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삶의 거리의 문제. 이건 궁극적으론 "knowledge"의 성격의 문제이지 않나 생각도 든다.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식)"이란 무엇이냐. 지식의 어떤 모델들이 한국 사회에 있느냐. 


코츠의 아들 사모리는 2000년생이다. 지금 대학생일텐데 

어느 대학에 갔는지, 코츠는 사모리를 어디에 보내고 싶었을지 이런 게 궁금해져서 구글 검색 해봤었다. 

찾아진 건 사모리의 트위터 계정이 전부. "나도 아빠처럼 메카에 갈 거야" 내용 트윗이 18년인가에 올라온 이후 활동이 없는 계정이었다. (*the Mecca = 하워드 대학의 별칭 같은 것). 사모리가 아버지가 한 작업을 이어서 하고 그러면서 아버지를 능가하여 


이를테면 서른도 되기 전에 <변증법적 상상력> 썼던 마틴 제이같은 지성사학자가 된다거나, 그래서 

그 역시, 고전이 될 책을 서른이 되기 전에 쓰면서 "감사의 말"이나 "서문"에서 아버지에 대한 긴 회고를 한다거나. 

그런다면 좋겠지. 그런다면 옆에서 그 모두를 실시간으로 보았던 동시대인이 느낄 경이감 같은 것도 들겠지. 

같은 상상을 하기도 했는데 트위터 계정에서 사모리가 쓴 트윗들을 보니 "their"를 "there"로 쓰는 것 포함해서 

...... (너 왜 이런 것도 틀리니. 일부러 그러니)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닌가 보구나 하게 됨. 자식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이긴 하다. 




코츠가 보여주는 인식 모델이 한국에서 가능한가. 

오래 전부터 가능했고 다수 이미 존재한다고 할 사람들도 있을 거 같다. 

나는 아닌 거 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an22598 2020-12-05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모리 링크드인 보니까 메카 들어갔던데요ㅋㅋ (나도 찾아보다니 ㅠㅠ)...코츠...... 모르는 분인데 위키 찾아보니까 매우 흥미로운 이력을 가지신 분이네요.

몰리 2020-12-05 08:27   좋아요 0 | URL
사모리, 아버지 명성 때문에 spoiled 되는 건 아닌가
ㅎㅎㅎㅎ 이 머나먼 이국에서 오지랖 펼칩니다. 이름 참 잘 지어주었어요. 사모리.

메카 간 게 맞나요. 하워드 대학이 예전 명성을 되찾게 하는 데 두 사람이 기여하면 좋겠습니다.
코츠 책 읽으면서 하워드 대학도 이래저래 검색해 봤었는데, 하워드 대학 의과대학이
재정파탄으로 극히 부실한 상태다 같은 기사도 있더라고요. 흑인 대학이 이제 없어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라면, 살아나길. (너무 관심 많다....)

han22598 2020-12-08 01:09   좋아요 0 | URL
https://www.linkedin.com/in/samori-coates-1ab48b176/
이 청년 아닌가요? ㅋ

하워드 대학의 명성이 저의 귀에까지는 들려오지 않았던지라, (머 그건 대부분 저의 무관심 탓이긴하나ㅋ)
내가 몰랐었더라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네요.

몰리 2020-12-08 07:36   좋아요 0 | URL
앗 동명이인인가 했는데, 지금 보니 사모리 맞는 거 같네요. 어릴 때 사진 속 얼굴이 ㅎㅎㅎㅎ 있네요. 처음 검색했을 때, 이름은 같은데 얼굴이 아닌 걸? 완전히 다른 거 같아 이렇게 될 수는 없지. 했었는데요.

올려 놓은 정보 보니
18년에 입학했고 22년 졸업 예정이네요.
msnbc에서 인턴도 하고. 부친 후광이 얼마나 크게 작용할까 싶기도 해지는데, 그러니 얼른
부친을 능가해야. ;;;
 




존 휠러의 자서전 표지 이미지가 된 이 사진은 

나름 전설의 지위 획득한 거 같다. 여러 책에서 등장하고 (적어도 세 번 본 듯. 어디서 보았나 잊고 있지만) 

등장할 때마다 "그가 누구이며 왜 이 사진이 여기 나와야 하냐, 두 말 하면 잔소리인데, 혹시 모르니 굳이 두 말 하기로 하면..." 투로 소개된다는 느낌. 원본 사진에서 머리 뒷모습만 찍힌 사람들 중에도 유명한 이들이 있나 보았다. 적어도 원본의 일부 이미지인 여기서, 오른쪽 하단의 대머리 되어가시는 분, 이 분 알 사람은 머리만 보고도 알아보는 유명 물리학자라는 듯. 같은 날 찍은 것으로 짐작되는 다른 사진도 있고 같은 날은 아닌 거 같은데 같은 수업에서 찍은 거 같은 사진들도 있다. 


