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 말고 몇 권 더 있는데 

23년 달력과 다이어리 사면서 끼워넣은 책들. 


그 동안 책을 거의 사지 않아서 "일반" 회원이 되어 있었다. 

9월 중순에 중고 한 권을 사긴 했는데 그것 제외하면 최근 3-4개월 동안 산 적이 없는 듯. 

달력, 다이어리 주문과 함께 다시 플래티넘 회원 되는 건가. (1달 10만원이 기준이던가, 3달 30만원?...) 

전엔 읽지 않아도 많이 샀지만, 이제 읽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다. 



왼쪽 책 The life of the mind는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에서 듣고 담아 두었던 책. 

지금 미국에서 대학이 얼마나 "정신의 삶"과는 무관한 곳인가..... 가 주제인 소설. 오 동지여. 하고 담아 둠. 


호프스태터 전기는 책을 읽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된 지금, 아무리 읽고자 해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인데 그래도 읽어야 하겠으니 얼른 살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해 두었던 책. 그래도 달력, 다이어리 아니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어둠의 경로로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일 것이고. 


디디온은 뉴욕타임즈 서평 팟캐스트에서 독특한 말로 칭송하던 걸 여러 번 들었다.  

저널리즘이 어떻게 저자의 개성적이고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지적 활동이 되는가. 


블러드 차일드. 이건 다락방님 서재에서 버틀러의 모든 책을 읽겠다! 요지 백자평 보고 나서 나도 나도! 뇌화부동 부화뇌동 해서 검색하고 고른 책. 저렴한 중고가 나와 있는 것들도 적지 않아서 그것들은 제쳐두고 (나중 중고로 사야지) 중고 없는 책으로다 이것. 


아니 에르노. 

아니.. ;;; 사실 관심이 그리 가지 않는 편인데 집에 한 권도 그녀의 책이 없는 거 같으므로 

달력,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에 포함된 책이기도 하니 이것으로 냉큼 처음 모셔보는 것으로.  




내가 읽는 저자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때 빨아들이듯 배우고 싶어진다. 

디디온과 버틀러의 개성과 강점을, 그대로 나도........ (23년은 유별나게도 바로 이것이 실현되는 해가 되게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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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01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중에
세권 읽었습니다 ㅎㅎㅎ

에르노 작품 중 몰리님에게
<세월> 추천 합니다 !

다이어리는 옆 동네 것이 훨씬 고급져 보여요 ^^

몰리 2022-11-02 05:51   좋아요 1 | URL
옆 동네 가본지 오래 되었는데, 가봐야겠습니다.
에르노 책이 있나 없나 헷갈렸는데, <세월>, 알라딘 중고로 사두었던 책이었어요. 지금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ㅎ 어디 있나도 알 거 같은. 아이고. 사두기만 한 저 책들.
 

Academics | Department of History



캐롤 사임즈는 예일대 사학과 학부생 시절 만났던 교수에게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해 중세사를 하게 되었다. 강의에서 해주던 얘기. 그 교수는 중세사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었던, 떠오르는 별이었던 사람. 중세사 연구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저술로 평가되는 책을 내고 나서, 이어 하려고 한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47세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이름을 확인해두지 않아서 사임즈가 해주던 말을 넘어서 어떤 학자였는지 어떤 책을 썼는지 아직 찾아보지 못함. "하려던 작업, 할 수 있었던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이른 나이에 타계했다" 이런 얘기는 들으면 바로 깊이 와 닿는다.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경험일 것이다. 어느 시점 이후, 죽음을 전해 들으면, 그게 나일 수도 있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이런 반응. 


오늘 종일 오락가락. 우울하고 무력했던 하루. 

사임즈가 저 얘기 할 때, 내가 지금 당신에게 느끼는 그걸 당신은 그 교수에게 느꼈던 것이겠다... 생각함. 대학에 와보니 모든 교수들이 사임즈, 아니면 사임즈를 감화시킨 그 교수, 그렇다면 정신은 무엇을 체험하고 어떻게 변화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이 여기 있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 이건 Shiza Shahid가 자기 부모에 대해 말하면서 썼던 구절이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파키스탄의 평범한 가족 출신이다. 그들은 결혼하던 날 처음 본 사이였다. 그렇지만 두 분은 자식에게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을 주겠다는 열망에서 완전히 한편이었다..."  


사임즈 같은 교수들을 만나면서 오래 배우고 공부한다는 건, 그러니까 

사유의 엔진, 생산의 엔진... 이것을 갖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이제서야 실감한다는 게 참 ....... 아쉬운 일이긴 한데, 아예 실감하지 못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실감해 보았으니 다행. 정신의 삶, 이것의 직접 모델이 되는 분들. 이 주제로 많이 두고두고 생각해서 언제 아주 길게 쓰고 싶어진다. 어쨌든, 사적인 삶에 갇힐 때 사유의 엔진은 정지한다는 것. 


........... 하이고 할많하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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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0241015247: Complete Works - AbeBooks - Montaigne, Michel Eyquem De:  0241015243




몽테뉴. 영어 번역 이걸로 갖고 있다. 

