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30세가 되면 연주회를 그만두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리고 32세에 이 말을 실행에 옮겼다. 50세에는 녹음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50세가 되던 1982년 9월 25일 토요일 CBS는 <골트베르크> 두 번째 녹음을 내놓았다. 그 다음 다음날, 굴드는 임종으로 들어갔다. 그의 음반을 열심히 기다렸던 사람들은 그의 연주를 듣게 됨과 동시에 연주자의 죽음의 소식을 함께 들어야 했다. 토론토 종합병원에서 8일간 그가 들어 있었던 혼수 상태(Coma)와 음들 사이의 작은 휴지(休止)를 의미하는 숨표(Comma)는 서로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운명의 짓궂은 아이러니와 일치하는 것이 될 테니까. 굴드가 50세하고도 이틀이 되었을 때 동시 녹음 스튜디오는 소생실로 대치되었다. 하나의 기술을 또 하나의 기술이 대치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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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춘아, 춘아, 옥단 춘아, 네 아버지 어디갔니?-김화영 외 25인(민음사)

2.핑거포스트,1663-이언 피어스(서해문집)


<2월>

1.도덕의 계보-니체(청하)*

2.환상의 책-폴 오스터(열린책들)

3.전환시대의 논리-리영희(창비)*


*-완독하지 않은 책들


<3월>

1.코드 훔치기-고종석(마음산책)

2.원주통신-이기호


<4월>

1.아홉가지 이야기-J.D.샐린저(문학동네)


<5월>

1.월플라워-스티븐 크보스키(돋을새김)

2.대중문화의 겉과 속 2-강준만(인물과 사상)


<6월>

1.우주인-이향우(서울문화사)

2.문화의 수수께끼-마빈 해리스(한길사)

3.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식 속의 지식 80가지-미카엘 매크론(스테디북)


<7월>

1.자정의 픽션-박형서(문학과 지성사)

2.픽션들-보르헤스(민음사)


<8월>

1.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최재천(궁리)

2.인간실격-다자이 오사무(웅진씽크빅)


<9월>

1.인간 불평등 기원론-장 자크 루소(책세상)

2.대중문화의 겉과 속3-강준만(인물과 사상)

3.새빨간 미술의 고백-반이정(월간미술)

4.철콘 근크리트-마츠모토 타이요(애니북스)

5.무진기행(외 3편)-김승옥(범우사)


<10월>

1.쾌도난마 한국경제-장하준,정승일,이종태(부키)

2.부디 성공합시다.-김종은

3.유리방패-김중혁

4.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김연수

5.그건 새였을까, 네즈미-김연수

6.거짓된 마음의 역사-김연수

7.달로 간 코미디언-김연수

8.뉴욕제과점-김연수


<11월>

1.숨겨친 차원-에드워드 홀(한길사)

2.웬즈데이-에단 호크(미디어2.0)

3.나쁜 취향-강정(랜덤하우스코리아)


<12월>

1.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궁리)

2.웅진 교육 이야기-강선보 교수 외(웅진)

3.로지컬 씽킹-테루야 하나코, 오카다 케이코(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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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얼굴의 형상, 내 옛 얼굴들 중 한 형상이 가진 저주스러운 지속. 내 얼굴들 중의 하나가 가진 그 저주스러운 운명은 나 또한 저주스럽게 만드는 게 틀림없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가려놓은 거울’ 중에서







2.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은 이별을 부정하는 일이다. 말하자면 ‘오늘 우리는 작별의 놀이를 하지만 우리는 내일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비록 자신들이 우연적이고 덧없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어떤 방식이 됐든 불멸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작별인사라는 것을 고안해 냈던 것이다.

델리아, 언젠가 우리는 다시 서로 이어지게 되리라. 어느 강가에서? 이 불확정적인 말, 우리는 한때 우리가 평원 속에 묻혀 있는 한 도시 속에서 정말로 보르헤스와 델리아였는지 자문해 보게 되리라.




-‘델리아 엘레나 산 마르꼬’ 중에서







3.

“…(전략)…. 용기란 인내심의 문제지. 어떤 사람들은 더 인내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은 더 인내심이 적은 거지. 하지만 종국에 가서는 누구든 느슨해지는 법 아니겠나.”




-‘죽은 자들의 대화’ 중에서







4.

이제 그러한 것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5.

한 사람의 꿈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 부분이다.




-4, 5번 ‘마르띤 삐에로’ 중에서




6.

이 세상에 단 하나도 망각이 지워버리지 않거나, 또는 기억이 변형시켜 놓지 않는 게 없고, 아무도 그것이 미래에 어떤 영상으로 바꾸러질지 모르는데 왜 그것들이 나를 경이롭게 만드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변천’ 중에서







7.

