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ademics | Department of History



캐롤 사임즈는 예일대 사학과 학부생 시절 만났던 교수에게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그로 인해 중세사를 하게 되었다. 강의에서 해주던 얘기. 그 교수는 중세사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었던, 떠오르는 별이었던 사람. 중세사 연구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저술로 평가되는 책을 내고 나서, 이어 하려고 한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47세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이름을 확인해두지 않아서 사임즈가 해주던 말을 넘어서 어떤 학자였는지 어떤 책을 썼는지 아직 찾아보지 못함. "하려던 작업, 할 수 있었던 작업이 많이 있었는데 이른 나이에 타계했다" 이런 얘기는 들으면 바로 깊이 와 닿는다.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경험일 것이다. 어느 시점 이후, 죽음을 전해 들으면, 그게 나일 수도 있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이런 반응. 


오늘 종일 오락가락. 우울하고 무력했던 하루. 

사임즈가 저 얘기 할 때, 내가 지금 당신에게 느끼는 그걸 당신은 그 교수에게 느꼈던 것이겠다... 생각함. 대학에 와보니 모든 교수들이 사임즈, 아니면 사임즈를 감화시킨 그 교수, 그렇다면 정신은 무엇을 체험하고 어떻게 변화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이 여기 있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 이건 Shiza Shahid가 자기 부모에 대해 말하면서 썼던 구절이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파키스탄의 평범한 가족 출신이다. 그들은 결혼하던 날 처음 본 사이였다. 그렇지만 두 분은 자식에게 이 세상에서 가능한 가장 좋은 교육을 주겠다는 열망에서 완전히 한편이었다..."  


사임즈 같은 교수들을 만나면서 오래 배우고 공부한다는 건, 그러니까 

사유의 엔진, 생산의 엔진... 이것을 갖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이제서야 실감한다는 게 참 ....... 아쉬운 일이긴 한데, 아예 실감하지 못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실감해 보았으니 다행. 정신의 삶, 이것의 직접 모델이 되는 분들. 이 주제로 많이 두고두고 생각해서 언제 아주 길게 쓰고 싶어진다. 어쨌든, 사적인 삶에 갇힐 때 사유의 엔진은 정지한다는 것. 


........... 하이고 할많하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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