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counterpoint 책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저자와 저자 어머니 사진. 

1974년 플로리다 해변. 


7월이 왔고 오전에 이 책 포함 여러 책 주문했다. 이런 내밀한 개인사 회고가 이렇게 재미있고 

이렇게 도움을 주고 이렇게 삶을 (저자의 삶만이 아니라 독자의 삶도....) 바꿀 위력과 함께 할 수 있는 거라면........ 

저런 느낌, 생각이 경이감으로 밀려들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세상엔 얼마나 아직 쓰이지 않은 

그 무수한 걸작들이 있는 것이냐. 모든 인간에게 그가 모르는 걸작이 있는 것이란 말이냐 (....) 느낌. 

그 걸작들이 빛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런 심심한 표지 철학사 책도 주문. 

철학사 책들, 아주 조금 본 게 몇 권 있긴 하다. 러셀의 철학사. 

코플스톤. 그리고 그..... 강유원이 50번 필사했다던가 주황색 "서양철학사". 

이것도 오디오북 듣다가 종이책도 사는 것인데, 철학사 장르의 진화를 보여주는 책 같다. 

적지 않게 개인적인 (어쩌면, 사적인) 접근이면서 동시에 핵심에 충실하다는 인상. 

핵심으로 결코 가지 않는다(못한다), 코플스톤 책에서 받았던 느낌. 칸트라는 나무가 있다면 

계속 잎만 따고 있음? 칸트 핵심이 뭐냐, 보려고 코플스톤 책을 폈다가 물론 그게 단 몇 페이지로 

정리되고 그럴 것은 아니겠지만 .... 이거 어디까지 가야 칸트 철학으로 갈 열쇠 비슷한 것 나오는 건가요. 

나오긴 나오나요? 


천천히 힘들게 몇 장 읽다 덮은 적 있다. 

이 책은 (사실 분량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짧은 분량이기도 하다) 바로 바로, 빨리 빨리 

핵심을 준다. 빠르고 어느 정도 내실도 있는 "개관" 목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철학사 책이 많지는 않을 거 같다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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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erpoint 다음에 

비슷한 책 없나 찾았다. 찾아진 것 중 이런 책도 있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딸이 쓴 회고록. 

초등학교 2학년 때 "famous father girl"이라고 놀림 당했었다고. 그걸 제목으로.


아마존 리뷰는 거의 호평이고 

특히 그녀의 "honesty"를 칭송한다. 제이미 번스타인은 극소수만 알 특권 속에서 자랐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 레너드 번스타인이 천재였고 미국 클래식음악계 "기관" 같은 사람이긴 했다는 건 

나도 들어 알고 있긴 한데, 극소수만 아는 특권.... 그런 건 대통령의 딸 정도여야 쓸만한 

말이지 않나 잠시 하찮게 드는 이의) 특권의 그림자가 무엇인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나 알게 한다고 한다.  


Counterpoint 같은 책이 아닐까 두려워서 

선뜻 사게 되지는 않는다. Counterpoint는 나야말로 그 책을 통과하면서 

"newly tempered" 되었다 느껴지는 책이었다. disk defragmenting. 


그게 일어나지 않는 책들. 재미있다 해도 밀착, 흡착, 흡수가 되지는 않는 책들. 

잠시 (오래) 멀리서 보고 멀어지는 책들. 이 쪽에 속할 거 같다 쪽이 되는데 

그래도 거의 압도적 호평을 믿어야 한다.  





윌리엄 스타이론의 딸이 

(아마 아버지의 사후?) 아버지의 책들을 읽으며 아버지를 기억함. 아버지를 되찾음. 

이것도 딸이 아버지를 회고하는 회고록. 