무엇인가가 내 기억 속에서 잠을 깼다.




-‘만남’ 중에서







8.

가장 일반적인 비유야말로 가장 최고의 비유이다. 왜냐하면 그것들만이 진실된 것이기 때문이다.




-‘노부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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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롤은 잘 모르는 말은 곧바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것은 캐롤이 아주 똑똑하고 같은 나이 때의 쿠슐라보다 훨씬 발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두 아이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른 아이들인지도 모른다. 캐롤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는 것보다 ‘안다’는 것이 더 중요했고, 쿠슐라는 때때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끝까지 듣고 싶어 하는 아이가 아닐까?




2.

쿠슐라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병과 장애에서 오는 고통과 불안을 뛰어넘어 이 세상이 친근한 곳이라는 걸 믿었다. 쿠슐라는 자신의 고통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이해한 것처럼 보였다. 아이와 어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을 한결같이 친하게 대했고, 그 사람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3.

신체장애가 있어서 잘할 수 없는데도 초조해하거나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쿠슐라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쿠슐라는 늘 진지하게 해 본 뒤에 즐겁게 그만두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칠 때 쿠슐라는 이렇게 했고,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다.




4.

사람이 물건보다 더 중요하고, 돈은 모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일을 하는 데 써야 한다는 신념도 함께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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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눈을 뜨면 침대 위인데, 그게 바로 자네들 세상에서 말하는 탄생이라네! 그렇게 탄생을 해서 침대에서 일어나면 바로 글도 쓸 줄 알고, 미적분 계산도 할 줄 알고, 커뮤터 프로그램을 짤 줄도 안다네. 그뿐인 줄 아는가? 바로 출근을 해서 사업상 미팅을 하러 가고, 미팅 상대자와 비즈니스용 식사도 할 줄 안단 말일세. 거기서 뭔가 특별한 걸 배운 건 없지만, 우린 모든 일을 문제없이 해낼 줄 아는 걸세. 하지만 우리들도 완벽하진 않을지도 모르지. 왜냐하면 세월이 지나면 서서히 잊어가기 때문일세. 몸집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우리는 점점 더 세상일에 대해서 많이 잊어버린다네.
게다가 사업상의 업무와 식사를 정상적으로 하지 못할 정도로 작아지게 되면, 그때는 회사에 갈 필요도 없어지게 되는 거지. 가봤자 아무런 쓸모도 없으니까 말일세. 그러면 집에 주로 있게 되고 세상 일에 대해 더 많이 잊어버려도 상관이 없단 말일세. 머리는 점점 텅 비어가고, 그러다 보면 머릿속에 공간이 생겨나지.
그런 다음엔, 이제 슬슬 여유를 갖고 다른 사람들이 해준 음식을 먹거나 심심하면 친구들을 찾아가서 놀다오는 걸세. 아니면 정원의 그림자들을 보며 유령이라고 상상하는 놀이를 즐기던가, 아니면 저 푸른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에 이름짓기 놀이를 하던가, 그도 아니면 아기 곰인형에게 호통을 치든 말을 걸든 수작을 걸며 놀아도 좋고, 또 그것도 아니라면...

2.
-그러니까, 말하자면 임금님네 나라에서는 어린 시절이 삶의 마지막에 온다는 거죠?
-생각 좀 해봐! 기뻐할 수 있는 뭔가를 내내 갖고 있는 거라고!

3.
아, 아무려면 어떠나, 인생은 그런 거야. 인생은 사람들이 잠드는 저녁에 시작해서 아침에 사람들이 깨어나면 잠깐 쉬지. 잠드는 것을 깨어나는 것이라고 하고 깨어나는 것을 잠드는 것이라고 불러야 마땅해.

4.
-지금 여기선 이렇게 큰 몸집의 자네가 저 멀리 하늘 위에 있는 별들을 보면 자신이 그토록 작게 느껴진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어두컴컴한 구석으로 튕기듯 굴러가도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는 조그만 바퀴가 된 느낌이죠.
-그럼, 나는 어떤지 아나? 난 엄청난 거인처럼 커지는 느낌이 들어. 내 몸이 늘어나 저 우주까지 뻗는 거지. 하지만 한순간 부풀엇다 언젠가는 팡 터지고 마는 풍선과는 차원이 달라. 어떤 껍질이 팽창하거나 팽팽해지는 것처럼 겉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그저 몸통 그대로 저절로 커지고 늘어나는 바로 그런 느낌이지. 마치 확 처져서 흩어지는 기체가 된 기분이라고 할까. 결국 나는 만물의 일부일 뿐 아니라 우주 자체이고, 별들은 내 안에 있어. 자네, 그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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