<어떻게 히피들이 물리학을 구원했나>에서도 

존 휠러는 경배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 경배에 내용이 (내실이) 있다. 그의 성격이 있고 

그의 성취가 있고 그를 알았던 인간들이 있고 그들이 남긴 증언이 있고 그 자신이 남긴 증언도 있는데 

그것들이 모두 제시되면서, 그가 경배의 대상이 된다. 이 책만이 아니다. 어디서였나 빠르게 잊어가고 있지만 

다른 데서도. 따라가다보면 그는 진짜, 경배될 만한 분이었던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나도 따라해야지. 경배를 따라해야지. 그건 아님. 

이 정도면 알고도 남는다. 확신하고 경배하게 되긴 하지만.... 

(왜 미국이 "추천서" 문화인가 알 거 같기도 하다......) 


와인버그와 비교한다면 

와인버그는 여기저기서 자신이 얼마나 마초인가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다. 하긴 그래서 그게 신기하고 

좋기도 한데 (이렇게 우리 모두 우리의 정신적 삶을 투명하게 드러냅시다....) 뭐랄까 훨씬 더, 여전히 

소년같은.... 면모로 우릴 놀라게 하는 분은 휠러인 것. 


my favorite physicist. 그러면 그를 칭송하기 위해 아무말 포스팅도 해야 하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말은 장르 불문 글쓰기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일리아드, 오딧세이 같은 텍스트도? ㅇㅇ 그럴 것같은데? Homer에게 ("호머"라 부르기도 "호메로스"라 부르기도 

어색한 그. 그 사람...) "나를 위하여"는 이 시대의 "나를 위하여"와 아주 달랐을지 몰라도 그래도 그도 궁극적으로는 

(그가 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나를 위하여" 썼을 거 같다. 나의,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를 위하여"를 갖게 됨이 


그것도, 그것이야말로 "공부의 선물"이지 않을까. 

이거 말장난에 불과한 거 아닌 거 같다. 

나중 돌아와 개척해 볼만한 아이디어가 여기 있다고 믿게 된다. 


코츠 책 읽는 수업에서 학기 초에 

"너의 글의 퀄리티는 너의 독자가 결정한다" 이런 얘기 했었다. 

너의 독자는 막연히 네가 생각하는, 너의 글을 읽을 지도 모르는 사람이어서는 안된다. 

글쓰기는 대화고 네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대화를 이끌어낼 독자를 너는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독자에 대한 관념이 너에게 있어야 한다. (....) 


그 관념이 있어야만 "나를 위하여"도 되지 않을까. 

누구와의 관계이든 반드시 그건 나와의 관계이기도 한 거라서. 

나를 위하여, 내가 만드는 나의 독자. 그것이 습작기에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 아닌가. 


으. 횡설수설. 

마침내 페이퍼 제출하고 맥주 마시는 중인데 알딸딸. 한 캔 마시고 알딸딸. 

하도 초저녁에 자버릇해서 6시만 되면 쭉 다리 뻗고 눕고 싶어진다. 

겨울의 즐거움 중엔 뜨거운 방바닥에 지지기가 있다. 방바닥은 딱딱하기도 하므로 

계속 지지면서 오래 있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달구어진 방바닥으로, 이불 아래로 기어들어갈 때 

그 최초의 행복! 그 행복을 미루면서 마시는 맥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 미소, 짜릿한 말로 

내 심장이 빠르게 뛰게 했던 

아름답고 젊은 무수한 친구들이 있었지만 

오 중력이여, 그 중 너와의 사랑이야말로 

결코 끝나지 않는 사랑이었다. 

십년이 지나고 또 십년이 지나도 

너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네가 나를 데리고 갔던 

세계를 보게 할 새롭고 드높았던 고지가 있다. 

우리 앞에 수수께끼가 놓일 때마다 

그 배후의, 아직 드러난 적 없는 단순성이 

너의 덕분에 드러난다. 


Many a fair young friend, oh Gravity, 

By smile and happy word 

Has made my heart beat faster, 

But with you my love affair 

Has never ended. 

You grow ever more beautiful 

With each passing decade. 

You lead the way

To a new and higher lookout point, 

And behind yet another mystery

You reveal hitherto hidden simplicity. 



