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얼굴의 형상, 내 옛 얼굴들 중 한 형상이 가진 저주스러운 지속. 내 얼굴들 중의 하나가 가진 그 저주스러운 운명은 나 또한 저주스럽게 만드는 게 틀림없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가려놓은 거울’ 중에서







2.

작별인사를 나누는 것은 이별을 부정하는 일이다. 말하자면 ‘오늘 우리는 작별의 놀이를 하지만 우리는 내일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비록 자신들이 우연적이고 덧없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어떤 방식이 됐든 불멸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작별인사라는 것을 고안해 냈던 것이다.

델리아, 언젠가 우리는 다시 서로 이어지게 되리라. 어느 강가에서? 이 불확정적인 말, 우리는 한때 우리가 평원 속에 묻혀 있는 한 도시 속에서 정말로 보르헤스와 델리아였는지 자문해 보게 되리라.




-‘델리아 엘레나 산 마르꼬’ 중에서







3.

“…(전략)…. 용기란 인내심의 문제지. 어떤 사람들은 더 인내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은 더 인내심이 적은 거지. 하지만 종국에 가서는 누구든 느슨해지는 법 아니겠나.”




-‘죽은 자들의 대화’ 중에서







4.

이제 그러한 것들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5.

한 사람의 꿈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 부분이다.




-4, 5번 ‘마르띤 삐에로’ 중에서




6.

이 세상에 단 하나도 망각이 지워버리지 않거나, 또는 기억이 변형시켜 놓지 않는 게 없고, 아무도 그것이 미래에 어떤 영상으로 바꾸러질지 모르는데 왜 그것들이 나를 경이롭게 만드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변천’ 중에서







7.

무엇인가가 내 기억 속에서 잠을 깼다.




-‘만남’ 중에서







8.

가장 일반적인 비유야말로 가장 최고의 비유이다. 왜냐하면 그것들만이 진실된 것이기 때문이다.




-‘노부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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