Counterpoint는 

어머니를 가장 온전히 이해한 아들.... 이해되기 위해 아들을 낳았던 어머니.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그녀에게 온 사람 바로 그녀의 아들.... 이런 '아무말' 감동을 끝내 안기는 책이다.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생각. 내게 자식이 있었다면 내 삶도 내 자식 덕분에 끝내 이해되었? 끝내 구제되었을까? 낭비로 끝나지 않고? (....) 이런 생각도 골똘히 하게 됐었다. 


스타이론의 딸이 쓴 저 책도 

아버지를 이해하는, 아버지의 이해에 도달하는 딸을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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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읽은 책 중 이것도 많이 감탄했던 책이다. 

번역 나와 있던데 번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르지만 

영어로는 저 위에 "a lively and amusing account" 정말 그렇다. 

재미없지 않을까.... 였다가 깜놀의 반복이었다. 아니 이 장르의 규칙을 위배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게 재미있으면? 게다가 쓸데없이 고퀄인 거 아닙니까.  


하여튼 그래서 해롤드 쇤버그, 그의 책들을 더 사들였다. 

위대한 작곡가들. 위대한 지휘자들. 그리고 '비르투오소'들을 주제로 한 책이 있다. virtuoso. 복수형, virtuosi. 

이중 <위대한 작곡가들>을 옆에 두고 조금씩 보는데, 이건 <위대한 피아니스트들>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남성우월주의, 여성혐오, 이것이 분명히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다.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은, 누가 한국어로 이 정도 되는 책을 써야 합니다.... 같은 생각이 여러 번 들었었다. 

그 점에 대해, 쇤버그가 영어 문장의 '비르투오소' 급이라는 점에 대해, 많은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니까 문장의 거장이란 뭐냐. 


그런데 <위대한 작곡가들>은, 여기도 여러 미덕이 있긴 하지만 악덕도 만만찮은 느낑미라 

.......... 이 느낌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로 소급하여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고 있는 중. 



중요한 얘기가 아니면 할 수 없게 됨이 나이듬과 함께 오는 해방이라고 포스팅하고 나서 

이 무슨 그 누구의 관심도 아닐 가장 사소한 '느낌'에 열중하고 있음. 


아무튼. <위대한 피아니스트들> 다음에 Counterpoint를 읽었던 것인데 

그러니까 <위대한 피아니스트들> 이 책에 했던 감탄이 Counterpoint에서 증폭했던 것이기도 하다. 

누가 한국어로 이 정도 되는 책을 써야 합니다. : 아주 강력히 그랬다. 음악과 삶에 대해 나오는 논의의 

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낮지는 않다..........) 개인성, 주체성, 강한 자아, 이것의 면에서. 

개인성, 주체성, 강한 자아. 이것의 면에서 특히 놀라운 책들이 꾸준히 나온다면 

일상에서 협잡이, 협잡으로 보일 것이다. (.............) 고 생각했다. 그렇든 아니든 어쨌든 

회고록의 시대...... 열리기를 기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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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Six Feet Under 명대사로 이것 포스팅했던 거 같다. 

다시 보아도 와닿는다. 


- 왜 사람이 죽어야 해? 

- (....) 그래야 인생이 소중해지니까.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아는 사람은 없어. 

그러니 매일을 가치있게 해야 해. 


- Why do people have to die? 

- (....) To make life important. None of us know how long we've got, which is why we have to make 

each day matter.




몇 년 전부터는 여기서 이 두 사람 대화처럼 대화할 수 없다면 대화하지 않는 것이 낫다 같은 

생각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트레이시는 피셔 장례식장 고객이다. 그녀를 아끼고 사랑한 유일한 인물 그녀의 이모가 죽으면서 이모 장례식을 피셔 장례식장에서 치르기로 하여. 상심한 고객과 대화할 때 네이트의 저 진실함을 보라...... 고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네이트에게, 그가 몰랐던 장의업 소질이 있었던 거라고. 


실제로 중요한 얘기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게 몇 년 전부터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중요한 얘기를 할 수 없다면 머리가 아파진다거나. 

중요한 얘기를 할 수 없으면서 계속 얘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거나. 