이것이 <중력과 시공간으로의 여행>에서 존 휠러가 보여주시는 그의 다수(....) 시들 중 첫 작품의 첫 연이다. 

번역은 (당연히, 시니까) 되지 않지만 


지금 보면서 웃게 됨. 이렇게 시로 

책 얘기도 하고, 물리학자와 물리학 얘기도 한다. 

워즈워드의 The Prelude, 시로 쓰는 자서전. 그 낭만주의 전통에 서는 거 같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lueyonder 2020-12-0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의 세월이 가고 또 가도 매혹시킬 수 있는 주제가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할까요. 자연을 탐구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휠러의 기쁨이 느껴지는 시네요!
휠러 정도면, 특히 중력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는, 거의 신일 것 같은데요, 휠러의 이런 감정, 이런 다정함이 제자들을 굉장히 고무하는 힘이 됐을 것 같습니다.
휠러의 시 소개 감사합니다!

몰리 2020-12-02 19:38   좋아요 0 | URL
유튜브에서 인터뷰 영상 보면
이 분은, 무엇이든 같이 말할 수 있는 분이다... 느낌 들더라고요.
이 분과 무엇이든 같이 말할 수 있기 위하여 통과해야 할 관문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을 통과했고 그리하여 단련된 사람이면, 그에게 무엇이든 물을 수 있고
그는 무엇이든 깊이 생각한 후 답할 것이다. 진짜의 대화란 그런 것이다......... 같은 느낌.
한국에서는 과연 누가 그런 선생인가, 누가 그런 선생을 알았는가. 이런 생각도 당연히(?) 따라 붙고요.


han22598 2020-12-0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귀여운 시네요.

몰리 2020-12-04 07:33   좋아요 0 | URL
저는 휠러의 외모도 굉장히 ㅎㅎㅎㅎ 끌립니다.
보편적으로 끌릴 외모는 아닐 거 같은데, 그의 말투나 눈빛, 입모양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을 거 같. 아기 때부터 노인 때까지.

hnine 2020-12-1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번역은 몰리님께서 하셨나요?

몰리 2020-12-10 07:08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막 그냥.
그런데 이 책 좋아요.
휠러가 쓴 시들도 귀엽고.....!
 





아마존에서 중고 구입한 이 책, 다른 책들과 같이 며칠 전 도착했는데 

이 책 펴보면 앞에, 그러니까 일종의 "서시" ㅎㅎㅎㅎ 로서, 존 휠러가 쓴 굉장히 긴 시가 있다. 

중력에 바치는 사랑의 시. 사랑의 노래. 


이런 게 있을 줄이야. 

장난인가? 


했는데 읽어보니 

아닌 거 같다. 그의 진심. 그는 진심으로 중력을 사랑한 사람. 


번역해 올려보고 싶어집니다. 



얼른 99.2%에서 99.8%(100%를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로 이행하여 

페이퍼 제출하고 맥주 마시자. 생각하면서 달리는 중이다. 아마 오늘은 어렵겠지. 12월이 오고 그것도 2일이나 3일은 

되어야 가능할 거 같기도 한데 


그러나 잠시 후 담배를 사러 나가면서 

맥주도 사오는 게 어떨까. 2시에 맥주 사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제법 자주 맥주 사는 제법 나이 많은 (앞머리가 하얗게 센) 사람이 

문득 두시에 와서 사면 갑자기 매일 사는 사람으로 잘못 기억되지 않을까. (...) 쓸데없는 걱정이 잠시 진지하게 들었다. 


젊었(....)을 때 마시는 것과 다르긴 하다. 

아주 가끔 마셔도 부끄럽다니깐. 젊을 땐 매일 마셔도 부끄럽지 않았다. (자랑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an22598 2020-12-01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하고 마땅한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있군요. 훌륭하다!

몰리 2020-12-01 07:32   좋아요 0 | URL
보니까 ˝서시˝만 쓴 게 아니고 각 장마다 앞에 그의 자작시 ㅎㅎㅎㅎ 가 있는데
오글오글 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존 휠러에게 반하게도 되네요! 귀엽고 사랑스러우신 분.

blueyonder 2020-12-01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휠러의 시가 정말 궁금하네요. 올려주세요~!! ㅎㅎ
젊음과 음주, 공감이 가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 괜찮다고 믿고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

몰리 2020-12-02 08:29   좋아요 0 | URL
휠러... 시는
삼류 시인 거 같긴 한데 ㅎㅎㅎㅎ
조금씩 올려 보겠습니다. 정말 물리학을 사랑하신 분이시더라고요 휠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