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랭은 칼텍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물리학자인데
물리학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버리고 종이접기 아티스트가 되었다.
현재 그는 세계적 명성의 종이접기 아티스트, 종이접기 이론가. 그가 종이접기를 처음
접한 건 여섯 살 때. 교실에서 그의 정신을 즐겁게 집중시킬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나 실패했던
선생님의 최후 선택이 종이접기였다. 몇 년 뒤 그는 자기만의 종이접기 패턴들을 고안하고 있게 된다.
종이접기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 그 가능성이 종이접기에만 제한되는 게 아니라
현대의 첨단 기술로 옮겨지기도 함에 대해 어제 그의 인터뷰 들으면서 처음 알았다.
그에 따르면, "종이는 기억한다 (paper has a memory)."
이 말이 어쩐지 심오하게 느껴지고 인생에 대한 말 같아 보인다는 인터뷰어의 말에 그가 이어서 하던 말:
"종이에게 기억이 있다는 건 맞다. 종이를 한 번 접으면, 그 접힘을 없앨 수 없고 종이는 영원히 그 접힘을 안다.
한 번 접으면 종이의 섬유와 섬유의 엉킨 고리들이 영원히 바뀐다. 심오한 개념을 기술로 번역하는 게 엔지니어들이 하는 일이다. 엔지니어들에게 그 접힘은 "조형적 왜곡(plastic deformation)"일 것이다. 철판의 경우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종이가 다른 점은, 종이는 접힘을 기억하지만 동시에 행복하게 반대 방향으로 다시 접히기도 한다는 점이다 (Paper, yes, it remembers that fold but then it is also happy to fold the other direction)."
.
.
그의 말이
Six Feet Under에서 한 장면 기억하게 했다.
네이트를 마사지하던 브렌다가 네이트의 목 아래를 누르다가
"너 여기 깊은 상처가 있다. 살면서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이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말 한다. 그리고 네이트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들켰다는 듯 얼떨떨해 함. 이어 브렌다가 "종이접기에서 교훈을 가져와서, 네게 삶이 남긴 이 주름을 그 주름의
반대 방향으로 접어보도록 하자"랬다면 아무말대잔치 됐겠네.
개인의 존중.
개인의 인식하고 상상하는 힘의 존중.
이거 정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무엇이라서
어떻게 그것들을 실천할 수 있을까, 매일 생각하고 연습해도 부족할 거 같다.
로버트 랭과 종이접기. 인터뷰 들으면서 했던 생각도 이 방향이었음. 이 주제로
그 무슨 사소한 생각이든 적어두겠다.
많이 걷고
커피는 줄이고
땀 흘리며 목욕도 하는데도
오래 깊이 못 자고 오늘도 1시 조금 넘어서 깸.
갱년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갱년기인 것임.
으아핳항 아아아아아. 아주 그냥 쓰러져라 걷거나, 걷는 걸로 모자라겠다면
뛰는 것도 시도해야할 거 같다.