이게 사실 나는 

나이 들면서 오는 해방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부질없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 가지 않게 되기. 

부질없는 것들이 늘어가기. 마음 가는 일들이 제한적이게 되기. 


하 어쨌든. To make life important. 이 네 단어. 매일 명상할 가치가 있는 네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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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플래티넘 회원 적립금 + 쿠폰 + 마일리지 + 독보적 적립금 

..... 해서 Counterpoint: A Memoir of Bach and Mourning 이 책 사겠다 계획 중이다. 


인터넷 시대고 바흐 악보를 예전처럼 꼭 종이책으로 살 필요가 없는데 

시카고에 갔을 때 악보 전문 서점 앞에서 발이 떼어지지 않았던 건 왜인가..... : 대강 이렇게 시작하는 

대목이 저 책에 있다. 그는 서점으로 들어갔고 악기를 메거나 들고 반짝이는 눈으로 악보들을 넘겨 보는 

다수의 음악인, 음대생들 사이에서 묘한 흥분을 느낀다. 그리고 악보를 산다. 


그리고 그는 예전 열심히 피아노 칠 때 그랬듯이 그 악보와 함께, 그 악보 안에,  

이제 다시 한 번 더 열심히 공부하고 피아노 연습한다면 인생이 개조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는다. 


천천히 꼼꼼히 해야 할 통달들을 해나간다면 

나와 나의 삶이 "newly tempered" 되어 나타날 수도 있어 (.....) : 그 희망을 이렇게 말한다. 


newly tempered. 

Well-Tempered Clavier, WTC로 약칭되기도 하는 "평균율". 물론 이것 인유하는 말장난인데 

그가 저 말을 쓸 때 얼마나 짜릿하게 들리는지, 좀 뭐랄까 상상 밖이다. 간단한 말장난인데 왜 이게 이렇게 

감격적입니까. tempered. 야금술이나 제철술에서 하는 제련, 단련. 그러니까 well-tempered는 "잘 단련된". 

newly tempered는 "새로이 단련된." 새로이 담금질된. 


다시 바흐에게 몰입하는 건 그에게 

"한평생에 걸친 나쁜 습관들"의 일거 교정이 될 기회이기도 했다. 

이 점에 대해서도 감격적으로 (그의 언어 감각이나, 감수성이 그렇다. 전면적 공감 일어나게 한다) 말하는 

대목들이 있다. 


어떤 대목에서는 

"나는 나쁜 책은 읽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런 말도 하는데 이 또한. 느낌표가 (무수한 느낌표가) 

폭발했던 대목. 꼭 어떤 나쁜 책들을 규탄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 이것 아닌가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가. 

어떤 책들은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 되기 위함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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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6-2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바흐의 <피아노 평균율> 이라는 제목의 피아노 교본을 배우면서도 평균율이라는 뜻을 몰랐는데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고 어려운 건 마찬가지네요. 심지어 저 다니던 대학교 앞에는 <평균율>이라는 이름의 카페도 있었어요. 카페 주인은 무슨 뜻으로 카페 이름을 저렇게 정했을까 궁금했었지요.

몰리 2020-06-21 20:09   좋아요 0 | URL
이것도 혹시 일제의 잔재? ㅎㅎㅎ 일까요? 일어를 그대로 쓴 걸까요? invention은 번역어가 있나 지금 사전 찾아보니 이건 없는 거 같네요?! 평균율. 그런데 어쩐지 멋진 말이긴 해요. 평균대 + 황금률. 같기도 하고.

8-90년대 대학가 카페들 이름. 한쪽에 엔디미온. 그 앞 골목엔 태백산맥. 더 앞으로 가면 장밋빛인생. 정말 ˝라떼는... 말이야˝ 이 말이 발음 유사성만이 아니라 그 시절 ‘원두커피‘ ‘블랙커피‘와 지금의 아메리카노, 라떼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