나'의 모습을 먼저 다듬게 되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나의 마음'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하나의 절차가 아닌가 싶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일상 생활을 하더라도 '나 자신'을 먼저 바로 세우고, 마음가짐을 창창하게 만들어 느슨해 지는 자신의 모습을 경계토록 하는 것.
 
책에 관한 한 편견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던 나..
부끄럽다.
나 역시 '이 책은 나쁜 책이고 대책 없는 생각을 가진 한가로운 여자의 말장난이다...'라고 마음대로 규정 지어 놓고서 어디 잘못된 점이 있는지 세모꼴 눈을 하고 봐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을 보는 나의 시선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가짐의 날을 다시 한번 세울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 정도의 책에 무슨 마음가짐까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나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하게 만드는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
나름 즐거운 책읽기였고, 얻은 게 있었던 책읽기였음에 기뻐하며, 저자에게 죄송스런 마음을 살짝 꺼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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