50년대 즈음 초판이 나온 걸텐데, 그 초판으로 한 14년 전쯤 산 거 같다. 

중고 물량이 많다보니 이 두껍고 크고 무거운 책이, 좋은 상태여도 단돈 4불, 5불. 그랬던 거 같다. 

이 책은 넘겨보기도 쉽지 않은 책인데 (독서대에 잘 맞지 않는다. 억지로 낑겨 넣어서 어떻게 독서대에 놓여 있게 하면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바닥에 놓고 보랴. 등등.....) 어느 날 힘들게 보고 있다가 .... 막 조용히 격하게 감탄한 적 있다. 


그렇군요. 

이래서 그렇게들 고전 고전 하시는 거군요. 

심정이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갑자기 인생이 달라지던 거 같은 느낌은 기억남. 그리고 그 후.... 혹시 내가 돈을 많이 벌면 이 책 전용 독서대를 만들어야지. 같은 생각도 했었다. 독서대 뿐이랴. 이 책을 읽기 위한 방이 필요하다. 그 방에 그 독서대를 놓고 이 책을 읽으면서 노인이 되어야지. 그러고도 얼마 더 지나서는,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벽과 이 책만 있다면 .... 무엇도 두렵지 않고 무엇도 후회하지 않으며 여생을 살 수 있을. (.....)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함. 몇 페이지 읽지도 않은 책이면서 그런 느낌을 갖고 맘. 


Terzi의 책에서 몽테뉴도 제법 비중있게 논의된다. 


그런데 인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감정, 어른의 감정이 아닌가? 

어느 전통 안에서 단련되는 감정.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가 대가냐 아니냐를 가르기도 하고. 그런 거 아닌가. 

전통을 수립하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권위"라는 게 있어본 적도 없는 곳에서는, 그러므로 인문학도 (당연히) 허약한 거 아닌가. 그러니까 한국 말입니다. 


저런 얘기 하다가 눈으로 하는 돌팔매질 당한 적 있다. 말로 하는 ㅎㅎㅎㅎㅎ 욕을 들은 적도 적지 않. 

그만 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그런 거 같다면, 말을 할 게 하니라 글로 모두를 회고록으로 보내야. 


*하여 저는 또 (이번엔 실제로) 회고록 쓰다가 오겠습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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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채널 좋다. 구독자가 62만. 

운영자가 내향적이고 욕심 없고 담백한(?) 분 같은데 채널은 뜻밖에 기업형일수도. 

초기 영상엔 자막이 없는데 어느 시점부터 잘 만든 다언어 자막 있다. 

카세트 플레이어 뽀개질 때까지 영어리스닝 공부하던 저 이전세기의 그 시절 생각하게 된다.  

시간이 있게 되면 (지금은 없지만) 이 채널로 (마우스 꽉 잡고, 잡았다 놨다) 불어 리스닝에 진척이 있게 되기를. 






프랑스에서 제작된 영상 중 "--의 서재에서" 제목 영상이 많다. 이 채널 저 채널이 이 주제로 만들고 있. 

이 분 고등사범이 직장이신 철학자, 프레드릭 보름. (프레드릭 "Worms". "보름"이라 읽는지 확인 필요. "오어름" 같은 걸 수도). 3:30 지점에 시몬 베유 책들이 등장한다. 불어책들 중 특히 20세기 초중반 책들? 북디자인이 미니멀리즘인 책들. 표지이미지도 없고 제목과 저자 이름. 줄 몇 개가 다인 책들. 그런 책들로다 베유 책들. 베유 책들 나올 때, 순간 아스라.... 해지는 느낌. 정지시키고 싶어지는 느낌. 사람 이름은 말들 흐름 속에서 그것만 톡톡 튀어나오는 거 같아서 알아듣겠는데 "저쪽엔 베르그송과 조레스가 있고 이쪽엔 베유와 사르트르가 있고" "이쪽엔 바슐라르와 장켈레비치가 있..." (바슐라르!) 그 외, 푸코, 데리다, 미셸 세르. 등등. 등등. 


아래 글들에서 감탄했던 Pietro Terzi는 프랑스에서 박사 했지만 이탈리아 출신이다. 

구글 검색하면 그의 홈페이지 찾을 수 있는데, CV를 보면 이탈리아어가 모국어고 불어도 영어도 외국어다. (그런데 영어는 완벽, 거의 완벽. 불어도 그렇겠고 아니 불어는 모국어나 마찬가지일 듯). 고전 그리스어, 라틴어도 하고 독일어도 한다. 그리고 90년생.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 진행한 세미나, 편집한 책, 등의 목록이 아주 길다. 


그의 책을 보면 "감사의 말"부터 좀 많이 뭐랄까 비범하고 생각할 거리들을 준다. 

인문학이란 무엇이냐. 인문학자로 사는 것이란 무엇이냐. 특히 이 주제들에 대해. (책은 pdf가 바로 구해진다). 

"감사의 말"부터 그렇고 책 어디서든 흐트러짐이 없이 그 전체가, 그러니까 불어의 그 표현 "tour de force" 이걸 쓰면 될 책이었다. 이 분야 연구자들이 같이 읽는다면 진지하게 얘기할 주제들을 무한히 주는 책일 것이다. 나는 처음 얼마 동안엔 실제로 거의 공포감 같은 게 들기도 했. 으아아아아. 내 인생은 진짜로 낭비였구나. 조카뻘도 아니고 아들뻘이 이런 책을 쓴다. (....) 그러다 아니야, 지금이 나의 사춘기가 될 수도 있어. 어른의 삶의 7년에 해당할 성장을 해내는 사춘기, 10대의 1년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신에게 기원함. 애원함. 사춘기를 원합니다. 


그의 책엔 어른의 감정이 있다. 아마 이건, 지성의 삶에서 "권위"라는 것이 실제로 작동하는 곳에서만 단련되는 감정이 아닌가 하게 된다. 바슐라르나 브렁슈빅의 책에도 넘치는 게 어른의 감정이겠지만 이 분들은 진작 어른들이셔서 그렇다는 걸 새삼스럽게 감지하지 못할 것이고, 그러나 막 학위를 마친 "청년"의 책에서 그걸 보는 건 새로움. 거의 충격. 공정함, 절제, 회한. 현재를 과거로 살 수 있는 사람의 감정? (.....) 하튼 오묘한 무엇. 그라면 (그럴 일이 그에게 없겠지만) "사춘기를 원합니다" 어쩌고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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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academicus (Biblioteca clásica de siglo veintiuno) (Spanish Edition):  Bourdieu, Pierre, Dilon, Ariel: 9788432313370: Amazon.com: Books




Terzi 책 읽으면서 

갑자기 부르디외, 특히 저 책 궁금해져서 주문해놨다. 

Terzi의 책, "제3공화국에서 철학, 역사, 과학"이 주제인데 부르디외도 인용된다. 아주 전방위로 시대와 지역과 학제를 넘나들면서 무수한 레퍼런스가 있다. 그런데 그게 과시도 아니고 주제 이탈도 아니다. 다 적절하고 다 저자의 통제 하에 있다. 언제 이것들을 이렇게 다 섭렵한겨. 박사 학위 내내 매일매일 오직 공부만 해도 이 정도는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 주제들에 관심이 있었다면 가능하겠. 이 분 학위 시절에나 지금이나 소셜미디어 할 시간은 없을 듯. (....) 이런 생각들이 자극됨. 


이건 이미 대가의 풍모인데. 나 이렇게 여기 도착한다, 이 사람을 보라, 알리는 거 같은데. (....) 진심 이런 생각도 들었다.


왜 한국에서는 이런 사례가 희귀한가? 

한국에서는, 그처럼 사유하고 그처럼 글쓰는 게 반복적으로 좌절될 것이다. 

어떻게 좌절되는지 읽는 문장마다에서 내가 체험하는 느낌이었다. 나도 이렇게 쓸 수도 있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쓰면 이렇게 못쓰게 했겠지, 이런 건 아니고, 그의 문장들이 독자에게 (동료 대학원생과 지도교수에게) 어떤 불편함과 어떤 저항을 자극할지 바로 알 거 같은 느낌이었다. 


아주 공허한 망상이지만 만일 그가 나의 학생이었다면? 

내가 문학과 철학을 정규직으로 가르치는데 그의 방식으로 뛰어난 학생이 내 제자고 이런 연구를 그가 한다면? 


진짜로 공허한 망상이고 저런 쓸데 없는 생각하다가, 그러다 죽을 거니? 하게 되기도 하는데, 하튼 저런 하나 쓸데 없는 상상을 하면서 더 분명히 실감함. 청출어람, 그것은 덜 푸른 쪽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의 삶을 잘 살지 않는다면 (않았다면) 그의 재능을 반기지 않을 것이다. 반기지 않는다면 그의 재능을 알아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누가 과연 그의 삶을 제대로 잘 살고 있는가. 비정규직으로 가르치면, 그 조건 속에서 가르치는 일에 진지하다는 게 얼마나 웃긴 건가, 절실히 알게 된다. 처음 얼마 동안엔 진지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청출어람, ㅎㅎㅎㅎㅎ 이런 걸 원할 수도 있고 그럴 수 있는데, 아 시간의 문제지 이 모두가 한밤의 꿈, 꼴갑 ;;; 임을 곧 알고 도피하게 됨. 그런데 그게 정규직이라면 달라질 것인가. 나는 아닐 거 같음. 이 곳에서 이런 조건 하에서 그게 누구든 제대로 잘 살기가 너무도 어려울 것. 


그런데 이런 사례가 

그 당사자 본인의 자기 실현을 넘어 사회에는 어떤 가치가 되는가? 

............ 나는 이 주제도,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이해된 적이 없는 주제가 아닌가 쪽이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세력들이 이해를 막아온 거 아니야? 뛰어난 인문학자가 무엇으로 사회에 기여하는지? 이게 이해되면 자기 이득이 털릴 세력이 그 이해를 막아왔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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